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2
태원준 글.사진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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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가 중국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동, 이집트로 이어지는 여행 전반부를 다뤘다면, 후편 격인 이 책은 여행 후반부인 유럽 편을 담았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도 재미있었지만, 이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그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니,

 

 

첫째, 카우치 서핑을 시작했다. 여행 전반부에서 게스트하우스, 도미토리를 전전하며 고생고생했던 저자와 어머니는 유럽에서부터 숙박비도 아끼고 현지 친구도 사귈 겸 카우치 서평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 저자는 어머니가 외국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는데, 웬걸, 한국 아줌마 특유의 친화력과 적응력으로 수많은 친구를 사귀고 친히 한국 요리까지 공수해 해먹이는 내공(!)을 보이셨다. 해외 여행 경험이 적은 나조차도 카우치 서핑을 시도해보고 싶어졌을 만큼. 덕분에 이번 책에서는 저자와 어머니뿐 아니라 현지에 사는 외국인들의 이야기까지 들을 수 있었다.

  

 

둘째, 저자의 어머니가 그토록 꿈꿔왔던 서유럽 땅을 밟았다. 저자는 대학교 때 배낭여행으로 유럽에 와본 적이 있었던 반면, 저자의 어머니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지만, 사별한 남편 생각에, 자식들 부담될까 하는 걱정에 선뜻 나서지 못하셨단다. 그래서인지 여행 전부터 다른 여행지에 비해 서유럽, 특히 프랑스에 가고 싶다는 로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셨고, 마침내 파리에 입성했을 때는 무척 기뻐하셨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몇 년 전 부부동반으로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 다녀왔지만 프랑스에는 아직 못 가보신 어머니 생각이 났다. 요즘은 터키, 크로아티아에 가보고 싶다고 노래를 하시는데, 언제쯤 보내드릴 수 있을런지.

 

 

셋째, 어머니의 여행 노트가 길어졌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와 <엄마, 결국은 해피엔딩이야!> 모두 저자의 글이 끝날 때마다 어머니가 쓴 여행 노트가 짤막하게 붙어 있는데,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에 비해 이 책에 실린 여행 노트가 더 길고 내용이 묵직하다.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에는 여행에 대한 설렘이나 여행을 하면서 느끼는 피로 같은 단편적인 감상을 적은 데 불과하다면, 이 책에는 좋은 곳에 가고 맛있는 것을 먹을 때마다 떠오르는,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자식들에 대한 고마움, 지난 인생에 대한 아쉬움과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기대 등 속깊은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있었다. 아주 짧은 글인데도 읽다보니 마음이 찡해지고 어떤 대목에서는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이 사랑스러운 여행기가 1,2편에서 끝난다는 게 너무나도 아쉽다. '해피엔딩'은 다음으로 미루어줬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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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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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무대 기획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태원준의 <엄마 일단 가고봅시다>는 '엄마'라는 키워드를 제외하면 30대 남성이 쓴 일반적인 여행책과 별로 다르지 않다. 인천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루트라든지, 도보나 버스, 배편으로 불편하게 이동하며 고생하는 이야기는 배낭여행을 주제로 한 여느 여행책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서른살 아들의 유일한 동행자가 예순살 어머니라는 사실이 이 책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서른살 남자가 여행하는 이야기야 흔하지만, 그 곁에 항상 육십이 다 된 중년의 여성이 있고, 게다가 그 사람이 엄마인 경우는 흔치 않다. 여행을 해봤자 위험 요소가 별로 없는 국내 여행, 아니면 럭셔리한 효도 관광 정도? 그런 편안한 여행을 해도 부족할 연세에 혈기왕성한 아들을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고생한 어머니나, 그런 어머니를 모시고 동분서주한 아들이나 참 대단하다. 아니, 멋지고 부럽다!


책을 읽으면서 몇 달 동안 재미있게 본 <꽃보다 누나>를 종종 떠올렸다. <꽃보다 누나>를 보면 젊은 이승기는 힘이 남아도는데 윤여정, 김자옥 같은 '누님'들은 조금만 걸어도 힘에 부치고, 반나절은 누워있어야 다음 반나절 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저질 체력이었는데, 이 책에도 저자와 어머니가 페이스가 맞지 않아서, 소통이 잘 되지 않아서 곤란해 하는 장면이 여러번 나온다. 같이 오래 산 엄마와 아들이라도 함께 여행하기란 이렇게 힘든 것이다.

 

그러고보니 나도 삼십 년 가까이 함께 산 어머니와 단 둘이 여행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가족끼리 여행을 간 적도 많고, 엄마와 단 둘이 외출이나 쇼핑을 하는 적은 많지만, 여행을, 그것도 둘만 떠나는 여행을 해보지는 않았다. 만약 여행을 간다면 언제 어디로 갈까?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어떤 느낌일까? 서로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을까? 더 늦기 전에 어머니와 여행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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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책 - 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 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조지 스웨인 지음, 윤태준 옮김 / 유유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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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책 표지와 다르게 '하버드 학생들도 몰랐던 천재 교수의 단순한 공부 원리. 초등학생은 미리미리, 중고생은 지금부터, 대학생은 늦게나마, 일반인은 더 늦기 전에'라는 소개 문구가 제목만큼 큼직하게 쓰인 것이 키치스럽고 쇼킹하기까지 하다. 게다가 제목은 <공부책>. 공부의 모든 것을 알려줄 듯 대담한 제목과 달리, 책 크기는 미니 노트만하고, 두께도 서문, 목차, 역자 후기까지 더해 150쪽을 조금 넘을 정도로 얇아서, 읽으면서도 '정말 이 책으로 공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을까?' 반신반의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책으로 공부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글쎄다 싶다. '공부하기 전에 무엇을 알고 있는지, 혼자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라', '남의 도움을 받지 말고 스스로 공부하라', '책 몇 권을 철저하게 읽는 것이 여러 권을 수박 겉핥기식으로 읽는 것보다 훨씬 더 낫다' 등의 조언에는 깊이 공감하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마음가짐이 올발라야 한다', '읽은 것을 이해하라' 등 대부분의 조언들이 애매모호하고, '사전을 활용하라', '학생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논리학을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 같은 팁은, 저자가 강조하는 의미는 알겠지만, 현재 한국의 학생, 학부모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구체적이고 당장이라도 실천 가능한 팁을 구한다면 이 책보다는 추천사를 쓴 서울대 황농문 교수의 <몰입>, <공부하는 힘>이 나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시각은 신선했다.


"어떤 시험이든 합격선이라는 것이 있다. 그 선을 넘는 사람은 시험에 통과하고 넘지 못하는 사람은 떨어진다. 그러나 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떨어진 사람보다 항상 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시험에 합격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개선할 기회를 잃어버린다. 반대로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자신의 단점과 약점을 개선해 실력을 더 키울 수 있다." (pp.112-3)


어떤 시험이든 빨리 합격할 수록 좋은 줄 알았는데, 시험에 불합격하면 다시 한번 제대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니 합격하는 것보다 낫다니. 그동안의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기분이다. 그야 단기적으로는 빨리 합격하는 게 경제적인 비용이나 시간 활용 면에서는 이익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합격하는 것보다는, 잠깐 유예 기간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점검해 보는 시간을 가지거나 어설프게 공부한 지식을 다시 한번 확실하게 다지는 기회로 삼으면 장기적으로는 훨씬 이득일지도 모른다. 


"자기가 잘못된 방식으로 공부하고 있거나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을 가고 있다고 너무 성급하게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 그럴 때는 친구들, 선생들과 솔직하고 진지하게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좌절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되며, 어떤 방향으로든 결국은 성공을 거둘 능력을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믿고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p.147)

 
얼마나 많은 이들이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하는 그 순간에도 공부가 나와 맞지 않는다든가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회의를 한다.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썰어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일단 공부를 시작했으면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 말고 공부에 몰입하는 것이 가장 낫다는 뜻이 아닌가 싶다. '어떤 방향으로든 결국은 성공을 거둘 능력을 자신이 이미 지니고 있다'는 말이 마음에 든다. 공부란 결국 내 안의 능력을 확인하는 것인데 그걸 모르고 밖에서만 구하니 늘 제자리 걸음을 하는 듯한 느낌인 것은 아닐까. 구체적인 팁이나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얻지 못했지만, 이런 몇 줄의 문장을 구한 것만으로도 짧은 시간 동안 읽은 것치고는 괜찮은 수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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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일단 가고봅시다! 키만 큰 30세 아들과 깡마른 60세 엄마, 미친 척 500일간 세계를 누비다! 시리즈 1
태원준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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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년 가까이 함께 산 어머니와 단 둘이 여행을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어떤 느낌일까? 서로에게 어떤 추억으로 남을까? 더 늦기 전에 어머니와 여행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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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힘 - 말없이 사람을 움직인다
아가와 사와코 지음, 정미애 옮김 / 흐름출판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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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을 하는 것만 배웠지 듣는 법을 배운 적은 별로 없다. 말을 잘 하고 싶다면 가능한 한 말을 줄이고, 중간중간 핵심적인 질문과 맞장구를 통해 상대가 편하고 자연스럽게 속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유도하며 듣는 것이 우선. 대화법뿐 아니라 소통,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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