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외계 생명체 ( 외계인Extraterrestrial )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s of the Third kind}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197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를 스필버그 감독의 최고 걸작으로 꼽는 영화팬들도 많다고 한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직접 각본을 썼고, 상업적인 요소를 강요하는 제작사의 강한 압력에도 불구하고 시종 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영화이다. 이 영화는 특히, 프랑스의 유명한 영화 감독인 프랑수와 트뤼포가 출연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 영화는 역사상의 수많은 UFO 현상의 목격 사례를 집대성한 영화로 외계인과의 수많은 접촉 사례들(사실 여부는 매우 불확실함)과 동화적인 꿈을 접목시켰다. 이 영화의 원제인 '제 3종 근접 접촉'이라는 용어는 UFO 현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의 전문 용어로서 미확인 비행 물체의 탑승자인 외계인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의미한다. 세계 도처에서 정체 불명의 실종 사건이나 자연 현상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안되는 기괴한 일들이 일어나는 장면들과 UFO 현상과 관련된 소동을 다큐멘타리 식으로 엮은 전반부의 장면들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미국 정부에서는 외계인들이 보낸 비밀 메세지를 수신하는데 성공한다. 정부는 외계인들의 UFO착륙 예정지 일대에 거대한 연구 기지를 설립한다. 한편 UFO 현상을 목격한 후 기행을 거듭하던 주인공은 가족에게 버림받고, UFO의 착륙 지역으로 가서 현장에 접근한다. 마침내 거대한 빛의 잔치가 펼쳐지며 외계인들의 우주 비행선이 착륙하고 그 안에서 그동안 실종되었던 사람들이 나오고 외계인들이 마침내 등장한다.

그들은 주인공 한 사람만을 데리고는 다시 우주로 사라진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외계인은 매우 우호적인데, 스필버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모두 우호적인 외계인들이다. { E.T.}에서는 이러한 스필버그의 생각이 더욱 뚜렷이 나타난다. {미지와의 조우}는 UFO 현상이 일어날 때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물리적인 현상들을 잘 묘사하고 있는 작품이다.

(( * 필자는 개인적으로 외계인은 UFO현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UFO현상을 마치 외계인이 타고 오는 우주 비행선과 동의어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은 정말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외계인의 존재는 인정한다. 외계인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소위 UFO라고 하는 우주선을 타고 지구에 온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고 믿는다. 외계인들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 수백만 광년 ~ 수억 광년?? ) 곳에서 지구에 올 수도 없고 올 이유도 전혀 없다. 초광속 우주 비행도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UFO현상과 외계인을 둘러싼 문제점들은 언젠가 밝혀지리라고 믿는다. ))

{ E.T.}도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유명한 작품이다. 1982년에 발표되었다. 이 영화에서는 우스꽝스런 모습의 땅딸막한 외계인이 등장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모든 SF영화와 소설을 통틀어서 가장 유명한 외계인 캐릭터가 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이 영화 속의 외계인도 역시 {미지와의 조우}에 나온 외계인들처럼 부드럽고 온화하며 귀여운 모습이다.

지구에 학술 연구를 위해 왔다가 홀로 낙오된 외계인이 지구인 어린이들과 감동적인 우정을 나눈다는 이야기이다.

론 하워드 감독의 1985년작인 {코쿤 Cocoon}에서도 따뜻한 심성의 외계인들이 등장한다.

여기에서는 1000년전에 지구를 방문했다가, 바닷 속에 고치Cocoon 형태의 생명 유지관 속에 동료들을 넣어 두고 떠난 외계인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다시 지구로 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외계인들은 온몽에서 빛이 나고 하늘을 날 수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지구인들에게 희망을 주는 천사같은 역할로 외계인을 묘사한 영화이다.

돈 시겔 감독의 1956년작인 {신체 강탈자들의 침입 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은 위의 세 영화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인 잭 피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우리 일반인들의 외계에 대한 감정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공포쪽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영화는 그런 외계의 존재에 대한 공포를 극단적으로 표현한 걸작이다. 여기서 나오는 외계의 생명체는 미지의 행성에서 지구로 날아온 특이한 식물이다. 이 식물은 잠든 사람의 몸에 몰래 칩입해 생명을 빼앗은 후 복제 인간을 만들어 낸다. 이들은 매우 은밀하게 활동을 하며 사람들은 이 무서운 우주의 침략자의 실체를 미처 알지도 못하고 파멸하게 된다. 외계에서 날아온 이 식물들은 인간을 육체와 정신이 파괴된 꼭둑각시로 만들면서 자기들의 세력을 넓혀 나간다. SF공포 영화 가운데 최고의 걸작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끔찍한 괴물이 등장하지 않으면서도 극한의 공포를 제공하는 탁월한 영화이다. 1978년과 1993년에 각각 리메이크된 영화들도 모두 수작으로 평가 받는다.

{에일리언 Alien}은 '외계 괴물'영화의 대표적인 예로 이 영화 속의 에일리언은 SF영화 사상 가장 유명한 외계 괴물로 알려져 있다. 외계의 우주선에 고립된 채 괴물과 싸우는 여주인공을 등장시켜 페미니즘 SF영화의 텍스트로서도 언급되기도 하는 영화이다. 1979년에 영국 출신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했으며, SF영화 사상 가장 끔찍한 외계 괴물인 에일리언은 스위스 출신의 화가인 H.R.기거가 창조했다. 이 영화는 이후에 숱하게 많은 모방작, 아류작들을 양산시켰다. 이 영화는 그 전까지는 환상이나 악몽 속에 머물러 있던 외계의 존재를 생생한 현실속으로 불러들인 우주 괴물 영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인 영화이다. 여기에서의 우주는 결코 화려하거나 신비롭지 않으며 우주선의 내부나 불모의 행성은 광활함과 삭막함 그 자체로 비쳐지는 '리들리 스콧'적인 미래 분위기이다.

{화성 침공 The Mars Attack}은 팀 버튼 감독이 만든 최근작이다. 국내에는 1997년에 개봉되었다. 화성인의 지구 침략을 다룬 영화이다. 초록색 피부와 대뇌가 밖으로 드러난 엉성한 모습의 화성인들이 나오는, 조악한 세트와 단순하고 엉성한 줄거리를 가진 동시에 팀 버튼 감독의 놀라운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기괴함이 조화된 개성적인 영화이다.

{우주 전쟁}은 영국의 SF작가인 H.G.웰즈가 1898년에 발표한 소설인 "우주 전쟁"을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웰즈의 소설은 문어처럼 생긴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하는데 지구인들은 면역이 되어 있는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어서 전멸하고 만다는 내용이다. 1953년에 영화화되었다. {화성 침공}도 이 영화에서 많은 부분 차용을 했다.

{괴물 The Thing}은 크리스천 니비 감독이 1951년에 발표한 고전적인 수작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이자 탁월한 SF편집자인 존 캠벨의 소설인 "거기 누구냐!"(1938년)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공포 SF영화의 고전적인 걸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북극에 착륙한 거대한 우주 비행선에 타고 있던 외계의 괴물이 과학 연구 기지로 옮겨지고 난 후 벌어지는 끔찍한 학살극을 다루고 있다. 고도의 지능을 갖고 극도 흉폭한 외계의 괴물은 과학 기지의 병사와 과학자들을 하나씩 제거해 나간다.

1982년에 좀 카펜터 감독이 리메이크한 {괴물}은 1951년작보다도 원작 소설에 더 가까우며 훨씬 더 끔찍한 괴물이 등장한다. 존 캠벨의 원작 소설에서의 외계인은 희생자의 개체성을 완전히 흡수하여 새로운 형태로 변이한 복잡한 것이었는데 1951년작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한 식물형 괴물로 단순화 시켰다. 존 카펜터의 1982년작에서는 형체를 자유 자재로 바꾸는, 존 캠벨의 원작 소설에 더 가까운 괴물이 등장한다. 남극의 기지로 옮겨진 외계인 시체가 녹은 뒤 다시 살아나서 기지의 대원들을 복제하면서 희생시킨다는 내용이다.

{스타쉽 트루퍼스 Starship Troopers}는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이 199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SF작가이자 아더 클라크, 아이작 아시모프와 더불어서 '빅 3'라고 칭해지는 로버트 A.하인라인의 1959년작 동명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은 거대한 외계의 곤충괴물과 지구인들간의 전쟁을 그린 밀리터리SF이다. 폴 버호벤의 영화는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의 설정은 대체로 잘 따랐으면서도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게 그려낸 영화이다. 외계의 행성에 사는 거미처럼 생긴 생명체들의 침략으로 전쟁이 일어나지만 영화에서는 지구의 군인들이 외계 행성 클렌다투로 파병된다. 이 영화는 연방 네트워크의 모병광고로 시작되어서 모병광고로 끝을 맺는다. 이 광고는 우리 나라의 1970년대 '배달의 기수'를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럽고도 냉소적인 광고이다. 버호벤 감독이 하인라인의 의도를 비웃고 있는 듯이 보이는 장면이다. 하인라인의 원작 소설은 작가의 군국주의 철학이 매우 잘 드러난 소설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회는 군국주의적 사회이다. 하나의 연방으로 통일되고 인종과 민족의 차별도 없으며, 사소한 분쟁도 없고 범죄율도 낮은 미래의 유토피아 사회로서 남녀 혼성의 튼튼한 군대가 사회를 지킨다.

{콘택트 Contact}라는 영화는 로버트 제멕키스 감독이 1997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미국의 유명한 천문학자인 칼 세이건의 "콘택트"라는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서 만든 SF영화로서, 매우 과학적이면서 진지한 분위기의 수작이다. 외계인들을 소재로 다룬 SF영화들이 대체로 황당 무계하고 공상적인 내용으로 흘러가버리기가 일쑤인데, 이 영화는 아주 사실적이면서도 과학적이고 진지한 분위기의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라고 느껴진다. 조디 포스터, 매튜 맥커너히가 주연으로 출연을 하였다.

주인공인 엘리 에로웨이는 어려서부터 별을 바라보며 우주에 관해 궁금해하다가 천문학자가 되어서 외계의 생명체를 찾는 일에 몰두한다. 그녀의 부모는 그녀가 어렸을때 모두 죽었다.

어느날 그녀는 베가성으로부터 메세지를 받게 된다. 1936년에 베를린 올림픽 개막식 때에, 히틀러가 자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쏘아 보낸 전파 방송의 전파 신호를 베가성의 외계 생명체들이 수신하여 이제서야 지구로 메세지를 보낸 것이었다. 이 메세지는 우주선의 설계도였다. 우주선이 만들어지고, 우주선에 탑승할 지구의 대표를 선발하게 되는데 에로웨이는 떨어지고 대신 천문대의 소장인 드럼린이 선발된다. 그러나 한 종교 광신도의 테러로 일차 시도는 무산되고 이차 시도에서 에로웨이가 우주선에 탑승하고 초광속 우주 여행을 통해 베가성의 외계인과 접촉한다. 외계인은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는 이 우주에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님을 일깨워준다. 18시간 동안의 외계인과의 접촉이었지만, 지구에서는 아무 일도 없이 그냥 땅으로 떨어져버린 것으로 보인다. 에로웨이는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청문회에서 에로웨이는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증명할 순 없지만 사실이라고 증언한다.

"코스모스"라는 책으로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칼 세이건 박사는 세티(SETI)계획을 소재로 한 영화를 만들자는 영화사의 제안을 받고 영화 {콘택트}의 스토리 라인을 만들었다. 여기엔 외계인이 과연 존재할 것인가?, 만약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어떤 메세지를 보낼 것인가?, 지구인이 외계인과 접촉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진지한 상상이 담겨 있었다. 영화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의 세티 계획과 전 세계의 천문대 모습을 사실적으로 잘 보여준다. 이 영화는 과학적인 자세를 잃지 않고 철저히 이성적으로 외계인의 존재를 증명해 가면서,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이 인류에게 줄 충격을 종교적으로,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영화는 우리가 결코 혼자가 아니며 수십억년을 멸망하지 않고 진보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
(출처:장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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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F영화의 내용별 작품 소개

이제 SF영화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논의해보기로 하겠다. 우선은 SF영화를 소재별로 분류해보아 간략하게 작품들을 소개하고서, 작품들 속에 숨겨진 '옥의 티'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오류들을 짚어본 후에, SF영화들 속에서 나타나는 '과학 이론'에 대해서 설명해보고자 한다.

I. SF영화의 소재별 작품 분류와 소개
SF영화는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개별 작품마다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있으며 개별 작품들간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의 수준에 있어서도 매우 다양한 편차를 보이는 영화 장르이다. 우리 나라의 일반 대중들이 SF영화에 대해서 심도 깊은 이해를 갖추지 못하고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 선입견과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게 된 까닭은 일부의 수준 미달 작품들이나 특정 하위 장르에 속한 작품들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과학 소설(SF)작품들에도 세계 문학 고전 리스트의 상위 순위에 꼽히는 작품들이 몇몇 있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과학 소설 작품도 있는 만큼, SF영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영화 평론가들이 매기는 걸작 리스트의 10위안에 꼽히고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작품이 있으며,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도 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SF영화의 진수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고급의 걸작 영화들이 많이 존재한다.

이제 SF영화를 소재별로 약 13개정도로 분류해보아 작품들을 소개해보기로 하겠다.

①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에 관한 SF영화
{론머맨 The Lawnmower Man}이라는 1992년도 작품은 브렛 레오나드 감독이 연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가상 현실virtual reality의 붐이 전세계적으로 크게 일어나던 시기인 1992년도에 제작이 된 본격적인 가상 현실 영화이다.

가상 현실(VR)이란 무엇인가? '가상적인 현실'을 창조해낸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단어인데, 컴퓨터가 창조해낸 디지탈 세계에 사람이 들어가서 마치 현실과 같이 생생한 체험을 하게할 수 있는 기술이다. 컴퓨터가 창조해낸 가상적인 환경에 아이폰eye phone이나 파워 글러브power glove라는 장비를 착용하여 접속할 수 있다. 아이폰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영상의 변화를 출력하는 헬멧처럼 생긴 장치로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파워 글러브는 압력을 전달하는 센서가 부착되어서 가상 공간에서의 대상물의 촉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외에 청각과 미각과 후각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중이다.

{론머맨}의 내용은 가상 현실을 이용하여 인간의 두뇌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연구해온 안젤로 박사라는 약간 망상에 사로잡힌 과학자가 남의 집 잔디를 깎아 주는 정원사이자 저능아인 조브라는 청년을 자기 연구의 실험 대상으로 하여 실험을 한 결과 결국, 조브가 엄청난 정신적 초능력을 갖춘 슈퍼맨과 같은 괴물로 되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자신은 네트워크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는 내용이다. 조브가 머리가 좋아지는 것은 두뇌를 자극하는 약물과 가상 현실 프로그램의 덕택이다.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상 현실 도구들인 컴퓨터 그래픽으로 표현된 인공 세계나 가상 현실을 접하는 데 사용되는 데이타 슈트data suit, 아이폰 등은 현재 개발되었거나 연구중인 것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 영화에는 또한 가상 현실 세계에서의 섹스 장면이 나온다.

{트론 Tron}은 스티븐 리스버거 감독이 1982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현실의 상황을 그대로 컴퓨터 오락 게임에 비유하여 표현한 특이한 영화이다. 자신이 다니던 회사의 부정을 캐던 주인공이 컴퓨터 속의 가상 세계에서 서브프로그램으로 나타나서 마스터 컨트롤 프로그램과 추종 프로그램으로 상징되는 악과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된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는 대부분의 장면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하였다.

{토탈 리콜 total recall}은 네덜란드 출신의 폴 버호벤 감독이 1991년에 발표한 영화이다. 아놀드 슈왈츠제네거와 샤론 스톤, 마이클 아이언사이드등이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미국의 작가인 필립 K.딕이 1966년에 발표한 소설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를 원작으로 삼아서 만든 영화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아놀드 슈왈츠제네거는 지구에서 노동일을 하고 있는 사람인데 어느 날 '멋진 추억'을 두뇌에 이식시켜 주는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인 리콜 회사를 찾아간다. 그는 화성에서 첩보원으로 활약하는 추억을 고르는데, 이 과정에서 그는 현재의 기억들이 대부분 가짜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내와 8년간의 결혼 생활에 대한 기억도 모두 가짜로 주입된 것이고 그의 아내는 그를 감시하기 위한 비밀 요원이었다. 그의 진짜 기억이 지워지고 가짜 기억이 대신 그의 두뇌 속에 주입되었던 것이다. 그는 정체 불명의 사나이들에게 계속 붸기면서 자신의 진짜 기억들을 되찾아 가는데, 결국 자신의 기억을 위조한 악의 세력들을 응징하게 되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토탈 리콜}에서의 현실은 기억조차도 사고 파는 상황에서 알 수 있듯이 조작과 가변이 늘 가능한 것이다.

{피의 도시로의 초대 Welcome to Blood City}라는 1977년작 영화도 역시 가상 현실을 다루고 있는 초기작이다. 피터 새스디 감독이 연출했다. 내용은 컴퓨터가 만들어 놓은 가상의 환경 속으로 기억이 상실된 사람들을 집어 넣고 치열한 생존 게임을 벌이게 한 뒤 생존지수가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여 군사적으로 이용한다는 것이다. 모의 전쟁의 수단으로서 가상 현실은 매우 안성맞춤이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생생함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이 영화의 내용에서와 같이 군인들이 컴퓨터가 만든 가상 현실 속에서 실전 훈련을 받게 될 것이다.

{브레인 스톰 Brainstorm}은 1983년에 발표된 영화이다. 감독인 더글라스 트럼볼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전설적인 걸작인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1968)에서 특수 효과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 {브레인 스톰}도 역시 많은 SF영화 애호가들사이에서 수작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영화의 세트나 상황 묘사는 매우 현실감이 있고 설득력도 있다. 게다가 연출도 탄탄하며 주제 의식 역시 묵직한 걸작이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인 크리스토퍼 월큰과 나탈리 우드, 루이스 플레처가 출연하였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과학자와 동료인 여과학자는 인간의 기억, 감정, 오감을 기록하여 다시 타인에게 완전하게 재생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기계 장치를 발명해낸다. 이 영화는 컴퓨터 그래픽이 본격적으로 발달하기도 전의 작품인데도 특수 효과와 환상적인 장면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주인공인 과학자가 동료인 여과학자가 죽으면서 남긴 '죽음의 기록'을 공중 전화선을 통해서 자신과 연결시켜 재생해낼때의 영상은 인상적이다.

{꿈의 정경 Dreamscape}(1984)에서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기억이나 꿈이 가상 현실적인 상황을 만들어 낸다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
{데몰리션 맨 Demolition Man}, {타임 캅 Time Cop}과 같은 영화에서는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남녀가 실제로 섹스를 하는 대신 자극을 교류하는 센서와 전극, 환상을 일으키는 아이폰과 같은 컴퓨터 섹스 시스템을 이용하여 원격 섹스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타임 캅}에서는 버튼을 눌러서 가상의 짝에게 접근해 섹스를 하는 간단한 사이버 섹스가 등장한다.

{코드명 J Johny Mnemonic}이라는 영화는 사이버 펑크 SF의 황제라고 불리는 윌리엄 깁슨의 단편 소설인 " 조니 네모닉 Johny Mnemonic "을 테리 비슨이 각색한 영화이다.

영화는 깁슨의 원작보다도 훨씬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키아누 리브스와 다나 메이어가 주연을 하고 랩가수인 아이스 티도 출연하였다. 배경은 2021년의 미국이다. 이 시대는 정보 독점자와 해커들의 그룹으로 사회의 계급이 분화되어 있다. 정보를 독점한 기업이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이다. 해커들의 집단인 로텍은 그런 독점에 저항한다. 정보 민주화를 위한 투쟁이다. 여기서 정보를 밀수하는 에이전트인 소위 '카우 보이'출신의 조니가 등장한다. 카우 보이는 사이버 스페이스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사람을 말한다. 정보 밀수업자는 자신의 뇌 속의 일부 기억을 지우고 그 빈 자리에 밀수할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조니가 헬멧과 글러브를 끼고는 가상 현실에 접속하여 가상 현실( 혹은 사이버 스페이스)속에서 정보를 추적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 속에서 조니의 어머니는 사망하기 전에 신경망neural network에 스캔되어 각인된 후 인공 지능법에 따라 시민권을 받고 죽은 이후에도 회사의 이사회에서 자문역할을 한다. 한 마디로 네트 워크 속의 유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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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영화의 이해는 아마 예전에 SF웹진등에서 갈무리 받은 것을 여겨집니다.링크를 걸고 싶었으나 웹진이 사라져서 걸수가 없읍니다.이글의 모든 저작권을 장영준님이 가지고 계싶니다.혹 장영준님께서 문제가 된다고 연락주시면 삭제토록 하겠읍니다.

편집자 주: 이번 달로 장영준님의 "SF 영화의 이해"가 모두 5회로 끝났습니다. 수고해주신 장영준님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본고가 작년 초에 씌여진 관계로 기사의 일부는 다소 요즘과 맞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용가리 개봉에 관한 소식 등).
기사를 써주신 장영준님은 성균관대 대학원 과정에 계시며, 하이텔 영화연구위원회, 하이텔 과소동, 천리안 멋진 신세계에서 활동하시고 있습니다.

1. 시작하는 글

최근 들어서 우리 나라 극장가에 SF영화science fiction films의 골드러시goldrush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최근에 우리 나라의 극장가에 소개되고 있는 SF영화들은 {쥐라기 공원1,2},{스타워즈 }(1997년 특별 편집판),{인디펜던스 데이},{스트레인지 데이즈},{화성 침공},{제5원소},{맨 인 블랙},{콘택트},{스타쉽 트루퍼스},{게타카},{딥 임팩트},{아마게돈},{로스트 인 스페이스},{고질라},{록키 호러 픽쳐쇼},{에이리언 4},{크래쉬},{스폰},{다크 시티}등등으로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개봉되었다. 이처럼 수많은 SF영화들의 국내 극장 개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국내 영화팬들의 SF영화에 대한 관심도 자연히 급속하게 증가되리라고 본다.

우리 나라에서 SF영화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 수준은 그다지 높지가 않은 듯이 보인다.

대체로 보편적일 듯한 대중적인 인식은 '황당무계','아무 생각없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오락물'과 같은 표현이 될 듯한데, 일부 SF영화 애호가들은 SF영화에 대한 심도 깊고 균형 잡힌 인식 수준의 확장과 보급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

① SF영화란 무엇인가.
SF영화science fiction films를 우리말로 굳이 번역해보자면 '과학소설영화'가 될 수 있다. ( 흔히들 '공상과학영화'라는 번역어를 쓰는데, SF영화에 대한 가장 적절한 뉘앙스를 갖는다는 점에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으나 우리 나라의 대중들에게 그다지 바람직하지는 않은 선입견을 형성시킨 단어라고 본다.) SF영화를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렵다. 그만큼 상당히 다양한 주제들과 의식 수준을 갖는 영화 장르이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정리를 해본다면 '우주,자연,인간 세계의 이법에 관한 경이감sense of wonder을 바탕으로 우리 삶의 의미나 가치를 깊이 성찰해보게 하는 영화' 정도로 말할 수 있다.

SF영화는 대체로 그 뿌리를 과학 소설science fiction에 두고 있다.

과학 소설(SF)이란 무엇인가? 과학 소설(SF)도 역시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문학 장르이다. "SF란 우리가 SF라고 지칭하는 것","SF라고 출판되는 것은 모두 SF"라는 미국 작가 데몬 나이트와 노만 스핀라드의 말조차 있을 정도로 서구 문학계에서는 SF의 정의가 상당히 미묘하고도 복잡한 쟁점이다. 오늘날 가장 적절하다고 평가받는 과학 소설(SF)의 정의는 영국의 뉴웨이브 작가인 브라이언 올디스가 내린 것으로 '우주에서 인간의 정의와 그 위상을 혼란스럽지만 진보하는 지식 속에서 추구하는 문학'이다.

주디스 메릴에 의하면 과학 소설(SF)은 우주와 인간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고, 미래에 대한 예견과 경고를 제시하며, 과학과 기술의 대중화를 주요 사명으로 하는 문학이다. 과학 소설(SF)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논의는 이 글에서는 자제하기로 하고 SF영화의 주제들과 의미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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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발달과 상상력의 결합
서구에서 통속적인 스타일의 SF잡지들이 전성기를 누리게 된 1930년대를 기점으로 SF작가들의 상상력은 현실을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 발달하는 과학기술과 더불어 그 최전선의 생생한 정보들을 소화해내는 SF작가들은 그를 바탕으로 이미 머나먼 미래를 앞질러 살기 시작한 것이지요.

SF문학사상 가장 유명한 편집자이기도 한 미국의 존 캠벨은 1930년에 <공중해적주식회사>라는 작품을 한 SF잡지에 발표했는데, 그는 이 소설에서 초고공 비행으로 대륙 간을 운항하는 거대한 여객기를 마치 독자들이 직접 타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해냈습니다. 또 항공교통이 발달해서 대도시 상공이 교통공해로 시달린다는 예측까지 내놓았지요. 그런가하면 E. E. 스미스라는 작가는 비슷한 시기에 초광속 우주선이나 무관성 추진장치 등, 당시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대성이론의 한계까지도 넘어서는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펼쳐 보인 바 있습니다.

SF작가들은 과학적 상상력 못지않게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의 예측에도 소홀하지 않았지요. 의사 출신인 데이비드 켈러는 이미 1920년대 말에 과학이 만능으로 발달한 미래 세계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린 인간을 주인공으로 묘사한 작품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는 또 현대적인 의미의 복합 데이타베이스 컴퓨터 시스템을 고안해내기도 했으며, 특히 오늘날에도 연구단계에 머물러있는 생체컴퓨터를 묘사하여 한층 더 앞선 상상력을 작품 안에다 형상화시켰습니다. 그가 이 작품에서 묘사한 인간들은 거대한 컴퓨터시스템의 단말기 역할들을 맡고 있지요.
2차 세계대전 중에는 SF작가의 상상력이 빚어낸 웃지 못할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1944년에 미국의 클리브 커트밀이란 작가가 한 SF잡지에 스파이를 주인공으로 다룬 첩보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비밀병기는 다름 아닌 원자폭탄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원폭에 대한 세부묘사가 당시 ‘맨해튼 프로젝트’라는 이름아래 미 정부에서 비밀리에 진행 중이던 실제 원자폭탄 개발계획의 내용과 너무도 비슷해서 잡지의 편집장과 작가가 FBI에 연행되어 조사를 받는 일이 벌어졌던 것입니다.

일반문학계에도 영향을 미치다
이처럼 SF라는 장르에서 비롯된 예리한 미래 예측의 시각은 점차 일반 문학계에도 영향을 끼쳐, 20세기 초반이 지나면서부터는 세계문학사상 고전으로 자리 잡게 되는 굵직굵직한 걸작들이 미래소설의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조지 오웰의 <1984>를 들 수 있지요. 각각 1932년과 1949년에 발표된 이 두 소설은 오늘날 디스토피아 문학 분야의 대표작들로 꼽히면서 과학의 발달과 전체주의가 사회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을 심도 깊게 고찰한 묵직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 이후 주류문학계의 작가가 미래소설의 형태로 자신의 전망을 제시하는 예는 더 빈번해지고 보편화되었습니다. 여러 차례 노벨상 후보에 오른 바 있는 영국작가 안소니 버제스는 1962년에 발표한 <시계장치의 오렌지>를 통해 청소년범죄가 흉포화 되고 국가기관이 인간성 개조작업을 벌이는 가까운 미래를 묘사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1971년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만든 같은 제목의 영화로 훨씬 더 유명해졌지요. 또 버제스는 1978년에 발표한 <1985>라는 소설에서 급진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가까운 영국의 미래사회를 부정적으로 묘사하여, 그 다음 선거에서 보수당에 100만 표 이상을 몰아주었다는 평가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SF와 영화의 만남
20세기 들어 새로운 예술매체로 각광받게 된 영화는 그 자체가 과학기술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상의 촬영과 기록 및 감상에 기계장치가 반드시 필요한 분야니까요. 그동안 영화는 다양한 미래의 모습들을 수많은 SF영화들을 통해 펼쳐 왔는데, 특히 근년에 들어서는 특수효과 기술이 발전하면서 거의 모든 영화들이 매우 실감나는 미래 사회의 묘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달여행> (사진 오른쪽 위) 은 일찍이 1902년에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영화의 제목입니다. 제목 그대로 달여행을 묘사했으며, 비록 과학적으로는 허술하지만 대중들로 하여금 앞으로 영화가 펼쳐 보일 시각적인 상상의 세계를 암시하기에는 충분했지요.

초창기 영화들 중 미래사회의 묘사에서 단연 돋보이는 작품은 1926년에 독일의 프리츠 랑이 감독한 <메트로폴리스>입니다. 3시간이 넘는 대작인 이 작품에서는 마천루가 즐비한 거대도시가 배경으로 등장하여, 오늘날 고층빌딩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대도시의 풍경을 거의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 계층 간의 갈등을 제재로 삼아 시각적인 묘사 못지않게 묵직한 주제 의식도 담고 있는, SF영화사상 최고의 고전 중 하나입니다.

현대사회 화두 다룬 걸작 탄생하다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SF영화들은 공포물이나 오락 활극류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으나, 1968년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내놓은 대작 <2001년:우주의 오디세이>는 SF영화의 차원을 한꺼번에 크게 격상시켜 놓기에 이릅니다. 이 작품은 인간이 달에 도달하기 1년 전에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직접 우주선을 타고 가서 찍은 듯한 생생한 무중력 상태 묘사와 달 탐험 장면, 또 심오한 내용 등으로 인해 오늘날 SF영화의 테두리를 넘어서 세계영화사상 10대 명작의 하나로까지 꼽히는 걸작입니다. 실제로 우주여행을 한다면 어떨 것인가 하는 의문은 이 영화를 통해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대두된 현대 사회의 큰 화두 중 하나로 핵문제가 있습니다. 직간접적으로 핵문제를 다룬 영화들은 이미 1940년대부터 선보인 바 있지만, 영화사상 기억할만한 예언과 뒤이은 적중의 사례로는 1979년에 발표된 영화 <차이나 신드롬> (사진 왼쪽) 을 들 수 있습니다. 발표 당시만 해도 이 영화에서 다룬 핵발전소 사고는 어디까지나 경고의 의미 만을 담은 가상의 상황이었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스리마일 섬의 핵발전소에서 유사한 사고가 실제로 발생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SF라는 장르는 현대에 접어들면서 소설과 영화 모두 과학기술의 부정적인 면을 경고하는 내용으로 채워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개인용 컴퓨터가 널리 보급되면서 사회생활의 모습도 점점 변화하기 시작했는데, 이처럼 PC가 보편화된 미래 사회는 예전의 SF작가들도 미처 예견하지 못했던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회상을 반영한 새로운 SF의 조류도 역시 1980년대부터 생겨나서, 오늘날 ‘사이버펑크(cyberpunk)’라는 한 독특한 스타일을 형성했습니다. 고도로 발달한 컴퓨터 정보통신망 사회에서 현실 세계와 컴퓨터 안의 가상공간인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구성의 작품들은 오늘날 서구의 SF에선 보편화된 것입니다. 사이버펑크는 과거 세대와는 달리 PC를 어릴 때부터 마치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대해왔던 인류의 신세대 문화라는 점에서 21세기의 사회상과 문화적 감수성을 짚어보는데 중요한 변수가 되는 현상입니다. 바로 그러한 감성과 세계관이 21세기 미래사회의 모습을 이룰 것이니까요.

최근 작품들, '미래사회 전망, 독자 몫으로'
이전에는 미래소설이나 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라고 하면 단순히 유토피아나 디스토피아적인 획일성만을 지닌 내용들이 많았지만, 최근에 발표되는 작품들은 단순하게 재단할 수 없는 복잡다기한 성격을 지닌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다양한 미래의 가능성들을 제시하면서 독자나 관객들 각자의 해석에 맡기는 것이지요. 날이 갈수록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는 과학기술과 그에 따른 사회상의 변화는, 이제 우리들로 하여금 다음 세대를 위한 선택 이전에 얼마 남지 않은 우리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선택이 불가피해졌음을 일깨워주는 듯 합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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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 후를 예측한 최초의 미래소설
오늘날 ‘미래소설’은 원래 SF의 한 하위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독자적인 영역으로 취급될 만큼 질적, 양적으로 많은 성과를 쌓아나가고 있는 분야입니다. 이런 소설을 쓰려면 가까운, 또는 먼 미래사회의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과학기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사회의 모든 영역에 걸쳐 예리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하지요.

서양문학사에서 최초로 ‘미래의 역사’ 서술을 시도한 작품은 1763년에 영국에서 발표된 작자 미상의 <조지 6세의 시대:1900년부터 1925년까지>라는 소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집필 당시인 18세기의 정치적 문제를 20세기라는 미래의 배경에다 투영시킨 내용이지요. 또 1771년에는 프랑스에서 루이스 메르시에라는 작가가 <서기 2500년의 추억>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18세기의 한 파리 시민이 서기 2500년에 깨어나 보니 모든 사회악이 일소되고 과학이 지배하는 유토피아가 되어 있더라는 줄거리입니다.

미래소설의 기념비적인 성과는 근대에 접어들어 이룩된 바 있습니다. 1888년에 미국의 언론인출신 작가 에드워드 벨라미가 쓴 <회고:2000년에서 1887년까지> (사진 왼쪽)는 19세기 이후의 모든 유토피아 소설들 중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읽힌 작품이자 동시에 사회정치적으로 적잖은 영향을 끼쳤던 화제작입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어떤 사고로 1887년부터 기나긴 잠에 빠져들었다가 2000년에야 깨어나는데, 그가 다시 눈을 떠 보니 세상은 사회복지와 완전고용이 실현된 유토피아로 탈바꿈해 있더라는 내용입니다. 사회 통계 숫자까지 꼼꼼하고 치밀하게 묘사한 이 작품은 출간 즉시 사회주의적 복지국가의 이상적인 마스터플랜으로 받아들여져서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국에서는 이 작품의 사상을 추종하는 정치조직까지 결성되어 전국에 160군데가 넘는 지부를 두었다고 합니다.

H. G. 웰즈, 미래소설 고전 발표
영국 작가 H. G. 웰즈의 대표작 중 하나인 <타임머신>은 1895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오늘날의 ‘시간여행’이라는 개념을 일반화시킨 시초가 되는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타임머신을 타고 80만년 뒤라는 까마득한 미래 세계로 여행을 떠납니다. 그가 도착한 미래 세상의 모습은 일만 하는 사람들과 놀고먹기만 하는 사람들이 극단적으로 나뉜 한 편의 악몽 같았지요.

사실 미래소설 작가로서 웰즈가 평가받는 작품은 1933년에 발표한 <다가올 세상의 모습> (사진 오른쪽)으로서, 제목만 보아도 곧 알 수 있듯이 과학적 상상력과 철학적 사색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룬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서기 1929년부터 2106년까지 펼쳐지는 가공의 미래사가 작가의 과학적 엘리트 사상에 기반을 둔 사회진화론적인 줄거리로 펼쳐집니다. 이 작품은 오늘날 미래예측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화로도 두 차례 이상 제작된 바 있습니다.

1907년에 미국의 잭 런던이 발표한 <강철군화>는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 널리 읽히는 걸작입니다. 일명 ‘소설 자본론’이라고도 불리는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지은이의 사상적 관점을 바탕으로 먼 미래의 사회주의적 유토피아와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를 대비시키며 묘사한 내용입니다. 작가가 이 책에서 묘사한 가까운 미래란 집필 당시로부터 5-10년 뒤, 즉 20세기 초의 미국 사회를 그린 것으로, 거대 자본이 노동계급을 착취하는 디스토피아나 다름없는 상황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대중문학 장르로서의 sf 소설
오늘날 대중문학 장르로서의 SF를 논할 때 그 창시자로 꼽히는 인물은 미국의 휴고 건즈백인데, 그가 발표한 최초의 SF 역시 미래소설입니다. 그는 1911년에 자신이 발행하던 잡지에 <랄프 124C41+> (사진 왼쪽)라는 소설을 연재한 바 있습니다. 기본 설정은 서기 2660년에 랄프 124C41+라는 한 천재과학자가 자신의 애인과 함께 벌이는 낭만적인 활극으로서, 이 작품에서 묘사된 미래사회는 오늘날 SF가 보여주는 미래 예측의 전형적인 본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TV전화, 형광조명, 신소재, 자기녹음, 마이크로필름, 스테인레스 스틸, 전송신문, 태양전지 등등에서부터 우주여행, 반중력, 인공동면에 이르기까지 놀라운 상상력의 산물들이 모두 이 작품에서 예언되고 있지요.
우주여행 수단으로 로켓을 생각해낸 최초의 인물은 러시아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늘날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1916년에 발표한 <달세계 도착!>에서 서기 2017년의 미래를 배경으로 로켓에 의한 우주여행을 묘사했습니다. 자신의 과학적 소신을 소설이라는 형태로 밝힌 전형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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