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장 보델 외 지음, 김찬자 외 옮김 /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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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리오 작가들은 '웃음을 주는 이야기'들의 

창시자들이며 온 유럽을 위한 이야기들을 

만든 사람들이다. (207)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파블리오로부터 탄생했다는 책 소개에 흥미를 느꼈던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을 실제로 영접하던 날, 살짝 갸우뚱했다. 한 손에 쥐기에 적당한 크기와 부담스럽지 않은 중량에 기분 좋게 책이 들린 것이다.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이라는 제목에 약간의 중압감이 들었던 탓일까 첫 만남부터 선입견이 말끔히 씻겨내려갔다. 첫인상부터 가벼웠던 이 책은 끝까지 가벼웠다. ^^



파블리오는 '웃음을 주는 짧은 이야기'로 중세 프랑스에서 떠돌이 음유시인들에 의해 퍼졌다고 한다. 또한 우화와는 다르게 사람을 중심으로 전개되다보니 다양한 계층의 삶이 소개된다. 우화에서는 교훈이 명확히 드러나지만 내가 읽은 파블리오에서는 교훈을 주는 것이 포인트가 아니라 즐거움을 전파한다는데 목적이 있는 듯했다. 



첫 번째 이야기 '콩피에뉴의 세 장님'은 13세기 프랑스 음유시인 쿠르트바르브가 지었고,  파블리오 중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이다. 성직자는 세 장님을 골탕 먹이려 금화를 주는 척했다. 그리고 그들을 쫓아가 혼쭐나는 결과를 지켜보았으며 여인숙 주인까지 보기 좋게 속였다. 돈키호테와 산초가 당했던 내용이 오마주처럼 떠오른다. 중세에는 속고 속이는 내용을 웃음으로 삶의 고단을 잠시나마 환기시켰나 보다. '아베빌의 푸줏간 주인' 과 '프로뱅의 부아뱅'도 동일한 웃음 코드로 진행된다.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에는 잘 알려진 20편의 파블리오와 함께 8편의 삽화가 실려있었다. 파블리오를 낭송하는 중세 음유 시인들의 그림을 옮긴이가 직접 각국의 도서관에서 확인하여 모은 귀중한 삽화들이다. 삽화 덕분에 파블리오의 유쾌함이 더욱 잘 전달된 것 같았다. 비록 그림 스타일은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남편이 있는 아름다운 부인을 향한 욕정을 거침없이 발산하는 원초적인 성직자의 모습에 다소 민망했었다. 역시 야담이다.  그 시대에는 노골적인 야담과 짓궂은 장난질이 웃음 문화였던 것이다. 또한 여러 이야기에서 여성에 대한 그 시대에 시선도 알 수 있었다. 중세였으니 웃음으로 통했겠지만 현시대라면.. ㅋㅋ 




『프랑스 중세 파블리오 선집』을 완독하고 나니 중세 유럽에 조금 더 가까워진 기분이 든다.  유럽인이 <춘향전>을 읽고서도 같은 기분이 들까? 야한 얘기는 보통 친한 사람들끼리 하는 문화이니까.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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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양장) 알기 쉽게 풀어 쓴 신곡
단테 알리기에리 지음, 이종권 옮김, 구스타브 도레 그림 / 아름다운날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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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을 알기 쉽게 풀었다고 하니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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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정치를 하다 - 우리의 몫을 찾기 위해
장영은 지음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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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몫 없는 이들의 몫’을 찾는 과정이다. 이 구절 때문에 읽고 싶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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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과 금성의 신화 - 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정말 다를까?
데보라 카메론 지음, 황은주 옮김 / 스핑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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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와 여자의 언어는 정말 다를까?

『화성과 금성의 신화』





그는 왜?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알려줘야 할까?

나는 열받았는데 태평하게 잠이 온다고? 짜장면이 목에 넘어가니?


도대체가 이해할 수가 없다. 이런 답답한 불통을 설명해 주는 신화가 있었으니 바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였다. 여성 매거진에 후반부에 연애상담 코너에서 카운슬러는 앞서 소개된 종류의 신화를 바탕으로 상담을 이끌었다. 신화들로 불통이 당연한 것이니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분위기가 조성이 되었을 것이다. 8할은 여성이 참았을 것이다. 왜냐고? 이성과의 소통에 고민하던 남성은 결혼 후 다른 종류의 고민으로 이동하니까.




화성과 금성의 신화는 모든 남성과 모든 여성의 본질을 욱여넣는 한 가지 일반화를 고안해내길 원하고,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인 차이를 찾고자 한다.




예전에 읽었던 <팩트풀니스>에서 사람은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본능이 있다고 했다. 일반화는 다양한 문제와 오해를 부르곤 한다. 이에 한스 로슬링은 이런 본능을 억제하려면 내 범주에 의문을 제기하라는 방법을 제시했었다.



지금까지 우리가 읽어왔던 화성과 금성의 신화가 만들어낸 일반화는 남성과 여성을 내적으로 더 분화해서 다를 수 없는 최종 범주로 취급해버렸다. 장을 거듭할수록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다루어진다.




신화는 남성과 여성의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그들이 각기 '본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의 반영일 뿐이라는 가정을 영원한 상식으로 만들어버린다.




학자들은 자신이 주장할 가설에 해당되는 증거만 수집할 테니 백 퍼센트 정답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떤 이론서든 너무 맹신해서는 안 됨을 새삼 다시 생각해 본다.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서의 저자는 이미 공고하게 다져진 믿음에 물음표를 던져줄 수 있는 다양한 주장을 보여주고 있었다. 생리학적으로 여성의 말 하기 방식이 정해진다는 학설은 여성적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당연 비난을 받는 게 당연하다는 식이었다. 여성과 남성으로 나뉜 문헌들이 지금의 편견을 만들어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화성과 금성의 신화』​​에서는 이런 문헌들의 근거 없는 진술과 증거 등을 구분하여 남성과 여성의 유사성과 차이에 관해 세심하게 사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자 한다.



누구나 정상과 평균이라는 범위 안에서 머물길 바란다. 그동안 남성과 여성의 정신세계와 행동과학을 다룬 저서들에게서 상식을 배워왔다. 우리는 상식이 있는 사람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이런 과거 상식들은 더 이상 지금의 남성과 여성에 투영되기에는 우리 사회의 성 역할은 계속 변화되고 있다. 이제는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그러면 안 된다'라는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없는 시대다. 어느 한 쪽에서만 노력해서 얻은 평화는 분명 다시 금이 간다.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노력을 했을 때 관계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다. 더 이상 남자는 화성인이 아니며, 여자는 금성인이 아니다. 우리는 지구인이다.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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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신고은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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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
신고은/ 포레스트북스


나와 너를 이해하는 관계의 심리학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중 마음이 시끄러워지는 경우가 있다. 어떤 형태든 누군가에게서 메시지를 받았을 때이다. 음성이나 글로써 전달받은 의미를 당시에는 파악을 못하다가 한참 후 다른 의미일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이다. 또는 내가 말실수를 했구나를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았을 때 너무나 마음이 심란하다. 다시 연락해서 내 말을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러면 뭐 그런 걸 여태 생각하냐고 면박을 받을 것 같아 망설이고... 속을 시끄럽고 어떻게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내곤 한다. 

나와 상대방의 상황에 따라 같은 말이라도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번 자기 위주로 판단으로 상처를 받기도 하고 되레 상처를 주기도 한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에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내 마음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심리학 강의를 볼 수 있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나를 지배하는 성격을 갖는데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며 이기적인 성향이 깔려있다.  프로이트는  이런 성격을 '원초아'라고 했고 저자는 어벤저스에서 헐크를 비유했다. 아기는 자라면서 세상이 인정해 주는 좋은 행동과 용인하지 않는 나쁜 행동을 하나하나 습득해가면서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데 이런 성격은 '초자아'라고 한다. 초자아는 헐크로 변하기 전에 배너 박사인 셈이다. 

마지막으로 원초아와 초자아의 중재자인 '자아'까지 인간의 세 가지 성격 구조를 알아보았다. 자아가 건강하게 발달할수록 원초아의 욕구를 무조건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초자아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저자는 말한다. <어벤저스:엔드게임>에서는 배너와 헐크가 하나 된 모습으로 등장한다. 헐크의 모습도 자신이라고 인정하면서 밸런스를 찾은 배너를 심리학으로 적용하여 강의해 주니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가끔 남편에게서 '또 내로남불이야?'라고 들을 때마다 화가 난다. 그런데 사실이긴 하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같은 태도는 심리학에서 '기본적 귀인 오류'의 대표적인 예다. 어쩔 수 없는 상황과 설명되지 않는 태도로 오해를 하거나 괜한 미움을 받지 않도록 하려면 역지사지가 답인 것 같다.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생각을 해보는 게 어떨까.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때 
상처로 가득했던 마음은 치유되고 
관계는 회복됩니다.


 심리학 저서를 읽는 이유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원활하길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들이 업무 과중보다 더 힘들어하는 점이 동료 혹은 상사와의 관계라고 하는데 크게 공감한다. 나 역시도 그러했으니까. 그래도 지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왜 그랬는지. 

말하지 않아도 내 마음을 알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은 상대방에 대한 실망을 끌어안게 되고 상대방에게는 상처를 주게 된다. 모두 내 마음과 같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자. 내 생각만 내세우지 말고 다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보자. 한결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심리학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는 수업>은 유난히 내 마음을 더 흔들었던 것 같다. 책 구절과 영화의 등장인물, 유명인의 강연 중의 말 등을 심리학으로 풀어 설명해줘서 더 좋았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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