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칭 2
아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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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본격 '스트레칭' 만화

AKILI의 만화 <스트레칭>은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풀어주는 본격 '스트레칭' 드라마를 표방한다. 과장이 아닌 게, 만화 중간중간에 독자가 직접 따라 할 수 있는 스트레칭 동작이 나온다. 주인공들이 많이 걸은 날은 햄스트링과 대퇴사두근을 풀어주는 동작을, 주인공 중 하나가 몸이 으슬으슬 춥고 감기에 걸린 것 같은 날은 광배근과 대둔군을 중점적으로 스트레칭하는 동작을 알려주는 식이라 억지스럽지 않고 유용하다.  

# 혼자보다 둘이 좋은, 케이코와 란의 룸셰어 라이프

뿐만 아니라 마음도 부드럽게 풀어준다. 배경은 전편과 마찬가지로 도쿄의 한복판. 고교 선후배 사이인 회사원 케이코와 의대생 란은 룸셰어를 하고 있다. 룸셰어라고 해서 방만 공유하는 건 아니다. 둘 중 한 사람이 감기에 걸리면 돌봐주고, 미팅에 나갈 때 멤버가 부족하면 같이 나가주고, 살이 좀 찐 것 같으면 함께 운동하고, 자기 취향이 아닌 DVD도 같이 봐주는 등 많은 시간과 추억도 공유한다.
 
# 케이코의 아픈 과거

대체로 큰 사건 없이 잔잔하고 평화롭게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가끔씩 케이코와 란의 아픈 과거가 나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이번 2권에는 케이코가 어머니와의 불화, 혼란스러웠던 학창시절을 딛고 오늘에 이르기까지에 관해 나온다. 평범한 회사원인 줄 알았던 케이코에게 이런 아픈 과거가 있었을 줄이야. 케이코를 아끼는 좋은 남자 만나 행복하게 살았으면 싶지만, 지금은 란과 함께 오순도순 알콩달콩 지냈으면 좋겠다.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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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씨의 간단요리 1
쿠스미 마사유키 지음, 미즈사와 에츠코 그림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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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 씨의 간단 요리>, 돌아오다

쿠스미 마사유키 원작의 요리 만화로는 <고독한 미식가>와 <하나 씨의 간단 요리>가 대표적이다. 두 작품의 공통점은 혼자 사는 남녀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으로 생활의 고단함과 외로움을 달랜다는 것. 차이점은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씨가 독신이고 외식을 즐기는 반면, <하나 씨의 간단 요리>의 하나 씨는 남편이 단신 부임 중인 관계로 혼자 지내고 있는 유부녀이고 외식도 귀찮아 집에서 대충 만들어 먹는다는 것이다.

# 배는 고픈데 음식 만들긴 귀찮고...

남편이 집에 안 들어온다는 핑계로 청소도 빨래도 게을리하는 하나 씨. 그래도 인간인지라 밥은 먹고살아야겠기에 삼시 세 끼는 챙겨 먹는다. 단, 그녀 스타일대로 '즈보라'하게. '즈보라'는 '게으름, 대충대충 함'을 뜻하는 일본어 속어다. '즈보라'하게 먹는다는 것은 밥, 국, 반찬을 정석대로 만들어 제대로 차려 먹는 게 아니라, 요령을 부려 쉽고 간단하게 만든 음식으로 끼니를 때운다는 것을 뜻한다. 하나 씨가 연어 플레이크와 마요네즈를 빵에 얹어 만든 '연어 바게트'나, 날계란과 간장을 밥에 넣고 비벼 먹는 '날계란 비빔밥' 등이 대표적인 '즈보라 메시(밥)'다.

# 대충 만들어도 맛있는 집밥

그런데 이 대충 만든, 게으름의 산물인 음식들이 어찌나 맛있어 보이는지.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만드는 법도 간단해서 당장이라도 만들어 먹고픈 욕망이 들끓었다. 특히 감자와 당근, 셀러리, 브로콜리, 양파, 소고기 등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 만든 포토푀를 먹고 싶다. 안 그래도 오늘 날씨가 흐린데 뜨끈한 포토푀를 먹으면 몸도 마음도 따끈하게 덥혀질 듯. 만드는 법도 카레 만드는 법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저녁 메뉴로 도전해볼까.


위 글은 대원씨아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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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빵빠라빵 여행
야마모토 아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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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삼시 세 끼 빵만 먹어도 좋은 빵덕후까지는 아니지만, 삼시 세 끼를 밥만 먹는 건 싫고 한 번은 (간식으로라도) 빵을 먹어줘야 하는 경도의(?) 빵순이다. 그것도 아무 빵이나 좋은 건 아니고 그날의 날씨와 기분 등등에 따라 맛있는 빵, 새로운 빵을 찾아다니는... 빵 미식가? 빵 구루메? 


전국의 빵순이, 빵돌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빵 만화 - 야마모토 아리의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과 <역시 빵이 좋아!>가 출간되었다. <고독한 미식가>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음식 만화가 있지만 빵만 다룬 책은 많지 않다. 게다가 이 책을 그린 만화가 야마모토 아리는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조리사 면허를 취득한 음식 전문가! 넘치는 음식 만화, 흔하디 흔한 빵 리뷰와는 다른 정보와 재미가 있다.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 <역시 빵이 좋아!> 둘 다 재미있지만, 더 좋았던 건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이다. 이 책에서 저자 야마모토 아리는 절친 아코와 돈도 없는데 무조건 북유럽 여행을 감행한다. 도넛 모양의 핀란드 전통 호밀빵 '하판 레이페', 감자와 캐러웨이 씨를 반죽에 넣은 호밀빵 '페루나림푸', 거칠게 씹히는 식감에 신맛이 강한, 햄버거 번스로도 사용하는 '루이스 레이페', 우유죽을 품은 호밀빵 '카리알란 피라카' 등등 이름도 입에 붙지 않고 일본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재료로 만든 북유럽 특유의 빵을 맛보기 위해서! 


그렇게 떠난 북유럽 빵여행... 순탄치만은 않았다. 공항 직원에게 놀림을 당하지 않나, 백야에 적응하지 못하지 않나, 어렵게 찾아간 빵집이 그날따라 쉬지 않나, 지름길을 두고 먼 길로 돌아가지 않나... 이렇게 크고 작은 해프닝이 이어져도 이들의 빵여행은 멈추지 않는다. 호밀빵으로 만든 햄버거를 시작으로, 페루나림푸, 카리알란피라카 등 일본에서부터 먹어보기로 점찍어둔 빵을 하나씩 정복(?) 하고, 고기나 야채로 속을 채운 파스테이아, 속을 버터로 채운 보이실메풀라 등 처음 보는 빵에도 용감하게 도전한다. 핀란드와 덴마크, 국경을 넘나들며! 


빵도 좋지만, 빵을 먹기 위해 두 친구가 여행하는 이야기는 더 좋다. 두 사람이 낯선 나라에서 오로지 서로에게만 의지하며 목적지를 찾아가고 맛있는 빵을 사 먹고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과정을 보며 지난날 내가 친구들과 했던 무수한 여행들이 떠올랐다. 그때 우리도 저렇게 헤맸지, 그때 먹었던 그 빵 맛있었지... (아아 떠나고 싶다!!!) 


이제까지 북유럽 하면 핀란드의 무밍이나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소설가 요 네스뵈 정도밖에 몰랐는데, 이 책을 보고 나서는 온갖 다양한 빵을 맛볼 수 있는 빵의 천국, 빵덕후의 낙원이라는 인상이 강해졌다. 나도 언젠가 나만의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을 떠날 일이 있을까. 북유럽이 안 되면 가까운 일본에서라도, 그것도 안 되면 서울, 아니 동네에서라도 빵빠라빵 여행을 해봐야겠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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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빵이 좋아!
야마모토 아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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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빵순이, 빵돌이의 눈길을 사로잡는 빵 만화! 야마모토 아리의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과 <역시 빵이 좋아!>가 출간되었다.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이 새로운 빵을 맛보기 위해 북유럽으로 떠난 여행기라면, <역시 빵이 좋아!>는 일본에서 맛볼 수 있는 다채로운 빵을 소개한다. 북유럽이나 일본이나 빵 먹자고 가기 힘든 외국인 건 마찬가지이지만, 언젠가 일본에 가게 된다면 이 책에 나온 유명 빵집, 편의점 빵을 하나씩 맛보면 좋을 것 같다. 


저자 야마모토 아리는 조리사 면허를 갖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매일 빵을 먹을 정도로 빵을 좋아하는 빵덕후다. 저자는 절친 아코와 함께 71종에 이르는 일본의 빵을 맛본다. 빵을 소개하는 책이라고 해서 빵의 이름과 재료, 특징 등을 나열하는 수준에 그칠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빵의 재료, 특징, 크기, 맛, 냄새, 제빵 기법, 곁들이기 좋은 것 등을 자세하게 일러주어 저자의 '덕후력'을 짐작하게 한다. 


빵 맛도 그저 '맛있다'고 밋밋하게 표현하지 않는다. 포카치아 베이스에 양파와 안초비를 올린 '포카치아 양파 안초비'의 맛을 표현할 때는 양파를 닮은 머리 스타일로 유명한 일본 연예인 쿠로야나기 테츠코( <토토의 창가>의 저자이기도 하다)를 흉내 내고, 깍둑썰기 한 소시지가 풍성하게 들어있는 '스페셜 핫도그'의 맛을 표현할 때는 영국의 록그룹 Queen의 노래 'We are the champions'를 패러디해 맛도 정확하게 전달하고 웃음도 자아낸다. 


71종에 이르는 빵 중에 내가 먹어본 빵도 있다. 바로 도쿄 시모키타자와에 있는 '안젤리카'의 명물 카레빵! 2009년 도쿄에 갔을 때 먹어본 것이라서 정확히 어떤 맛이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렵게 찾아간 빵집에서 익숙지 않은 일본어로 빵을 주문해 우롱차와 함께 먹은 맛이 기가 막혔던 것은 기억난다. 유명 빵집뿐 아니라 편의점에서 맛볼 수 있는 빵도 소개되어 있다. 도쿄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고베, 교토, 나고야, 지바, 가나가와, 홋카이도 등 일본 각지의 빵이 소개되어 있고, 책의 뒷부분에 만화에 나오는 빵집들의 주소와 영업시간 등의 정보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겠다. 


책의 뒷부분에는 저자가 절친 아코와 빵이 좋아 독일에 간 여행기도 실려 있다. <북유럽 빵빠라빵 여행>에 비하면 길이도 짧고 내용도 적어 아쉽다. 좀 더 길게 보고 싶은데. 독일 말고도 빵 하면 대표적인 나라 프랑스나 영국, 미국처럼 빵을 주식으로 먹는 나라의 빵 문화도 알고 싶다. 그림도 귀엽고 내용도 재미있는 야마모토 아리의 빵 만화를 국내에서 더 많이 만나고 싶다.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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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셔터 걸 3
켄이치 키리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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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대단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소설이나 만화에 나올 법한 드라마틱한 나날을 보내는 것도 아니다. 학생 때는 더욱 그렇다. 영화나 드라마에 나오는 학교생활은 자극적이다. 구준표처럼 재벌 2세 남자애가 동급생인가 하면, 아이돌스타가 학교에 널려 있다.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학교생활은 환상에 가깝다. 같은 반 친구가 알고 보면 외계인이라든가, 교사를 죽여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다든가... 별일이 다 벌어진다. 


도쿄 주변의 숨은 명소와 촬영 장소를 찾아 정겨운 풍경을 필름에 담는 여고생의 일상을 그린 만화 <도쿄 셔터 걸> 3편이 나왔다. 지난 2편에서 다카라즈카 합숙을 거쳐 전국 고등학교 사진 선수권 대회(사진 고시엔) 초전 돌파까지 멋지게 해낸 시바하마 고교 사진부의 유메지 아유미는, 이번 3편에서 사진부 대표 3인 중 한 사람으로 선발되어 홋카이도에서 열리는 결선에 참가한다. 

이 만화는 청순한 외모의 여주인공이 나오는 데도 그 흔한 러브스토리가 없다. 고등학교가 배경인 데도 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사회문제가 나오지도 않는다. 취미도 특기도 사진뿐인 학생들이 모여서 같이 사진을 찍고 그 과정에서 뭔가를 하나씩 배워나가는 것이 유일한 줄거리다. 자극적인 영화와 드라마, 소설과 만화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밋밋하고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갈등도 반전도 없는 이야기를 뭣하러 읽나 싶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 만화야말로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교 때 사진부가 아닌 교지편집부 활동을 했다. 내신에도 입시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같은 부원이던 선후배, 친구들과 계속 만나지도 않지만, 팍팍한 고교 시절에 그렇게라도 숨 트일 공간이 있었던 걸 다행으로 여긴다. 아유미가 사진을 매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팍팍한 현실을 위로해주고 극복하게 해주는 뭔가가 있을 것이다. 책이든 음악이든 미술이든 연예인이든 아이돌이든... 그게 뭘까 생각해보게 해주는 만화라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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