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오쿠다 히데오가 책을 냈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한 때 열광적으로 좋아했건 작가여서 내심 반갑다.

1권을 다 읽었는데 아직 오쿠다 히데오답다는 생각은 안든다. 기존의 책들과 스타일이 좀 많이 다르다.
또한 1권 끝에 가서도 아직도 진짜 사건은 이제 시작이라는 느낌이랄까?

조선인이라서 경찰에 살해당했다고 어머니는 소리를 높이며 울었다. 중학교 1학년이었던 미키코도 슬픔에 잠겼지만, 솔직히 말해 조금은 안심하는 부분도 있었다. 아버지가 야쿠자라면 앞으로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키코는 평범한 생활을 보내고 싶었다.
아울러 미키코(三子)라는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준 것인데,
‘미키‘만 가타카나인 것은 구청에 출생신고서를 제출할 때 미키코(美紀子)라는 한자를 쓸 수 없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에다닐 때 어머니로부터 이 이야기를 듣고 미키코는 진심으로한심해졌다. 아버지는 쇼와(1926년~1989년에 해당하는 일본 연호)시대 초에 제주도에서 건너온 재일조선인 1 세로, 말하는 일본어도 어설펐다.
- P93

전부 떨어진 것은 자신이 조선인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돌아가신 아버지를조사하면 취직은 지난한 일이다. 무엇을 위해 일본으로 귀화했고 추산1급과 부기2급 자격증을 땄단 말인가, 하는 생각에미키코는 슬퍼졌다. 어머니는 "미안해, 부모가 이 모양이라서"
하고 울었다. 어머니는 늘 목소리를 높이며 운다.
결국 어디에도 취직하지 못하고 가업을 돕게 되었다. 그래도 산야를 떠날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금은 혼자 세무사 자격을 따려고 공부하고 있다. 국가자격이므로 차별하고 싶어도할 수 없다.
- P95

신청하고 나서 3년이나 기다려야 했던 것은 아버지가 야쿠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친척, 이웃과의 교제, 학교 등 하나에서열까지 조사하고 사소한 것을 트집 잡아 서류를 내주지 않으려고 했다. 끈기에 져서 포기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를 안달하게 했다. 어머니가 몇 번이나 공무원과 싸웠기 때문에 마지막에는 보다 못한 미키코가 고등학생이었지만 창구로갔을 정도였다.
- P318

드디어 모든 서류가 갖춰지고 법무국에 세 식구가 갔을 때의 일은 지금도 꿈에 나타나면 가위에 눌린다. 무표정한 공무원은 미키코 가족을 힐끗 보고는 어두운 방으로 데려가 거기서 양손의 모든 손가락 지문을 채취했다. 세 명 모두 까만 잉크가 손가락에 덕지덕지 묻은 채 복도로 나오자, 직원이나 방문자가 일제히 쳐다보며 까만 손과 얼굴을 비교해보고는 아, 그렇구나, 하는 표정을 지었다. 미키코는 분해서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은 것처럼 얼굴이 뜨거워졌다. 세면실에서 손을 씻었지만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으므로 세 사람 모두 손을 꽉 진 채 노면전차에 흔들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굴욕이란 이런 감정을 이르는 말이구나, 하고 미키코는 생각했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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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8-14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조선인‘ 이 한 마디로 급 관심 가네요.

바람돌이 2021-08-15 00:32   좋아요 0 | URL
책 속 주요등장인물 중 조선인 가족 얘기가 나와요. 재일 조선인의 처지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네요. ^^
 















오늘 시월의 말 3권 완독 - 시리즈 6부를 끝냈다.

3권은 어린 옥타비아누스의 성장기라 할만하다.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후광을 업고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이용하지만 카이사르와는 굉장히 다른 인물이다. 

카이사르는 일단 자기 자신이 너무 잘나서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어려움이 생겨도 직진 돌파하는 스타일이며 타인을 이용함에도 철저하게 자기 스타일에 맞춘다.

어떤 경우에도 자신의 원칙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고, 그런만큼 자기 원칙에는 철저한 스타일이다.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아직 자신의 힘과 영향력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카이사르의 후계자로 지명되면서 이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따라서 당연히 카이사르처럼 행동하면 꿈이고 뭐고 펴보기도 전에 갈기갈기 찢겨져 나갈판....

그가 어떻게 그 많은 적들 사이에서 살아남을지 암담해보이는데,

한 마디로 옥타비아누스는 애늙은이다.

적에게 속내를 숨기고, 사람들을 조정하는데서는 카이사르를 앞서나갈 조짐이 보인다.

옥타비아누스대에서 로마 공화정이 무너지고 제국의 시대가 열리는걸 충분히 짐작케 한다.


3권은 옥타비아누스가 자신의 최대의 적인 안토니우스를 그야말로 말로 구슬려서 삼두연합을 이끌어내고,

그 힘으로 카이사르를 살해한 부르투스, 카시우스와 대결해서 승리하는 장면이 주요 내용이다.


실제로 전쟁은 안토니우스가 다했다.

그런데 최대의 전리품 - 부르투스와 카시우스의 군대 패잔병들을 자기 휘하로 거느리게 되는건 옥타비아누스다.

이 어린 인물이 어떻게 성장해서 결국 로마의 패권을 차지하는지가 무척 궁금해지는데 

3권 마지막에 작가의 말을 보면 원래 작가는 여기 6부에서 시리즈를 끝내려고 했다고 한다.

옥타비아누스는 제정을 시작이기 때문에 자신이 다루려고 했던 로마 공화정은 여기서 끝이라고 말이다.

아 그런데 정말 진짜로 그건 아닌게 맞다.

옥타비아누스가 안토니우스와의 싸움에서 어떻게 이기는지까지는 무조건 나와줘야 한다.

이 시리즈의 독자들 모두가 나처럼 생각했는지 모두 미친듯이 작가에게 요청을 해서 나온게 7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이다. 

제목은 저렇게 나왔지만 내 생각에 아마도 주인공은 옥타비아누스이리라.....


3권에서는 상당히 재미있는 대목이 나오는데 3두연합을 이루고 난 이후 전쟁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세금법을 만든다.

그런데 그 법 중에 자기 재산을 가지고 있는 여성에게도 세금을 걷으려고 시도하자,

로마의 여성들이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로투스연단에 올라 연설을 하는 장면이다.

한마디로 우리한테 권리는 하나도 안줘놓고 뭐 세금이라고?

세금을 가져가려면 우리에게도 투표권을 내놓아라라고 하는 지극히 당연한, 하지만 고대 사회를 상상했을 때 너무도 놀라운 주장을 하는 것이다.

결국 이 세금법은 어떻게 되었을까?

삼두연합의 삼인방이 모여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대목에서는 빵 터져서 웃게 된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로마의 여성들의 지위는 형편없다.

그야말로 남자 가장의 재산이고, 결혼 때까지 순결을 지켜야 하고 등등...

하지만 실제로 결혼을 하고 난 이후가 되면 상당히 달라지는 여성들이 많다.

이 글에서 나오는 무수히 많은 여성들 하나하나 주인공으로 소설을 쓰도 될만큼.....


도서관에서 대여한 책이 밀려있는 관계로 잠시 쉬었다가 마지막 7부로 들어갈 예정이다. 

이 시리즈가 이제 마지막 3권만 남았다는게 너무 아쉽다.

작가님이 작고하셨으니 후속편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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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8-11 07:2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와~ 6부 완독 축하드려요!! 바람돌이님 글 읽어보니 너무나 흥미진진하네요~ 마지막 세 권 남은게 아쉬울 정도라닛! 전 한 권도 안 읽어서 기쁘네용~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1-08-14 00:54   좋아요 2 | URL
이 책 진짜 재밌어요. 분량때문에 권하기가 그런데 진짜 한번 시작하면 폭 빠져드는..... 로마인들이 현대의 사람과 얼마나 생각이 다른지 그걸 읽는 것도 재밌고요. 그들의 원로원이나 평민회에서의 연설 같은걸 보고 있으면 내가 로마 한복판에 있는 듯한 느낌이에요. 강추합니다. ^^ 하나도 안 읽은 툐툐님 부러워요. ^^

새파랑 2021-08-11 08: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7부진입 축하드려요 ㅋ 1일 1권이신거 같아요 완전 대단~!!

바람돌이 2021-08-14 00:55   좋아요 2 | URL
저야 방학이니까 더구나 코로나와 고3딸로 인해 완전 집콕이니까 가능한거구요. 새파랑님은 더 대단하시기 때문에 저는 항상 쪼그라듭니다. ^^

그레이스 2021-08-11 09: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진짜 재미있어요~~^^
그쵸?

바람돌이 2021-08-14 00:56   좋아요 2 | URL
그럼요 그럼요. ^^ 지금 7부 시작했는데 아쉬워요. 이 시리즈는 왜 7부까지 밖에 없느냐고 돌아가신 작가님을 짤짤 흔들고 싶어요. ^^

레삭매냐 2021-08-11 10: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무런 힘도 없이 카이사르의 후계자
가 된 옥타비아누스의 인내는 정말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독재관으로 로마 공화정을 뒤엎어
버린 카이사르의 비참한 최후에 대
해 잘 알고 있던 옥타비아누스가
젊은 혈기를 누르고 권토중래하며
결국 프린켑스가 되어 제정의 문을
활짝 연 것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
이 들 뿐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4 01:03   좋아요 2 | URL
옥타비아누스가 아무것도 없었던 건 아닌것 같아요. 일단 공식적으로 카이사르가 양자입양하면서 후계자로 지명받았는데, 그건 카이사르의 혈통, 카이사르 군단의 지지, 그리고 그의 재산까지 막대했거든요. 일종의 정통성을 입증받은거죠. 다만 레삭매냐님 말씀대로 18살에 불과했던 그가 로마의 1인자로 올라서는건 다른 문제로 그의 능력이 출중했던 것 맞는거 같아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결국 옥타비아누스가 가는 길은 이미 카이사르가 모든 해결방안을 만들어놓았던 길을 갔던 것이기에, 미래의 비전을 만들어내는데서 카이사르가 한 수 위가 아닌가 뭐 그런생각도 들고요. ^^

scott 2021-08-11 20: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오! 바람돌이님 방학 끝나기전 완독의 길이 보입니다!!

이책의 저자가 완결을 못한게 넘ㅎ 아쉽습니다 ㅠ.ㅠ

바람돌이 2021-08-14 01:05   좋아요 3 | URL
네 더군다나 마지막 7부는 3권이지만 분량이 좀 적어요. 각 책이 350페이지 내외거든요. 다른 시리즈는 550페이지 내외....ㅠ.ㅠ
저자 입장에서는 사실 6부가 완결이에요. 그런데 독자들이 열화와 같은 성원에 공화정의 완전한 마지막과 제정의 시작을 여는 7부를 추가 집필한거죠. 작가님이 다 완결해주신거라서 너무 감사해요. 작가님은 20년동안 이 책을 썼는데 마지막 7부를 쓸때는 한쪽 눈의 시력까지 잃었다네요.

희선 2021-08-12 00: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본래는 여기까지만 쓸 생각이었다니... 역사가 있다고 해도 소설로 보는 건 다르니 다음 이야기 읽고 싶기도 하겠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있지만 그 다음은 없군요 작가가 죽다니... 남은 책 보기 아쉽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1-08-14 01:06   좋아요 4 | URL
하나의 책의 20년간 쓴다는건 정말 상상도 하기 힘들어요. 더군다나 이 책은 너무나도 방대한 자료조사로 인해 입이 딱 벌어지게 하거든요. 작가님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까지 다 하셧다고 생각해요. ^^
 

 카이사르의 지성이 그를 점점 더 하늘 위로 끌어올렸다면, 옥타비아누스의 아주 다른 사고방식은 그를 땅속까지 내려갈 수있게 해준다고 아그리파는 생각했다. 옥타비아누스는 인간의 결점을놓치는 법이 없었고 약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며 모든 것의 무게를 꼼꼼히 따졌다. 그의 본능은 파충류를 닮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섣불리움직이는 실수를 범할 때 그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러다 움직일 때는 너무 빨라서 흐릿하게 보일 뿐이거나, 혹은 너무 느려서 가만히 있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 P49

폴리오는 완전히 매료되어 옥타비아누스를 쳐다봤다. 그는 보노니아에서 출발한 이래 이 젊은이가 생각을 멈춘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폴리오는 옥타비아누스가 정밀하고 현실적이며 논리에 앞서 우선실행 계획을 고려한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해내는 방법을 궁리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그에게 병아리콩 100만 개를 주면서 일일이 세라고 하면 그 일을 마칠 때까지 꼼짝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폴리오는 생각했다. 또 개수를 잘못 세는 실수를 하지도 않으리라. 안토니우스가 그를 몹시 싫어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 안토니우스는 군사적 영광을 꿈꾸며 로마의 일인자가 되길 원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어떻게 사람들을 먹일지 궁리한다.  - P86

호르텐시아가 칼을 들어 머리 위로 흔들어댔다. 로마 시민 여성이투표를 합니까? 우리가 법안의 찬반 투표에 참여합니까? 우리에게 일년치 수입을 국고에 상납할 것을 강요하는 꼴사니운 클로디우스법이통과될 때 우리가 반대표를 닌질 수 있있습니까? 아뇨, 우리에겐 이미친 짓에 반대표를 던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거만하고 저능한 특권계급남성 삼인방 마르쿠스 인도니우스, 카이사르 옥타비아누스, 마르쿠스레피두스가 주도하는 이 미친 짓 말이죠! 로마가 우리에게 세금을 물리고 싶다면, 로마는 우선 우리에게 정무관을 뽑을 권리와 법안에 찬반투표를 할 권리를 제공해야 합니다!"
- P107

"소식 들었습니다. 옥타비아누스가 말했다. 그는 긴 의자 옆으로 와서 브루투스를 내려다봤다. 손가락 하나를 뻗어, 그것이 어떤 물질로이뤄져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 시신의 밀랍 같은 볼을 만졌다. 그러더니곧 손가락을 뒤로 빼며 회색 망토에 꼼꼼히 닦았다. 한줌도 안 되는 인간이군요."
"죽음은 우리 모두를 작아지게 한다네. 옥타비아누스"
"카이사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죽음은 그를 더 커지게 했으니까 - P265

 해방자군 병사 2만 5천 명이 옥타비아누스 군단에 자원입대했다. 두 전쟁에서 승리를이끈 사람은 안토니우스였지만, 그의 군대에 자원입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P270

새롭게 확장될 귀족 무리의 핵.
그것이 바로 내 아버지의 큰 실수였다. 아버지는 오래된 귀족들을 유지하고자 하셨고, 자신의 파벌을 오래된 귀족 가문 출신들의 이름으로 장식하고자 하셨다. 그의 독재는 표면상 민주적인 틀 안에서 제대로 확립될 수 없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내 건강상태와 취향은 화려함과 어울리지 않고, 나는 내 아버지의 웅장함을 절대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아버지는 최고신관의 의복을 입고, 용기의상징인 시민관을 머리에 쓰고, 천하무적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포룸 로마눔을 거닐고 다니셨다. 그를 쳐다보는 여자들은 황홀해했다. 그를 쳐다보는 남자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자신의 무능함을 떠올리며 괜스레 그를 증오했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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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말 2권 제8장의 소제목은 거인의 몰락이다.

스스로 해방자로 칭하는 23명의 인물들은 여전히 원로원 회의를 앞두고 각종 법안을 정리하는 서류작업에 몰두하고 있던 카이사르에게 다가가 그를 각자가 1번씩 칼로 찔러 살해한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처참하여 어쩔 수 없이 카이사르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독자마저 부르르 떨게 하는데....


죽음을 맞은 카이사르는 마지막 순간 자신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행동을 하는 데 그것은 <왼손으로 토가의 주름진 부분을 잡아 얼굴을 가림으로써 살인자 들 누구도 카이사르 자신이 죽음의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도록, 그리고 오른손으로는 토가 자락을 꽉 움켜쥐어 품위없이 자신의 시신의 다리의 맨살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데 마지막 힘을 쏟는>것이다. 

이 부분은 물론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었겠지만, 카이사르는 로마인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무한히 자랑스러워했고, 자존감이 하늘을 찔렀으며, 동시에 무인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이었으니 자신의 최후의 존엄을 지키는데 마지막 힘을 저렇게 쏟았을거라는데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이다. 


카이사르의 6촌 루키우스는 카이사르 살인의 이유를 한마디로 압축한다.

질투는 가장 큰 악덕이라고......


카이사르는 미리 작성해 둔 유언장에 친척인 옥타비우스를 양자로 입적하여 후계자로 지정한다.

이 유언장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군상들의 면면들은 인간에 대한 회의를 심각하게 가지게 한다.

특히나 자신이 후계자가 될거라고 찰떡같이 확신하던 안토니우스(그 유명한 클레오파트라의 안토니우스다)의 엽기적이고도 막돼먹은 행동들을 보면 이놈의 개시키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여튼 이 책의 최대의 강점은 계속 강조하게 되는데 그 엄청나게 많은 등장 인물들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선명하다는 것이다.

이 많은 등장인물들 모두에게 그들의 고유성을 부여함으로써 마치 그들의 곁에 내가 서서 지켜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가님의 필력의 위대하다는 말밖에는....


이제 어린 옥타비아누스의 시대가 시작된다.

그러나 카이사르의 유언에 의해 후계자로 지목된 그는 이제 막 성년이 된 18살이었고, 어떤 공식적인 경력도 가지지 못했으며 심지어 천식을 앓고 있기까지 했다. 천식은 군대 경력이 필수적인 로마에서 그가 군대복무를 할 수 없게 하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그가 가진 것은 카이사르의 유언, 그리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자신의 불굴의 의지, 그리고 친구 아그리파(석고 소묘상으로 유명하며, 로마 판테온을 건설하여 로마에 유증한 그 아그리파, 앞으로 아그리파는 군사적 재능이라곤 없는 옥타비아누스의 보완인물로 어쩌면 이 두 사람이 각각 카이사르의 정치능력과 군사능력을 계승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소설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시월의 말 2권에서 가장 통쾌한 장면은

카이사르의 죽음을 알게 되자마자 어린 옥타비우스는 탐욕스러운 안토니우스를 피해 카이사르의 군자금을 빼돌리는 장면!

카이사르의 후계자는 떡잎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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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10 01: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1등!ㅎㅎ
바람돌이님 카이사르 죽음이 압권!!
옥타비아누스의 시대부터 인물들이 좌르륵!

이시리즈 완독 응원합니다 ^ㅅ^

바람돌이 2021-08-10 01:59   좋아요 5 | URL
스콧님 제 서재는 1등 놀이 아무도 안합니다. ㅎㅎ
하지만 유일한 1등이시니 제가 상을 드려야 하는데 이것 참.... 저는 스콧님처럼 이모티콘 못만든단 말예요.
그냥 참 잘했어요 박수 짝짝짝~~~~

이 시리즈 이제 4권밖에 안남았어요. 시리즈 앞권들은 나올때마다 기다렸다가 읽었기에 망정이지, 그냥 처음부터 21권이다 했으면 못읽었을 거 같아요. ^^

bookholic 2021-08-10 06:4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앞서서 잘 가주세요~~^^ 저도 조만간에 따라 가겠습니다~~ 스포일러 될까봐 포스팅하신 글은 흐릿한 눈으로 봤는데... 앗.. 댓글에도 살짝 스포일러가^^

바람돌이 2021-08-10 23:26   좋아요 2 | URL
이 방대한 책의 일부분만 살짝 이야기한거라 스포일러랄것도 없습니다. ㅎㅎ 카이사르가 죽은건 스포일러가 아니잖아요. ㅎㅎ

bookholic 2021-08-11 09:14   좋아요 1 | URL
카이사르가 1권에서 죽을까? 2권에서 죽을까? 3권에서 죽을까? 궁금했어요~~~^^

책읽는나무 2021-08-10 07:2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
늘 읽어야 할텐데~~그러는 저만의 리스트 중 요책 시리즈도 포함되어 있는데....그래서인지 요 시리즈 읽으시는 분들 대단하셔요^^
완독할때까지 바람돌이님 화이팅입니다!!!

바람돌이 2021-08-10 23:29   좋아요 2 | URL
저는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3권씩 읽고 또 한 1년 기다리고 한거라 읽을 수 있었던거 같아요. 이제 시리즈 마지막 7부 3권만 남았는데 아쉬워요. 안 끝나고 계속 쭉 나왔으면 하지만 작가님이 돌아가셔서...ㅠ.ㅠ

coolcat329 2021-08-10 08:19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책이 있었군요. 재미있을거같아요. 시저랑 클레오파트라 사이에 아들이 하나 있는걸로 아는데 그 아들도 참 기구하네요.
시저가 옥타비아누스를 후계자로 정한건 그 옆에 아그리파라는 장군이 있어서였다는데 맞나요?

바람돌이 2021-08-10 23:33   좋아요 2 | URL
네 이름이 카이사리온이라는 아들인데 클레오파트라-안토니우스군과 로마군의 전쟁 때 죽는걸로 알고 있어요. 옥타비아누스는 이 책에 의하면 클레오파트라를 아주 싫어했다고....
옥타비아누스를 후계자로 정한게 아그리파때문인건 아닌 것 같아요. 결정적으로 이 둘이 나이가 너무 어려요. 카이사르가 죽었을 때 둘 다 18살. 그리고 카이사르는 아그리파를 딱 한번 만났는데(사실 아그리파는 옥타비아누스의 친구가 아니었다면 신분도 출신도 경력도 카이사르가 만나서 뭘 할 주제가 안된다는....) 음 좋은 친구같구나, 잘 사귀어라 같은 느낌정도였어요.

coolcat329 2021-08-11 07:46   좋아요 0 | URL
아~그렇군요. 책 읽으신 분의 설명을 들으니 더 읽고 싶어집니다. 근데 진짜 책 수가 엄청나네요. ㅠ 다 읽고 4권 남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coolcat329 2021-08-10 08:2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찾아보니 콜린 맥컬로의 책이군요. 로마의 일인자는 알고있는데 이게 시리즈가 많네요. 와~~저도 늘 읽고 싶던 책이네요~

바람돌이 2021-08-10 23:34   좋아요 1 | URL
아 맞아요. 시리즈 제목이 마스터스 오브 로마고 1부가 로마의일인자였어요. ^^

새파랑 2021-08-10 09:4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와 이거 21권 짜리군요. 이런 시리즈는 전 감히 엄두가 안나네요 ㅜㅜ 4권 남으셨다니 완독 응원합니다 😆

바람돌이 2021-08-10 23:35   좋아요 2 | URL
이제 3권 남았습니다. ㅎㅎ 근데 시리즈 마지막 7부만 남으니까 아쉬워요. 아 정말 이제 무슨 재미로 책읽지? 뭐 이런 생각까지.... ㅎㅎ

mini74 2021-08-10 09:52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로마의 일인자 3권 읽고. 와 재미있다 하고 깜박한 시리즈ㅎㅎㅎ 전 카이사르 아빠 이야기만 읽다 말았어요 ㅎㅎ 이 글 보니 다시 읽고 싶어집니다 *^^*

바람돌이 2021-08-10 23:37   좋아요 2 | URL
앞 시리즈가 마리우스와 술라가 주인공인데, 4부부터 6부까지 총 9권이 카이사르편입니다. 카이사르 진짜 인간적으로 매력이 짱짱입니다. 물론 옆에 있기는 부담스럽지만요.

미미 2021-08-10 11:0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제 시작해야지.하고 첫 시리즈 구매해놓고 대기해놓은 책이예요~♡4권밖에 안남으셨다니 대단하심!!😉👍

바람돌이 2021-08-10 23:38   좋아요 2 | URL
일단 시작하면 손에서 떼기 어렵습니다.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시작이 어렵죠. ㅎㅎ 언젠가 시작하실 미미님을 응원합니다. ^^

희선 2021-08-12 00: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때 사람 이야기 잘 모르지만, 댓글 보다보니 카이사르와 클레오파트라 사이에 아들이 있었다는 말이 보이는군요 그건 정말인가요 있었다 해도 그랬구나 하겠지만... 카이사르는 옥타비아누스를 후계자로 삼다니, 카이사르는 다른 사람한테 죽임 당한 건데 남은 사람이 유언을 따를지... 그건 따른 듯하네요 카이사르는 옥타비아누스를 잘 알아본 것도 같네요


희선

바람돌이 2021-08-14 01:10   좋아요 1 | URL
로마인들에게는 베스타신녀에게 유언장을 맡겼다 하더라구요. 그건 절대적으로 따라야 하고, 절대 사전유출이 안되는 체제였다죠. 이 유언장의 실행은 로마인의 종교와 같아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그래서 안토니우스가 자신이 후계자가 될줄 알고 흥청망청 하다가 낙동강 오리알에 되는 부분이 있는데 너무 통쾌해요. ^^
 

"우리는 압제에 항거하는 사람들이지 살인자가 아닙니다!" 브루투스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카시우스는 브루투스가 이미 돌이킬 수 없을정도로 마음을 굳혔음을 알 수 있었다. "열린 장소에서의 공개적인 행위여야 합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숨기는 부분이 있으면 우리는 암살자로 낙인찍힙니다. 나는 우리가 로마의 해방자였으며 지금도 해방자로추앙받는 최초의 브루투스와 아할라의 정신을 계승하는 사람들이라고믿습니다. 우리의 동기는 순수하미 우리의 목직은 숭고합니다. 우리는로마의 압제적인 왕을 제거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강한 신념에 기초한 용기를 요구합니다. 이 분명한 사실을 여러분은 모르겠습니까?" 브루투스가 동의를 구하듯 양손을 내밀었다. "이 행위가 은밀히,
남모르게 행해진다면 우리는 갈채를 받을 수 없습니다!"
- P280

카이사르는 저항을 멈추고 피할 수 없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이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카이사르의 특별한 정신은 자신의 존엄을 손상시키지 않고 죽음을 맞는 데 남은 미력을 쏟아부었다.
카이사르는 왼손으로 토가의 주름진 부분을 잡아 얼굴을 가리고 오른손으로는 허벅지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게 토가 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이 썩어빠진 고깃덩어리들 중 그 누구도 카이사르가 죽음의 순간에 어떤 생각을 했는지 보아선 안 되었다. 품위 없이 드러난 카이사르의 다리를 기억하며 조롱해서도 안 되었다.
- P323

"카이사르는 이탈리아에 자신의 퇴역병들을 정착시킨다는 이유로지주들에게서 토지를 강탈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 토지는 수백 년간그들의 것이었습니다." 브루투스는 여전히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P336

퉤!" 마티우스가 침을 뱉었다. "카이사르에게모든 것을 빚진 자들이 은혜를 원수로 갚았어요."
"질투는 가장 큰 악덕이지, 마티우스."
- P343

다음날 동이 트자 제단과 단상이 있던 자리는 이른 봄꽃을 엮어 만든 작은 꽃다발, 작은 양모로 만든 인형과 공으로 뒤덮여 있었다. 꽃다발과 인형과 공은 금세 30센티미터 높이로 쌓였다. 꽃다발을 두고 간사람들은 여자들이었다. 인형을 놓고 간 사람들은 로마의 남성 시민들이었다. 공을 두고 간 사람들은 노예들이었다. 선물은 특정한 종교적의미를 띠고 있었으며, 카이사르를 향한 애정이 로마의 모든 계층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총 다섯 계급 중에 카이사르를 사랑하지 않는 계급은 오로지 1계급뿐이었다. 그리고 신분이 너무비천해 계급에 포함되지도 못하는 최하층민들이 가장 카이사르를 사랑했다. 최하층민조차 되지 못하는 노예들은 공을 바쳤다. 하지만 작은양모 공은 작은 양모 인형만큼이나 많았다.
- P376

 해방자들은 카이사르를 제거할 음모를 꾸미면서 이런 상황을 예상했을까? 아니, 물론 아니겠지. 그들은 카이사르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 외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으리라. 카이사르만 사라지면 모든 것이 원래 자리를 찾아가리라 믿었으리라. 그들은 자기네가 직접 국가라는 배의 방향키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 방향키를 잡지 않음으로써, 그들은 배가 암초에부딪히도록 했다. 난파선, 로마는 이제 끝장났다.
- P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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