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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것의 세상으로 나와

거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운명일지라도

때론

조바심으로 채워진 마음 내려놓고

편안히 안겨 쉴 의지처는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당신이 있는 것처럼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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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맞춤이다. 나무를 사이에 두고 햇살과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때론 스스로를 잊어버리는 몰입의 때이기도 하다. 이 경험이 주는 환희가 있어 생명의 꿈틀거림으로 요란스런 봄 숲을 찾는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봄의 숲은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가슴을 펴고 설렘으로 다가올 시간을 마주하는 마법의 힘을 발휘한다. 알든모르든 모든 생명이 봄앓이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순하디 순한 이 순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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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

보이면 비로소 멈추는 것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볼 수 있고 멈출 수 있다는 그것

속도를 줄이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였고

멈추었더니 속내를 보여주었다.

이젠 일상의 속도에서도

멈추었을 때 보았던 것들이 보인다.

스치듯 언듯 보이는 모습에도 지나치지 않고

차를 멈춰 돌아갈 수 있는 마음,

그것이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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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日 춘일

金入垂楊玉謝梅 금입수양옥사매

小池春水碧於苔 소지춘수벽어태

春愁春興誰深淺 춘수춘흥수심천

燕子不來花未開 연자불래화미개

봄날

금빛은 수양버들에 들고 옥빛은 매화를 떠나는데

작은 연못의 봄물은 이끼보다 푸르구나

봄 시름 봄 흥취 어느 것이 깊고 얕은가

제비도 오지 않고 꽃도 피지 않았는데

*조선사람 서거정(徐居正, 1420~1488)의 春日 춘일이라는 시다.

온전히 누려야 할 봄날이다.

봄빛도 어느덧 짙어지는 때인지라 선명했던 연두둣빛 새순들이 묻혀지는 아쉬움이 크다. 다투어 드러내는 것들이 바야흐로 감추어야 할 때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숨어들기 전에 품어야 할 것은 품고 보내야 할 것엔 미련을 두지 말자.

살랑거리는 바람결에 비내음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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心醉심취

얼레지 핀 숲에서 한동안 머무르며 꽃과 눈맞춤 했다. 처음엔 화려한 자태에 넋놓고 바라보다가 그 모습이 눈에 익자 은근하게 달려드는 향기에 젖어서 나중엔 그 향기를 놓칠세라 차라리 눈을 감고 말았다.

새싹이 올라와 본연의 색을 찾아간다. 이를 축복이라도 하듯 햇살이 눈부시게도 비춘다.

어찌 취하지 않을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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