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
마이클 셸런버거 지음, 노정태 옮김 / 부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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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내내 찜찜한 기분이었다. 뭔가 새로운 사실을 전달하고 설득이 되는 부분이 있었지만 반박하고 질문하고 싶은 내용들이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까닭에 제대로 반론을 펼칠 수 없는 답답함을 안고 읽어갔다. 리뷰를 쓰는 것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잘 알지를 못하니.

 

환경과학 분야의 멜서스주의자와 기술만능주의자 사이에서 의견 차이는 오랜 시간에 걸쳐온 갈등의 역사를 갖고 있다. 멜서스주의자들은 지구자원은 한계에 다다를 것이고 지속가능하지 못함을 주장한다. , 기술만능주의자(Cornucopian)들은 기술의 발전이 풍요를 가져다 줄 것이고 이런 환경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일단, 이 책의 부제에 대한 의견부터 쓰고 싶다. 부제는 종말론적 환경주의는 어떻게 지구를 망치는가라고 되어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원제 ‘Apocalypse Never’의 의미를 살리기 위해 붙인 것이라 짐작한다. 절대로 지구 종말은 오지 않는다는 뜻이리라.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들은 실제로 환경과 지구 자원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어느 지점을 지나면 절대로 회복 불가능하고, 멸망을 향해 점점 가속도가 붙을 것이고, 지구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한다.

나의 문제의식은 이 책의 저자가 모든 환경의 쟁점이 되는 사항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종말론적 환경주의자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주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 단계에서 사항마다 입장을 달리하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극단으로 몰아놓고 해야 반론을 펼치기도 쉽고, 효과적이긴 하다. 이런 논리는 상대편의 의견을 단순화 시켜서 사람들을 호도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지구 종말의 모습은 콩고민주공화국 사람들의 삶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환경보다 개발을 더 원하고 있고 경제발전이 더 시급하다고 한다. 너무나 비참한 삶을 살고 있어서 야생동물 보호보다는 그 동물들이 농작물들을 망치는 것에 더 분개하고 있다고 한다. 멀리서 야생동물보호를 위해 운동하는 사람들은 그 콩고 사람들의 생존을 막는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방글라데시의 사람들이 생명을 잃거나 해를 입는 것은 낙후된 환경 때문이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아마존 밀림이 소를 키우거나 콩을 경작하는 농민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비판하는 것도 그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브라질의 숲은 증가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부분적으로 과학적 근거가 있고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아마존이 파괴되면서 그 안에 사는 다양한 생태의 계층을 이루는 생물계의 멸종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고 넘어간다. 또한 브라질에서 조림으로 숲이나 녹지가 늘었다고 하는데 인위적인 것으로 오랫동안 생태의 균형을 이뤄온 밀림을 대신할 수는 없다. 그것을 면적으로만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단순한 논리인 것이다. 또한 그들이 마음껏 아마존 경계의 숲을 밀어버리고 경작하고 목축하는 것을 하게 한다고 해서 경제상황이 나아진다고 보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가 비판하는 강대국의 제국주의적인 논리는 나도 공감한다. 그렇다고 기후와 환경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 자들의 소리를 그저 양치기에 비유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호각은 환경파괴에 대한 경계심을 갖게 해준 효과가 있다.

 

탄소연료보다 원전이 환경적이고 핵폐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의 신고리 원전을 예로 든다. 잠깐 멈칫했다. 독일의 탈원전 정책을 예로 들면서 재생에너지가 그 전력소모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 부족한 부분을 탄소에너지가 감당하게 되면서 환경공해가 더 심해졌다고 한다. 예로 든 풍력발전이 조류의 생태에 위협이 된다는 설명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슈피겔의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재생에너지는 탄소에너지를 넘어섰다고 한다. 결국 기술발전에 대한 투자를 어디에 하는가에 따라 재생에너지냐 원자력이냐를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계속 개발해가면서 그 단점들을 보완해 가는 투자를 해야 한다. 그는 그 경제적 실효성을 주장하는데, 지금까지 투자해오고 개발해왔던 기간이 길었던 것이 지금당장은 경제적 효과가 큰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는 핵폐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 근거가 될 만한 실험이나 수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어서 의혹이 생긴다. 후쿠시마와 체르노빌에서 유출된 방사선의 수치는 그리 치명적이지 않았고, 후쿠시마에서 사람들을 탈출하게 한 것은 잘못된 조치였다고 주장한다. 공포심을 조장해서 원전을 더욱 두려운 대상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이다. 여기에는 증거가 필요한데 그의 주장으로 끝나고 있어 더욱 걱정스럽다.

 

작가가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이 있다. 비판하고 있는 환경단체들이 석유회사나 어떤 이익집단의 금전적 지원을 받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과학이나 학문적 글이 아니라 음모론이 되고 만다. 서로 이런 비판을 하게 되면 논리와 진실은 가려지고 서로 극단에서 돌아올 수가 없다. 어느 단체나 연구나 활동을 위해서는 지원을 받게 되어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검은돈인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작가 자신도 이런 음모론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서는 삼가고 정확한 진실과 과학적 사실만 주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작가는 이 책을 쓴 목표를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보편적 풍요를 누리게끔 하는 것이라고 한다. 낙후된 지역의 사람들이 환경보호라는 명목으로 풍요로운 삶에서 제외되면 안 된다는 것인데, 근본적인 원인이 환경보호에 있는가는 생각해볼 일이다. 이렇게 반박하면서 나도 너무 무지하기 때문에 이 작가의 단순화주장을 답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답답하다. 그래서 반대편의 입장도 찾아보게 되었다.

 

피터 글릭의 비판

https://yaleclimateconnections.org/2020/07/review-bad-science-and-bad-arguments-abound-in-apocalypse-never/

https://newspeppermint.com/2021/05/10/m-apocalypse1/

 

암튼 아쉬움이 많은 책이었다.

두꺼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읽어야 할지를 망설였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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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1-06-30 17: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문득 극단적인 비건 주의자가
물고기도 고통을 느낀다며
수산물을 취급하는 레스토랑
에 가서 항의를 했다는 기사
가 떠올랐습니다.

자신이 하는 건 갠춘하지만,
왠지 자신의 신념을 타인에
게도 강요하는 건 참 그렇더
군요.

그레이스 2021-06-30 17:53   좋아요 4 | URL
극단주의는 분열만 양산하죠
상대방을 극단주의로 몰아가는 것은 몰이해를 드러낼 뿐 해결점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mini74 2021-06-30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글 읽으니 이 작가분도 작가가 비난하는 환경단체만큼이나 극단적이고 편파적인것 같은데요 내 맘과 다른 책은 읽어내기 힘든데 ㅠㅠ 고생하셨어요

그레이스 2021-06-30 18:05   좋아요 5 | URL
감사합니다 ^^
맘고생 조금 있었어요 ㅋ

새파랑 2021-06-30 17:5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계속 읽기를 망설이면서도 완독하신건 대단한거 같아요~! 이런 장르의 책을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지만 작가가 자신의 주장을 위해 극단적인 글을 쓴것처럼 보이는군요 ㅜㅜ

그레이스 2021-06-30 18:07   좋아요 3 | URL
제가 편파적일까봐 걱정도 했습니다.ㅠ

청아 2021-06-30 18:0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이런 얘기인줄 모르고 구입했다가 프롤로그 읽었는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바로 팔았어요. 시청자 우롱하는 뉴스같은 느낌.😔

그레이스 2021-06-30 18:06   좋아요 4 | URL
그러셨군요
제 맘 같았다니 반갑고 든든합니다 ^^

그레이스 2021-06-30 20:42   좋아요 3 | URL
저는 줄을 하도 많이 그어서 팔지도 못해요^^
잘 안읽히는 책은 읽으려고 줄을 더 많이 긋고, 여백에 질문이랑 반론, 근거 이런 것들을 적어놔서^^
‘why?‘ ‘So what?‘ ... 등등^^

청아 2021-06-30 21:19   좋아요 3 | URL
헉~멋져요!!! 그레이스님 보니 읽어보고 팔껄 아쉬워요. 그런 식으로 제대로 잘못된걸 집고 넘어가는게 더 필요하다 생각되요.👍👍

초란공 2021-06-30 21:20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애쓰셨내요^^ 무엇보다 이 책 추천사 쓴 사람들 책은 보다 의심해서 읽게될 듯 합니다. 스티븐 핑커와 리처드 로즈, 올리버 스톤 감독을 비롯한 유명인들 말이죠. 어쩌면 이 책이 거대한 백인 원전주위자 카르텔을 수면 위로 불러온 역할을 한 책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 그런 의미에서 올리버 스톤 감독이 쓴 미국 현대사도 의심의 눈으로 읽어봐야겠요.

그레이스 2021-06-30 21:25   좋아요 4 | URL
전문적인 지식과 관련되어 쟁점이 있는 지식은 어느 편의 주장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기 조심스럽죠^^
감사합니다 ~♡

희선 2021-07-01 01: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은 안 봤지만, 이 책을 보고 쓴 글을 보고 그걸 믿어야 할까 하는 생각이 조금 들기도 했습니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으면서 맞다고 하기도 어려운... 과학이 발전해서 지구가 안 좋아진 건 맞기도 한데...


희선

그레이스 2021-07-01 07:05   좋아요 0 | URL
예쁜 보자기에 쌓인 가짜 꿀 같다고나 할까요? 과학적사실도 있고 논리적으로 맞는 말도 있어요. ^^

공쟝쟝 2021-07-0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꼼꼼히 읽었어요! ㅇㅣ 책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음모론이라고 하시니까 갑자기 신뢰가 딱…. 전형적인 환경운동이 브루주아운동이라 깎아 내리는 뭐랄까 발전옹호좌파(?)냄시가 나는…. 안 읽어보고 뭐라고 하긴 그렇지만요… 휴..휴머니스트시네요… 아이참..

그레이스 2021-07-01 22:45   좋아요 1 | URL
꼼꼼히 읽으셨다니 겁이 나네요
제대로 비판한건지 두려워서요
감사합니다

공쟝쟝 2021-07-02 00:46   좋아요 1 | URL
겁내지마세여 ㅋㅋ 그레이스님 글 읽구 다른 책읽기로 ㅋㅋㅋ 호호 ㅋㅋㅋ
 
아주 편안한 죽음 을유세계문학전집 111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강초롱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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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박한 죽음의 징후들은 시시각각으로 나타나고, 육신은 존엄을 잃어간다. 그 과정에 순응하는 어머니를 바라보는, 담담한 서술 뒤에 감춰진 딸의 감정은 낯섦과 경악이다. 죽음은 폭력이다. 그 앞에 누구든지 홀로 있게 하지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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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쓰는 만년필입니다
첫번째가 요즘 즐겨쓰는 중국산 만년필, 디자인과 필기감 좋아요
두번째가 중국산 어중이 떠중이들 개중에는 마름현상이 심한 것들도 있어요. 주로 밖에 들고 나가는,애들이예요
마지막 사진 두개가 워터맨과 펠리칸 세일러들이예요
같은 펜들 눕혀놓고, 세워놓고 찍은 사진요
얘네들은 소중하니까^^
워터맨이 많네요^^

추가로 요즘 모으고 있는 나쓰메 소세키 !

그리고 ‘피네티 기가 저널‘ 그리고 트위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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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6-30 00: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말 우아
스피치리스 입니다 ㅎㅎㅎ

서니데이 2021-06-30 01:5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 만년필 마니아이신가요.
잘 맞는 펜이 있는 건 좋은 일 같아요.
사진 잘 봤습니다. 좋은밤되세요.^^

그레이스 2021-06-30 09:16   좋아요 4 | URL
같이 사는 사람이 마니아구요
저는 옆에서 얻어쓰는? 사람요
그래서 잘 몰라요.
만년필 세계도 어마어마 하더라구요.

라로 2021-06-30 02:2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제가 넘 늦게 이 페이퍼를 봤나봐요!!흑흑
저도 보고싶어요, 다른 분들이 보신 사진들,,왜 깨졌나???ㅠㅠ
나쓰메 소세끼,,저는 달랑 한 권 읽어본 작가,,,뭐든 모으는 일은 참 애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도 님처럼 모으는 작가가 몇 있어요.^^;;

앗! 뭐죠?? 댓글 올리고 나니까 보이는 사진들은???ㅎㅎㅎㅎㅎㅎ
워터맨 카렌 하얀색으로 들이고 싶은데 완전 품절,,ㅠㅠ 그거 넘 이쁘구요
펠리칸은 필감이 어때요??? 저는 펠리칸은 주니어만 갖고 있어요. 그런데 막쓰기 좋네요.

그레이스 2021-06-30 09:13   좋아요 3 | URL
펠리칸은 필사하는데 좋아요
잉크가 많이 들어가서...
잉크 남은 양도 보이구요.
트위스비가 탱크식이죠? 컨버터가 아니라.

필기감도 좋구요
ef닙도 잘 안말라요^^

하이드 2021-06-30 05:1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만년필 구경 좋아요. 전 워터맨은 한 번도 안 써봤네요. (눈독) 일본 만년필 세필이 지금까지는 저한테 제일 맞았어요. 다이어리에 끼워두고 매일 쓰는건 카웨코구요. 세일러, 플래티넘이 제일 많아요. 만년필 사진 종종 올려주세요!

그레이스 2021-06-30 09:20   좋아요 2 | URL
ㅎㅎ
주는 거 받아쓰는 처지라^^
그런 것 치고 많긴 하네요^^

얻게 되면 또 올릴께요

새파랑 2021-06-30 07: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만년필과 소세키책 모음은 너무 멋지네요~!! 역시 뭉쳐야 멋있는거 같아요 ^^

그레이스 2021-06-30 08:31   좋아요 3 | URL
^^

다락방 2021-06-30 08: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라로님 페이퍼에서는 만년필용 가죽케이스 보고 이런게 있구나 신기했는데, 그레이스님 페이퍼에서는 저렇게 또 만년필 꽂이를 보게 되네요. 아 정말이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은 세상입니다.

저는 소세키 작품 모으신 게 너무 좋네요. 저는 소세키를 모으지 않지만 누가 한 작가의 작품을 모으는 거 보면 그게 그렇게나 좋더라고요. 히히.

그레이스 2021-06-30 08:58   좋아요 4 | URL
다이소제품이예요^^
‘도련님‘ 중고로 샀는데 너무 헌책이라 실망했어요 ㅠ
함께 꽂아놓으니 조금 괜찮네요.

청아 2021-06-30 08: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흐앙~♡♡ 만년필 디자인에 취향이 묻어나는군요!! 멋져요👍

mini74 2021-06-30 14: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책들 모아놓으니 너무 예뻐요. 만년필, 아이가 갖고 싶어해서 몇 개 사줬는데 학교 갖고다니다 어느 순간 놔두고 가더라고요. 이유를 물었더니 ㅎㅎ 선생님이 만년필보곤 우와~~~ 하시더니 글씨보곤 헉! 하시더라고 ㅎㅎ 완전 악필이거든요. 그 덕에 만녀필 제가 쓰고 있지요. 소중하고 예쁜 만년필, 부럽습니다 ㅎㅎ

그레이스 2021-06-30 15:04   좋아요 4 | URL
^^;;
만년필로 글씨쓰려면 연습이 필요하죠.ㅋㅋ
그런데 만년필로 쓰면 늘어요^^

레삭매냐 2021-06-30 17: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만년필보다 소세키 컬렉션에
더 눈길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문구쟁이 < 책쟁이여서
겠죠...

세월의 흐름이 묻어서 더 멋진
소세키 컬렉션이었습니다.

그레이스 2021-06-30 18:09   좋아요 3 | URL
세월의 흐름이 묻은 책!
위안이 됩니다 ^^

붕붕툐툐 2021-06-30 23:2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유일하게 사고 싶은게 저 현암사 소세키 전집이에요~ 너무 예뻐서.. 한 권도 제대로 못 읽었지만.. 근데 아마 꽂을 자리 없어서 못 살 거 같아요. 대리만족 하고 갑니당~^^

scott 2021-07-01 0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월이 흔적이 뭍어나는 만년필들!
얼마나 많은 잉크병들이 비워졌을지 그레이스님의 취향이 묻어 나네요
잉크 채우고 클린 하는게 귀찮아서 전 기냥 카트리지 끼워쓰지만
가격 이런거 떠나서
펜촉과 그립감이 뛰어난 제품이 제일 좋더군요.
비싸면 모셔 놓게 됨 ^ㅅ^
 

그녀는 일자리를 잃으면서 자유도 빼앗겼다 카멀과 로즈, 코니 조와 함께 다이아몬드 커피 독에 앉아 있을 자유, 비용 먼저 따져보지 않고 투스크린 리츠에서 저녁을 보낼 자유. 통조림공장이 폐업한 지 몇주 되지 않아 그녀는 모아둔 돈을 다 썼고, 당연히 아버지가 분명히했듯이 집으로 들어오는 실업수당은 전부 식비와 생활비로 들어갔다. 가족은, 특히 홀아비 가족은 힘을 합쳐야 했다.
- P42

그것은 아버지가 그녀에게 원하는 바였다. 아버지는 펠리시아가 매과이어 피그스에 취직하기에는 자격이 부족했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했다. 그녀가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되면 실직 상태를 벗어나면서도계속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아버지와 아직 결혼하지 않은 오빠들을 위해 식사 준비를 할 수 있을 터였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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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1-06-29 1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유에 대한 표현이 좋네요. ^^

그레이스 2021-06-29 10:55   좋아요 1 | URL
현실적이죠. 이런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 많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독서괭 2021-06-29 1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흥미진진해요~^^

그레이스 2021-06-29 12:39   좋아요 1 | URL
약간 긴장하면서 읽고 있어요^^

초란공 2021-06-30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도 궁금해집니다. 사회적인 메시지가 있을 책일지...책소개에는 뭔가 긴장감이 느껴지는 소설 같기도 하구요. ^^

그레이스 2021-06-30 12:39   좋아요 0 | URL
여러가지 생각할 지점이 많았습니다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 - 250년 만에 쓰는 사도세자의 묘지명, 개정판
이덕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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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이놈아, 너는 어찌 이 늙은 애비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하느냐.”

죽은 세자를 안고 우는 영조의 비탄의 말이다.

공부가 국시고 예법 또한 국시다

영조의 이 말에서 이미 관객은 영화가 줄 메시지의 방향을 짐작한다.

이것은 나랏일이 아니고 집안일이다..”

내가 바란 것은 아버지의 따뜻한 눈길 한 번, 다정한 말 한마디였소.”

- 영화 사도

 

아들과 아비의 뒤늦은 대화가 가슴이 아파서 눈물을 흘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감독의 시선에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 비극이 집안일이고 부자간 갈등으로 이해되어야 할 사건인가? 공부지상주의,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은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그러나 조선왕조에 단 한번 등장한 일물(一物, 뒤주를 뜻함)에 의한 왕위계승자의 죽음, 정조의 병신처분’(1776, 정조즉위년)으로 혜경궁 친정의 몰락 등은 영화의 이 해석에 동의할 수 없게 한다.


역사란 궁극적으로 기억과 망각의 시뮬라시옹으로 존재한다’(팩션시대 영화와 역사를 중매하다김기봉)고 했나? 역사가 어떤 거대담론에 의해서 과거의 기억과 망각을 결정하는 언어놀이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역사영화는 말할 것도 없이 작가와 감독의 시선 안에 갇혀 재현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그래서, 다시 뽑아들었던 책이 바로 이덕일의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였다.

 

이 책을 시작하며 작가는 고등학교 국어시간 읽었던 한중록을 떠올린다. 혜경궁의 일관된 메시지는 이 비극이 영조의 이상성격과 사도세자의 정신병의 충돌의 결과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한중록내용과 의도에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그 단서를 영괴대(靈槐臺)’비에서 찾았다고 한다. 이 비영조실록에 기록된 사도세자의 모습은 한중록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중록은 네 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1편만 정조 때 쓰고 2~4편은 정조 사후에 기록했다. 기록 시기만 생각해보아도 혜경궁의 의도는 친정이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련이 없음을 밝히고자 함임을 알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사도세자가 죽임을 당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나경언의 고변이었다. 나경언은 먼저 형조에 1차 고변을 했고, 이 형조에 넣은 원서로 인해 왕을 청대하게 된다. 1, 2차 고변서의 내용은 읽고 불에 태워서 그 내용을 알 수 없으나, 1차 원서에 왕을 청대할만한 심각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면 그것은 역모에 관한 것 외에는 없다. 그러나 아무리 심각한 내용이라도 일개 상민이 왕을 만나기위해서는 누군가 중간에서 힘을 쓰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품에서 흉서를 꺼낼 때 까지 아무런 제지를 당하지 않았다는 것은 배후의 존재를 추측케 한다. 2차 고변서의 내용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도세자의 비행에 관한 일이다. 영조는 나경언을 무고죄로 죽인다. 그러면 세자의 비행에 대한 고변이 거짓이란 말인가? 문제는 1차 고변의 내용인 것이다. 고변의 핵심은 변란이 호흡사이에 있다는 말이었다. 즉 세자가 군사정변을 일으키리라는 고변이었다. 영조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보다는 나경언의 고변에 대한 예단을 지니고 있었다. 나경언의 고변 20여일 후 세자는 뒤주 속에 갇히게 된다.

노론의 힘에 의해 왕위에 오른 영조는 경종독살설에 시달렸다. 대표적인 사건이 나주벽서사건이다. 영조의 탕평책은 이 사건으로 무너지게 된다. 영조의 군주로서의 정체성은 노론의 힘에 의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도세자는 소론에 가까웠다. 세자의 대리청정 기간에 보여준 친소론적 모습은 영조나 노론이 위기를 느끼게 했을 것이다. 세자의 죽음을 전후로 노론의 영수인 혜경궁의 아버지 홍봉한의 행적은 나경언의 고변의 배후에 그가 있었음을 추측하게 한다. 정조 즉위 후 처분들은 정조가 이것을 알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렇게 작가는 의심 없이 받아들였던 역사에 숨어있던 진실을 드러냄으로 다른 시각과 추론을 제시한다. 그는 이 책의 다른 제목 사도세자의 고백1판과 2판 서문에 이렇게 쓰고 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가해자와 피해자는 역사 속에 묻혔다. 그리고 240년의 세월이 지나 나의 손에 의해 재구성되었다. 그러나 나는 이 책에 담긴 것이 역사의 진실이라고 강변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독일의 철학자 가다머Hans-Georg Gadamer진리와 방법에서 하나의 작품은 일단 형태화하고 난 후에는 그 창작자나 해석자의 의식으로부터 독립되어 자기 자신의 고유한 존재방식을 갖는다.’라고 말했듯이 독자적인 생명력을 얻어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한중록이 그랬던 것처럼.”

 

읽은 지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에 와서 이 책을 떠올려 보면 조금은 편향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의 문제제기는 한 가지 관점으로 알고 있던 사건을 정치, 외교, 군사 등 보다 넓은 시야로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창덕궁 규장각이 있는 후원으로 가는 입구에 정조 때 동궁전이 서있다. 아마도 경희궁과 창덕궁에 머물던 영조와 창경궁에 있던 사도세자의 거리가 너무 멀어 그 사이에 신하들의 당쟁이 끼어든 것은 아닐까하여, 정조가 아들을 가까이 하기 위해 창덕궁 안에 동궁전을 두었다는 해설사의 말이다. 잠시 가슴이 저릿했다.

 

한중록을 통해 알고 있던 사도세자의 모습은 기억된 과거는 역사가 되고 망각된 과거는 역사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세검정에서 사초를 씻는 행위는 이 사실을 의미하는 퍼포먼스다.

로마사에 대한 기번과 몸젠의 시각이 다르고, 시오노 나나미에게는 제국주의 사관이 숨어있다. 역사가는 자신의 역사관을 입증하기 위해 사료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 하는 사료들을 최대한 수집하고 그것들을 통해 진실에 가까운 역사를 재현하려 한다. 하지만 그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우리는 역사기록의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결국진실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역사를 읽는 사람에게도 철학과 균형 있는 사고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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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 2021-06-28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잘 읽었습니다. 마주칠때마다 당황스럽고 속터지는 이 사건. 얽히고 설킨 것들의 결과였군요. 그래도 그렇게까지 했어야했는지 원망은 가시질 않네요.😭

그레이스 2021-06-28 23:38   좋아요 3 | URL
늘 불안했던 영조와 사도세자를 둘러싼 세력과의 긴장이 있었고, 세자는 외교에 있어서도 영조와 다른 의견이었다고 합니다.
영조의 불안과 긴장이 세자의 연약한 성격에도 영향을 주긴 했겠죠.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만화를 보면 중립적인 시각으로 이 사건을 그리고 있긴 합니다.

scott 2021-06-29 00: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결국 세자는 정치의 희생자 인것 같습니다.
한중록은 집안의 명예회복을 위해 쓴것
아들 정조 보다 15년이나 더 살다간 헌경 왕후, 혜경궁 홍씨

이책 다큐로 만들어지면 좋을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1-06-29 00:46   좋아요 2 | URL
처음 읽은 후로 그동안 두번은 더 읽었습니다.^^ 이덕일 역사책은 모두 읽을만 합니다!

희선 2021-06-29 01: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역사에 적힌 게 맞기는 하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겠지요 적히지 않은 것도 알면 좋겠지만, 잘못된 쪽으로 상상하면 안 될 것도 같습니다 학교 다닐 때 배우는 역사도 한쪽으로 치우칠 때가 많은 듯합니다 그런 거 그때는 하나도 몰랐지만... 지금도 아는 거 별로 없네요


희선

그레이스 2021-06-29 06:36   좋아요 3 | URL
실증주의에 의한 역사기술이 누락시키고 왜곡시킨 부분이 많았구요. 이 실증주의 역사학자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때의 역사를 읽었었죠^^
감사합니다 ~

bookholic 2021-06-29 08:1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덕일 님의 책들을 읽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와 다른 역사가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는데, 친한 선배 형님이 이덕일 님의 책도 그대로 다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정병설 님의 <권력과 인간>을 추천해 주셨는데요...
역사의 기록은 역사가의 생각이 안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덕일 님의 책도.. 정병설 님의 책도...
나중에 정병설 님의 <권력과 인간>도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그레이스 2021-06-29 09:29   좋아요 1 | URL
예 맞아요 .
이덕일 님도 치우쳐 있어서 균형잡고 읽어야 해요.
그동안 역사학계가 한 흐름으로 와서 이런 분의 역할이 필요했지 않았나 싶어요.^^
정병설님의 책도 알고 있는데 소개해주신 책은 못읽었네요.
정병설님이 이덕일님 상대로 소송하겠다고 했던 기사가 기억납니다. 재판까지 갔는지는 모르겠구요.

이덕일님이 적이 많은 듯요^^
감사합니다~

bookholic 2021-06-29 19:34   좋아요 1 | URL
두 분이 소송 이야기까지 나왔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