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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금성의 신화 -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정말 다를까?
데보라 카메론 지음, 황은주 옮김 / 스핑크스 / 2021년 2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1/0311/pimg_7801421012871927.jpg)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정말 다를까?
『화성과 금성의 신화』
그는 왜?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알려줘야 할까?
나는 열받았는데 태평하게 잠이 온다고? 짜장면이 목에 넘어가니?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답답한 불통을 설명해 주는 신화가 있었으니 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다. 여성 매거진에 후반부에 연애상담 코너에서 카운슬러는 앞서 소개된 종류의 신화를 바탕으로 상담을 이끌었다. 신화들로 불통이 당연한 것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을 것이다. 8할은 여성이 참았을 것이다. 왜냐고? 이성과의 소통에 고민하던 남성은 결혼 후 다른 종류의 고민으로 이동하니까.
화성과 금성의 신화는 모든 남성과 모든 여성의 본질을 욱여넣는 한 가지 일반화를 고안해내길 원하고,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를 찾고자 한다.
예전에 읽었던 <팩트풀니스>에서 사람은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본능이 있다고 했다. 일반화는 다양한 문제와 오해를 부르곤 한다. 이에 한스 로슬링은 이런 본능을 억제하려면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는 방법을 제시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읽어왔던 화성과 금성의 신화가 만들어낸 일반화는 남성과 여성을 내적으로 더 분화해서 다를 수 없는 최종 범주로 취급해버렸다. 장을 거듭할수록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
신화는 남성과 여성의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그들이 각기 '본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의 반영일 뿐이라는 가정을 영원한 상식으로 만들어버린다.
학자들은 자신이 주장할 가설에 해당되는 증거만 수집할 테니 백 퍼센트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이론서든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됨을 새삼 다시 생각해 본다.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서의 저자는 이미 공고하게 다져진 믿음에 물음표를 던져줄 수 있는 다양한 주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리학적으로 여성의 말 하기 방식이 정해진다는 학설은 여성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당연 비난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식이었다. 여성과 남성으로 나뉜 문헌들이 지금의 편견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서는 이런 문헌들의 근거 없는 진술과 증거 등을 구분하여 남성과 여성의 유사성과 차이에 관해 세심하게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누구나 정상과 평균이라는 범위 안에서 머물길 바란다. 그동안 남성과 여성의 정신세계와 행동과학을 다룬 저서들에게서 상식을 배워왔다. 우리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런 과거 상식들은 더 이상 지금의 남성과 여성에 투영되기에는 우리 사회의 성 역할은 계속 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그러면 안 된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없는 시대다. 어느 한 쪽에서만 노력해서 얻은 평화는 분명 다시 금이 간다.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노력을 했을 때 관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더 이상 남자는 화성인이 아니며, 여자는 금성인이 아니다. 우리는 지구인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