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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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을 이토록 오래 읽어 본 적이 없다. 한 문장을 읽고, 잠시 의미를 되새기고, 한 페이지를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한 주제를 곱씹으며 다시 소제목을 본다. 간간히 나오는 유머조차도 유머인지 아닌지 조심스럽게 판단해야 할 정도로 진지하고, 진실된 모습에서는 구도자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깊고 굵은 주름살에서 스며나오는 듯, 그가 자연에서 배운 삶의 방식과 철학에서는 나무와 뜰꽃의 은은하고, 자유로운 향이 가득하다. 수유와 제비꽃에게서 인생을 배우고, 풀뿌리와 서설에서 인간의 진리를 탐구하는 그의 자연 친화적 태도와 그가 추구하는 철저한 개성중심의 개인주의에 이웃, 환경, 사회와 연대를 형성하려는 끊임없는 노력은 우리가 사는 모습을 되돌아 보게 한다.

그가 내뱉는 가볍지 않은 주제 뒤에 나오는 충실한 농부로써의 삶은 마치 세상을 비웃는 듯 하다.. 자연과 인간 사이에서 농부는 말한다. '씨가 땅에 묻혀 싹을 틔우듯, 사람의 인격과 삶의 일부도 딴 사람에게 묻혀야 한다' 66page '사람이 착해서만은 안된다. 착함을 지킬 독함을 지녀야 한다' 130page

독한 농부에게서 문명과 물질에서 얻을 수 없는 '인간적 풍요로움'이 한껏 느껴진다. 그의 씨앗이 내 가슴에 뿌리 내리기를, 그리고 다시 내 이웃에 퍼지기를 나는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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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IC 답이 보인다 (4판)
김대균 지음 / 김영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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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꾸준한 노력으로 책의 내용을 채운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toeic에 입문하기 위한 간단 명료한 바이블을 만들겠다던 바램이 점점 현실화되어 가는 듯하다. 계속 출판되는 토익 답이 보인다 시리즈가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물론 영어 점수가 아닌 기본 실력을 배양하고 싶은 사람들이 찾는 책은 아니겠지만, 토익을 비교적 쉽게 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큼직큼직하게 요점을 정리해 놓고, 마치 비법을 전수해주는 듯 한 문장과 설명들은 공부하는 이에게 '묘한 성취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착각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김대균 강사의 홈페이지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으니 다각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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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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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학교도 있나?'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아이들의 개성과 창의성을 존중하는 학교가 낯설게 느껴졌다. 요즘 우리나라에 도모에 학원같은 학교가 생긴다면?.. 학부모들이 난리치며 시위하는 모습이 떠올라 쓴 웃음이 저절로 난다.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오늘날처럼 숨통이 막히지는 않았었다. 처음 보는 아이들하고도 놀이라는 것으로 함께 할 수 있었고, 곤충채집이라는 자연친화적인 '숙제'가 자연스러운 시절이었다.

사회가 우리를 길들인다는 갑갑함이 밀려온다. 우리가 우리의 사고에 족쇄를 채우고, 그 족쇄를 아이들에게 물려준다라는 끔찍스러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어쩌면 스스로를 정당화시켜 왔는지도 모른다.

pc방에서 게임과 친구하고, 학원에서 동심을 지워가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게 무엇인지, 우리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묻어두었던 것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내가 보고, 느꼈었던 '세상속의 세상'을 다시 추억거리로만 저 멀리 남겨두고, 아이들에게는 접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폭력이다. 사고의 혁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실천으로 동심과 개성을 지켜줘야 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의무가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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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권력
시드니 민츠 지음, 김문호 옮김 / 지호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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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과 권력. 너무도 상이하고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개의 단어로 된 제목은 생경한 느낌마저 준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나면 이 둘의 관계는 유사한 점이 많고, 어떤 의미로써 권력에 설탕이 이용되어 왔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인류학적 관점으로 설탕의 역사와 관계지어 인류의 변천과정과 그 뒤에서 그것을 조정하는 거대한 힘, 그리고 어떻게 인간을 길들여 왔는가에 대하여 매우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슬람에서 유럽으로 전파된 설탕은 희소성의 가치로 인하여 특권층을 일반인들과 구분하게 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특권층은 그러한 상징적 의미를 포기하고, 대중적인 식품으로 대량의 소비를 이끌어 냄으로써 그들은 부유함을 얻었다. 이러한 과정은 해외 식민지 노예들의 착취로부터 이루어진 것이고, 그것은 자본주의가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노예들의 착취로 생산된 설탕은, 프롤레타리아의 배고픔을 충족시켜 주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로써 자본가들에게 이용되어졌다. 그리고 설탕 소비를 위한 생산에 전념하게 만들었다. 그렇게 설탕의 이면에는 권력과 지배의 논리로 사회를 변화시켜 온 자본주의 역사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누리는 '먹을 것들에 대한 자유'에 대한 인식도 이 책에서는 색다르게 해석한다. 우리가 선택하는 것은 이미 환경적으로 정해져 있고,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자유라고 한다. 기술은 인간을 구속하고, 더욱 바쁜 삶으로 인도한다. 설탕의 힘은 바로 이러한 구조를 잊게 만들고, 이익을 위한 투쟁 안의 산물로써 인류를 길들이고 있다.

이러한 설탕의 생산과 소비과정, 역사를 되짚어 보는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삶에서 소비를 위한 대상이 아닌, 인간다운 인간으로써, 자아에 대한 의미를 찾아가는 노력이고, 주체적인 변화의 갈망에 대한 실천이다.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개발도상국의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는 거대한 세계기업들의 생산구조와 소비과정이 설탕과 너무나 유사하지 않은가... 그래서 더더욱 이 책의 가치는 높은 것 같다. 어색하고, 이해하기 힘든 번역으로 보기드문 수작을 망친 것은 아쉽게 생각한다.

인용: 알코올이나 담배처럼 그것들은 현실을 잠시 잊도록 만들어주고, 배고픔의 고통을 잠시 마비시켜 준다. 커피나 초콜릿이나 차처럼 그것들은 영양가를 공급해 주지도 않으면서도 더 큰 노력을 자극한다. p.337

영국인 노동자 한 사람이 최초로 뜨거운 차에 설탕을 타서 마셨던 것은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역사적 사건이었다.p.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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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생각의 속도 - 디지털 신경망 비즈니스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이규행 감역 / 청림출판 / 199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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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인지, 급변하는 세계가 우리를 만들어 가는 것인지 가끔 혼란스러운 생각이 들때가 있다. 환경과 사회의 변화에 우리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은 생존의 문제이다. 기업은 그러한 시대적 흐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주체이다. 빌 게이츠가 쓴 이 책은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기업가들에게 주는 조언들이 담겨있다.

신경망 이론은 그 핵심이며, 정보, 지식의 흐름이 신경망처럼 빠르게 반응을 해야만이 시대의 흐름에 뒤쳐지진 않는다는게 골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된 시스템으로 바꿔야 하고, MS사의 솔루션을 쓰라는 내용이다. 좋은 내용들인데, MS 홍보용 책자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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