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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해를 기다려서야 볼 수 있다. 그것도 멀리 있기에 본다는 보장도 없다. 지난 해에는 때를 맞추지 못해 볼 수 없었다. 올해는 이제 막 피어나는 몇 개체를 두 곳에서 만났다.

바람꽃 종류인데 꽃대가 하나라서 홀아비바람꽃이라고 했단다. 홀애비바람꽃, 호래비바람꽃, 좀바람꽃, 홀바람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조선은련화라는 이름도 있다.

남쪽에 피는 남바람꽃과 비슷한 모습이다. 다만, 꽃잎 뒤에 붉은색이 없어 더 단정하고 깔끔한 이미지다.

꽃은 북쪽에 멀리 있고 나는 남쪽에 사는 게으른 사람이라 이곳에 없는 꽃을 보려면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아직도 눈맞춤을 기다리는 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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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3-05-17 2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요기합니다.
 

각시붓꽃
연분홍 진달래가 지고 산철쭉이 피기 시작하면 꽃을 찾는 눈길은 땅에서 높이를 점차 높여간다. 그럴때 아직은 아니라는듯 키는 작지만 특이한 모양과 강렬한 색으로 눈을 사로잡는 꽃이 있다.

삼각형 모양의 보라색 꽃잎에 선명한 무늬를 새기고 하늘을 향해 마음껏 펼쳤다. 꽃줄기 하나에 꽃이 한 송이씩 달린다. 햇살이 잘 들어오는 양지바른 곳에 주로 자라며 큰 군락을 이루는 곳은 별로 없고 대부분 군데군데 모여 핀다.

붓꽃 종류 중 가장 먼저 피고 키가 가장 작기 때문에 갓 시집온 새색시처럼 귀엽고 이쁘다고 '각시붓꽃'이라 한다.

미인박명이라 했던가 봄이 가기 전 꽃과 잎이 땅에서 모두 없어지고 만다. 옮겨 심는 것을 싫어해 자생지에서 피어난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좋다. 같은 시기에 노랑색으로 피는 금붓꽃과 함께 숲으로 마음을 이끄는 꽃이다.

비슷한 꽃으로 넓은잎각시붓꽃이 있다. 현장에서 두 종류를 비교하면서 보고도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서로 닮았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등재된 이름이다.

피는 모습에서 연유한 듯 '기별', '존경', '신비한 사람'이라는 꽃말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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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

강렬하다. 꽃잎과 꽃술의 그 대비가 뚜렷한 만큼 서로를 더 돋보이게 한다. 나풀거리는 꽃잎에 쌓여 그 속내를 감춰두지만 결코 스스로를 가두는 것은 아니다.

틈을 두었기에 그 틈으로 드나드는 숨결로 인해 꽃을 피운 정성이 보람을 얻을 수 있다. 모란을 보는 나는 꽃잎보다 꽃술에 꽂혔다.

붉은 모란도 좋지만 이 흰색을 보지 않고 봄을 살았다 말하지 못하리라.

삼백예순 날을 기다려 다섯 날을 보는 꽃, 어찌 그립지 않겠는가.

다시 1년을 기다려 모란을 보고자 한다. 당신과 함께 모란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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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괭이눈

유난히 밝은 노랑색이 눈길을 확 사로잡는다. 올망졸망 모여 핀 모습에 한동안 눈길을 거두지 못하고 눈맞춤을 하고 있다. 이리보고 저리보고 다가갔다 물러섰다를 반복하며 곁을 서성인다.

노고단 오르는 숲에서 처음 만난 이 괭이눈은 이렇게 주목을 끌지는 못했다. 이번 멀리 강원도 어느 숲에서 만난 무리는 이름 앞에 왜 '금'자를 붙였는지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꽃이 색이나 향기로 유난을 떠는 것은 이유가 있다. 벌과 나비 등 꽃가루 매개자들의 눈에 잘 띄어야 수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눈에 잘 보이는 색으로 있다가 수정이 끝나면 다른색으로 변하는 꽃들이 많다. 천마괭이눈도 노랑색에서 녹색으로 변한다.

천마괭이눈은 꽃받침조각과 주변 잎이 금가루를 뿌린 듯 유난히 노랑색이 시선을 끌고 열매 모양이 고양이의 눈을 닮았다 하여 '금괭이눈'이라 불렀다. 최근 천마산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천마괭이눈'이라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천마괭이눈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내겐 여전히 금괭이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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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바람꽃
발품 팔아 제법 많은 산들꽃들을 만나면서 꽃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이유가 일상에 휘둘리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싶은 마음의 반영인듯 싶다. 못 본 꽃이면 보고 싶다가도 일단 보게 되면 그 꽃에서 다른 모습을 찾게 된다.

남바람꽃, 가까운 곳에 두곳의 자생지가 있어 비교적 쉽게 만나는 꽃이다. 비록 철조망에 갇혀 보호를 받고 있는 현실이지만 울타리 밖 몇개체만으로도 충분하다. 올해는 조금 더 멀리 잏는 다른 곳에서 보았다.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바람꽃 종류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니 다소 싱겁지만 꽃이 전하는 자태만큼은 다른 꽃들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만큼 아름답다. 특히 막 피기 시작할 때 보여주는 꽃받침잎의 색감은 환상적이다. 진분홍빛의 뒷모습이 풍기는 그 아련함을 주목하게 만든다.

적당히 나이들어 이제는 삶의 진면목을 아는듯한 여유로움에서 오는 뒷모습이 곱게 나이들어가는 여인네를 연상케하는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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