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 e - 시즌 3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3
EBS 지식채널ⓔ 지음 / 북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지식e 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이야기들.

이그노벨상 - 노벨상을 풍자하여 상금도 없고 상장하나 달랑주면서 시상식 참가비로 알아서 해야되고... 실용성은 하나도 없지만 정말 그럴듯하게 확 웃겨주면서 동시에 시대를 풍자하는 힘까지... 풍자와 해학의 힘을 우리의 촛불시위가 보여주었듯 그렇게 사람들의 고정된 생각을 바꿔주는 상이 있었다니...  가장 사랑하는 곰을 바로 옆에서 보기 위해 만들었다는 보호복을 입은 사람의 사진은 책의 시작부터 나를 키득거리게 한다.

And you? - 2007년 현재 세계에는 약 7,000여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지만 2주일에 1개꼴로 언어가 사멸하고 있다. 2100년이 되면 약 6,100개의 언어가 사라질 것이다.....
언어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시간과 계절, 바다생물, 순록, 식용식물, 수학, 풍경, 신화, 음악, 미지의 세계, 매일매일에 대해 수세기에 걸쳐 인간이 생각해온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48-49쪽)
이놈의 나라는 그나마 잘 남아있는 제나라 언어조차도 갈아치우지 못해 안달이 된 인간들이 판을 치는데... 언어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적 제국주의가 우리 인간의 삶에서 어떤 풍요로움을 앗아가버릴지 섬뜩해진다.

은하철도의 밤 - 미야자와 겐지란 이름을 그저 좀 유명한 일본작가의 이름으로만 알았는데 이토록 때묻지 않은 순수 그 자체인 사람이라니... 세상에는 가끔 이 세상에서는 절대로 살수없는 사람이 존재하는데 그가 그런종에 속하는듯하다. "세상사람 모두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내 몸을 백번이라도 불태울수 있어!" 어쩌면 치기어리게 들리는 이 말을 끝까지 실천하며 산 사람. 그의 책은 어떨까?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은하철도의 밤을 읽으면 그를 만날 수 있을까?

그르바비차 - 보스니아 사라예보의 작은 마을 그르바비차. 인종청소의 참상속에서 세르비아에 의한 이슬람계 여성들에 대한 집단강간이 가장 심하게 일어났던 곳 그르바비차. 그것은 이슬람계 인종말살이란 이름으로 불려졌다. 집단강간당한 여성들은 아이를 낙태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기까지 감금당해있다가 아이를 낳아야 했다. 우연히 메피님 소개로 ebs에서 하던 영화 <그르바비차>를 볼 수 있었다. 집단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이를 낳고, 기르고, 아버지의 존재에 대해 딸에게 숨겨야 하고... 영화의 마지막 딸이 수학여행을 가며 눈물지으며 부르던 빛나는 사라예보 노랫소리가 아른거린다.

두바이의 꿈 - 오일머니로 포스트 오일시대를 꿈꾸는 두바이. 그 두바이에서 한국경제의 신화를 일궈내는 삼성, 쌍용, 현진, 성원 등 한국 기업들. 그러나 그 아래에는 현대판 노예로 착취당하는 전세계에서 같은 꿈을 꾸기 위해 몰려든 노동자들이 있다. 열사의 현장에서 한달평균 19만원을 받으며 월 평균 349.6시간을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들. 그들을 살인적인 노동으로 내모는데 두바이 정부가 있고, 우리 대한민국의 기업이 앞장서 있다. 바로 그들을 착취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경제가 일궈지는구나... 지금 내 입에 밥이 들어가고 있구나...

Man of Action - 故 이종욱씨. 세계보건기구(WHO)사무총장이 됨으로써 한국인으로서 처음으로 UN기구 수장이 된 사람. 남태평양의 작은 섬 사모아의 나환자촌에서 의료봉사활동을 했으며 세계보건기구에 들어간 이후로는 세계의 빈곤한 이들의 의료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행동한 이. 1년 중 150일을 출장으로 보내면서 "우리가 쓰는 돈에는 가난한 나라의 분담금도 섞여있다. 그 돈으로 호강할 수 없다"며 이등석 좌석과 단 두명의 수행원만을 데리고 다녔다는 사람. 아 우리에게도 이런 사람이 있었구나. 왜 진작에 몰랐을까? 반기문이 오히려 사표로 우러러야 할 사람을 가졌는데 왜 우리는 이종욱에 열광하지 않고 반기문에 열광하는가?

이건 지식 e 3권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사람 진실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다만 내가 이 책이 아니었으면 모르고 지나갔을, 그러나 몰라서는 안될 것들을 여기에 풀어놨을뿐...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순오기 2008-08-05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권은 아직 안 샀는데... 이종욱씨, 이런 분이 존경받는 사회가 돼야할 텐데...

바람돌이 2008-08-05 22:43   좋아요 0 | URL
글쎄말예요. 요즘 우리 사회가 열광하는 이들을 보면 정말 이래선 안된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그럴려면 역시 교육이 제대로 되야 하는데 모두가 교육 교육 하지만 정말로 아이들에게 뭘 가르쳐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 같지는 않죠?

Mephistopheles 2008-08-05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책을 읽으면서 어진 사람들은 오래 못살고 욕을 바가지로 퍼먹고 사는 사람들은 벽에 X칠하면서 산다는 새로운 진리를 알았다죠..^^

바람돌이 2008-08-05 22:43   좋아요 0 | URL
귀신들을 몽땅 직무유기로 고발해버릴깝쇼? 잡아갈 놈들은 안 잡아가고 정말 더 살아줘야 할 분들만 잡아가니...ㅠ.ㅠ

프레이야 2008-08-0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땡스투~~

바람돌이 2008-08-07 00:03   좋아요 0 | URL
저도 땡스투~~~

Arch 2008-08-0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안녕하세요^^ 5분동안 지식채널을 보는 것도 그랬지만 바람돌이님의 리뷰가 더 머릴 쭈뼛하게 만드는데요. 세상엔 얼마나 더 많은 '내가 몰랐지만 반드시 알아야할 일들'이 존재할까요. 이런 날은 잠도 안 와요.

바람돌이 2008-08-07 00:04   좋아요 0 | URL
시니에님 안녕하세요. 허접한 리뷰에 지나친 과찬이십니다. ^^
나쁜 일들은 정말 없으면 얼마나 좋겠어요. 굶는 아이들이 없는 세상, 전쟁이 없는 세상이란게 왜 이리 힘든지....
 
박노자의 만감일기 - 나, 너, 우리, 그리고 경계를 넘어
박노자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살고 싶은 세상은?
물론 전쟁도 없고 착취도 없고 인간이 인간에게 고통을 주는 것이 없는 세상이지...
아 이건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거구나.

그럼 거기에 하나 더 보태볼까?
일단 국가가 없어져야지. 민족이니 국경이니 인종이니 다 말이야. 
길거리가다가 피부색이 다른 사람을 봐도 다시 돌아보지 않는 그런 세상.
그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모두들 국제결혼을 해? 있는대로 피라는 피는 다 섞어버려서 몇세대쯤 지나면 정말 인종이고 뭐고는 다 없어지겠다. 
그러면 이방인이니 경계인이니 하는 개념은 고어사전같은데서나 찾을 수 있을까? 

여기에 더 보태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나갈볼까?
내 아이가 15살이 되면 자유롭게 연애하고 -마음만이 아니라 육체적으로도 말이야 - 사랑할 수 있는세상? 혹시 좀 더 커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원래의 것과 다르게 선택한다해도 그래 그것도 괜찮겠지 네 뜻대로 하렴 할 수 있는 세상?
아 이건 참 쉽지 않겠다.
자식 문제에서만큼은 사회 평균보다 한참 더 보수적인 대한민국의 부모들한테 이런 말하면 미쳤다고 하겠군...
근데 조금만 더 따져보자구. 그게 뭐 그리 문제가 되지?
문제가 되는건 그걸 금기로 설정하고 온갖 제제를 가해버리고 하는 현실이 문제인거잖아.

위험한 일이 많은 소방관이나 고층 건물 유리닦이의 월급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노동시간이나 노동강도에 따라서 월급의 순위가 매겨지는 세상.
대학은 그냥 진짜 공부가 좋은 사람들이 가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왠만한 직업은 고등학교 졸업하면 가질 수 있고....

뭔가 원하는 세상을 얘기하면 참 많은걸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의외로 빈약한데 놀라게 된다.
이 정도를 열거하는데도 이렇게 힘들다니....
문제가 뭘까?
고민이 부족해서인면도 있겠지만 그런 세계를 도대체가 본적이 없으니 오직 이 빈약한 상상력으로 창조해내야 한다는것도 문제겠지.

결국 인간이 자기가 살고싶은 세상에 대해서 꿈꾸는 것도 뭔가 아는게 있어야 하고 공부를 해야만 한다는걸게다.
그 텍스트로 좋은 책이 이 책이 아닐까?
인터넷 일기라는 형식은 이런 이야기에 어쩌면 가장 좋은 새로운 장르가 아닐까 싶다.
박노자라는 이는 어떤 면에서는 참 복받은 인간이다.
국적을 다양하게 거치는거야 꽤 있겠지만 그 국적의 내용이 (구)공산주의 국가-자본주의 첨병인 대한민국-그리고 거주지는 서구 복지국가의 모델링이랄 수 있는 곳까지...
그런 다양한 경험에 일단 기반한 그의 다양한 사유는 결국 인간이 살만한 세상이 어떤것인가에 대한 범위와 상상력의 범위를 확장해놓은 듯하다.
그리고 그가 꾸는 꿈이 나의 꿈을 확장시킨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드팀전 2008-04-29 2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존 레논의 <이매진>가사 같아요.체는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는 불가능한 꿈을 지니자!" 라고 했지요.
전 밤에만 꿈꿔요.
하지만 국가가 없어지는 ..(제국이 아닌한 한 없어질 수 없기때문에) 인종이 사라지는...(생물학적 인종은 바뀌지 못하기때문에).. 전쟁이 없어지는...(인간이 소멸되고 인류역사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동반해야 하니까..) 노동 시간이나 노동강도에 따라 월급이 매겨지는...(노동가치가 그렇게 단순명료하지 않기때문에).. 꿈도 꾸지 않습니다.
문학적 상상력이 무지 약한거지요.




바람돌이 2008-04-30 10:06   좋아요 0 | URL
아! 이매진!! 그러고 보니 이매진의 가사가 이런 내용이었어요. 뭐 덕분에 오늘 하루종일 입속에 이매진을 흥얼거리며 달고 다닐 것 같습니다. ㅎㅎ
꿈이란건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꾸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책을 읽으면서 희망보다는 절망을 더 많이 했습니다. 도대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만큼 첩첩이 쌓여있는 우리 사회의 야만성을 다시 확인하면서 말입니다. 보지 않고 읽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모르고 마음편히 넘어갈 수 있는 것들을 계속 확인한다는건 그렇게 유쾌한 일은 아니죠. 하지만 역으로 이런 꿈을 꾸는건 내가 무엇을 잊지 말아야 할지, 어디에서 분노를 해야 할지, 내가 내 아이들에게 어떤 얘기를 해주어야 할지를 마음에 새기게 합니다. 특히 아이들에겐 전 그래도 희망을 말하고 싶습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래도 말입니다. ^^

드팀전 2008-04-30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말씀하실거라 생각했어요.^^ 절망은 말하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기루같은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고 절망의 산을 오른다고 생각치는 않습니다.

세미나 주제 같은데....'국가'가 없어질 것처럼 보이시나요? '국가'에 도전하는 다른 소규모 정치 공동체나 생활공동체같은 형식의 도전이 아니라 전면적인 '국가' 자체이 폐기 같은 것 말이지요.

저는 '국가주의'에 대한 기피와 정치,역사체계로서 현존재의 조건이 되는 '국가'를 당연히 구분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우리가 '국가주의'를 비난하는 방식으로 '국가'에 대해 비난하는 것은 닭잡는 칼로 소 잡는 일일 수 있습니다.전 가끔 우리 사회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국가주의'와 '국가'자체에 혼동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국가'는 '국가주의'와 다른 담론으로 읽어내야 하는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를 없애면 '복지'는 어떤 정치 영역에서 담당해야 할까요? 상호부조같은 것...'국가주의'에 대한 비판이 '복지'를 중심으로 한 '큰 정부'와 현재의 MB의 '작은 정부'사이에서 길을 잃는 듯 합니다.

오히려 '국가'의 소멸을 막고 '국가'의 헤게모니적 주권권력을 전환해야 하는 것 처럼 보이는데요...지금으로선 ^^

희망을 가진다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희망'인가가 중요하겠지요.저 역시 '어떤 희망'에 대해서는 아이와 많이 이야기 할 겁니다. 좀 더 커야겠지만.

바람돌이 2008-05-01 12:24   좋아요 0 | URL
꿈을 꾸되 제대로 된 꿈을 꿔라란 말이군요. 구름잡는 소리나 하지말고말입니다. ㅎㅎ
정말로 현실적으로 제대로 꿈에 대해서 말하라면 위에서 제가 쓴 것들은 다 헛소리겠죠. 말씀하신대로 국가주의와 국가는 분명히 구별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실제로 국가라는 것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꽤 오랜동안 국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떤 분야에서는 오히려 국가가 지나치게 역할을 안해서 문제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이런 일반론 외에 님께서 말한 국가의 소멸을 막고 국가의 헤게모니적 주권권력을 전환해야 한다는 말씀은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자본의 힘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지금으로선요.
근데 한편으로는 그런 꿈도 꾸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국가라는 체제하에서 너무 오래 살지 않았나? 그래서 그 외의 대안에 대해서 아예 생각자체가 불가능하게 돼버린건 아닌가? 국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여전히 경계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이고 그것이 차이가 아니라 차별로 이어지는건 너무 쉬운 일이잖아요. 이상적인 꿈같은 소리는 어쩌면 헛소리로 들릴 수도 있지만 저는 그것이 또 한편으로 우리가 지금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그럴때 그것이 헛소리로 끝나지 않으려면 드팀전님처럼 현실의 끈을 잡아주는 사람도 필요하겠죠?
아 그리고 저는 아이들이 좀 많습니다. 매년 몇백명쯤 되죠? ㅎㅎ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생활속의 짧은 순간 1분이 타인에게 귀중한 도움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의 얼굴에 미소를 가져다준다는 광고가 있었다.
꽤 인상적이고 잘 만든 광고였었는데...

어쩌면 지식e의 광고카피는 일주일 중 단 5분의 방송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입니다가 될지도 모르겠다. 너무 식상한가?
앞서나왔던 지식e 1편에 비해서 2권의 내용은 조금은 가벼워지고 대신에 훨씬 더 다양해지고 우리 옆으로 조금더 다가왔다고 할 수 있다.
가벼워졌다는건 희노애락이라고 구분되어진 4편 중에서 1편 희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명품의 소비에 열광하는 오늘의 세태를 꼬집은 '이름값' 웃음의 의미와 역할을 다룬 '하하 호호 낄낄' 그외 눈물의 의미, 낮잠의 역할, 착시현상, 휴대폰문자기능을 통한 엄지손가락의 비약적인 활동성 증가 등 익숙하지만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을 다룬다.

하지만 이런 가벼움만으로도 죄책감없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이라면 얼마나 좋으랴?
여전히 우리 사회도 다른 사회도 우리가 알아야할 우울한 진실들은 널려있다.
이스라엘은 여전히 레바논에 폭탄을 떨어트리고 있고, 시사저널 사태, 한미FTA가 그렇게 시끄러웠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국민이 그 내용이 무엇인지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현실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한다.

그 모르는 것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고 보여주는 것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자하는 발칙한 꿈을 꾸는 건 아닐까?
오늘 우연히 본 EBS의 한 다큐프로에서 재밌는 실험이 있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가 얼마만큼의 힘을 가지고 있는가하는걸 보여주는 거였는데
아이들을 3집단으로 나누고 각각의 집단에 영상을 보여준다.
가운데 커다란 풍선 인형이 있는 방에 한 어른 남자가 들어가서 인형을 대하는 태도를 각각 다르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각각 폭력적으로 인형을 치고 때리고 노는 모습, 인형을 껴안고 아껴주고 좋아하는 모습, 그리고 마지막으로 무관심한 모습을 유치원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거였는데 결과는 정말 대단했다.
폭력적으로 노는 모습을 본 아이들 9명 중 7명은 들어가자 마자 인형을 권투하듯 때리고 칼로 치고 하면서 노는 모습을 보여준데 비해 아껴주는 모습이나 무관심한 모습을 본 아이들 중에서는 폭력적으로 노는 아이들이 한 명도 없었던 것.

어쩌면 오늘날 미디어들이 새겨들어야 할 실험일거란 생각을 하게된다.
그 결론이 상업성을 이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그렇기 때문에 지식e의 이야기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부디 미디어란게 그렇게 커다란 힘을 내재하고 있는게 분명하다면 정말 단 5분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아빠 2008-06-0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바람돌이 2008-06-10 00:51   좋아요 0 | URL
설문 보냈습니다. 수고하세요 ^^
 
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작년의 내게 가장 큰 수업매체는 EBS의 지식e였다.
뭐 소단원 내지는 대단원이 끝날때마다 하나씩 틀어주는 거였으니 분량면으로 보면 그리 많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감동과 얘기거리를 끌어내는 질적인 면에서는 가장 우수한 수업재료였다고나 할까?

원래 TV와는 거리가 먼지라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줄도 몰랐는데 같이 수업준비를 하던 동료선생님이 권해준 프로그램이었다. (그래서 작년 한해 가장 감사했던 선생님이다.)
작년의 내가 맡은 학년은 1학년 사회라 한국지리와 세계지리가 내용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다 알다시피 이 교과서의 지식이란게 영 사실의 나열이 주를 이루는 죽어있는 지식이라 지리지식속에 당연히 담겨야 할 인간의 삶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한다.
그동안 그 부족한 부분을 파워포인트니 학습지니 하는 것들로 메꿔왔는데 늘 아쉬웠다.
그러던 차에 만난게 바로 이 프로그램.

아이들과 우리나라의 곡창이라 불리는 호남지방의 농업을 배우고는 <쌀>을 같이 보며 한미 FTA와 농업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남부아시아를 보고나서는 <축구공 경제학>을 같이보고 세계의 아동노동의 실태를 보고, 동남아시아를 배우고는 <피부색 -혼혈>을 같이 보고 우리속의 외국인 코시안의 문제를 같이 얘기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는 항상 자원은 많지 만 가난하다는 의미없는 얘기를 벗어나 그 자원이 어떻게 아프리카의 사람들을 고통속으로 몰아넣는지 <BLOOD PHONE>을 보며 공감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의 소년병의 문제, 인디언의 역사,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북극의 나누크 이야기, 멕시코의 라쿠카라차....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도 실제 수업에서 쓰일려면 일단 5분내외로 짧을 것, 재밌을 것, 감성을 자극할 것, 그리고 내용이 진실이어야 할 것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근데 이 모든 조건을 갖춘 프로그램이 바로 지식e였던 것.

이 좋은 프로그램에 책까지 나와주니 더욱 고맙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프로그램 자체는 좋은데 그걸 보여주고 이야길 하기 위해서는 다른 자료들을 다시 늘 찾아봐야하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책속에는  해당 방영분의 배경설명과 더 공부할 수있는 도서 목록까지 제시해 주고 있어 나에게는 고맙기 그지 없는 책이 되게 됐다.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8-01-15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수업 자료로 엄청 고마웠던 책이자 또 영상이었어요. 열심히 다운받아 쟁여놓았죠. 다시 봐도 감동의 향연이에요~ 고마운 EBS(>_<)

바람돌이 2008-01-15 22:01   좋아요 0 | URL
저도 고맙죠. EBS!! 저도 가득 다운받아 쟁여놨어요. ㅎㅎ 전 그래도 책보다는 영상의 감동이 더 좋던데 책은 또 책 나름대로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좋은 것 같아요.

글샘 2008-01-1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ttp://joajoa.ba.ro/에 가면 마구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바람돌이 2008-01-17 03:0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전호인 2008-01-17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속에 알리의 포효(?)하는 그림이 보이는군요.
님의 소개라면 좋은 책일 것 같아염

바람돌이 2008-01-21 01:39   좋아요 0 | URL
지식이란게 뭔지, 정말로 우리가 알아야 하는 진실이 뭔지를 강렬하게 알려줘요. 저는 사실 책보다는 ebs의 지식e를 직접보는걸 더 좋아하구요. 하지만 책은 또 나름대로 강점을 가지고 있더라구요. 좀 더 공부가 필요한 부분들을 챙겨볼 수 있게 해주니까요.

구절초 2008-01-19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저두 관심 많아 추천 고! 그런데 무쇠솥산이요...지난주에 범어사 돌아보고 그아래서 동태탕 먹으면서..맛이 하두 기가막혀 샘이 언급하셨던 허름한집의 찌게 그런 복이 우린 없나보다라고 얘기했더랬는데..거기사시나보네요.방학 즐기시길 ...

바람돌이 2008-01-21 01:42   좋아요 0 | URL
부산의 저 부자가 가마 부 내지는 솥부자예요. 초량쪽에 있는 무슨 산 모양이 가마 내지는 솥 엎어놓으것 비슷하게 생겼대서 지어진 이름이라죠? 좀 멋대가리는 없어요. ㅎㅎ 범어사쪽은 식당이 워낙에 많지만 이게 잘 들어가야지 그렇지 않다간 가격만 비싸고 맛은 완전 잼병인 곳이 많아요. 저도 범어사쪽은 그렇게 자주 가는 곳은 아니니 어디가 맛난지는 잘 모르겠고요.

그로밋 2008-01-21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까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님 리뷰보곤 꾹 눌러버렸어요^^

바람돌이 2008-01-22 01:25   좋아요 0 | URL
저의 리뷰는 허접한데 그로밋님의 말씀 덕분에 완전히 기분 업입니다. ㅎㅎ
 
아시아의 낯선 희망들 - 끊이지 않는 분쟁, 그 현장을 가다
이유경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우연찮게도 친정엄마가 스리랑카로 놀러간동안 이 책을 읽었다.
우리에게 아시아는 무엇일까?
그것도 우리와 지리적으로 세계 다른 어떤 지역보다 가까운 동남아시아 남부아시아는?

기껏해야 열대의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관광지?
그것도 꽤 저렴한 가격으로 갈 수 있는...
내 엄마처럼 독실한 불교신자에게는 불교의 성지가 펼쳐져 있는 곳?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무시하고 짓밟기 편한 취급을 받고 있는 무수한 이주노동자들의 고향?

우리는 어쩌면 이렇게도 지리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을 이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는걸까?
멀리서의 재난이나 안좋은 소식보다 바로 내 이웃에서 안좋은 소식이 들리면 더 맘아파하고 안타까워하는게 인지상정인데, 우리는 어쩌다 눈길을 항상 저 멀리 하얀 나라들로만 돌렸던 걸까?
이웃의 아픔에 관심갖기 보다는 나보다 나아보이는 이들만을 향해 동경의 추종의 눈길을 보내는 법만 배웠던 것일까?

그토록 우리나라에서 험악한 꼴을 당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어쩌면 우리에게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들인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이 험한 얘기들 뿐이지만 그래도 작으나마 한편에서는 이들덕분에 아시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
가끔 공중파 방송이나 케일블 쪽에서 그런 변화를 느끼곤 한다.
요즘 채널은 모르겠고 하여튼 tv를 어쩌다 틀다보면 만나게 되는 프로가 <아워 아시아>란 프로다. 얼마전에 본 건 네팔의 아이들편이었다.
마지막에 아이가 하루 14시간 버스차장을 해서  번 너무나 작은 돈을 앞에 둔 일가족의 망연한 모습은 어떤 희망도 들어설 틈이 없는 그들의 현재를 너무나 절실하게 표현하고 있었다.

지금 이순간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 가난 - 요란한 관광소개서에서 빠진 바로 이 아시아의 모습이 우리가 눈을 돌려야 할 지점이다.
저자인 이유경씨는 어쨌든 뛰어든다.
관광지 아시아가 아니라 사람이 살고있는 땅, 사람이 고통당하고 있는 땅, 그럼으로써 투쟁과 눈물이 마르지 않는 그 아시아 땅에....

당당하게 거대언론의 아무 개념없는 남의 글 받아쓰기를 질타하며 직접 그 곳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어쩌면 무모할정도로 용감해보이는 그녀가 아름다운 순간이다.

관념으로 덕지덕지 처발라진 성자의 나라 인도가 아니라 카스트제도하에 신음하는 달리트의나라 인도
실론티~~라는 CM송으로 기억되는 스리랑카가 아니라 영국이라는 나라가 뿌려놓은 처절한 민족분쟁의 현장 스리랑카 - 영국은 이곳에 그들이 먹을 차를 재배하기 위한 노동력으로 인도인 타밀족을 강제 이주시킨다. 영국은 또한 이들을 달래기 위해 원주민인 싱할리족에 비해 이들을 우대하면서 두 민족간의 갈등을 고조시킨다. 이러한 분쟁의 씨앗은 결국 독립이후 두 민족의 극단적인 대립으로 치닫게 되고 결국 끈임없는 내전의 구렁텅이로 스리랑카를 처박아버리게 되는 것. 스리랑카의 경우 지배민족인 싱할리족의 경우 타밀족의 성장은 바로 이웃 인도의 영향력의 강화라는 반갑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으니 기를 쓰고 타밀족을 억압하고, 타밀족은 타밀족대로 생존을 위해 싸우고, 여기에 인도의 야심까지 끼어드니 분쟁의 해결고리는 찾기 어렵다.
히말라야와 불교의 이미지로 착하고 선한 사람들만이 살것같은 나라 네팔
하지만 믿기 어렵게도 아직도 절대왕정이 존재하고 그 치하에서 고통받는 국민들이 존재하는 곳.
바로 그 왕정을 타도하기 위해 싸우는 나라 네팔
인도도 파키스탄도 누구도 그곳에 사람들이 살고있음을 생각하지 않는다 - 카슈미르
인도나 파키스탄이나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소유권을 주장하고 서로 싸울뿐 그곳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오늘도 카슈미르엔 인도와 파키스탄의 목소리만이 쟁쟁하다.

이런 아시아는 왜 이렇게 우리에게 낯선 땅이 돼버렸을까?
바로 옆의 고통에 대해서 공감과 위로는 커녕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대한민국은 비정상이다.
또한 그런 아시아의 모습에 절대적으로 인색한 대한민국 언론 역시 지극히 비정상이다.
이 비정상의 대한민국에 저자 같은 이가 좀 더 많아진다면 우리의 관심도 달라질까?
다른 르포기사나 책들과 달리 쉽게 읽을 수 있다는게 그럼으로써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낯선 아시아의 모습을 전할 수 있다는게 이 책의 장점일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바로 그 쉽다는 것 - 저자의 여정을 중심으로 글이 쓰여짐으로써- 이 이 책의 단점이 돼기도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하기는 하지만 왜 그들이 오늘날 이렇게 싸우고 서로를 증오하며 살게 되었는지의 원인을 이 책에서 제대로 찾아내기는 어렵다.
사실 이부분은 출판사에서 편집에 조금만 신경을 써줬어도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은데...
매 장의 앞이나  마지막에 박스기사의 형태로라도 그 지역의 최대 문제점과 역사적 연원 같은 걸 설명해주는 장을 따로 실었다면 훨씬 내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을까?
재판이 나온다면 이런 수고를 좀 더 기울여둔다면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오랜꿈 2007-12-26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 전 KBS에서 "차마고도"란 다규멘터리를 방영한 적이 있었지. 이번 성탄연말에 며칠 동안 재방송 내보내는 모양이야. 시청자들의 호응도가 높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아마도 그 높은 호응도는 관광상품의 인기에 기인하는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네요.

"차마고도"가 방영되고 난 뒤에 이 코스를 상품화한 관광상품이 인기라네. 실제 다규멘터리의 내용은 그곳의 사람들과 그들의 고단한 삶을 반추하는 것인데, 그걸 보는 우리들은 '아 저길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욕망으로 치환되어 나타나는 것 같아. '타자화되는 삶'이 하나의 구경거리로 전락되는 셈이지...

이 책은 적어도 타자화된 삶을 하나의 구경거리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고 있지는 않으니, 네가 지적한 아쉬움을 충분히 상쇄시키는 것 같아...

바람돌이 2007-12-26 23:47   좋아요 0 | URL
차마고도란 프로그램 소개를 대충 보니 뭐 관광상품화 되어지기 딱 좋을 것 같네요. 뭔가 이색적이고 약간은 신비스럽고 그런걸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식으로 타자화되는 삶이 어디 한둘이겠어요. 인도는 대표적이고...

예전에 어떤 글에서 본건데요. 아프리카의 기아로 죽어가는 소년의 사진같은 것들로 기아의 참상을 알리고 세계여론을 환기시키고 하는 공으로 퓰리처상을 받고 그러잖아요. 근데 그런 사진들을 찍을때 그런 모습이 전세계에 날것으로 공개되는 당사자의 생각이나 자존, 인권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걸 읽은 적이 있어요.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가 제3세계나 또 빈민층을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하는 얘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