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만화 속에만 있지만, 악당은 그렇지 않다."

이름만 법이고 질서가 있는 곳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눈앞에서 악당들을 때려눕힐 수 있는 실체적인 힘이다.
전투력이 영웅을 만든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잘못되게 만드는 것 보다 훨씬 많은 공을 필요로 하니까...
어찌됐던 파워는 주요한 충분조건이다.
주인공인 킥애스는 엉덩이를 힘차게 차주고 싶은 공상적인 바람으로 등치된다.
힘껏 차주고 싶은 욕구... 이러한 욕구도 힘만큼이나 영웅의 충분 조건이 된다.

그렇다고 영웅은 탄생할 수 있을까...

오히려 처절한 복수심이 영웅을 탄생시킨다.
처절했던 경험이 처절한 기억을 되갚아 줄 것처럼,
선과 악이 늘 평행선을 유지하듯 복수는 복수로 이어진다.
영웅의 탄생 고로 새로운 악당도 탄생하는 마지막 장면이
킥애스2 예고만을 하지 않는다.

스스로 영웅이 되어야만 하는 세상, 과격하고 폭력적인 이 시대에
악당은 퇴치만으로는 사라지게 할 수 없다는 공리는 너무나 자명하다.
복면을 쓰고 이름을 감추는 익명성은 현실과의 간극을 꾸준히 하려는
계책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은 영웅의 수명과도 직결되니까.  

다른건 다 제껴두고 이 영화의 핵심은 힛걸!!!!  
안젤리나 졸리, 밀라 요보비치에 빠지지 않을만큼 매력적이다. 흐흐.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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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희끄무레하다.  
말로 포함할 수 없는 경계를 지닌다.
하물며 소문이 진실을 말할 거라는 것은 가당치 않은 일이다.

홍상수 감독의 이번 영화는 세 인물의 세 가지 독립영화로 이루어져있다.
차이와 반복을 통한 인물 말하기는 대학생의 졸업작품마냥 참신하고 도전적이다.
퍼즐마냥 이리저리 얼굴을 맞춰보지만, 알 수 없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고 삶이다.
오로지 관계를 통한, 상대방의 반응으로 어렴풋이 짐작할 뿐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진실일리는 만무하다.

영화에는 이렇게 말하는 부분이 나온다. 진실은 틀을 통해야 제대로 전달이 된다고...
옥희의 영화는 하나의 틀을 실험적으로 제공한다.
하지만... 글쎄... 이런 반응을 감독이 기대했는지...
그래서인지 홍감독의 영화는 늘 인간을 관찰하게끔 한다.
관음증처럼 들여다 볼수록 재미가 있다.

누구나 순수했으리라. 진심이었고 사랑이었을 거다.  
한 때의 인연이기도 하고, 평생을 안고 갈 기억이 되곤 하는건 어떤것이 작용해서일까.. 
영원한 궁금증이다...

무엇이 나를 만들까...
정체성.. 혹은 기억... 
이 영화는 모두를 배우로 만들어버린다.
아마도 우린 모두 배우인지도 모르겠다.
희끄무레해져야 아마도 오래가나 보다...
길어질 수록 더욱...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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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9-19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평이 좋네요. 한번 봐야겠어요.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묘한 매력이.

라주미힌 2010-09-19 20:32   좋아요 0 | URL
어쩌다보니 저도 팬이 되버렸어용 ㅎ 이런거 잘 안하는데..

2010-09-20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20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잔 남자 좃을 물고 살아야 편한겨" 

참을 인()세 개면 살인도 면한다고 했다. 가슴에 칼을 얹고 있어서
언제든지 심장을 파고들 수 있다는 옛말은 훈육적이다. 
사회적, 개인적 갈등의 지혜로운 해결은 개인에게 달린거라고 가르치는 것 같은데,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원리는 아니다.
인내는 성과 권력의 치명적인 착취 구조가 있는 곳에서 불평등울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읽혀져서는 안되는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는 언어이다.

"참으면 병되유..." 

참아서 병을 얻게 될 것이고, 참기 때문에 병적인 것들이 생겨난다.
섬 밖을 한번도 나가보지도 제대로된 교육을 받지도 못한 복남이는
남성의 먹이사슬의 가장 밑에 위치하고 있다.
힘과 권력에 짓밟히고 전통적인 여성성에 머물라하는 늙은 여성들의 요구를 통해
'그 사회의 밑바닥'은 무엇으로 유지되는지를 보여준다.

작은 섬, 그 작은 통제된 세계에서 그녀는 또 하나의 섬인 셈이다.
출구 없는 삶은 비루하게 살아남는 것을 최선으로 만들어버렸다.
그것을 어찌 인내라 말할 수 있을까.

뭍으로 가야하는 것일까. 섬을 벗어는 길은 수 많은 관계 속으로 침투하는 일이다.
혼자 있음으로써 폭력은 쉽게 찾아온다. 
아무도 지켜 보지 않는 곳엔 폭력이 난무하는 세상이 존재한다.

"여가 무슨 강간(관광)지인줄 알어?"

복남이가 자신의 목에 들이 댄 칼에 오랄을 한다. 그것에 흥분하는 남성의 표정에서
폭력과 성의 진면이 드러난다. 이 노골적인 장면은 이 영화의 맥이다.
착취는 취득의 목적이 아닌, 그것을 행함으로써 얻어지는 쾌락을 발견하는 일이다.
이 잔인한 사실로부터 그녀는 탈출할 수 있을까. 복남이의 친구, 혜원의 도움이 절실하다.
교육을 받고 현대적인 감수성을 가진 혜원이는 이 구조를 타파할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녀는 이 구조의 또다른 공범자이다. 아니 방관을 함으로써 '나는 그것을
비켜가길'를 바라는 현대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갖추고 있다.

"넌 너무 불친절해..." 

혜원은 스스로를 섬으로 살아간다. 일상의 공포를 안고 침묵한다.
섬과 섬을 가로막는 바다의 무심함이 자신의 목을 죄는 줄도 모르고...
망망대해처럼 느껴지지만, 바다를 건너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없앨 것은 확실하게 없애야 한다. 하지만,
잘 드는 낫 한자루와 광기에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섬을 벗어나니 뭍이라는 거대한 섬을 만나게 된다.
서울엔 수 많은 짐승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깝깝한 세상을 피로 물들인다 한들 피해갈 곳은 어디에도 없다.
참지 말자. 늘 서로를 지켜보자. 
광기와 비겁함이 지켜주지 못한 것들의 해방을 위해서..
섬은 되지 말자...  

ps. 서영희라는 배우를 다시 보게 된다.  잘한다...
남편 죽이고 된장 발라주던 장면 인상적임...
모든 살인행위도 상당히 성적 체위를 연상케 하고,
씬마다 심겨져 있는 복선이 복고적이고.. 나름 좋다.
이런 주제와 형식은 흔한 편인데, 감독이 아주 엣지있게 만들었다.
초반에 일상의 공포를 흠칫흠칫 하게 만드는 것,
잔혹한 섬의 삶, 화끈한 복수, 사회적 먹이사슬의 적나라함..
장난아님..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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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シャネル バッグ
    from シャネル バッグ 2014-02-19 07:29 
    [lingua franca] "책과 통하뚔 블로그, 앜라딘 서재!"
  2. napbacks Hats
    from napbacks Hats 2014-02-19 19:19 
    [lingua franca] "책과 통하뚔 블로그, 앜라딘 서재!"
 
 
pjy 2010-09-06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여배우가 맘에 드는데요,
앞으로는 좀 더 밝고, 위험하지 않고, 다치지않고, 곱게 나오는 역할로 차기작을 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고생스러워요^^:

라주미힌 2010-09-07 10:56   좋아요 0 | URL
느지막이 뜨는 배우라서 그런지 더 돋보이데용 ㅎ

2010-09-07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08 1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9-17 1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짐 자무쉬의 영화다.
잠을 무시하기 힘들었다...

각오는 했지만, 전날의 피로에 20톤의 피로를 얹었다.
자제심의 한계를 측정하려 했는지
'인생은 무지 지루한 것'으로 그렸다.
심지어 킬러가 나왔는데.... 

허무는 아니다. 다만 별게 아닐 뿐이다.
음침하고 뭔가 일어날 거 같은 배경음악이 퍼지는 것과 상반되는 아무렇지도 않은 장면들.
반복적이지만 변주는 끊이지 않고, 자극과 무감각의 막을 살짝살짝 건드리는데...
'어떻게 총도 안쏘고.. 섹스도 안할 수 있죠?'
'복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죽이려 하는지...'
우리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시간의 선상에 올려져 있는 최종 임무를 쫓아가다 보면 답이 나올려나.

친절하지 않은 자무쉬 감독이 그럴리가..
뼈대는 감독이 세웠고, 상상력만 채우면 되겠다.
본질보다 비춰진 것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들에게 상상력의 펀치를 먹이려는 걸까.
'다 별거 없다... 그냥 그런 것이다.'

킬러가 걷어낸 감각과 욕망은 멀고도 지루한 길을 계속 걷게 하는 힘이다.
하지만 결국엔 다른 길을 가게 될 것 같다.
옷을 벗었다.
죽은 것은 '목표'가 아니라, 자기 자신도 죽었다.
또 무슨 미션을 가지고 살아가게 되려는 건지..

못생긴데다 무심한 주인공의 표정을 읽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아... 우리 인생도 저런 표정일거야 ㅠㅠ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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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8-10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어데 숨어있다가 나타나신걸까...라님 휴가 갔다오신거에요??

라주미힌 2010-08-10 23:14   좋아요 0 | URL
흐흐.. 아네요... 날도 덥고 ...
이직도 하고.. ㅋ

머큐리 2010-08-11 08:05   좋아요 0 | URL
아니 능력 빵빵한 사람들만 한다는 그 '이직'을 했단 말입니까? ㅎㅎ

라주미힌 2010-08-11 10:58   좋아요 0 | URL
흘흘.. 한철 메뚜기죠;; ㅋ
 

 로메로의 영화 '분노의 대결투' 리메이크라는데 원작을 안봤으니...  
(원작보다 나쁠 수 없을만큼 원작은 참 그렇다던데.. -_-; 옛날 B급 영화니..쩝)

하여간 이 영화의 소재는 지난 30년간 지겹도록 우려먹고 있다 -_-; 
거의 공식화 되어서 지겨운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계속 보게 되네.
중독성 있는 듯..  좀비 퍼지 듯..

 

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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