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 한겨레 인물탐구 5
오도엽 지음, 이상규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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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는 한겨레 인물 탐구 시리즈로 나온 책으로 어린이들과 함께 전태일의 삶과 죽음, 더불어 ‘노동자’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책이다.

특히 지난 11월 13일은 전태일이 1970년 11월 13일 서울 청계천 6가 평화시장 구름다리 앞에서 근로기준법 책을 가슴에 꼬옥 안은 채 온 몸에 휘발유를 뿌린 뒤 성냥불을 당기고 순식간에 온 몸이 타오르는 불길 속에 휩싸인채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꼭 돌아오겠다…." 절규하며 외치다 죽은지 꼭 40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날 전태일의 죽음에 대해 시인 이은봉은 그의 시 '사랑이여'에서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있다.
"불더미 속으로
잘 익은 살내음 속으로
그는 갔다 손을 흔들며
어금니를 깨물며 그는 갔다
환한 얼굴로

이젠 당신의 십자가
당신의 기름진 아랫배
편치 못하리라 어떤 모습으로든
그가 돌아온다
뜨거운 함성이 돌아온다

그의 잘 익은 근골 속으로
타는 눈물이 흐른다
기쁨이 흐른다
노동으로 단련된 구릿빛 내일이
사랑이 흐른다 일찍이 어디
이처럼 벅찬 그리움이 있었더냐
아흔 희망이 있었더냐

우리들 성긴 밥상 위로
보라, 그의 구수한 광대뼈가 돌아온다
떡으로 밥으로
다수운 고깃국이 돌아온다.
진수성찬이 돌아온다."


22세의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은 노동자가 대우 받는 세상이 되길 꿈꾸며 불길이 되어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갔지만 40년이 지난후에도 비정규직 800만 시대에 여전히 노동자가 대우받는 세상은 되지 못했다.

이 책은 청계천 여공들의 열악한 근로 조건에 항의하다 분신 자살한 전태일의 삶을 초등 학생들에게 보다 쉽게 들려주기 위해서 노동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현장에서 전하는 르포 작가이기도 한 오도엽 시인은 부산 금샘 초등학교 5학년이던 딸 겨리에게 준 편지를 바탕으로 겨리의 친구들과 함께 읽을 수 있도록 네루가 자신의 딸 인디라 간디에게 인도사에 대한 이야기를 했듯이 겨리에게 40년전 치열한 삶은 살다가 죽어간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에 대해서 담담하지만 따스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해주기 시작한다.

<소설속 아빠와 딸 겨리>

전태일은 가난한 노동자의 맏아들로 태어나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의 피복점 보조로 취업해 14시간 노동을 하며 당시 차 한잔 값이던 50원을 일당으로 받고 일한다.이후 재봉사로 일하다가 어린 여공들이 적은 월급과 열악한 환경, 과중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을 보며 근로기준법을 공부하며 사업주의 부당한 노동 탄압에 대항하며 노동 운동을 벌이다 결국 온 몸에 석유를 끼얹고 불을 붙이고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장 앞을 달리다 “배가 고프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쓰러져 병원으로 죽게된다
전태일은 비록 초등학교 중퇴가 전부인 학력이었지만 이처럼 당시 청계천 여공들에 대한 헌신적으로 노동자 인권운동을 펼쳤기에 “전태일이 없었다면 한국 노동자들의 인권은 수십 년 뒤에나 존중받았을 것”]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한민국의 노동운동과 민주주의 발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인물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우리 근 현대사의 부끄러운 치부이기에 그리고 내 자식은 단순한 노동자를 시키지 않을거야 하는 부모들의 마음으로 인해 사실 이 책은 쉽사리 아이들이 읽을 수 없는 책일 거란 생각이 든다.게다가 커피 한잔 가격에 하루 종일 노동을 해야하는 자기 또래의 아이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런 이들을 위해 분신 자살을 선택한 전태일의 삶에 대해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는 현재의 아이들이 과연 이것을 이해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저자는 노동자, 사용자, 근로기준법, 파업, 분신 등 어린이책에서 꺼내기 쉽지 않은 부분을 아빠가 딸에게 이야기하듯 부드럽게 풀어내고 있어 이런 류의 노동 관련 책들에서 느낄수 있는 격함을 완화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현재는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전태일의 일기나 편지, 노동청에 제출한 진정서 등 다양한 문건이 인용되어 이야기의 사실성을 확보하고 있다.그리고 책속에 들어있는 70년대의 몇 몇 흑백의 사진과 펜으로 그린 단색의 삽화가 텍스트와 함께 어울어져 이책을 읽는 독자들의 마음을 울린다.

<60~70년대 한국의 모습을 그린 삽화와 사진>

<60~70년대 청계천의 모습,2천년대의 인위적인 복개모습이 아니라 서민의 삶이 있었던 생생한 모습이다>

<청년시절 전태일의 모습>

솔직히 이 책을 아이들이 스스로 사서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에서도 얘기 했듯이 전태일이 분신한지 40년이 흘렀지만 2010년 현재도 노동자들의 분신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10월 30일 KEC 노동자 김준일 씨가 분신한데 이어 11월 20일에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노동자 황인하 씨가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대통령이 자랑하듯 G20의 의장국이 된 나라,곧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다가 주장하는 나라에서 아직도 이런 노동자들의 분신과 관련된 뉴스를 읽고 초등학교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
현대는 모든 부의 80%가 상위 20%가 갖는 20:80시대다.아마 앞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상황은 더욱 고착화 될것이다.그리고 앞으로 자라나는 많은 아이들의 대부분은 누군가 혹은 어느 기업의 근로자가 될 것이다.많은 부모들이 그들 스스로가 노동자(근로자)이면서 노동자, 노동운동이라고 하면 두려워하거나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이들이 부모보다 더 나은 직업, 더 풍족한 삶을 위해 부모들은 헌신적으로 노력하고 어린 아이들은 역시 더 나은 삶을 위해 꿈과 희망을 품어야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될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아이들도 알아야지만 되지 않을까 싶다.

전태일의 일기에 "우리 주위에서 일어나는 어떤 이웃의 고통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사람이 반드시 지녀야 할 도리다. 이것이 인간의 과제다."라는 글귀가 나온다.이 책은 과연 우리 아이들이 이웃의 고통을 모르는 그런 아이들도 자라는 것이 과연 옳은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만든다

전태일에 관한 이야기로는 현재 어른들이 읽을 수 있는 전태일 평전이 있다.우선 부모가 이 책을 읽어보고 아이들에게 전태일, 불꽃이 된 노동자를 읽어 보게 한 뒤 서로 느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좋은 공부가 될것이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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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네 집 - 윤미 태어나서 시집가던 날까지
전몽각 지음 / 포토넷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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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거의 장르 소설과 몇 몇 인문학 책만 읽다 보니 윤미네 집이 나왔는지도 몰랐다.
사실 이 책을 아는 이는 참 드물 거란 생각이 든다.아마도 이번 알라딘 리뷰 대회에 책 관련 리뷰를 쓰시는 분들 중에서도 자신이 읽은 책을 찾다가 윤미네 집이란 제목을 보고 직접 클릭을 하지 않았다면 아니 소설이나 아동용 같은 책이 왜 인문/사회/역사/과학/예술/종료 항목에 있는지 혹시 의아해 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핏보면 윤미네 집은 아동용 동화책 같은 느낌을 주는 책이지만 아빠가 딸아이의 탄생부터 결혼까지를 담은 사진집으로 한 여인의 이십 몇 년의 삶이 고스란히 한권의 사진집 속에 녹아들어 있다고 보면 되는데 이 책은 지금은 작고하신 토목공학자로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고 대학 교수로 제자들을 키워내는 전몽각 전 성균관대 부총장이 딸인 윤미가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모습을 26년 동안(1964년부터 1989년까지) 아버지의 애정어린 눈길을 담은 사진집이다.

<2010년판 윤미네 집은 1990년판과 책 표지만 약간 다를뿐 나머지는 대동소이하다>

사진집이란 내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우리 출판계에서는 거의 루키 리그라고 보면 되는 분야라고 할 수있는데 워낙 찾는 이가 드물다 보니 책이 나와도 비매품이거나 주로 사진 관련 지인들끼리 나누어서 사다 보니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책이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그런다 보니 아주 유명한 작가의 사진집이 아닌 경우는 오히려 헌책방에서 찾는 경우가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이 책 역시 저자가 딸인 윤미씨를 출가시킨 이후 1990년에 1000부 한정으로 출간했는데 아무래도 개인적 성격이 강한 사진집이다 보니 대부분이 지인들에게 증정용으로 나누어 지고 일부만 판매된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책 소개에서도 나왔다 시피 20년전에 절판된 한 아이의 아빠가 어찌보면 어설프게 찍은 딸의 사진집이 입 소문을 타고 사진을 하는 많은 이들이 헌책방을 전전했다고 하는데-솔직히 이런 일은 일반 독자들은 잘 이해가 안 갈지도 모르겠다-,추리 소설에 빠졌던 독자들이라면 2003년에 재간되기 전까지 동서 추리 문고를 구하기위해 전국의 헌책방을 전전했기에 다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사진을 하는 많은 이들이 그렇게 구할려고 헌책방을 전전했던 윤미네 집은 과연 어떤 책이었을까?
나는 지금은 사진 활동을 뜸하게 하고 있지만 한동안 정말 열심히 사진을 찍으로 돌아다닌 떄가 있어다.대학에서도 사진 동아리를 열심히 들락 날락 거리면서 아버지의 오랜된 니코멘타FTN에 50mm 렌즈를 달과 참 여기 저기로 사진을 찍던 때가 있었다.그때 알고 지내던 사람중에 지금도 취미 생활로 열심히 사진을 찍는 친구가 있는데 한 몇 년전에 좋은 책을 구했다고 한번 보러오라고 연락이 와서 본 책이 바로 윤미네 집으로 1990년에 나와 바로 절판된 책인데 우연히 구했다며 나 한테 보여주었다.
나도 사진을 찍으면서 윤미네 집에 대한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물은 그 당시에 처음 봤는데 빼어난 구도도 번쩍이는 아이디어도 선명한 화질도 없지만 딸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 본 한 아버지의 부정을 강하게 느낄수 있었다.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 사진사들은 보통 여친이나 가족 사진을 주로 이쁘게 찍으려고들 많이 하거나 무언가 남에게 보여주려고 뭔가 특별난 피사체가 없나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어떤 주제를 붙잡고 늘어지는 끈기가 부족한 편이다.
그런데 전몽각 부총장의 윤미네 집은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딸의 모습을 찍은 한 아마추어 사진가 끈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따뜻한 시선이 사진 곳곳에 담아 있었다.

<갓 태어난 윤미의 모습>

<뚫어져라 엄마를 쳐다보는 윤미>

그리고 20년 이상 딸이란 피사체를 찍은 아빠의 부정과 끈기가 담긴 사진집이란 것외에도 이 책의 의의는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중산층 생활 모습이 사진 곳곳에 담겨 있는데 단칸방에서 시작한 ‘윤미네 집’ 살림살이가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 뿐 아니라 서울이 변해가는 모습까지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기록물이라 할 수있다.


<식구가 늘어난 윤미네 집.이젠 윤미도 동생들이 생겼다>

<학교에 가는 윤미.그때는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였다>

<지금은 찾아보긴 힘든 마을 어귀 풍경.윤미네 가족이 모두 마실을 나와있다>

<윤미와 아빠 정몽각 부총장의 사진.아빠 사진사는 사진찍느라 얼굴이 안보이지만 거울을 찍어 드물게 윤미와 아빠가 함께 찍혔다.저기 카메라는 최초의 SLR인 아사히 펜탁스.상당히 비싼 가격으로 당시에는 재산 목록1호 였던것이 카메라다>

이 책은 아마추어 사진가들이 꼭 무언가 튀는 사진이 아닌 평범한 가족 사진이라도 꾸준히 찍는다면 한 시대의 역사를 기록한 작품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 사진집이지만 200페이지 내외에 28,000원이라는 가격과 흑백의 사진들 때문에 이 책의 진가를 알지 못하는 일반 독자들에게는 크게 어필할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엄마의 젖을 먹는 모습,엄마와 함께 자는 모습,머리를 빗는 모습,뛰노는 모습,밥 먹는 모습 등 일상 모습들을 흑백으로 담은 사진들은 소박하지만 딸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아버지의 사랑이 진하게 묻어난 이 책의 가치를 아는 아마추어 아빠 사진가들은 이 사진집을 찾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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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2015-03-04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련하네요.
 
베란다 채소밭 - 상추, 콩나물, 딸기부터 수박까지 웬만한건 다 키워먹는 베란다에서 가꾸기 시리즈 1
박희란 지음 / 로그인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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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온 여파로 올 한해 채소값 널뛰면서 농민들 역시 농사로 힘들었지만 도시의 서민들의 다른해 보다 몇배 오른 채소값 때문에 낳은 고통을 당했었다.
우스갯 소리로 상추값 폭등해서 고기를 상추에 싸서 먹는 것이 아닌 상추를 고기에 싸서 먹는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는데 실제로도 상추 1근에 8000원에 육박하다보니 친구들과 오랜만에 삽겹살을 먹으면서 쥔장에게 상추 좀 더 주세요 했다가 손님 차라리 삼겹살을 더 드릴게요 하는 말을 들었을 정도니 말이다.배추도 마찬가지여서 태풍 곤파스와 집중 호우의 여파로 가격이 폭등하면서 배추값이 2~3만원으로 올라 김치가 아닌 금치라 불리면서 대거 중국산 배추까지 들어왔을 정도니 말이다.

거기다가 먹거리에 대한 불안이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닌데 중국산 저질 식품이나 비양심적인 판매자의 범법행위 등으로 일반 소비자들이 스스로 변별력을 키우기가 더욱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한다.그래선지 야채 대란과 웰빙 열풍을 타고 베란다나 옥상 혹은 야외 텃밭에 개인적으로 야채를 기르는 것이 유행이라고 한다. 직접 키운 채소나 과일은 마트나 시장에서 구입해 먹는 것보다 건강에 이롭고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되고, 집안의 공기정화나 조경에도 도움을 주기에 불경기도 이기고 건강도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내가 사는 빌라의 옥상에도 텃밭이 있다.쥔장 할아버지께서 왕년에 농사 좀 지으시다 보니 심심 풀이로 옥상에 화분에 갖다 놓고 거기에 배추 10포기를 길러 11월 초인가에 김장을 담그셨다.덕분에 나역시 김장을 좀 도와드리고-뭐 배추 나른 것이 전부지만- 막 담근 맛 좋은 김치와 돼지 수육 그리고 막걸리를 쥔장 할아버지아 거하게 먹었다.그러면서 요즘 야채값이 많이 올라서 걱정인데 옥상에 뭘 더 길러야 하는 말을 들어 좀 도움이 될까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발견한 것이 바로 바키의 베란다 채소밭이란 블로그였다.몇번 클릭을 해보니 이 분야에선 꽤 유명하신 가정 주부로 따끈 따끈한 책도 출간 했다고 한다.쥔장 할아버지께서 인터넷을 못하는 관계로 일단 어떤 책인가 싶어 서점으로 고고씽하여 책을 얼른 집어 들고 열심히 읽어 본 기억이 난다.

일단 책을 보니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설명이 있어 나 같은 농사에 무관한 생 초보도 쉽게 베라다에서 야채를 재배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불어 넣은 책이다.그것은 상추, 배추, 콩나물 등의 각종 채소는 물론 딸기, 수박, 블루베리 등의 과일까지 웬만한 식재료들을 모두 자급자족으로 해결한다는 베란다 농사의 달인인 저자 박희란 역시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지 1년 밖에 되지 않아서 그녀가 시행 착오를 겪으면서 몸으로 익힌 베란다 농사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책 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는 대파,콩나물처럼 키우기 쉬운 채소부터 아니 이런 것도 집에서 키울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열무,아욱,당근과 어떻게 자라는 지도 솔직히 잘 모르는 수박까지 집 베란다에서 기를 수 있다고 하니 실생활에서 우리가 먹는 채소들은 거의 베란다에서 다 기를 수가 있는 것이다.게다가 베란다 채소밭을 가꾸기 전에 알아야 할 지식들고 함께 일조량, 흙, 물주기 등 초보자가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나 베란다 채소밭 가꾸기의 기초적인 부분을 아주 세심하게 설명하고 있다 .
게다가 대파-난이도 하,방울 토마토-난이도 중 이런 식으로 품목마다 난이도, 재배시기, 물주기, 수확시기, 연속수확의 가능 유무가 TIP으로 함께 표시되어 베란다 채소 가꾸기에 상당히 많은 도움 줄 것 같다.

베란다 채소 가꾸기는 단순히 집에서 채소를 가꾸어 가계 살림에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흙을 보기 힘든 도심의 아파트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채소 이름을 하나씩 가리키고 함께 씨앗을 뿌리고 수확하는 훌륭한 체험학습 장이 된다는 장점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계속 이상 기온이 될거라는 예측이 있다.집 안에서 채소를 가꾸는 재미와 아이의 교육적 효과 및 가정 경제에 도움과 안전한 먹거리의 확보라는 일석 4조의 효과를 주는 웰빙 집안 농사를 이 책 베란다의 채소밭를 보면서 따라해 보면 어떨까 싶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집을 갖는다면 저자처럼 멋진 베란다 정원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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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세트 - 전5권 코기토 총서 : 세계 사상의 고전
칼 마르크스 지음, 강신준 옮김 / 길(도서출판)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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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알 마르크스이 자본론은 대학에 다닌 분들이라면 아무리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본 책일 것이다.
70~8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닌 분들이라면 아마도 일반 종이에 인쇄된 판플렛 형태로 축약되어 인쇄된 내용물을 읽으셨을 것이고 80년 중반~90년대 초반에 대학을 다니신 분들은 아마도 중국 연변에서 출판되어 은밀히 들어온 책이나 이론과 실천에서 1987년도에 나온 책들을 봤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서슬 퍼렇던 군사 정부 시절 이책을 번역한 이론과 실천의 대표와 편집장은 수배 명령이 떨어졌고 자본론은 금서가 되서 곧 서점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그래서 당시 의식있는 대학생들은 이 책을 알음 알음 구해서 남 몰래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흘러 문민 정부가 들어서고 세대가 바뀌면서 자본론에 대한 민감한 터부는 많이 사라졌고 오히려 2008년의 세계 금융공항 사태가 터지면서 자본주의의 모순을 갈파한 자본론에 대한 독자 수요가 오히려 늘었다고 한다.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사장될 것 같았던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오히려 동유럽 공산권의 몰락후 경제위기가 반복되면서 대기업과 거대 은행, 거대 자본가 등에 부가 집중하고, 빈부차가 극심해지며 서민과 노동자가 불행해지는 신자유주의 물결 속에서 더욱 빛나게 된다.이것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인데 독일에선 이미 자본론이 작년 판매량보다 3배이상 더 팔려 나갔다고 한다.

자본론은 교수신문이 1948년이후 국내에 가장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책중의 하나로 꼽고 있지만 사실 이때까지 독일어 원본을 번역한 책은 아직 없었고 대부분 일어나 영어 중역본이었다고 하는데 길에서 원전을 번역한 완역본이 최초로 나오게 된다.

나 역시 길에서 나온 자본론은 아니지만 자본론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해서 읽어 본 적이 있다.그런데 우리 귀에 익숙해서 매우 친숙한 느낌이 들어서 그렇지 자본론은 상당히 어려운 책이다.
보통 자본론 1-1권의 제1편 상품과 화폐, 제2편 화폐의 자본으로의 전화, 제3편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제4편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은 흔히 자본론의 정수라고들 하는데 이 내용이 웬만한 경제학도가 아니면 잘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상당히 무리가 따른다고 할 수 있다.나 역시도 1-1권을 읽다가 너무 어려워서 결국은 휙 하고 던져 버리고 말았던 기억이 나는데 웬만한 독자가 아니면 자본론 전 3권을 모두 완독한 분이 별로 있지 않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독일어 원전을 완역한 자본론이 나왔으니 참 대단하다고 할 수 있다.코키토 총서로 나온 길의 자본론 전 3부 5권을 대형 서점에서 보니 돌연 한 질정도 집에 갖다 놓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는데 만만치 않은 가격도 문제지만 사놓고 안 읽을 확률이 높기에 결국 사는 것을 포기했다.
개인적인 생각에 자본론을 그냥 무작정 사저 읽으면 아마 그 어렵고도 방대한 내용에 일반 독자들은 바로 질릴거란 생각이 든다.나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일단은 자본론에 대해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수 있게 나온 해설서들을 우선 읽은 후 자본론에 도전할 생각이다.

카알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아무나 손쉽게 읽을 만한 책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은 도전해 봐야 될 산이 아닐까 싶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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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10-12-16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과 실천에서 나온 판이 김영민 강신준 공역이었지요.강신준 씨는 독문학과 출신에다가 독일사회민주당에 대해서 학위논문을 썼더라구요.

카스피 2010-12-16 22:39   좋아요 0 | URL
아 그랬군요.결국 20년만에 직접 독일어를 번역하셨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12-17 17:22   좋아요 0 | URL
그때도 독일어판을 번역한 거였어요.그래서 김수행 씨보다 자부심이 있었죠.더군다나 아직 교수가 아니라 박사학위과정이었을 겁니다.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20년전에도 독일어를..참 대단하셨네요^^

sojung 2010-12-1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 숙제를 하다가 경제학이 왜이리 어려운고..하고 경제학에 관심이 생겼는데...
카스피님은 대단하신데요
자본론도 챙겨읽으시고

카스피 2010-12-17 17:39   좋아요 0 | URL
아뇨 위에 썼다시피 좀 읽다가 포기했어요ㅜ.ㅜ

우라늄 2012-11-1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애덤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에서 말하는 개인의 격앙된 감정으로 사회를 바라보는것이 맑스에 느껴지는거 같네요 그닥 자본주의 의 문제점을 고치는데 자본론이 쓰여야 되고 그런건 아니라고 봅니다 에초 자유주의에 있어서는 포기 할 줄도 아는것 자본주의의 문제를 고칠려고 더 큰 문제점을 야기하는것에 대한 반대 즉 작은정부론을 내세우는것입니다만 말이죠
 
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
허영만 글.그림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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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먹는 것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한식 일식 중식등등 어느것 하나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 솔직히 돈이 없어서 외식은 잘 하지 못하는 편이다.그러다 보니 몇 년전부터 인터넷에서 즐겨 찾는 곳이 있으니 유명한 맛집 관련 파워 블르거들의 글을 보는 것이다.그분들의 써 놓은 글과 사진이 얼마나 실감나고 맛갈스러운지 언제가 한번은 저길 꼭 한번 가봐야지 하는 생각을 늘상 하게된다.

사실 한국인들은 먹는것에 대한 식탐을 부리는 것을 예전에는 매우 수치스럽게 생각했던 것 같다.한때 국내 TV프로그램이 일본 방송의 카피 투성이였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아는데 철수와 미미의 청춘 스케치로 유명한 이규형 감독은 90년대 중반 일본에 유학을 하면서 일본 TV방송에서 음식이나 맛집관련 프로그램이 많은 것을 보고 국내 PD들에게 아이디어로 소개시켜주었는데 아니 추잡스럽게 어떻게 음식을 방송에 내보내냐고 일언지하에 거절 당했다는 일화를 자신의 책에서 소개한바 있다.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세대도 바뀌면서 음식에 관련 인식이 바뀌어 지면서 요즘 좀 알려졌다 싶은 블로그들은 대게 음식/요리/맛집관련이 아니면 주로 연예관련일 정도다.

이처럼 일본의 경우 예전부터 음식에 관련 관심이 높아선지-그래설까 국내에는 단 하나도 없다고알려진 프랑스의 미쉘린 가이드의 별 3개짜리 음식점이 프랑스보다 일본이 더 많다고 한다-만화에서 까지 요리를 주제로 많은 작품들이 나왔다.주제도 다양해서 단순히 음식이나 요리가 아닌,초밥(초밥왕),이태리 요리전문(밤비노),칵테일 (바텐더),와인(신의 물방울)등등 세부적을 디테일한 요리관련 만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솔직히 그 수를 헤아릴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수 많은 요리 관련 만화중에서도 거의 100권에 육박하거나 넘긴 책이 바로 아빠는 요리사와 맛의 달인이 있다.아빠는 요리사가 일본 가정 음식에 레시피를 소개한다면 맛의 달인은 일본 요리뿐 아니라 한국,중국요리등 전세계 요리를 소개하는 책으로 음식/요리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봐야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음식과 관련된 만화책은 전무 했다고 보면 되는데 우리나리의 대표적인 만화가중의 한분인 허영만 화백이 국내에선 처음으로 음식/요리와 관련된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했으니 바로 식객이다.식객은 2002년 9월 2일부터 2008년 12월 17일까지 총 116개의 이야기가 1438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연재되었고, 쿡 인터넷존에서 연재를 진행하다가 2010년 3월 9일 연재를 종료하였으니 근 9년에 걸친 연재 만화로 단행본은 총 27권으로 완결되었고 드라마와 영화로도 만들어질 정도로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허영만 화백은 27권 완간 간담회에서 “요즈음은 돈만 내면 아무 때나 제철에 상관없이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음식이 귀한 줄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항상 밥상을 꼼꼼히 따져보는데 음식 쓰레기가 너무 나온다”며 “그렇기 때문에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고 권했다. “결국, 이 말은 제철 음식을 먹자는 이야기다. 거기서부터 ‘식객’ 연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리고‘식객’은 만화임에도 음식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 “칼싸움하는 만화는 손이 베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칼을 날카롭게 그려야 한다”며 “음식 만화는 식욕을 북돋아야 하는데 그림은 한계가 있어 직접 찍은 사진을 사용하게 됐다”라고 말한바 있는데 이 말속에서 식객에 대한 그의 열정이 고스란히 들어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허영만 화백은 9년간 식객을 그리면서 실제 많은 음식점과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생기어린 모습을 만화에 고스란히 담아 놓았는데 그 덕분인지 국내에서 만화는 대게 대여점에서 빌린다는 인식을 불식시키면서 100만부 이상이나 팔리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식객은 어느 면으로 보나 한국 만화사의 한 획을 그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할 수있다.대다수 국내 만화가 대여점용으로 풀리는 것이 보통인데 직접 독자와 서점에서 대면하는 국내 만화로는 아마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이나 박봉성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정도가 아닐까 싶은데 이들 만화의 경우 대부분 독자층이 한정되어있다는 약점이 있는 반면 식객의 독자층은 남녀 노소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이 커다란 차이라고 생각된다.

이처럼 식객은 국내 음식/요리 만화의 독보적인 존재로 올라섰는데 밝은 면이 있으면 어둔운 면이 있듯이 식객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식객의 에피소드는 135화인데 3년의 취재 과정과 약 9년의 집필이 있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허영만 화백이 음식이나 요리와 관련된 대단한 미식가는 아니기에 취재과정에서 음식점등의 이야기에 많이 경도됬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있는 편이다.몇 편인지 잘 기억은 나질 않지만 하○관이란 유명한 곰탕집이 나오는데 꽤 오래전에 아는분을 따라 지금은 철거된 을지로의 하○관을 간적이 있었다.곰탕 국물이 매우 진하면서도 상당히 맛이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곰탕에 날 계란을 풀어서 먹는 노인분들이 많으셨다.들어보니 예전에는 고기가 귀해서 이처럼 날 계란으로 단백질을 보충했다고 한다.거기다가 직원이 손님에게 묻지도 않고 주전자에 있는 깍두기 국물을 부어주는 것도 특이했다.
아무튼 상당히 고소한 국물맛에 개인적으로 몇번 더 찾아 간적이 있는데 갈 때마다 느낀점이 오래된 맛집이라 나름 분명히 맛이야 있지만 서비스는 참 개판이란 점이다.아마 이건 이 집만이 아니라 이른바 오래된 맛집이라면 대부분 그런 면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특 8천원때부터 갔었지만 현재는 특이 12,000원인데 솔직히 가격대비 상당히 낮은 점수를 개인적으로 줄 수 밖에 없다.하지만 허 화백의 경우 취재차 갔기에 이런 점을 보지 못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좀더 쥔장의 설명에 의존하지 말고 좀 더 객관적으로 취재하고 만화를 그렸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식객을 논하면서 빠질수 없는 책이 바로 맛의 달인이다.현재 국내에서 번역된 책만 104권이 되는데 얼마나 오래 연재를 했는지 1권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그림체가 104권에서는 사뭇 달라질 정도다.솔직히 허영만 화백도 맛의 달인 못지 않게 장기 연재를 하면서 100권 이상의 단행본을 내주면 어땠을까 기대도 했지만 아무래도 일본에 비해 상당히 낙후된 우리의 음식문화를 생각해 보면 이정도로 연재한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식객은 앞서 말한대로 온 가족이 즐겨볼 수 있는 유익하고 유일한 만화책이 아닐까 싶은데 우리 음식문화와 맛에 대한 깊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므로 집집 마다 한질쯤은 갖다 놓으면 어떨까 싶은데 그럴러면 가격 부담이 넘 큰 것이 단점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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