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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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제공하기 위해 집필했다고 하는데, 경제학적 사고란? 모르겠다. 높은 산 위에서 강과 들녘을 바라본 느낌만 든다. 강은 그렇게 흐르고, 바람은 그렇게 불고,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을 먼 시선으로 그러나 피부에 와닿는 설명으로 담아낸다. 자연의 진리를 알지 못해도 추상적으로 느낄 수 있듯이, '비과학적인 경제학'을 '글쟁이'다운 글귀로 시원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유시민'이라는 네임벨류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사회 문제를 경제학적인 시선으로 해체하는 작업을 보여줌으로써 읽는 이에게 즐거움을 한껏 던져준다. 즐거운 내용은 없다. 하지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들이 책안에 나를 가두게 한다. 경제학자들을 향해 조롱을 한참 하다가도 측은하다는듯이 다독여주는 다정함(?)은 가끔씩 나를 웃게 만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고등생명체와 너무도 흡사한 것 같다. 어느 한 부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역동적으로 움직인다. 완벽한 제도는 없고, 인간은 불완전하지만, 인간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는 건 바로 '생존 본능의 힘'이 아닐까. 사회와 경제, 그리고 우리가 살아남기 위한 투쟁. 우리 모두가 경제 주체이기에 나는 이 책을 기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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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의 기술 1 로버트 그린의 권력술 시리즈 3
로버트 그린 지음, 강미경 옮김 / 이마고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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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을 펼쳐놓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있다면 정말 시간이 많거나, 자신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기 위하여 또는 자기 수양을 목적으로 하는것이라 생각이 된다. 이 책은 사전이다. 구체적이고, 두껍고, 유혹의 모든걸 담았다고 해도 될 정도로 방대한 양이다. 13년간 집필했다고 써있는데 아니라고 해도 믿을거 같다. 흥미로운 각 장의 주제들과 분류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거 다 읽으면 나도 유혹자가 되는거 아닐까'라는 착각도 하게 된다. 그게 사실 이 책을 구입하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책의 제목대로 난 유혹에 걸려든 것이다.

이 책을 산지 몇개월이 지나서야 마지막장을 넘겼다. 다른 책을 보다가 다시 들쳐보고, 심심하면 들쳐보고, '끝장을 보자'라는 각오로 보고... 그래서 얻은건 '난 반유혹자'라는 깨달음과 유혹자(나쁘게 말하면 난봉꾼)는 아무나 하는게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대중 또는 상대방의 심리를 파악하고, 부족한 부분을 체워주며,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데 과연 아무나 할 수 있을까.

좋은 책이다. 하지만 내가 난봉꾼(좋게 말하면 유혹자)들의 일화를 왜 읽고 있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일화가 필요이상으로 많다. 물론 이 책이 '유부녀를 유혹하는 법'만을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당히 비중있게 다뤄지고 있다. 유혹은 쾌락을 위한 것이고, 그것은 본능에 충실한 것임을 충분히 이해했다. 과유불급, 이 책은 도가 지나쳤다. 읽는 사람에게 피로함을 준다. 좋은 글도 많고, 낭만적인 작품들의 수많은 글귀도 인상적이지만 다시 읽고 싶은 생각이 없게 만드는 책이다. 좋은 글귀를 찾고 싶어도 찾기가 힘들다. 너무 두꺼워서.... 사전처럼 책장에 꼽아놓고 언젠가는 사용하게 될 날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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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리스트 카터 지음, 조경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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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들의 삶에 대한 얉은 지식이 전부인줄 알았기에 이 책에 크게 기대는 안했다. 초반까지만 해도 할아버지의 말에 작은 무가 나름대로 해석하고, 교훈을 얻는 얘기들이 계속 반복되어 조금은 지루했다. 그러나 읽으면서 아이의 독특한 시선과 가치관
이 담긴 글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 책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백인과 물질문명, 교회, 정치가에 대한 해학적인 문구들은 정말로 유쾌하다. 모든 잘못을 정치가에 돌리는 할아버지. '그런거 같다' '맞는 말이다' 라는 식의 작은 나무. 독초와 진드기로부터 백인들을 지켜주지(?) 않는 방관자적 태도에서 순수함이 묻어나기에 귀엽고, 잔인하게(?) 재미있기만 하다.

<어느 빈터에 걸었던 꿈들>에서의 상실된 꿈에 대한 허탈함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다. '윌로 존'의 모습에서는 인디언들의 '한'과 '마지막 자존심'이 느껴진다. 충실한 개들과 자연, 별, 꽃, 나무, 야생동물들에서는 넘치는 생명력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서구문명은 작은 나무가 이해하지 못할 부분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기에 자연과 동화된 인디언들의 삶에서 자본주의와 물질문명에 폐허가 된 정신과 영혼을 다시 꿈꾸어 보고싶다. 아름다움을 볼 줄 알고, 자연을 이해할 줄 알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서 우리는 작은 나무보다 더 작은 씨앗으로 있는지도 모른다.성장한다는 것은 영혼의 눈을 떠가는 것.
그렇게 우리는. 나는. 작은 나무가 바라보는 늑대별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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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과 상스러움 - 진중권의 엑스 리브리스
진중권 지음 / 푸른숲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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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다루는 주제는 정말로 다양하다. 그 다양함 속에서도 주제가 흐트러짐이 없다.
또한 가볍고 어떻게 보면 장난스럽게 비꼬는 구절들은 사회의 부조리와 모순들의 급소만 골라서 잔인하게 찌른다. 이 사람의 직업이 무엇일까. 처음 그의 글을 접했을 때의 느낌이었다.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온통 부정적인 것들 뿐인가.하지만 그가 바라본 시각이 우리 현실이란 걸 깨닫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가 늘 고민하고 갈등해 온 문제들이지만 해결책은 보이지 않기에 그의 독설이 글로써 유쾌하기만 하다.그의 직업은 글쟁이이다. 우리가 바라던 세상을 비춰주는 거울에 불과한 프로 글쟁이인 것이다.환타지에서 환상을 찾듯이 그의 글에서는 변화에 대한 갈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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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찍은 사진 한 장 - 윤광준의 사진 이야기
윤광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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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물로 받게 되었다.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지만,얼굴 한번 본적 없는 오래된 사이...언젠가 사진이 취미생활로 좋을 것 같다라는 말을 했었는데 새겨들었었나 보다. 함께 포장된 소포에는 내가 읽고 싶었던 책들이 가지런히 쌓여있다.'나를 너무나 잘 아는군' 속으로 한마디하고 흐믓한 표정을 지어본다. 6년이란 세월이 짧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졸업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적힌 종이와 책에서 그녀의 향이 느껴진다. 내가 받아 본 선물 중에 이렇게 가슴에 꽉찬 느낌을 주는 것은 없었다. 타인의 취향과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그 사람의 정성의 무게는 한없이 무겁게느껴진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 찍혀있는 진실이기에 아름답다' 136p의식화된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소외된 것들이 어김없이 존재한다. 사진은 바로 이 모든 것을 담기에 아름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와 과거, 미래를 이어주는 고리로써의 사진.영원한 것은 없기에 한없이 평화로운 사진.사진이 왜 예술에 포함되는지 조금은 느껴진다.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나만의 무엇인가를 발견하는 일이라는 책 뒤표지의 문구도 인상적이다. 나같은 사진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사진이 갖는 의미'를 알게 해주는 좋은 책임을 강조하고 싶다.이 책을 읽으면서 한가지 더 느낀게 있다면,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라는 평범한 진리이다.도구(카메라), 조작법에 신경쓰느라 평범한 진리를 도외시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지 않나... 내용보다 형식과 겉포장에 신경쓰는 나의 삶에 작은 파장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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