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한계령풀

한번이라도 볼 수 있을까 싶었다. 딱히 나서지 못할 이유도 없었지만 그저 먼길이라 여겨 마음을 내지 못한 탓이다. 아니면 적절한 때에 이르러서 불러주는 이를 기다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만항재라 했다. 동강할미꽃 보러 나선 길에 스치듯 잠시 머무르긴 했지만 안개 속에서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곳에 다시 섰다. 비탈진 경사면에 여기저기 피어나는 중이다. 극히 일부만 봤으니 만항재의 꽃놀이는 아직도 남겨둔 셈이다.

강한 노랑색의 꽃이 모여핀다. 빛을 받아 한껏 미모를 자랑하니 눈맞춤은 오래갈 수밖에 없다. 고도 1,000m가 넘는 강원도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희귀한 식물이라고 한다. 환경부에서 희귀종으로 지정(지정번호 식-65)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하지만 서식지에는 흔한 꽃으로 보일 정도로 많이 핀다고 한다.

실물이 사진보다 이쁜 꽃들이 있는데 한계령풀도 마찬가지다. 노랑의 꽃과 녹색 잎의 어울어짐이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실물을 보는 것이 만배는 더 이쁘다. 머리속에 상상으로 그려지는 풍경만으로도 이미 꿈속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녀치마

때가 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가만 있어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성을 다하여 기회를 만든 후에야 비로소 온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꽃을 보는 일도 마찬가지다. 멀리 있어 보지 못하고 아쉬워만 하다가 오는 기회를 놓칠 수 없어 먼길을 나섰다.

죽령 옛길을 올라 그늘진 경사면에서 첫눈맞춤을 했다. 올해는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났다. 몇번의 눈맞춤이 있었다고 꽃을 대하는 마음이 한결 느긋하다. 빛을 품고 제 속내를 드러내며 환한 미소로 반겨주는 꽃마음이 불원천리 달러온 그 마음에 닿았나 보다. 반짝이는 보랏빛 꽃술을 품는다.

처녀치마, 특이한 이름이다. 땅바닥에 퍼져 있어 방석 같기도 한 잎에서 치마라는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꽃이 필 때는 작았던 꽃대가 활짝 피면서 쑥 올라온다고 한다.

차맛자락풀이라고도 하며 비슷한 종으로는 칠보치마와 숙은처녀치마가 있다. 숙은처녀치마는 지리산에서도 만날 수 있으니 올해도 기대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모데미풀

먼 길을 기꺼이 나선 이유 중 하나가 이 꽃을 보고자 함이다. 보고픈 꽃은 멀리 있다는 것은 붙잡힌 몸 보다는 게으른 마음 탓은 아니었을까.

소백산에서 보던 것을 이번엔 더 위쪽으로 올라가 강원도에서 봤다. 소백산과 환경이 다르니 꽃이 주는 느낌도 다르다. 조금 늦은 시기였다는 차이도 있었을 것이다.

우리 나라 특산식물로 지리산 자락 운봉의 모데미에서 발견되어 모데미풀이라고 한다. 가을에 물매화가 있다면 봄에는 단연코 이 모데미풀이라고 할 만큼 정감이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소백산 어느 계곡을 제법 올라 눈이 녹아 흐르는 물가에 다소곳이 피어있는 꽃을 본 그 첫 순간을 잊지 못한다. 더 풍성하게 몸은 덜 고단하게 느긋한 마음으로 봤으니 그곳에 다시 갈 이유가 생겼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쇠뜨기'
꽃이라면 의례 화려한 색상에 독특한 모양, 매혹적인 향기를 떠올리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어디 그것만 꽃이냐고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식물들을 본다.

주로 농사 준비로 불태우고 난 밭둑에 여기저기 솟아나 키재기하고 있다. 가는 잎이 나기 전의 포자낭(생식경)의 모습이다. 보기에 따라선 징그럽게 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독특한 모양새가 이채롭다.

처음 모습과 다 자란 모습이 천지차이를 보여 전혀 다른 식물로 보이기도 한다. 이 포자낭에 달린 포자들이 퍼지고 나면 줄기가 시들어서 사라지고 연둣빛 싹이 올라와 본격적으로 자라기 시작한다. 처음에 나왔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이 줄기가 바로 영양경이라고 한다.

'쇠뜨기'라는 이름은 소가 잘 뜯어먹는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독성이 있어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도 한단다. '순정', '애정', '조화'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노랑제비꽃
많고 많은 제비꽃들이 지천으로 피고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비교적 사람들 가까이서 터전을 마련하고 있어 흔하게 볼 수 있으나 때론 높은산이나 깊은 계곡에서 피는 녀석들도 많다.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그것이 그것같은 제비꽃 집안은 수십종으로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제비꽃, 둥근털제비꽃, 흰제비꽃, 남산제비꽃, 태백제비꽃, 알록제비꽃, 노랑제비꽃 등 겨우 몇가지만 구별할 수 있을 뿐이다.

봄꽃이 지고 느긋하게 여름꽃이 필 무렵 노고단에 오르면서 보았던 노랑제비꽃을 올해는 경북 어디쯤 산길에서 만났다. 예년에 비해 일찍 만난 편이다.

노랑색이 주는 친근하고 따스한 기운이 좋은 꽃이다. '수줍은 사랑', '농촌의 행복'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