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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인터뷰 - 세계를 뒤흔든 30인의 리더에게 인생과 성공을 묻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4월
평점 :
<더 인터뷰>는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이 최근 1년간 인터뷰 중에서 지금 독자들에게 가장 유익하고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만 엄선한 책으로, 세스 고딘, 제레드 다이아몬드, 다니엘 핑크, 미야자키 하야오 등 각 분야의 세계적인 대가들의 심층 인터뷰 30편이 실려 있다. 인터뷰이들의 면면이 워낙 화려해 현재 세계에서 가장 핫한 지식과 정보들을 한 데 묶어 읽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그동안 읽은 책들의 저자들은 물론(세스 고딘, 롤프 도벨리, 제레드 다이아몬드, 곤도 마리에, 하워드 스티븐슨 등) 읽지 못했거나 읽으려고 마음만 먹었던 책들의 저자들도 다수 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 위시 리스트에 올린 책만 해도 열 권이 훌쩍 넘는다(이런 걸 보면 여전히 지식의 보고는 책이 아닌가 싶다).
30인의 명사들은 국적도, 직업도, 전공도, 몸담고 있는 분야도 저마다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첫째는 정도(正道)를 걷지 않는다는 점.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강조한 <보랏빛 소가 온다>의 저자 세스 고딘을 비롯해, 학계 주류의 견해에서 벗어나 새로운 견해를 제시한 <총, 균, 쇠>의 저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각종 히어로물을 뒤섞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어벤저스> 성공 신화를 쓴 '마블 코믹스'의 케빈 파이기 등 이들 중에는 기존의 상식을 뒤엎은 발상과 행동으로 전에 없는 성공을 거둔 이들이 많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걸으면 중간은 가도 최고는 될 수 없다는 진리를 이들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둘째는 단순한 성공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최고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작년에 은퇴를 선언한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하야오는 실수나 타협을 허용하지 않는 완벽주의자로 유명하다. 은퇴를 선언한 지금도 감독으로서의 창작 활동을 그만두었을 뿐, 지브리 미술관의 전시 작업과 지브리 사내 보육원인 '곰 세 마리 집'의 원장으로 매일같이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현업을 떠나 은퇴를 꿈꾸는 세태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일에 죽을 때까지 헌신하는 모습은 무척이나 고귀해 보인다. 에버노트 CEO 필 리빈도 마찬가지다. 1,2년 사이에도 빠르게 변하는 IT업계에서 그는 100년 가는 스타트업을 꿈꾼다. 경쟁이 아니라 제품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자세가 현재의 에버노트의 성공을 만든 것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세번째는 옳은 일을 한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옳지 않는 일을 해서 돈을 버는 사람, 열심히 일하지 않고 꼼수로 떼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책에 소개된 명사들 중에는 옳은 일에 헌신하여 성공까지 거머쥔 이들이 많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싱가포르 하이플럭스 CEO 올리비아 럼이다. 그녀는 출생 직후 말레이시아의 한 할머니에게 입양돼 탄광촌 판잣집에서 자란 고아 출신이다.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공부한 그녀는 폐수 정화 사업의 가능성만 믿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창업에 도전, 현재 동남아 최고 여성 갑부에 등극했다. 그녀의 성공은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열정 덕분이기도 하지만, 옳은 일을 하면 세상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