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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서울여행 -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223곳! 코스 가이드
유철상 글.사진 / 상상출판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일곱 살이 되던 해 산본으로 이사를 갔고, 열한 살 때 다시 분당으로 이사를 가서 스물두 살 때까지 쭉 살았다. 서울로 다시 이사온 건 대학교 3학년 때부터. 그러니까 어렸을 때 7년과 스물두 살 때부터 지금까지 7년, 도합 14년째 서울에서 살고 있지만 학창시절을 이곳에서 보낸 건 아니기 때문에 나는 늘 스스로 서울사람이 아니다, 서울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이참에 한번 서울 구석구석을 다녀보자는 생각에 큰맘 먹고 <주말엔 서울여행>을 샀는데, 읽으면서 든 생각은 딱 두 가지였다.
첫째는 내가 생각보다 서울에서 가본 곳이 많다는 것. 책에 소개된 서울 여행지가 무려 223군데에 달하는데 이중에 안 가본 곳은 두세 군데 정도일까(주로 북한산둘레길 같은 산이나 화계사, 조계사 같은 사찰들이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서울에서 14년을 살았고, 산본과 분당에 살 때도 꾸준히 서울 나들이를 했으며, 대학은 신촌에, 집은 잠실에, 직장은 광화문쪽에 있어 그동안 틈틈이 많이도 쏘다녔나 보다. 맨날 가는 데만 가는 것 같아서 지겨웠는데 서울에 가볼 곳이라곤 고작 그 정도였던 것일까.
둘째는 책을 잘못 샀다는 것. 아무리 그래도 서울에 가볼 곳이 이곳뿐일 리가 없다. 신촌만 해도 이대앞, 홍대앞 같은 대학가 말고도 그 주변에 괜찮은 데이트 코스들이 꽤 있다. 잠실에서도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롯데월드와 석촌호수, 올림픽공원 정도지만, 성내천을 따라 걷는 것도 좋고, 한강에서 라이딩을 해도 좋고, 대중교통 좋고 걸어다니기 좋은 곳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다 못 담은 것 같다. 서울 사람도 잘 모르는 특별하고 새로운 명소들을 소개해주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고궁이나 박물관, 쇼핑 명소 등 외국인 여행객이나 갈 법한 곳이 소개되어 있는 것도 아쉬웠다. 분류도 지역별이 아닌 여행 목적별로 했다면 어땠을까. 이래저래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