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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심리실험 10장면
로렌 슬레이터 지음, 조증열 옮김 / 에코의서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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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다닐때 워낙에 공부를 안했던 탓인지 내가 스키너라는 사람을 처음 알게된건 교사시험 공부를 위해 보던 교육학 요점정리 이런 책에서였다. 요점정리 책이야 뻔한 것이어서 스키너-보상과 처벌을 통한 강화이론-행동주의 심리학 이런식으로 딸딸 외면서 뭐 이거 누구나 다 아는거 아니야 이런식으로 쉽게 넘어 갔었다.

그런데 정말 몰랐다. 스키너가 그런 이론을 발표하기까지 그가 어떤 실험들을 하고 어떤 고통들을 겪고 과정들을 거쳤는지... 학문을 하는 사람이 바로 그 학문때문에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게 얼마나 큰 고통일지.... 그 이전의 사회 분위기는 아이들을 아주엄격하게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그래서 체벌이 당연시되고 스킨쉽이나 과다한 애정표현은 아이들을 망친다고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상식과 완전히 반대되는 생각들이 지배하던 시기였다 한다. 그런세상에 스키너는 긍적적 보상 -칭찬이 더 좋은 인간을 만드는데 낫다는 결론을 세상에 던진다. 세상은 그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 하지만 그는 세상에 의해 버림받았다. 왜?

이 책에는 많은 심리학자가 나온다.

우리가 오늘날 그저 상식적이라고 알고있는 심리학적 지식들을 확립한 사람들 - 인간의 성장에서 따뜻한 스킨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린 해리 할로.  인간이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는 메카니즘이 그의 도덕성이나 인간성보다는 상황에 있음을 알린 스탠리 밀그램. 가짜 기억을 이식시키는게 충분히 가능함을 설명하는 엘리자베스 로프터서 등. 그들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그들이 내린 결론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그외에 다소 의외의 심리학도 있다. 가령 엽기적인 살인사건에 침묵한 38명의 사람들이 침묵한 이유를 찾은 것은 다소 의외이기는 했지만 공감이 가는 연구였다. 약물중독이 약이나 신체상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사람의 생활의 질에 많이 의존한다는 연구 역시 공감이 가는 결론이었다.

이런 것들은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공할만한 상품으로 만들어지기도 하지만, 또한 우리 인간의 생활이나 사고방식을 변화시킴으로서 삶의 질을 상승시킬 수 있는 연구들로 평가될만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심리학자들은 그리 평탄한 삶을 산 것 같지는 않다. 그들의 연구가 각광받은 만큼 그림자도 짙어 온갖 비난에도 시달려야 했으니.... 그들이 받은 많은 비난이 주로 이런 결론들이 도출되기 위해 행한 실험들의 잔인함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얼마나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삶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지... 또는 심리 실험이라는 것의 특성상 실험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받은 신체적 정신적 상처의 문제는 어찌할 것인지....

우리는 이 지구가 인간의 것이고 인간의 이익을 위해 다른 모든 자연물은 희생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인식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계에서 끊임없이 시행되는 동물실험에 대해 옹호까지는 하지 않더라도 눈감고 모른척한다. -물론 옹호하는 사람도 아주 많겠지만....

나 역시 이 책에 나오는 실험들의 결과에 경탄했지만, 그것들이 도출되어 나오는 과정을 보는건 너무나 마음이 불편했다. 아무리 긍정적 강화를 통해 아이에게 최선의 환경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아이를 하루 일정시간동안 상자 안에서 키우는건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실험을 위해 무수히 괴롭힘을 당하다가 죽어가는동물들은? 실험에 참여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과학의 혜택에 열광하면서, 또한 나 자신이 그 수혜자이기 때문에 반대의 면은 보기 싫어하는 나의 이중성을 심리학에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세상의 사람들을 위해 획기적인 연구를 내놓고도 비난받아야 했던 심리학자들은? 이들의 마음을 나는 공감해줘야 할까? 아니면 세상 사람들의 비난에 동조해야할까?

그러므로 이 책은 또한 나의 이중성과 대면하게 한다.

세상에 대해 인간에 대해 생각하는게 참 쉽지 않다. 아마도 이 책의 결론은 이렇게 인간이라는건 어떤 실험으로도 통계로도 결국은 완벽하게 해석해 낼 수 없다는게 아닐까? 모든 실험에서 100%라는 숫자는 없는걸보면.... 또한 항상 상반된 면을 보이는 실험결과들이 인간들에서 나타나는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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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1-0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악..스키너가 고교시절 책에도 나왔었나요? 전..대학 교양시간에 이름은 들어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구...=3=3=3

진주 2006-01-08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망갈 때 가더라도 추천은 하고 가야쥐~~~탸탸탸

바람돌이 2006-01-08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진주님! 제가 공부를 안했다는건 고등학교 얘기가 아닌데요. 고때는 그나마 했으니가 어쨌든 대학을 들어갔죠. 문제는 대학 때 공부를 너무 안해서 -스키너라면 교육심리 시간에 반드시 들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인데도 수업을 거의 안들어갔던 저는 대학시절 내내 몰랐다는.... ^^;; 추천은 고맙지만 저도 도망가야겠어요. 따라서 탸탸탸~~~

하늘바람 2006-01-09 0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프네요

바람돌이 2006-01-09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알라딘의 단점! 보고싶은 책이 자꾸만 자꾸만 쌓여가죠... ^^
속삭님/감사할 따름입니다만 부담도 팍팍 됩니다. ^^

kleinsusun 2006-01-11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도 넣고, thanks to도 눌렀어요.
저도 스키너 저서 한권도 안 읽어봤어요. 결론만 달달...
바람돌이님의 글을 읽으니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답답할 것 같은데요.
그래도....읽을래요.^^

바람돌이 2006-01-11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키너의 저서는 커녕 스키너에 대한 글도 여기 실려있는 짧은 글이 다예요. ^^ 마음은 답답하지만 그래도 읽어볼만한 책이란 생각은 듭니다. ^^
 
칸다하르
모흐센 마흐말바프 지음, 정해경 엮고 옮김 / 삼인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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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님이 아니었다면 정말 모르고 지나갔을 책. 돌바람님 고마워요.

아프가니스탄은 갑자기 유명해졌다. 그 나라가 지도상 어디에 붙어있는지조차 가물가물한건 당연한거고, 그런 나라가 지구상에 있다는 것조차 잘 모르던 시절, 아프간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것 처럼 유명해졌다. 하지만 그 유명세는 이 나라에 전혀 행복이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불행에 불을 붙인듯 불행에 가속도까지 붙기 시작한 유명세였다.

2001년 9.11테러로 지칭되는 사건 이후 미국은 알카에다를 주범으로 지목했고, 그들이 아프가니스탄 산악지대에 은거하고 있다는 심증만으로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그 직후 이 지구상에서 잊혀졌던 나라에 대해 나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한시간짜리 수업을 했었다. TV의 화면은 누군가가 하늘에 떠서 교신을 하고 있고 저 아래에는 뭔가 꾸물거리면서 마을길같아 보이는것들, 그리고 조그맣게 꼬물거리고 있는 것들, 사각형의 조그만 상자같은 것들이 보였다. 그리고 몇마디 알아들을 수 없는 교신들이 이어지다가 조준 폭격이 시작됐다. 조그많게 꼬물거리는 것들은 갑자기 우왕좌왕하면서 흩어지고 달리고 폭격을 통해 없어지고 그 조그만 상자들에서 또 조그만 꼬물거리는 것들이 뛰쳐나오고...... 몇몇 남학생들은 갑자기 신나하면서 휘파람을 불고, "이거 컴퓨터 게임이예요?"라고물었다.

정말로 게임이었다.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잠시 화면을 중지시키고 이 화면이 뭔지를 얘기해줬다. 여기는 아프가니스탄이란 나라라고.... 그리고 저 아래 꼬물거리는 것들이 사람이고 마을이고 집들이라고... 지금 저곳에는 TV도 라디오도 신문도 없어서 저 사람들은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그리고 저곳엔 지금 사람들이 공중에서 느닷없이 떨어진 폭탄에 아무것도 모른채 사지가 떨어져 나가고 피가 튀면서 죽어가고 있는것이라고.... 갑자기 교실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계속 이어진 화면을 보며 몇몇 여학생들은 울었고, 또 몇몇 아이들은 저 나라가 왜 미국에 폭격을 당해요? 라고 묻기도 했다.

미국에 의해 처참하게 국제사회에 알려진 아프가니스탄, 하지만 그들의 불행은 이전부터 쭉 계속되어져 왔다는 걸 이 책에서 알았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있는 사이에 그들은 쭉 굶어죽고 부족간 전쟁에 휘말려 죽어왔다는 것을.... 한나라 인구의 10%가 죽고, 30%가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자기의 터전을 떠나는 나라를 나 왜 몰랐을까? 내 입에 들어가는 세끼 밥이 부끄러워짐을 느낀다.

그 나라를 위해 뭘 할 수 있을까? 내가 배불리 먹고 놀고 편히 쉬고 있을때 나와 똑같은 사람들인 그들이 ‚–주리고 고통받고 희망없는 삶을 이어가는 것을 그냥 연민에나 차서 바라보면서 배부른 동정으로 나의 양심을 달랠까?

영화감독이자 이 책의 저자의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칸다하르>영화를 완성한  지금도 나는 내 직업에 대해 무력감을 느낀다. 나는 보고서나 영화가 불붙인 지식의 작은 등불이 인류의 무지라는 깊고 큰 바다를 비출수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앞으로 50년간 대인 지뢰에 손과 다리를 잃게 될 사람들이 19세 영국 소녀에 의해 구원받으리라고도 믿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나는 영화를 만들고 이 글을 쓰는가? 나는 모른다. 그러나 파스칼이 이렇게 말했다. "이성이 모르는 이유를 마음이 알고 있다" 고 말한다.

그는 마음이 아는대로 영화를 만들고 인접국가로서 이란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의무를 일깨우며, 아프가니스탄의 미래를 위해 난민 어린이들을 위한 문맹구제 프로젝트를 벌인다.

그러면 나의 마음은 뭘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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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6-01-07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에 허접한 감상문이 있지만, '인 디스 월드'라는 영화, 안 보셨다면...꼭.꼬옥.

바람돌이 2006-01-07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냐님 리뷰 읽고 왔어요. 이왕이면 링크도 좀 걸어주시지... 찾는다고 힘들었잖아요. 보고싶은 영화네요. 근데 이 영화 볼려면 DVD를 사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네요. 동네 비디오 가게에 이 영화가 있을 턱이 없잖아요. ^^
조만간 사서 볼게요. 아마 수업자료로 쓰기에도 좋은 영화일 것 같습니다. 좋은 영화소개 고맙습니다.

kleinsusun 2006-01-07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수업 때 애들한테 비디오 보여주신거예요?
정말 생생한 묘사예요. 멀리서 보면 정말 게임 같은데, 꾸물 거리던 사람들은 이 지구에 정말 살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고 이유도 모른 채 폭격을 맞고 죽어간....
바람돌이님은 정말 훌륭한 선생님이시네요.
또 정말 훌륭한 리뷰입니다. 감동...

바람돌이 2006-01-07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때 전교조랑 여러곳에서 반전 영상물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습니다. 그것들을 모아서 수업자료를 만든거였는데(제가 말구요. 만든건 서방이.... 저는 거의 컴맹수준입니다. ^^ 저는 약간 중학생 수준에 맞춰서 손만 본거구요.) 한시간 동안 그걸 보면서 아이들과 같이 이야기를 많이 나눴었습니다. 그때 이 수업을 어떤식으로든 하신 샘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항상 칭찬에 능숙하신 수선님!! 제가 부끄 부끄.... ^^;;
 
사람 VS 사람 - 정혜신의 심리평전 2
정혜신 지음 / 개마고원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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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 무지하게 재밌다. 읽는 내내 다음 사람에 대한 평가가 궁금해서 견딜수 없을 정도여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왜 이렇게 재밌었을까? '훔쳐보기의 즐거움'같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나는 참 자주 저 사람머릿속에는 도대체 뭐가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그게 긍정적인 의미일 때도 있지만 당연히 부정적인 의미일 때도 많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 시대의 유명인들을 셋트로 묶어서 당당하게 훔쳐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정신과 의사가 본래 직업이라는 저자의 약력만큼 마치 의사가 수술대위의 환자에게 메스를 대듯 조심스럽게 그러나 가차없이 그들의 내면을 해부한다. 단순히 그들의 내면을 해부하는데 그치기만 했다면 이 책은 상당히 심심한 책이 되었겠으나, 다행히도 저자는 그런 그들의 내면이 사회에 끼친 파장이나 영향을 같이 다룬다.

그런데 훔쳐보기의 즐거움에서 간과할 수 없는건 그 결과가 나의 예상 또는 기대와 어느정도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거다. 포르노를 보고싶어서 몰래 야한 비디오를 빌려 보는데 맹숭맹숭하게 밥만 먹고 있다면 누가 훔쳐보면서 즐겁겠는가?

내가 이 책에 나온 사람들에 대해서 막연하나마 가지고 있던 느낌 감정들을 체계화시켜 이렇다고 내밀어주는 느낌. 나의 생각과 저자의 인물에 대한 평가가 비슷하게 맞아떨어질 때 느끼는 쾌감. 이런것들이 이 책을 읽는 재미의 가장 큰 부분일것이다.

정몽준, 이명박, 박근혜, 김대중(조선일보 주필), 이인화  이런 사람들이 자신에 대한 이 글을 좀 읽어봐줬으면 좋겠지만, 별로 읽을 것 같지도 않고 읽어봤자 별로 인정할 것 같지도 않고.... 그저 아무 힘없는 나같은 사람이 읽으면서 통쾌한 배설의 느낌을 만끽하는 것. 이게 이 책의 즐거움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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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5-10-16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읽어봐야겠군요. 한겨레에서 이분 글 재밌게 읽고 있는데... 얼마 전에는 오마이뉴스에서 유시민과 관련하여 이분 글이 많은 화제가 된 적 있이더군요. 전 박근혜와, 김대중, 이인화를 어떻게 평했는지 궁금합니다. ^^

마냐 2005-10-1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점점 더 보고싶군여.
보구싶어서, 얼마전 고마운 어떤분께 선물했어요. 제가 못 보구 보구파만 하는 책도 선물하는 재미가 쏠쏠하죠..ㅋㅋ

진주 2005-10-16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항...정치인물들을 주로 해부했나보네요.(해부..뜨악...)
저도 도서관에 가면 빌려 볼게요.일단은 추천만 꽝!
도서관..반납 연체시킨 벌 받고 있는 중이라오. 24일까지 ㅡ.ㅜ

바람돌이 2005-10-17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박근혜와 이인화, 그리고 이명박에 관한 분석 부분이 제일 재밌더라구요. 저는 이 분이 살아있는 이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가 너무 궁금해요.
마냐님/어떡해요. 멀리 있으니 보고픈 책만 많아지고요. 그래도 1년이죠. 잔뜩 모아놓았다가 여기 돌아오면 알라딘 서재인들에게 귀국기념으로 사내라고 하세요. 저도 그 때 가면 이 책은 제가 선물할게요. ^^
진주님/도서관 연체자 싫어요. ^^ 제가 보고픈 책을 한달이 넘도록 반납안하는 사람 미워요....24일까지라면 진주님도 무지 긴 연체자.... ^^;;

히피드림~ 2005-10-17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정신과 의사들이나 심리치료사들은 사람을 직접 만나서 상담(대화)해 보지 않고 판단내리는 것을 제일 금기시한대요. 의대에서부터 그렇게 가르친다고 하더라구여. 직접 만나기전에 남의 말만 듣고 그 사람의 심리를 예측하지 말라고요. 저자가 대상이 되는 인물들을 직접 만나보거나 친분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 책을 안읽어서 잘 모르겠지만요. 그래도 이 책 흥미로운 건 사실이예요.^^ 특히 박찬욱 부분이 궁금해요.

바람돌이 2005-10-1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앞 서문에 보면 대부분이 만나본적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얘기하더라구요. 근데 이 책은 분석을 통해 그들의 내면을 본격적으로 분석하기 보다는 그들의 사회적 행동이 내용의 중점을 이루는 부분이라 오히려 만나지 않았던게 더 나았던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박찬욱은 저도 참 흥미로웠는데 상당히 의외의 인물이었다고나 할까요. 재밌어요. 펑크님!

파란여우 2005-10-1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다 읽냐고 걱정하시더니 드뎌 읽으셨구랴...재밌죠 그쵸? 후후^^

바람돌이 2005-10-17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여우님, 다 읽고 이제 이번 주나 다음주에는 남자 vs 남자를 읽어보려구요. 근데 제 리뷰가 왜 저렇게 짧은지아세요? 여우님 뒤에 리뷰 쓰는 거 너무 싫어요. 리뷰 쓸 의욕이 안난다니까요. 이번에도 쓸까 말까 하다가 기냥 짧게 쓰자하고 저렇게 되었다는.....^^

진주 2005-10-19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도서관이 먼데..그때 어머님 입원하셨을 때요...ㅠㅠ
어쩌다보니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말았어요 으흑흑..

바람돌이 2005-10-19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닛! 진주님 또 마음을 쓰셨군요. 그냥 농담인데.... 죄송스러워라...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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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리뷰를 쓰야 할지 참 난감하다. 어떻게 쓰면 신영복씨의 사람됨의 깊이와 그 사상의 깊이를 제대로 표현해 낼 수 있을까? 아니 그 단편이라도 표현할 수 있을지....

나는 원래 달변가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떠벌떠벌 떠벌리는 말을 듣고 있으면 그 순간은 빠져들기도 하지만 또 재밌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허무하다. 달변가의 대부분에게서는 그 사람이 살아왔을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아는 것들을 자랑하고픈 지적 허영심만이 느껴진다면 좀 심한가?(TV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이런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리고 술자리에 가도 자주 있다) 나는 나의 이런 성향을 그저 나의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라고만 생각했다. 사람들은 다 다르니까.... 그런데 신영복씨의 이 책 노자편을 보면서 이런 글을 발견했다.

가장 완전한 것은 마치 이지러진 것 같다. 그래서 사용하더라도 해지지 않는다.                                    가득 찬 것은 마치 비어있는 듯하다. 그래서 퍼내더라도 다함이 없다.                                                 가장 곧은 것은 마치 굽은 듯하고, 가장 뛰어난 기교는 마치 서툰 듯 하며, 가장 잘하는 말은 마치 더듬는듯하다.

여기서 언뜻 이해가 안가는 말이 가장 잘하는 말이 마치 더듬는듯 하다는 구절이다. 이를 신영복선생님은 언어란 언제나 불충분한 소통 수단이기 때문에 화자의 연상세계와 청자의 그것이 서로 어긋날 경우가 많고 말을 더듬거나 느리게 할 경우 이러한 화자와 청자의 불일치를 조정할 시간적 여유가 생긴다는 의미로 해석한고 있다. 즉 듣는이의 연상세계를 확장해 주는 것이 진정한 달변이라는 것이다. 내가 말 잘하고 말 빠른 사람을 대할 때 불편했던 이유가 거기에 내가 없어서였다는 깨달음이 순간적으로 와 닿았다.

위의 인용글의 관점에서 볼 때 신영복선생님은 대단한 진정한 달변가이다. 결코 급하지 않게 하나 하나 고전들을 짚어나가는 그의 글들속에는 그의 인생의 깊이와 사람됨의 깊이, 그리고 결코 청중을 무시하지 않는 같이 안고 생각해나가자의 그의 고민들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주제들 역시 가볍지 않아 우리 시대가 떠안아야 할 화두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한다.

동양고전이라면 캐캐묵은 도덕교과서 정도로 생각하거나(그러면서 너무 어려워서 도저히 읽어낼 수 없는) 시대에 뒤떨어진 옛 성현들의 명언 금언 정도로 생각하는게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일 것이다. 나 역시 이 범주에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우리가 익히 제목만 알고 있는(그래서 절대 안읽는 진짜 고전) 동양의 고전들-시경, 논어 맹자등등-을 분석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 책들을 당시의 시대 상황과 시대적 과제에 대한 해결의 관점에서 읽어내고 그리고 그것들을 오늘날 어떻게 되살려내고 현재와 미래의 시대 담론이 갖추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나간다. 물론 핵심은 여러 책소개에서 말하고 있듯이 관계론이다.  자본주의가 서구의 근대철학인 존재론에 기반하여 나와 남의 분리에 기반하고 있음을 비판하면서 오늘날의 세계를 비판한다. 그리고 동양의 고전들속에서 존재론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담론의 기초로서 관계론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책의 전체 구조이다. 어떻게 동양의 고전들 속에서 이러한 담론들을 끄집어낼 수 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더욱 놀라운건 단순히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삶과 생각을 반추하게 한다는 것에 이 책의 더욱 뛰어난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나는 끊임없이 나의 주변과 생활에서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또는 어떤 관점에서 나의 삶 주변을 바라봐야 할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이것이 다른 이론서들과는 다른 이 책의 최대의 강점이다. 책의 말미에서 그는 '사상이란 실천이다'라고 선언한다. 그 실천의 방도를 고민할 수 있게 해주는 책, 큰 사회적 관점에서뿐만 아니라 자잘한 일상에서도 역시 그러한 책. 이것이 내가 이 책에 바칠 수 있는 최대의 헌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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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 7색 21세기를 바꾸는 교양 인터뷰 특강 시리즈 1
홍세화,박노자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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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부시가 재선에 성공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았다. 투표권 받으러 미국으로 이민갈까?

우리 시대의 움직일 수 없는 진리는 인권과 반전, 평화, 환경보존 이런 것이라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나랑 생각이 다른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은지? 내 주위에도 지난 몇 년 내내 이라크에서 아프카니스탄에서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걸 지켜 보면서도 부시가 재선에 성공해서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의 진리 내지는 교양은 도대체 뭘까? 끊임없는 전쟁? 어렵고 없는 사람에 대한 차별? 설마 이런걸 진실이나 우리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라고? - 그런데 늘 이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는게 삶의 문제인것같다.

그래도 세상을 둘러보면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챙겨서 생각해주게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 자리에 다 모였다. 박노자, 한홍구, 홍세화, 하종강, 정문태, 오지혜 그리고 다소 생소한 팔레스타인 사람인 다우드 쿠랍.

이들은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구라'다. 참 말도 잘한다. 그래도 김용옥 같은 사람처럼 수다스럽다는 생각이 안든다. 오랜 삶속에서 배여나온  진솔함과 무게가 느껴진다. 그럼에도 말의 예리함은 심장을 찌른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한 우리 사회의 단면을 속속들이 파헤쳐 주는 박노자씨. 우리 역사를 다시 생각케 해주는 한홍구씨, 한국사회가 앞으로 어떤 전망을 향해 나아가야 할지 지금 우리가 지향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늘 담담하게 말해주는 홍세화씨, 노동문제에 대한 우리의 상식을 여지없이 허물어 버리는 하종강씨 등. 특히 나는 하종강씨의 말들이 지금의 내생활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어찌도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지.... 내가 생활을 꾸려가는 주체가 아니라 생활에 내가 끌려가고 있다는 느낌....

이글속에서 말하는 가치들이 - 구체적이고 조그만 부분에서는 이견이 있을지라도 - 정말 21세기의 교양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나라의 고등학교에서 대학에서 이런 가치들이 선언으로서가 아니라 정말로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교양으로 가르쳐지는 그런 21세기말이다.

대중 강연과 그 후 질의 응답형식이라 내용은 전체적으로 쉽다. 누구나 쉽게 읽고 수긍할 수도 생각해볼 수도 있다는게 또한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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