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다 여성이 세상을 바꾸다 3
최세희.전성원.손동수 지음 / 낮은산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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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인 유명세와는 달리 우리 나라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4명의 여성 예술가들.
아니 본인들은 여성이라는 명칭에 갇히고 싶지 않았을터이기에 저 예술가라는 명칭앞에 여성이라는 명사를 붙이기 주저되는 예술가들.
그들이 꿈꾼 아름다운 세상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민중의 삶을 노래한 칠레의 가수 비올레따 파라
나는 칠레의 민중을 향해 노래한다.
나는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게 있고
박수갈채를 받고 싶어서 기타를 들지는 않는다.
나는 마땅한 진실과 잘못된 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해 노래한다.
그 목적이 아니라면 나는 노래하지 않을 것이다. (64쪽)

평생을 칠레의 구전민요를 채집하고 그것을 재해석하고 노래부르는 삶에 바쳤던 그녀
그리고 기꺼이 여왕의 텐트라 불리는 밴드를 결성. 음악만큼은 여왕이 부럽지 않았으듯하나 실제로는 그저 천막이었던 그곳에서 칠레민중과 함께 노래 불렀던 그녀 비올레따.
언제나 칠레의 가장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마음을 노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가수 비올레따 파라가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은?
그녀의 노래와 삶이 그러했듯이  그녀는 칠레의 구전민요속에 살아있는 사람들의 맘을 보았을테고, 그 아름다움을 나눔으로써 좀 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을테다.
내게 이토록 많은 것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삶은 웃음과 눈물을 주어 슬픔과 행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슬픔과 행복은 나의 노래와 여러분의 노래가 되었습니다.
이 노래가 바로 그것입니다.....(62쪽)
또 다른 라틴아메리카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목소리로 들었던 이 감동적인 노래 <삶이여, 감사합니다>가 원래는 비올레타 파라의 노래였구나.... 그녀의 목소리로 이 노래를 들으면 그녀의 꿈과 그녀의 마음이 들릴까...... 

금지된 것들에서 인간을 본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적 외상을 입을까 두려워하며 살아간다.
그런데 기형인들은 애초부터 이런 외상을 지닌 채 태어났다.
그들은 이미 인생을 시험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그들이야말로 삶을 초월한 고귀한 사람들이다.
기형인들은 아무 생각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정상인들의 발걸음을 멈춰세우고, 
스스로에게 인생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같은 존재였다. (69쪽) 

예술가는 정말로 타고나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하는 사진작가 다이앤 아버스
그녀의 성장과정은 그야말로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쪽.
그녀의 성장과정 어디에서 그녀는 저런 감성을 배웠을까? 그저 타고났다고 말할뿐....
사회로부터 금지된 것들, 보고도 모른척해야 하거나 그러기를 권유받는 이들
장애인, 기형인, 사회적 낙오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던져놓고 이것이 우리의 자화상이다라고 바로 당신의 모습이다라고, 그러니 외면하지 말고 똑바로 보라고 얘기하는 듯한 그녀의 사진들...
그녀의 사진속의 인물들은 아무런 말도 아무런 메시지도 전하고자 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댄 다이앤 역시 무엇을 강요하고자 하는 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때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더 큰 울림과 공감을 불러내는 것이 예술가 아니던가?
그녀의 무심한 카메라, 피사체의 무시한 표정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이들은 무심할 수 없는 감정의 파문들....
나는 내가 찍지 않으면 아무도 보려하지 않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정말로 믿는다(127쪽)
맞다. 그녀가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녀가 보라고 들이대지 않았다면 우리는 보고도 보지 못했으리라..... 

'흑인'과 '여성', 두겹의 벽을 깬 영화감독 - 유잔 팔시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다가와서는
'멋있다', '대단하다' , '영화가 훌륭하다'
'사랑해요'라고 칭찬하고는 한다.
그러나 나에게 최고의 칭찬은
'당신의 작품을 보고 내가 변했어요'라는
말이다.  (159쪽)

마르띠니끄라는 이름도 생소한 카리브해의 섬, 그것도 프랑스령의 섬 출신의 영화감독
어릴때 본 미국 영화가 모두 흑인을 어리석고 멍청하게 그리는 것을 보고 그런 영화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소녀
어릴적 했던 생각 꿈을 그대로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을 키워준 고향 마르띠니끄에 바치는 헌사, 고향의 사탕수수농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가족을 배경으로 그들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그곳 농민들의 가난과 현실을 그렸다는 첫 영화 <사탕수수 길>
그리고 1976년 실제로 남아공에서 일어난 소웨토 봉기를 배경으로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 아파르트헤이트를 고발한 <백색의 계절>
이 영화들로 충분한 명성과 명예를 얻었지만 그것이 유잔의 미래를 탄탄대로로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알다시피 영화란게 어디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던가? 무엇보다 자본의 힘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는 무지막지하게 돈이 드는 예술 또는 노동 아니던가말이다.
그 자본과의 싸움에서 유잔은 자신의 신념을 선택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위해 자신을 배반하지는 않는 오로지 자기가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만드는 꿋꿋함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아! 나도 조금은 그녀를 닮아 좀 꿋꿋해졌으면 좋겠다....ㅠ.ㅠ 

세상의 모든 폭력에 저항한 화가, 케테 콜비츠
케테는 노동자들의 활기찬 모습을 관찰하면서
독일 소시민들의 판에 박힌 답답한 생활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활력을 느꼈다.
"쾨니히스베르크의 짐꾼이 나에게는 아름다워 보였고
민중의 활달함이 아름다웠다. 소시민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매력도 발견할 수 없었다. (180쪽) 

케테 콜비츠의 그림으로 처음 본게 <독일의 아이들이 굶주린다>였다.
굵고 강렬한 선이지만 아이들의 눈동자는 얼마나 간절하고 애절하던지.... 그림때문에 마음이 너무 아파진건 그 때가 처음이지 싶다. 그래서 지금도 케테 콜비츠의 이름은 늘 그 그림과 함께 떠오른다.
전쟁과 그녀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있을까?
1차세계대전에서 아들을 잃었고, 2차 세계대전에서 손자를 잃었고...
그 슬픔은 어떤 슬로건보다도 더 큰 침묵의 외침을 미술로 형상화해냈다.
그녀의 역사연작들도 훌륭하지만 마음을 움직이는건 그녀의 전쟁을 반대하는 그리고 그 희생을 추모하는 작품들이다.
그녀의 작품 <씨앗들을 짓이겨서는 안된다>를 보면 세월을 뛰어넘어 오늘 한국에서 절망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아 혹시 나는 저렇게 힘있게 팔을 뻗쳐 아이들을 억누르고 있는건 아닌건지....
위대한 예술이란 결국 시대를 초월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말이 맞을게다. 

4명의 위대한 예술가들
그들이 꿈꾸던 아름다운 세상은 여전히 미래형이다.
나의 아름다운 세상은 그녀들의 꿈과 얼마나 맞닿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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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은 중3정도나 고등학생 이상부터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게 재밌게 써졌다.
인물들의 기본적인 일대기와 생각을 잘 정리해놓았고 다른 박스 형태로 당대를 이해하기 위한 보충자료들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
세상을 정말로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이들인지을 알고싶은 모든 이들이 같이 읽었으면 좋겠다. 요 책이 시리즈로 3번째이던데 덕분에 먼저 나온 책들도 찾아 읽어야겠다고 결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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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4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4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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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라는 타자를 끊임없이 공격함으로써만 존재할 수 있는 고착된 진보는 보수다.(53쪽)

그렇다면 진짜 진보란 무엇일까?
보수라는 타자에 대한 공격만이 아니라 무엇을 더 찾아야 하는 것일까?
<지식 e 4>의 고민은 이 지점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지식 e 4권을 읽기 시작하면서 조금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예전의 그 날카로운 비판 정신이 약간은 자기 검열에 들어간게 아닌가? 비판의 칼날을 살짝 돌린게 아닌가 뭐 이런 의구심...
하지만 책을 덮을 즈음에 나는 앞에 읽다가 인상적이어서 밑줄을 쳐둔 저 문장을 찾아 다시 읽었다. 

인간의 삶이란 얼마나 다양한 것인가?
지금까지의 디자인은 상위 10%사람들만을 위한 것이었다.((83쪽)
그래서 만들어진 나머지 90%의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들의 목록.
단지 라디오가 없어 화산폭발때 마다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인도네시아 사람들을 위한 9센트짜리 라디오, 식수를 구하기 위해 수킬로미터를 걸어야 하는 아프리카 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큐드럼, 오염된 물을 먹고 온갖 휴유증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인들을 위한 휴대용 정수기. 

오늘 한국사회의 진보가 식상해지고 제대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정말은 저 90%의 사람들의 삶을 진보가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제대로 끌어안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들의 삶을 이해하고 끌어안는다는 것은 상위 10%,든 아니면 상위 1%든 그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격은 공격일뿐 그것 자체가 대안이 되지는 않는 법이다. 

진보가 같이 가야 할 사람들, 90%의 사람들, 90%의 세상은?
지식e 4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그 90%의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비판의 칼날이 무뎌진 것이 아니라 더 많고 사람과 세상, 이야기들의 폭을 더 넓혀가는 여정말이다. 
스킨스쿠버?
그게 있으면 한 사람이 백 명 일도 할 수 있다며?
근데 그렇게 하면
나머지 아흔아홉은 어떻게 되나?(139쪽)
아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그 아흔아홉이었다.
아흔 아홉은 뭉뜽거려진 아흔아홉으로 부를 수 없다. 그들은 모두 각자의 이름이 있고 각자의 삶이 있다. 그것이 세상이다. 그들 하나하나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 삶의 아픔을 같이 품어주고 작은 이야기도 귀를 크게 열고 듣는 것.
그리고 작은 노력들에서 세상을 바꾸는 큰 힘을 발견하는 것
지식 e의 발걸음은 그렇게 여전히 소중하고 여전히 날카롭다. 그리고 따뜻하다. 

죽을때까지 나는 방랑기사로 살것이다.
남은 오른팔로 세상을 향해 돌진하는 미치광이 돈키호테를 만들어낸 레판토의 외팔이
세르반테스처럼 하나가 부족하나 그 부족함을 다른 하나로 채워나갈 수많은 이 시대의 돈키호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눈과 귀와 마음, 그리고 손길이 바로 그 돈키호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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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롬과 쌀람, 장벽에 가로막힌 평화 - 유재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기행
유재현 지음 / 창비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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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뉴스에서 이스라엘 총리가 나와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포하는 것을 들었다.
"우리의 목적 - 하마스를 괴멸시키는 것은 충분히 성공했다"뭐 이런 식의 논조였다.
아 그래, 저들 이스라엘의 목적이 하마스였지? 이스라엘에 눈곱만큼이라도 반항할 기미가 있는 세력의 괴멸. 복수를 인정치 않겠다는.....그것이 비록 탱크와 미사일에 대응하는 짱돌수준이라 하더라도.... 

1993년 오슬로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두개의 국가가 추진되었다.
그럼으로써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건설되었다. 그러나 현실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조금씩 타협하기 시작하고 투쟁의 상징이었던 아라파트가 사망한 이후 타협의 정도는 치가 떨릴 정도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원하는 딱 그대로를 실현하는 것.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공공연하게 이스라엘과 미국의 의도를 수행하고 있다. 그 댓가로 그들은 외제 자동차를 몰고 저택을 세우며 새로운 내부의 친이스라엘파 - 적이 되어가고 있다.
그들이 화려한 저택에서 외제 자동차를 몰때 하마스는 이스라엘과의 투쟁을 여전히 이야기했다.
적어도 하마스는 화려한 저택이 아니라 난민촌 캠프에서 난민들과 똑같은 밥을 먹고 똑같은 옷을 걸치고 그들과 같이 생활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누구를 선택할지는 자명하지 않은가?
결국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선택은 자치정부 주도측 파타가 아니라 하마스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서구세력이 그렇게 자랑해대는 선거라는 제도에서 말이다. 그러나 이 때부터 본격적으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하마스 죽이기가 시작되었다. 결국 하마스는 서안지역에서 쫒겨 가자지구로 밀려날 수 밖에 없었고, 이번의 폭격이 가자지구에 집중된 이유도 바로 그것이다.
그러면 싸우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싸우지 않으면 이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과 내부의 친이스라엘파에게 이중의 수탈을 당해야 하는데도 싸우지 말라고 말할 것인가? 

"우린 인간입니다. 이렇게라도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가 인간이란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팔레스타인인이 벌레가 아니란 것을 팔레스타인인이 어떻게 확인할 수 있습니까."
60년간 자기 땅에서 쫒겨나고 생존을 위협받아온 사람들, 지금도 어떤 미래도 꿈꿀 수 없는... 자기 집에서 아이의 젖을 먹이다가 벽을 뚫고 들어온 총탄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땅에 사는 사람에게 그럼 어떡하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60년전 땅을 빼앗고 삶을 빼앗은 이스라엘은 지금은 요르단강 서쪽의 서안 지역과 지중해 연안의 가자 지역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몰아넣었다.
그리고 분리 장벽으로 그들을 가두었다.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높이 8m의 거대한 콘크리트 장벽과 온갖 첨단 기술이 장착된 철조망의 건설.
그야말로 하늘 뚫린 감옥에 다름 아니다.
그런 감옥에 가둬놓고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노동력은 무한정으로 이곳에서 공급받는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반도 안되는 가격에 무한정 착취가 가능한 이 노동력을 이스라엘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국민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다.
분리 장벽안이라고 해서 팔레스타인 사람들끼리 살아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스라엘은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점령촌을 만든다. 주로 이스라엘 내에서 극빈층에 속하는 정통파 유대인들-군역을 거부하는-하레디들을 이주시켜 만든 점령촌들이다.
이 점령촌들은 서안과 가자지구내의 이스라엘 초소 역할을 하며 이 지역을 효과적으로 감시하는 기지 역할을 해낸다.  

아 정말 완벽하다.
어떻게 이토록 한 민족을 철저하게 노예로 지배할 수 있는 모든 장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그들 대부분은 우리는 평화를 원하는데 저쪽 팔레스타인인들이 원하지 않잖아요? 자살테러공격이나 해대고... 그러니 우리들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방어를 하고 있을뿐이에요.
평화? 내가 모든 걸 빼앗았고, 지금도 빼앗아서 배 뚜들기며 살고있을때 저쪽은 굶어죽어가고 있는데 평화를 원한다고? 내가 빼앗은 어떤 것도 내놓지 않으면서 평화라고??
이스라엘은 잘 알려진대로 의무병제다. 만 18세의 모든 남녀가 군대를 가야 한다. 어쩌면 우리나라와 비슷해보이는 듯하지만 우리는 전쟁없는 군대다. 대부분의 군인들이 정말로 사람을 죽여보는 일은 없이 제대하게 되는 군대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군대는? 사람을 향해 직접 총질을 하고 그 총으로 일상적으로 타인을 위협하는 경험을 하고 그리고 때로는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경험을 하게 되는 군대다.
저 감수성 강한 나이에 총에 의한 권력과 힘과 그리고 살인을 경험한 아이들이 이어갈 나라라....
이스라엘이 달라질 희망이 보이지 않고 그럼으로써 팔레스타인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희망없는 땅의 사람들, 자본주의의 야만성이 날것 그대로 피를 튀기는 땅의 사람들을 어찌해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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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에자이트 2009-01-20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맛집이나 소개하고 시답잖은 연애담이나 늘어 놓는 기행문과 비교하면 유재현 씨의 기행문은 역사기행의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죠? 여행 가기 전에 공부를 많이 하고 간다는 느낌을 줍니다.

바람돌이 2009-01-21 01:23   좋아요 0 | URL
같은 곳을 가더라도 무엇을 공부하고 준비해가느냐에 따라 볼수 있는게 엄청나게 달라지겠죠? 유재현씨의 기행문은 저는 이제 무조건 삽니다.

rosa 2009-01-29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다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따로 적어놓았던 구절을 바람돌이님 서평에서 다시 발견했어요. 그 절망감과 고통, 어떻게 위로하고 함께 연대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

바람돌이 2009-02-02 00:42   좋아요 0 | URL
그 고통이 끝날 전망이 안보인다는게 더 큰 고통일것 같아요. 맘만 아프네요.
 
뉴라이트 비판 -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
김기협 지음 / 돌베개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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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나이 얘기가 갑자기 나와서 어! 했었다.
60을 바라본다는 이 분. - 젊은 학자도 아니고 60을 바라보는 분 중에 지금 이렇게 첨예한 논쟁에 발을 담글 분으로 내가 모르는 이가 있었던가 싶어 앞의 저자소개를 찾아보기까지 했다.
1950년생이라....  
이 연세에 논객을 자처하기란 참 쉽지않을터인데.... 

찬찬히 읽다 보면 이 분의 정치적 지향성을 알아내는건 그리 어렵지 않다.
중도우파 내지는 합리적 보수라고 할 수 있을듯...(우리 사회에서 수구꼴통이 보수파를 자처하는데 이건 정말 어불성설이다. 그것들은 그저 수구꼴통이라고 불러줘야지 보수라는 이름은 과하다)
그런 자신의 정치적 지향에 대해서 이분은 숨기거나 자신이 가진 생각보다 더 진보적인척 하려 하지 않는다.(그런 점에서 늘 자신이 진보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착각하는 유시민 같은 이들보다 훨씬 솔직하며 그럼으로써 오히려 저자의 글의 진실성이 와닿았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출발점은 뉴라이트의 인간관이다.
뉴라이트 역사관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보다 인간을 '이기적 존재'로만 본다는데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이기적 존재로서의 인간이라? 그것만이 인간의 본질이 된다면 그래 뉴라이트들이 하는 말이 다 맞을것 같기도 하다.
옆에서 이웃이 굶어죽든 말든 나만 잘 살면 돼. 나라야 망하든 말든 내 돈이 늘어난다면야 하면서 신자유주의 경제논리에 모든 것을 올인시켜버리는 논리가 나올 수 있는거겠지.
또한 경제의 양적성장이 있기만 하면 그 기간의 통치는 모든 것이 정당한 통치가 되고 모든 국가가 정당한 국가가 되기도 하겠다. 일제시대도, 이승만 박정희의 독재도 모두 말이다. 

뉴라이트들이 즐겨 쓰는 수법이 통계 수치를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일제 시대에 우리 나라는 연 3.6%의 높은 성장률을 이뤘다. 그러니 일제의 지배는 우리 민족에게는 발전과 근대화의 계기였다는 뉴라이트의 통계 장난은 바로 저자에게 일격을 맞는다.
이 수치의 출발점이 되는 1910년도는 거의 아무런 산업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던 시기다. 오늘날처럼 산업화가 이뤄질 만큼 이뤄진 상황에서도 연 5% 이하로 성장률 목표를 낮추는 것을 놓고 온 국민이 서운해 하는 판인데 아무 것도 없던 출발점에서 연 3.6%가 높은 성장률이라니..... 1960년대 이후 20여년간 한국 경제가 이룩한 연평균 7-8%보다도 높은 성장률이 근대화 출범 시점에서는 당연한 것이었다.... 맨바닥에서 시작하는 산업화가 수십년간 연 4%대 미만의 성장률에 머물렀다는 것은 일제 통치가 성장을 도와준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억누르고 가로막은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 정도만 봐도 뉴라이트들의 통계수치 장난질이 얼마나 유치하고 근거없는 것인지 알아봐주시겠다. 또한 발전없는 성장, 즉 삶의 질의 향상이 없는 덩치만 커지는 성장이란게 과연 진짜 성장이랄 수 있는 것인지 말이다. 물론 이 비판은 뉴라이트에게는 안 먹히겠다. 그들에게는 가진자의 부가 더 증가하면 그것으로 족할테니 말이다. 

뉴라이트는 또한 한국근현대사를 자본주의 발전의 단선적역사로 본다. 그 기준하나로 일제 통치도 이승만과 박정희의 독재도 모두 정당화되는 것이다.(무섭다. 뉴라이트가 좀 더 있으면 전두환일파의 광주학살조차 옹호하고 나설지도 모르겠으니...)
그리고 앞으로도 자본주의의 무한한 성장, 경제성장률의 향상만이 이 나라가 살아갈 길이며 또한 지향점이라니...
세계경제는 이미 자원의 한계에 부딪혔고 그것은 경제발전 내지는 사회발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는데 뉴라이트는 여전히 고속 성장의 계속으로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는 억지망상에 빠져있는 셈이다. 이미 미국 경제의 위기에서 고속성장의 한계가 눈앞에 빤히 보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들이 고집하는 수치의 향상을 위해서 취할 수단이 뭐가 있을까? 대규모 민영화, 온국토에 대한 삽질... 결국 지금의 정권과 뉴라이트는 알려진바대로 쌍둥이였던 것이다. 그것도 우리를 미증유의 파멸로 이끌어 갈..... 

이 책을 읽다보면 왜 좀 더 강도높은 비판이 없을까? 어쩌면 이렇게 점잖게 비판하지싶은 생각이 안드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희망이 보인다.
좌파가 아니라 이 책의 저자같은 보수조차도 설득하고 포섭할 수없는 주장, 아니 설득할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런 분조차도 너무나도 기가차고 분개해서 가끔 감정을 폭발시키게 하는 뉴라이트가 얼마나 갈 수있을까?
결국 그들은 자신의 논리에 갇혀 우물안에서 허덕이다가 자멸하리라...
다만 그 자멸에 너무 많은 것들을 끌고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되도록 빨리 자멸할수록 덤태기로 죽어나가는 이들이 좀이라도 줄어들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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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9-01-10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네요. 저도 저 책에 관심이 있긴 했는데 저자가 보수라고는 생각 못 했어요. 나이도 지긋하시군요.^^ 광주학살조차 옹호하려고 할 가능성이 다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_ㅠ 자멸해야하는데.. 시간을 오래 끌어도 문제. 많은 것을 끌고 가도 문제. 정말 그렇네요.
그래도 뭐 곧 그렇게 되리라 믿어야죠. 으흐

바람돌이 2009-01-11 00:18   좋아요 0 | URL
이 분의 일부 의견은 동의가 힘들지만(예를 들면 김대중, 노무현정부에 대한 평가 같은 것) 그럼에도 귀기울여 들어야 할 부분이 많아요. 우리 사회의 원로에 해당할 이런 분들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저는 보수라 하더라도 이런 분들이 좀 더 이렇게 나서주신다면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지않을까 싶었어요.

BRINY 2009-01-1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얘기지만, 이 분의 아버지도, 형도, 사촌도 다 역사학자더라구요. 굉장~

바람돌이 2009-01-11 00:19   좋아요 0 | URL
이 분의 아버님이 김성칠씨라고 하더군요. 요즘 고등학교 교과서에 아버님의 글 역사앞에서라는 글이 실려있다고 친구가 가르쳐주더라구요. 내용을 들어보니 대충 부전자전이랄까? ㅎㅎ

BRINY 2009-01-11 12:16   좋아요 0 | URL
사실 김성칠씨는 6.25때 돌아가셔서 그때 김기협씨는 어린 아기였잖아요. 그런데도 부전자전이란 게 놀라웠어요.
 
이 영화를 보라 - 인문학과 영화, 그 어울림과 맞섬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 영화를 보라고? 아예 명령이다.
책 목차를 쭉 보니 다행히 안 본 영화는 없군.(아! 이 소심함 ㅠ.ㅠ)
늘 명쾌하고 직설적인 문장을 구사하는 고미숙씨가 영화에 대해서 말한다?
조금은 의외이기도 하고 또 그만큼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인문학자의 영화 얘기라 좀 골치아프겠군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의외로 책은 참 잘 읽힌다.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이 만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하나 하나 풀어나가는 솜씨가 역시 고미숙씨 하는 감탄을 나오게 한다.
어쩌면 영화에 관한 얘기라기 보다는 6편의 한국영화가 보여주는 오늘의 한국 현실, 그리고 대안적 삶에 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에 동의하든 하지 않든 그녀의 말들은 충분히 경청할만하다.

오늘의 한국사회의 한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영화 <괴물>
영화 <괴물>에서 저자가 보는건 위생권력의 탄생과 지배력이다.
위생권력이 강두를 노란 침낭에 둘둘 말아 질질 끌고 가는 장면에서 저자는
"어떤 독재권력도 대중을 이 따위로 '허접하게' 다루지는 않는다. 오직 위생권력만이 할 수 있는 짓이다. 왜?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건 의학의 힘이고, 그 힘은 '전문가나 국가기관만이 독점할 수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31쪽)
아! 근대 이후의 권력은 얼마나 치밀한가?
그 세계를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세계를 완전히 지배하는 이 힘은....
자본의 권력은 비단 정치를 통해서만 구현되는 것이 아님을, 그것은 우리의 일상과 의식의 모든 부분을 관통하고 있음을 저자는 <괴물>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괴물>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러하듯이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영화 <황산벌>을 통해 민족과 역사의 엄숙주의를 걷어내고 사투리를 질펀하게 쏟아내면서 좌충우돌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을 날것으로 보여준다.
온갖 엄숙한 개념과 이데올로기가 그대로 해체되어버리는 곳에 어쩌면 진짜 인간의 삶이 있을지도....

민족이 상상의 공동체이듯 가족 역시 근대국민국가의 산물이란다.
<밀양>의 신애는 끝도없이 추락하면서도 그 상상의 가족, 화목한 가족의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한다. 자신이 만든 상상의 스위트홈을 위해 행복은 오직 가족이라는 배치속에서 가능하다고 믿으며 이미 사라지고 없는 것을 여전히 붙들어매려 하는 안간힘은 가족 이데올로기가 얼마나 견고한가를 끊임없이 상기시킨다.
한국인의 이미지로 고착화되어 버린 '한"의 정서는 서편제에서 또 얼마나 절절하게 노래되어졌던가....

이런 현재의 한국사회의 각종 권력과 이데올로기들의 지형은 <라디오스타>에서 새로운 모습을 준비한다.
서울-중앙이 아닌 지극히 변두리인 영월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들어내는 삶들의 이야기.
권력의 축에서 이탈해나가는 그럼으로써 새로운 삶의 형식을 만들어내는 이들.
솔직히 라디오스타를 이런 식으로 읽어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나오는 책들이 끊임없이 얘기하는 유목민적 삶의 가능성을 <라디오스타>에서 발견할 줄은.....
자본과 온갖 권력에 의해 경계지어진 삶의 정형적인 틀에서의 미끄러짐, 새로운 중심을 창조하는 부단한 유목민으로서의 삶 - 이것들이 정말 우리 사회를 바꿀수 있을까?
아니 그런 유목민적 삶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서 동의되어질 수 있을까?
우리 사회가 지금의 추락을 끊임없이 계속한다면 자기 삶에서 유리되어진 사람들이 이렇게 끊임없이 늘어난다면 그것이 새로운 삶의 공동체, 새로운 삶을 창출하는 역동성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하나의 대안적 삶의 가능성을 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맘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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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8-26 0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여기 실린 영화는 다 봤는데 책은 몰라요~ 올라오는 리뷰로 맛보기하는데 급호감이에요.^^

바람돌이 2008-08-26 01:56   좋아요 0 | URL
아직 안주무세요? 올빼미족들의 만남이군요. 저는 이제 자러 가려구요.
전에 고미숙씨 책 <나비와 전사>가 그리 읽기 쉽지만은 않았던 까닭에 나름 어려울 각오를 하고 책을 들었는데 의외로 그리 어렵게 않게 읽혔어요. 영화가 다 본 거였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고, 글을 참 단순 명쾌하게 잘쓴다는 이유가 더 강하겠지만요. ^^

순오기 2008-08-26 04:01   좋아요 0 | URL
이제 자야겠어요. 아들녀석 독서왕 상품권 3만원에 눈이 멀어~ 그동안 읽은 것 정리해주느라...^^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3만원이면 아이들 수준에서 눈이 멀만 하군요. ㅎㅎ

세실 2008-08-26 0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디오스타 참 여운이 남는 영화 였습니다. 가끔 박중훈이 불렀던 '비와 당신사이(맞나요?)' 듣고 싶어집니다. 무너짐은 또 다른 가능성,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죠. 음 황산벌 안보았네요.

바람돌이 2008-08-26 13:21   좋아요 0 | URL
저는 사실 그 노래는 또 딱히 취향이 아니었거든요. 근데 영화는 참 즐겁게 봤어요. 황산벌은 제가 가장 재밌게 본 영화중 하나였는데요. 재밌어요. 보세요. 보세요. ^^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산벌에서 김법민(훗날 문무왕)이 아주 재수없는 종자로 나오던 게 기억나네요.

바람돌이 2008-08-27 10:36   좋아요 0 | URL
저는 김법민의 동생 김인문이 더 재수없었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말입니다. ㅎㅎ

노이에자이트 2008-08-26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요즘 수유너머 출신들이 영화에 대한 책 내는 게 유해인가봐요.이진경 씨도 최근에 영화관련서를 냈던데.

바람돌이 2008-08-27 10:39   좋아요 0 | URL
이진경씨 책은 1995년에 <필로시네마 혹은 탈주의 철학에 관한 7편의 영화>라는 책을 냈었어요. 이번에 나온 책을 보니 제목도 비슷, 안에 들어있는 영화도 앞의 7편에 3편의 영화를 더 추가한듯.... 책 소개를 보면 내용도 많이 달라졌다 하던데 아직 안봤으니 모르겠네요. 10년이 훌쩍 넘었으니 생각이 많이 더 나아갔을 수도 있겠고....^^

노이에자이트 2008-08-27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그 책이 개정판이었군요.

바람돌이 2008-08-29 22:27   좋아요 0 | URL
전 개정판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소개를 보면 좀 많이 다시 쓴 것 같아 아예 새로운 책이 된듯도 하고... 이전 책을 참 재밌게 읽었거든요. 그래서 지금 다시 새책을 볼까 생각중이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