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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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소중한 것은 급하지 않다.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당장에는 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운동과 독서가 대표적이다. 둘 다 바빠서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시간이 없어서 독서를 못한다고 말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시간이 없어 독서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독서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바쁜 것이다. 운동도 그렇다. 운동할 시간이 없는 게 아니다. 운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더 바빠지는 것이다. 자주 아프고, 잘못된 의사결정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쓸데없이 시간을 쓰게 된다. (p.26)

 

 

20대에 천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면 대단하다, 부럽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할 일이 없느냐, 시간이 남아도느냐며 빈정대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 또한 남들 일하는 만큼 일하고 연애할 만큼 연애하며 바쁘게 산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남들 드라마 볼 시간에 드라마 안 보고, 영화 볼 시간에 영화 안 보고, 게임이나 쇼핑하거나 카페에서 커피 마시는 시간에 책을 읽을 뿐. 게다가 책은 읽을수록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필요한 부분과 불필요한 부분을 거르는 능력이 생기며, 좋은 책을 고르는 눈도 키워지기 때문에 한 달에 스무 권, 서른 권씩 읽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몸의 먼저다>의 저자인 한스컨설팅 대표 한근태는 독서와 마찬가지로 운동도 자신을 개발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적지 않은 나이에 운동을 만나 지난 2년 간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한다.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3~4번 하는 운동이 무려 자신을 '구원'했다고 할 정도니 대체 어떤 변화를 겪은 것일까? 저자의 운동 습관을 살펴보니 운동을 통해 그저 몸만 건강해진 것이 아니었다. 운동으로 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으니 몸에 자신감이 생겼고, 햇빛을 쐬니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갱년기 우울증도 피해갔다.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도 조절해가며 먹게 되었으며, 술과 담배를 멀리 하게 되었다. 걷기를 생활화하니 차를 타고 다니는 일이 줄었고,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습관을 들이니 생활 전체가 운동을 중심으로 심플해졌다.

 

 

실은 나도 저자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 고3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무려 10년 동안 하루 한 시간, 일주일에 3~4번은 걷고 있는데,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물론, 시험이나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기분을 전환하는 효과가 있고, 사시사철 자연이 바뀌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이 되며,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녀서 좋고, 운동을 이유로 술을 줄이고 꾸준히 음식 조절을 하게 되어 여러모로 좋다. 존경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할 만큼 운동광이고, 허핑턴 포스트 창업자 아리아나 허핑턴은 인생에 있어 직업적 성공만큼 중요한 것이 웰빙이며, 웰빙을 완성하는 데 운동이 빠질 수 없다고 충고했다. 

 

 

건강해지기 위해, 살을 빼기 위해, 병을 고치기 위해, 오래 살기 위해 하는 운동도 좋다. 하지만 이 중 어떤 이유로라도 운동을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면 오로지 '지금'을 잘 살기 위해 운동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오랫동안 운동을 해오고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있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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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차이나
고희영 지음 / 나남출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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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나의 화두는 중국이다.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웠고, 대학교 때는 중국 현대정치에 대해 배웠지만, 학교에서 하라고 하니 의무로 했을 뿐 내가 좋아서 배운 건 아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중국에 확실히 '꽂혔다'. 계기는 일 때문이지만, 요즘은 일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중화권 음악을 듣고 드라마를 보고 신문이나 인터넷에서 중국 관련 기사를 찾아보는 게 하루 중 가장 큰 즐거움일 정도다. 그런데 내가 아는 중국인들이 헉 소리가 날 만큼 고학력에 부유해서 중국인들 대부분이 이제는 먹고 살만한 줄 알았는데 아닌가보다. 중국 전문 다큐멘터리 방송작가 및 영화감독 고희영이 쓴 <다큐멘터리 차이나>에서 보니 내가 아는 부유한 중국인은 전체 인구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서북 지역이나 지방에는 아직도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빈부차를 확인하는 것은 단지 벌이뿐만이 아니라 의, 식, 주, 결혼, 진학, 직업 선택 등 다방면에서 가능한 일. 막연히 알고는 있었지만 생생한 사진과 실제 사례를 통해서 보니 더욱 마음이 아팠다.

 

 



 

"먼저 한 사람만 성공하면 돼! 형이 출세하면 우리 가족 모두가 좋아질 수 있어!" (p.17)

오직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어머니와 동생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자신을 아프게 채찍질하고,
웃자라는 욕망을 자르며 살아오면서, 그는 아내의 꿈까지 잘라냈다는 것을 아프게 깨달았다. (p.28)

 

"우리는 고기를 먹지 못해요. 왜냐하면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고기를 소화할 수 없는 내장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어디선가 호각 소리가 들려왔다. 점심시간이 끝났음을 알리는 작업반장의 신호였다.
농민공들은 미처 다 먹지 못한 만토우를 입이 찢어져라 쑤셔 넣으며 흩어졌다. (p.78)

 



 
"이제 곧 마흔인데 누가 나 같은 여자를 좋아하겠어. 특히 난 중국남자는 질색이야. 모두들 꿍꿍이속이 있다니까."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베이징 호구를 흔들며 말을 이었다.
"바로 이거! 이것 때문에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 남자들뿐이야." 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부터 그녀가 자주 한국남자가 좋다고 얘기했던 이유를 이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109)

 

 


지방과 도시의 빈부 격차, 농민공 문제, 현대판 신분제도인 호구 문제, 문화대혁명, 천안문 사태 등에 대해 전부터 듣고 배워서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어떤지는 몰랐다. 특히 돈을 벌기 위해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한 농민공의 수가 2013년 2억 6천만 명을 돌파했다는 사실이나, 호구 중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는 베이징 호구 때문에 각종 차별과 암거래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베이징 출신 사람들이 다시 보였다). 딩즈후는 또 어떤가. 딩즈후는 국가이익, 공공이익을 앞세워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항거해 철거를 거부하는 주택을 이르는 말인데, 먼 나라 일 같지만 사실 비슷한 일이 우리나라에서도 용산 참사를 비롯해 빈번히 일어났고 현재도 진행중이다. 문화대혁명, 천안문사태도 마찬가지다. 두 사건 모두 중국인들에게 있어 부끄럽고 감추고 싶은 과거이며 현재까지도 완전히 청산되지 않은 과오다. 그런데 이게 어디 중국만의 일인가. 비슷한 시기에 우리나라에는 독재 정권이 있었으며, 여전히 많은 한국인들이 이들의 반성과 사과를 원하고 있지만 이뤄질 날은 요원해 보인다.  


저자는 이 책에서 중국의 현재를 다큐멘터리로 담았지만, 내 눈에는 현재를 넘어 미래까지 보이는 듯 했다. 극심한 빈부 격차는 얼마 안 있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크고 작은 정치적 소요를 낳을 것이며 체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질 것이다.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적인 변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겪을 우리나라의 미래는 과연 어떨까? 이를 예측하기 위해서라도 중국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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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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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여행은 못 할거야!'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을 읽는 내내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여행은 못 할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네팔에 머무는 동안 줄곧 작가님을 괴롭혔던, 정체불명의 맛과 향을 지닌 마샬라는 어떻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아도, 얼마 전 남산 한 번 올라갔다 내려 다음날 근육통으로 온종일 고생한 데다가, 대한민국 땅에서도 감기에 면역력 저하로 인한 피부질환, 배변 장애(!) 등을 안고 사는 내가 네팔에서 버틸 리가 없고, 뜨끈한 물에 샤워도 못하고 잠자리까지 불편해 불면의 밤이 이어지는 걸 견딜 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여행 전 내내 온갖 회유와 협박(!)으로 마누라를 말릴 만큼 스윗한 남편을 홀로 두다니! 저질 체력과 연약한 멘탈을 지닌 나로서는 첫 여행 에세이의 목적지, 심지어는 생애 첫 해외여행지로 네팔 히말라야를 택한 정유정 작가의 터프한 선택이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설마 저산소증 증세는 아니겠지? 이제 겨우 3200미터인데." 

등반 일정은 모두 17일. 사실 처음엔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는 데 고작 삼 주 남짓한 기간이 걸린다는 걸 알고 '에이, 별거 아니네' 싶었다. 게다가 정유정 작가님이 강철 체력이 기본인 간호사 출신이기는 해도 지금은 하루 온종일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작가님이신데 전문 산악인이나 오를 법한 안나푸르나에 도전한다고 하니 행여 실패하진 않았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다. 알고 보니 작가님이 선택하신 안나푸르나 환상종주는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도 다녀올 수 있는 트레킹 코스. 하지만 해발 5416미터의 쏘롱라패스를 통과하는 미션이 있기 때문에 결코 만만히 볼 수 없다. 등반 중에 고산증에 걸리면 헬리콥터에 실려 내려와야 하고 일 년에 최소 몇 명은 사망하는 난코스이기 때문이다(실제로 작가님이 트레킹 중에 만난 중국인 여학생이 추락사고로 사망하기도 했다). 작가님 또한 등반 중에 고산증, 저산소증 비슷한 증세를 겪으셨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음식이 입이 안 맞고, 변비에 불면증까지 걸려 이중, 삼중으로 고생하셨다. 

 

 

 

"나는 나를 연료로 태워 움직이는 인간이었다." 

작가님은 왜 하필이면 이렇게 고생스러운 여행을 선택하신 걸까? 보통 여행, 그것도 힐링 여행이라고 하면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에서 일광욕을 하면서 쉬거나 유럽의 명승지들을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재충전하는 여행을 떠올리는데, 세상에서 가장 척박하고 살기에 열악한 히말라야를 여행지로 택하신 건지 사실 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이해가 되었다. 산에 오르는 일은 우리네 인생과 닮았다고 했던가. 저자는 등반 틈틈이 지난날을 돌아보며 미처 정리하지 못한 기억들을 만나기도 하고 그리운 얼굴들을 환상처럼 보기도 했다. 어린 시절부터 넌 장녀니까 남들보다 배로 강하게 살아야 한다고 타일렀던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투병과 죽음, 남겨진 가족들을 이끌고 아등바등 살았던 젊은 시절, 오랜 소망이었던 작가가 된 이후에도 세간의 평가와 문단의 기대를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 <내 심장을 쏴라>,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7년의 밤>, <28> 등 베스트셀러를 연이어  저자의 저력이, 단순한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겁 많은 자아를 극복하고 더욱 터프하고 치열하게 살려고 애쓴 흔적이라고 생각하니 가슴 아팠다. 

 

 

 

"유 알 어 파이터(너는 선수야)" 

그러나 종주를 마친 후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이젠 그냥 겁쟁이로 살래, 가 아니었다. 가이드 검부의 말을 빌리자면, "유 알 어 파이터(너는 선수야)". 안나푸르나를 지리산이나 한라산에 다녀오듯 가뿐히(?) 오르내린 끈기와 배포는 타고난 것이지 결코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글쓰기가 지겨워 떠난 여행이었건만 여행을 마치기가 무섭게 글이 쓰고 싶어 손가락이 근질근질했다는 대목만 봐도 그렇지만, 저자에겐 쉼[休]이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벌써부터 다음 소설, 다음 여행 에세이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다음 여행지는 어디일까? 정글? 사막? 북극? 우주? 그 어떤 곳도 끄떡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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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24 12: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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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처럼 하루하루가 시련의 연속이거나 영화처럼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작은 행복에 기뻐하고 작은 위기에 힘들어하는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일상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는 아주 잘 그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 물론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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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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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한 인생이란 어떤 걸까? 합격점이 있다고 한다면 그건 누가 매기는 거지? 나의 인생. 이럴 리가 없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이 정도면 됐다고도 생각하지 않는 내가 단 한 가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은 내 인생은 한 번뿐이야. 그리고 그것은 언젠가 끝난다는 것뿐. 누구보다 나은 인생 같은 것이 아니라 나, 개인의 문제겠지.

 

인생이 끝없이 이어진다면 인간은 책 따위 안 읽지 않을까? 아무것도 찾을 필요가 없다. 알 필요가 없다. 언제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언제까지든 하지 않아도 되는 것과 비슷하다. 내가 나의 집으로 계속해서 돌아가는 것은 하룻밤을 자고 다시 나의 인생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닐까. (pp.162-4)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열광하지만, 실제로 드라마나 영화같은 삶을 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아니, 삶 전체를 놓고 보면 어느 드라마나 영화속 줄거리와 비슷할 수는 있어도 매일매일이 드라마같고 영화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반면에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우리네 삶과 많이 닮아 있다. 드라마처럼 하루하루가 시련의 연속이거나 영화처럼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작은 행복에 기뻐하고 작은 위기에 힘들어하는 보통 사람들의 보통의 일상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는 아주 잘 그려져 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마스다 미리의 만화에 열광하는 게 아닐까? 물론 나도 그렇다.



<나의 우주는 아직 멀다>도 이제껏 나온 마스다 미리의 책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평범한 주인공, 평범한 일상, 평범한 만남들...... 그런데 나는 이 책이 이제껏 마스다 미리 작품 중 최고로 손꼽았던 <주말엔 숲으로>만큼이나 좋았다. 주인공은 32세 서점 직원 쓰치다.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이름도 별명도 쭉 '쓰치다'인, 존재감 약하고 평범 그 자체인 남성이다. 이제 슬슬 결혼해서 아내랑 아이랑 알콩달콩 살고 싶지만 만남 자체도 드물 뿐더러 어렵게 나간 소개팅에서 마음이 통한 여자에게는 곧 있으면 결혼할 애인이 있단다. 직장에서는 나름 10년 경력의 인정 받는 사원이지만 매장에 의자 하나 내 마음대로 못 놓는 신세.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저절로 하게될 줄 알았던 일들을 하나씩 포기하고 체념하고 미루며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내 모습같고 내 주변 사람들같아 안쓰러웠다.

 

 

쓰치다가 서점 직원이라는 설정도 이 책의 재미를 배가시킨 요인 중 하나다. 이 책에는 <우주형제>, <슬램덩크>, <원피스> 등 만화를 비롯해, <먼 북소리>, <빨강머리 앤>, <창가의 토토> 같은 책들이 곳곳에 소개되어 있다. 말하자면 쓰치다의 입을 빌어 저자가 추천하는 '책 속의 책'인 셈. 쓰치다와 책으로 이어지는 사람들도 상당수다. 쓰치다를 어릴 때부터 귀여워했던 큰아버지도 독서광이셨고, 쓰치다가 오랜만에 만난 친구,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도 모두 책으로 통한 인연들이다. 쓰치다가 음식점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는 만화가도 따지고 보면 책으로 이어진 인연인 셈(저자 마스다 미리라는 건 비밀!). 가장 중요한 수짱 얘기는 몇 장 나오지 않아 아쉽지만, 쓰치다가 '수짱의 썸남'인 것은 사실! 두 사람은 어디서 어떻게 다시 만나 어떤 인연이 될까? 궁금하다,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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