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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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박구리가 죽어 있던 그날 아침(9p)

직박구리를 묻어주고,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던 철이는 가슴 속에 치밀어오르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낀다. “슬픔일까, 아니면 죽음에 대한 두려움일까?” 생명 안에 내재되어 있는 죽음을 불현 듯 실체로 직면한, 자신의 죽음을 미리 보아버린 자의 두려움과 슬픔일 수 있다. 그런데 이어지는 내 감정은 마치 상점의 쇼윈도 안에 들어 있는 것 같다. 볼 수는 있지만 손으로 만질 수는 없는.(16p)“이란 표현에서 수상함을 발견한다. 인간이 감정을 이런 식으로 느끼나?

 

막연한 추상으로 먼 곳에 머뭇거리던 죽음이 어느 날 급습하여 아버지의 몸을 관통해서, 나와 정면으로 맞닥뜨렸을 때의 그 예리한 통증은 지금도 생생하게 느껴진다.(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11p)”

 

대부분 발작적인 구토증, 흉통, 손끝의 저림, 눈물 등 즉각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철이에게는 그 분출이 거치는 단계가 있는 듯 보인다.

 

철이는 휴머노이드다. 스스로를 인간으로, 휴먼매터스의 연구원인 최박사를 자신의 아버지라 여기고 있던 철이의 정체는 곧 드러난다. 등록되지 않은 휴머노이드를 검거하는 요원들에 의해 잡혀 수용소로 보내진다. 그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 독자는 연민을 느끼게 된다. 철이는 수용소에서도 오랫동안 자신이 휴머노이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오해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은 어떤 느낌일까? 후에 자신에 대한 자료를 찾아 나선 철이의 기억은 항상 직박구리가 죽어있던 그날 아침으로 돌아간다. 모든 것이 흔들리던 그 순간에서 시작한다. 존재의 근원이 흔들리고 딛고 있는 지반이 사라진 주변을 둘러싼 모든 관계와 사물이 무의미해지는 그런 경험이 아닐까?

 

철이가 아버지라고 여겼던 최 박사는 가장 인간다운 휴머노이드,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그대로 가지고 인간의 문화적 유산을 계승해나갈 휴머노이드(94p)”를 연구했다. 철이는 그게 바로 자신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철이가 갖고 있는 성품은 만들어질 당시 입력된 데이터들과 최박사가 철이에게 했던 교육들로부터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쩌면 철이에게서 보여지는 생명에 대한 사랑과 공감능력, 배려심 등은 가장 이상적인 인간성의 재현이라고 볼 수 있다.

 

철이가 수용소에서 만난 선이는 인간의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클론이고, 민이는 애완용으로 제작된 휴머노이드다. 인간이 해야 할 노동이나 물질적 활동 뿐 아니라 정신적인 영역까지 휴머노이드에게 역할을 맡기게 되면서 인류는 존재할 이유를 상실한다. 의식은 데이터화 되어 사라진다.

 

몸이 파괴되거나 수명이 다한 휴머노이드는 인공 뇌를 활성화 시켜 의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 의식으로만 존재하는 상태는 마치 전신마비 안에 갇혀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데이터 망을 이용해 자신이 살던 휴먼매터스 위를 조망하는 자유를 보여주기도 한다. 애초에 인간의 육체를 가진 존재로 만들어진 철이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몸으로 해왔는가 새삼 깨닫는다. 작가는 민이의 재활성화라는 문제를 통해 다른 몸을 가진 존재는 처음 존재와 같은 마음을 갖게 될까? 라는 질문을 하지만, 철이가 의식으로 있을 때나 두 번째 몸을 갖게 될 때, 다름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순으로 그 질문을 의미 없게 한다.

 

몸이 낡아 그 생명을 다해도 구조요청만 하면, 의식으로는 영원히 존재할 수 있는 길이 있었지만, 철이는 더 이상 존재하길 거부한다.

 

여기서 구조되더라도 육신이 없는 텅 빈 의식으로 살아가다가 오래지 않아 기계지능의 일부로 통합될 것이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더 이상 묻지 않아도 되는 삶. 자아라는 것이 사라진 삶. 그것이 지금 맞이하려는 죽음과 무엇이 다를까?(295p)”

 

자작나무 숲에 누워 있는 철이는 직박구리가 죽어있던 날 아침을 회상한다. 의식이 사라지는 완전한 소멸의 순간 그가 회상한 그 장면은 철이 안에 심겨진 궁극의 인간성이 아닐까? 그 인간성이란 유한한 육체를 갖고 있는 인간의 죽음이다. 어쩌면 언젠가는 반드시 죽을 인간의 조건이 윤리나 사랑을 필요로 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수용소의 문제, 생명 윤리, 인간의 조건, 죽음, 마음의 실체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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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1-07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영하 작가는 계속 책을 내고 있군요!
한국 작가들 작품을 안 읽은지 너무 오래 되어 요즘은 어떤 얘기를 들려줄지 궁금하긴 합니다.
요즘 한국 작가들 책들 보면 정말 예쁘게 잘나와 매우 읽고 싶게 만드는 거 같긴한데....읽어야할 세계문학 대기작이 넘쳐나서 읽을 수가 없어요..^^;; 그럴수밖에 없는게 김영하보단 부차티가 매우매우매우 좋아서...그런 순환의 연속..ㅎㅎ 한국작가들은 잠정적 후순위로 계속 밀리네요...하하~

그레이스 2023-11-07 11:44   좋아요 1 | URL
김영하작가의 읽어본 작품 중에 좋았어요.
항상 뭔가 걸리적 거리는 구석이 있었는데,,,
<검은꽃>, 소재는 좋았고 초반 내용도 좋았는데 뒤로 갈수록 읽기 힘들었구요
<엘리베이터...>는 처음부터 힘들었구요

항상 아이디어를 뒷받침할 스토리 구성력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었어요....제 생각!
제게 좋았던 작품은 <살인자의 기억법>이었는데... 이 작품 추가했습니다.
자료 풀이 좀 넓어지고, 구성력도 더 좋아졌단 생각입니다.
이런 평가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요.
제생각입니다.^^

새파랑 2023-11-07 19: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의 별 다섯이군요~! 이 작품 너무 감동적이라고 하던데~!!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이 떠올라서 왠지 손이 안가더라구요 ㅎㅎ

그레이스 2023-11-07 19:11   좋아요 1 | URL
저도 클라라와 태양이 생각나긴 했어요
그런데 그 작품과는 결이 다른듯요.
이시구로는 모호한 면이 있는데,,, 이건 차이가 있는듯요
뭐가 좋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읽는데 어려움이 없어서 하루 안에 읽는게 가능하더라구요.
마음 감정 이런 것에 꽂힌다면 추천합니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말한다.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다. 우리가 첫 페이지를 열기 전까지는 말이다.(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알베르토 망구엘 15p)”


우리는 이 트로이 전쟁에 관하여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서, 이 일리아스라는 서사시 안에서 신화나 예술작품을 통해 익숙한 파리스의 심판’, ‘트로이의 목마’, ‘라오콘의 죽음등과 같은 사건들을 만날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나 이 서사시 안에서는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트로이 전쟁이 시작된 지 10년이 지난 시점, 5일간 전투 이야기다. 일리아스는 한 영웅의 분노와 딸을 빼앗긴 아버지의 슬픈 기도로 시작한다. 그리고 마지막은 그 영웅의 화해와 죽은 아들의 시체를 찾아 돌아간 한 아버지의 슬픔으로 마치고 있다. 그러니 첫 페이지를 열기 전 까지는 친근하다는 역설의 설득력에 미소를 짓게 된다.

 

노래하소서, 여신이여! 펠레우스의 아들 아킬레우스의 분노로 시작하는 이 서사시에는 분노가 그 한축을 이루고 있다. 아킬레우스가 분노때문에 전투에서 물러나고, 그로인해 많은 그리스 전사들이 희생될 때, 그를 설득하는 포이닉스의 알레고리는 인상적이다.

 

사죄의 여신들은 위대한 제우스의 따님들이지만

절름발이고 주름살투성이고 두 눈은 사팔뜨기여서

미망(迷妄)의 여신 뒤를 열심히 따라다니는 것이 그들의 일이오.

그러나 미망의 여신은 힘이 세고 걸음이 빨라 사죄의 여신들을

크게 앞질러 온 대지 위를 돌아다니며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지요.(9502~506 )”

 

또한 아킬레우스가 분노를 거두고 전투에 참여할 것임을 선언할 때, 아가멤논이 변명처럼 말하는 운명의 여신(모이라), 복수의 여신(에리뉘스), 그리고 아테(미망의 여신)에 관한 예화(19) 역시 유명한 알레고리이다. 일리아스에 대표적인 두 알레고리에서 두드러지는 사죄, 운명, 복수, 미망(迷妄)이라는 단어들은 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정신이다. 아가멤논의 변명은 히랍인의 사고방식을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고 한다.

 

일리오스의 들판에 여기저기 쓰러져있는 전사들의 시체들, 그들을 수습하기 위해 하는 하루 동안의 휴전과 화장(火葬)은 이 서사의 한 축을 이루는 죽음에 대한 인식을 보게 된다. 그리고 무구들! 출정하기 위해 그들이 갖추는 무장의 리스트와 묘사들, 죽은 자의 무구를 차지하기 위한 쟁탈 또한 중요한 장면들이다. 아가멤논, 파트로클로스, 아킬레우스의 무장 장면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에서 그들의 운명을 가르는 암시를 발견하게 된다.

 

신들의 개입과 싸움은 사실상 이 전쟁의 운명이 정해져 있는 가운데, 5일간의 전세의 향방을 결정하는 힘이다. 그 각각의 전투는 무언가 인간들에게 그 운명의 선을 넘을 수 있을 것 같은 여지를 주고 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 부분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다른 시점과 해석과 결론에 이르게 된다.

 

부풀리고 소용돌이치며 아킬레우스를 쫓아오는 강의 신 스카만드로스를 표현하는 은유와 직유는 이 서사시의 장관을 이룬다. 일리아스에서 절정을 아킬레우스의 전투 장면으로 꼽는 독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들의 시신을 찾기 위해 아킬레우스를 찾아가는 프리아모스의 모습에서 감정의 극치를 경험한다.

 

세 번을 읽었어도 여전히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이 많은 작품이다. 읽을 때마다 참고할 책들이 많아진다.

처음 읽는다면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책이 강대진의 호메로스의 일리아스 읽기. 이 책이야 말로 호메로스의 참고서라고 할 수 있다. 서사시의 구조, 출정한 국가의 지도와 참모의 리스트, 각 권마다 해설-중심사건, 인물에 대한 해석-을 담고 있다. 초보자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쉽게 서술한 점이 돋보인다.

알베르토 망구엘의 일리아스 오디세이아 이펙트는 내가 처음 참고했던 책이다. 저자의 이름만으로도 신뢰가 간다. 이 책에는 호메로스 문제, 사본, 트로이 유적 발견, 호메로스의 작품이 철학자들과 베르길리우스와 같은 작가들에게 끼친 영향, 학자들의 논쟁에 관한 저자의 탐구가 실려 있다. 더불어 망구엘의 감상들이 담겨 있는 유려한 문장들은 호메로스를 읽지 못한 독자를 유혹한다.

 

우리가 아는 한 가장 오래된 이 두 은유는 우리에게 인생 전체가 하나의 투쟁이자 여행이라고 말해준다(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15p)”

은유는 당연히 일리아스』 『오딧세이아이다. 은유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지 …… 독서 중독자들이 겪는 공통된 증상이지 않을까?

애덤 니컬슨의 지금, 호메로스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망구엘의 탐구 작업을 더 깊고 자세하게 다뤘다. 그 역시 호메로스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청동기와 청동 무구, 지중해를 둘러싼 문명과 그리스인들의 정착지, 이동과 교류의 역사, 유적과 발굴, 연구자들, 사본들, 발견자들에 대해 서술해 간다.

일리아스에는 목록시들이 등장한다. 그리스에서 출정할 당시의 함대의 목록과 10년이 지난 시기 트로이아 해변에서 출정을 다짐하는 전사들의 목록, 그리고 헤파이스토스가 아킬레우스의 방패에 새겨 놓은 형상의 목록이다. 목록시에 관해 도움을 받은 것이 움베르토 에코의 궁극의 리스트. 호메로스와 그 이후 문학과 예술에 나타나는 리스트에 관한 글들이다. 그의 작품을 읽어본 독자라면 어떻게 편집되어 있을지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일리아스에서 자칫 덫이 되기 쉬운 목록시를 고양된 정서로 흥미 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아킬레우스의 방패> 안젤로 몬티첼리 1820

시몬 베유의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는 저자가 일리아스를 감상한 글이다. 그녀는 이 전쟁을 일으키고 지속시키는 것은 힘이라고 한다. 승리자건 물질이건 힘과 접촉하면, 힘의 불가피한 효과 아래 놓인다. 힘은 사람을 사물로 변화시키는 본성을 갖고 있다. 일리아스는 이 사실을 드러내고 있다. 승리의 영광을 꿈꾸며 전쟁에 참여한 전사들은 마침내 전쟁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전쟁은 죽음을 품고 있다. 이것이 일리아스를 보는 그녀의 생각이다.

 

알베르토 망구엘은 호메로스 세계에서 시는 패배한 자와 죽은 자에게 속한 것이며, “호메로스 안에서는 진정한 승리자란 없다(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이펙트알베르토 망구엘 89p)”고 말한다. 시몬 베유는 호메로스는 승자나 패자를 찬양하지도 경멸하지도 증오하지도 않으며, “놀라운 공평함이 일리아스를 이끈다(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시몬 베유 57p)”고 말한다. “운명이 결정한 한계 속에서 신들이 전권을 갖고서 승리와 패배를 배분(같은 책 57p)”할 뿐이다.

 

전사들은 모두가 형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는 시몬 베유의 해석이 유독 더 가슴을 울리는 것은 지구 다른 편에서 들려오는 전쟁 소식들 때문일 것이다. 매분 매초 죽음의 가능성을 자각하며, “죽음의 이미지를 떠올리지 않고서는 하루에서 그 다음 날로 넘어갈 수 없는( 일리아스 또는 힘의 시시몬 베유 41p)”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쟁은 가슴 밖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그곳에서 서식하는 것은 질투, 미움, 공포,

그리고 악의, 그리고 야망, 그 가까운 곳에

사랑의 서식지가 있다…….

-Phases월리스 스티븐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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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10-29 22: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쟁은 전쟁을 원하는 이들이
일으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전쟁의 피해는 전쟁
을 원하지 않는 애꿎은 이들이
감당하게 되는 역설이 문제지요.

미망이라는 키워드에 꽂히네요.
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음...

과연 호메로스는 일리아드와 오디
세이아를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미망의 단계에 들어섰나요.

그레이스 2023-10-29 22:13   좋아요 3 | URL
미망에 빠졌죠.
그리고 다시 벗어나기도 하고,,, 한 개인의 분노가 공동체 전체를 미망에 빠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두려운 일입니다.

서곡 2023-10-30 09: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사들은 모두 형벌을 받는다......덧붙이자면 전쟁 지역의 모든 개체들이 그러하리라 생각됩니다 현재에도 만연한 폭력과 전쟁 앞에 무참해집니다. 잘 봤습니다 한 주 잘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그레이스 2023-10-30 09:29   좋아요 2 | URL
예 그렇죠. 전장이란 말이 필요없는게 현대전이니까요 ㅠ
서곡님도 10월 잘 보내시고 11월 행복하게 시작하시길요~

청아 2023-10-30 12: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생 전체가 투쟁이자 여행이다.‘이 말이 저에게 와닿네요. ‘힘은 사람을 사물로 변화시킨다‘는 말도요. 전쟁에도 그 외 힘이 작용하는 어떤 경우에든 적용되는말 같아요.

우크라이나에 이어 가자 지구도 전쟁상황이니 가슴아프고 두렵기도합니다. ㅠㅜ

그레이스 2023-10-30 13:11   좋아요 2 | URL
처음 읽었을 때와 달리 그런 말들에 꽂히는게 지금 상황때문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언제든 적용될수 있겠죠
평화는 힘으로 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여전히 같은 비극을 되풀이 해서 안타깝고 두렵네요ㅠ
 
순례 주택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81
유은실 지음 / 비룡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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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유쾌한 독서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그 흐름을 거스르며 사는 것은 투쟁하거나 소외되거나 무리를 떠난 캐릭터가 되기 쉽다. 순례 씨라는 캐릭터는 작가가 말했듯 우리가 만들어놓은 세상에 대안이 될 삶의 방식을 사는 사람이라고 할까? 만일 이 이야기를 순례씨를 주인공으로 그녀의 삶이나 마음을 통해 풀어 갔다면 식상했을 것이다. 중학교 3학년 수림이가 가족의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통해 어른들의 모습과 순례 씨의 특별한 삶을 그리고 있어 재미있었다. 순례 씨의 생각을 완전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녀가 지향하는 삶이 투명해서 그녀의 선택은 분명하다. 자본과 계층의 문제에 매몰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우리에게 단순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한다. 식상하지 않게.

 

김 순례 씨는 세신사 일을 해서 번 돈으로 1층 양옥집을 샀다. 순례씨는 그 집을 때탑이라 불렀다. 주변지역이 개발되고 지하철역이 들어오면서 집값이 두 배로 뛰고, 집의 일부분이 도로로 편입되면서 많은 보상금을 받았다. 땀 흘리지 않고 얻은 재산에 불편한 마음을 갖는 게 바로 순례 씨의 경제관념이다. 그래서 빌라(현 순례주택)를 짓고, 임대료는 시세대로 받지 않고 순례 씨가 먹고 살만큼만 받는다. 홀로 아이 둘을 키우는 조은영 미용실 원장은 우리 식구는 이 순례 주택을 딛고 일어섰어요.(11p)”라고 자주 말한다. 이 빌라야 말로 필요에 의해 공유경제를 실천하는 장이다. 옥상을 함께 쓰는 공간으로 공유하고, 누구든지 이 공간에서 먹을 수 있도록 라면과 김치, 커피를 채워놓는다. 아무도 마주치지 않게 밤에만 옥상에 혼자 있다가 조용히 내려가는 401호 영선 씨의 새벽을 방해하지 않는 순례주택 사람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배려를 본다. 순례 주택을 통해서 작가는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주거의 문제점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새로 지어진 아파트 원더 그랜디움에 주인공 오수림의 가족이 살고 있다. 엄마는 빌라촌 아이들이 단지내 학교에 다니는 것 때문에 아파트값이 더디게 오른다고 속물적 성향을 숨기지 않는 사람이다. 버릇처럼 솔직히 말해서로 시작하는 노골적인 인터뷰 내용이 나가는 바람에 거북마을 빌라촌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아파트 카페에서도 퇴출되었다.

수림의 아버지는 대학 시간 강사다. 언니 미림은 공부만하는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캐릭터! 수림이를 낳고 엄마가 몸이 아팠던 까닭에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순례 씨의 손에서 자랐다. ‘1인 가족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2이라 생각하는 수림이는 순례주택이 더 편하다. 엄마는 그런 수림이를 서운해 하면서도 동시에 불편해한다.

 

원래 이 아파트는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집이었다. 딸과 사위가 전임교수가 될 때까지만 도와달라는 부탁에 집에 들어와 살고, 함께 사는 게 불편한 할아버지가 오랜 연인이던 순례 씨의 빌라 201호에 살았다. 수림이의 부모님은 자신의 소유가 아닌 것으로 과시하고 구별 짓고, 허위와 허영만을 쫓는 스노비즘을 보여준다. 그리고 수림이는 그런 가족들의 모습이 맘에 들지 않는다.

 

작가는 수림이의 가족과의 갈등, 가정의 역기능성, 계층 간 갈등 등의 문제를 순례주택이란 공간 안에서 풀어간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수림이 부모님은 파산상태에 이른다. 아파트를 떠나 갈 곳이 없었던 그들을 받아준 곳이 순례 씨의 순례주택이다. 수림이네 부모님은 거북동 빌라촌 순례주택에 살면서, 어른들이 그렇듯 절망적으로 변화가 없지만, ‘진정한 어른으로 변해갈지 기대하게 된다.

 

우리가 도시 생활에서 흔히 경험하는 경계의 문제를 보게 된다. 순례주택의 옥상 공유는 임대주택과 분양 아파트가 함께 있는 주상복합건물의 고층으로 통하는 비상계단을 막아 화재 대피로를 차단함으로 인해 생긴 분쟁에 대한 뉴스를 떠올리게 한다. 빌라촌 애들과 어울리는 게 걱정됩니다(28p).”라고 했던 수림이 엄마의 인터뷰는 흔한 이야기라, 얼굴이 붉어지는 사건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이 순간 특별히 생각나는 시가 있다. 신철규 시인의 슬픔의 자전이다.


타워팰리스 근처 빈민촌에 사는 아이들의 인터뷰

반에서 유일하게 생일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아이는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타워팰리스 근처를 둘러싸고 있는 낮은 무허가 건물들

초대받지 못한 자들의 식탁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중슬픔의 자전신철규)


그 아이가 자신의 슬픔의 크기를 말하기 위해 동원한 단어가 지구, 그 지구만큼 슬펐다는 표현에 가슴이 너무 아팠다. 시인의 표현처럼 처음 자전을 시작한 행성처럼 먹먹했다도로와 건물이 그어놓은 우리 안의 경계와 구별짓기가 아이들의 가슴에 이 지구만큼 큰 슬픔을 새겨놓은 것이다그 아이의 상상 속에 가장 큰 세계인 그 지구를 이런식으로 조각내고 황폐화시킬 수 있는 힘을 우리가 갖고 있다는 게 비극이다.

 

순하고 예의 바르다는 의미의 순례(順禮)에서 순례자(巡禮者)에서 따온 순례(巡禮)로 개명한 순례 씨의 정신이 담긴 곳이 순례주택이다. 순례 씨는 통장에 천만 원이 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잔액을 털어서 함께 먹고 나누고 돕는데 사용하고, 더 이상 재산을 불리지 않는다. 불의하게 벌어 가족만을 위해 쓰는 남편과 이혼하고 땀 흘려 벌어 아들을 키웠다. 그 아들이 아버지의 유산을 받으려 하자, 자신의 재산은 국경 없는 이사회에 기부하기로 한다


지구별을 순례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삶, 이것이 작가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해법이고 위로다.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순례 씨와 같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가 겪는 많은 사회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순간순간 내가 순례 씨가 되어보는 것도 좋다. 꿈같은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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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3-10-22 2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도서관.갈때마다.이.책 사서쌤이.추천도서러.세워두셔서.제목을.많이 봤는데, 순례를 ritual이라.생각했어요 그레이스님 깔깔 웃게.만든 작품이라니.호감 더.상승

그레이스 2023-10-23 06:33   좋아요 1 | URL
요즘 중학교 추천도서로 뜨더라구요.
전 어른들이 보아야할 책으로 추천합니다.
촌철살인의 속시원한 부분들도 있어요^^

아! 그리고 읽는데 2시간정도 걸린것 같아요.

yamoo 2023-10-23 0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즐겨 읽는 분야는 아니지만 간만에 그레이스 님의 리뷰를 보니 반갑네요..^^

그레이스 2023-10-23 09:3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레삭매냐 2023-10-24 15: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출근하는 길에 잠깐
도서관에 들러서 빌리려고 했는데...
실패했네요.

집에 가면서 빌릴라구요.
기대 중입니다.

그레이스 2023-10-24 22:02   좋아요 1 | URL
^^
빌리셨나요?
즐독하시길~~~
 
베를린 함락 1945 걸작 논픽션 26
앤터니 비버 지음, 이두영 옮김, 권성욱 감수 / 글항아리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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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들여다본다는 것의 서글픔은 역사가들이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보이지 않는 심연이 있다"는 사실이고, "그 심연 앞에서 역사가의 언어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발 없는 새의 주인공 워이커씽은 말한다. 문학이나 예술 작품 역시 같은 한계를 갖고 있을 수 있다.

 

유년 시절, 아버지와 함께 봤던 드라마 'COMBAT'-미군 소대원들의 노르망디부터 베를린까지 이르는 전투 여정을 그린-을 기억한다. 대부분 승리로 끝나는 그들의 전투에서 느끼는 안도감과 희열 때문에 다음 회()를 기다렸던 어린 나이의 무지를 떠올렸다.

 

전쟁사 역시 이런 한계를 갖고 있다. 연대와 시간으로, 지리적 이미지로 보여주는 것이 그 당시 그 안에 존재했던 한 사람의 고통을 표현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이런 책들이 출판되고 있다. ‘2차 세계 대전이후의 기록물에는 전쟁에 대한 낭만주의적 회고, 또는 이상주의적 논리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현대에는 전쟁의 현실을 정확하게 감각적으로 묘사하여 환멸을 갖도록 한다.

 

이 책의 차별점은 전쟁 막바지에 벌어진 인간 비극을 관련국의 지도자와 사령부뿐 아니라 일반 병사들과 점령 지역의 평범한 사람들이 겪는 물리적 심리적 고통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공식 기록물뿐 아니라, 신문, 일기와 비망록, 서신 등을 참고하고 소개한다. 이 글을 읽는 동안 나는 경험해보지 않은 그들의 고통을 상상해보아야 했고, 인간 비극의 심연을 들여다보아야 했다. 선과 악의 경계가 없어지는 전쟁의 막바지 기록을 대하며, 인간은 왜 이런 비극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반복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게 된다.

 

첫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사진, 1945330일 슐레지엔 전투에 참여 중인 유겐트 대원들의 얼굴에서 독일의 운명이 보인다. 지친 얼굴의 그들은 패전이 확실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 전쟁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 이어지는 사진들에서 서쪽으로 탈출하는 독일 여성들, 숲에서 너도밤나무 열매를 줍는 피난민들의 모습, 엘베 강의 파괴된 철교를 건너 미국 점령지로 탈출하는 민간인들. 오데르 강에 다리를 놓기 위해 허리까지 물속에 잠겨 있는 소련 공병(工兵)의 모습들이 유독 눈에 들어온다. 처칠, 히틀러, 괴벨스, 힘러, 스탈린 등이 등장하는 사진들 보다 이런 광경에 더 시선이 가는 이유는 이것이 바로 전쟁의 실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1944년의 베를린은 전쟁을 시작할 당시와는 아주 다른 분위기다. 부족한 배급과 스트레스로 인해 베를린 시민들은 초췌한 모습이다. 도시에 가득한 패배주의를 없애기 위한 선동과 감시는 소용이 없다. 소련군이 오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베를린 시민들의 공포는 그들을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하지만 항상 그렇듯 모두가 떠날 수 없을 뿐더러, 국가사회주의 정부는 그들을 떠나지 못하도록 명령하고 통제하고 처벌한다. 함락 이후, 폴란드와 동프로이센에서 자행되었다고 들었던 강간과 약탈에 대한 소문은 현실이 되었고, 베를린 시민 특히 여성들은 재앙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도생의 길을 찾는다. 심지어 그녀들은 점령군 중 한 병사에게 몸을 주고 자신을 다른 군인들로부터 지켜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한다.

 

들이닥칠 군인들에 대한 두려움은 몸이 더럽혀짐으로 인한 수치심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존엄이 짓밟히고 파괴되는 상황에 대한 근원적 공포다. 그녀들의 모습은 마치 원형경기장 안에서 사자에 쫓겨 이리저리 흩어지는 무리처럼 느껴진다. 인간이란 정체성을 주장할 수 없는.

 

동프로이센에서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붉은 군대가 약탈과 강간을 지속적으로 자행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먼저 폴란드 수도가 파괴된 모습을 목격한 후에 붉은 군대 내의 폴란드 부대들이 자비심을 잃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눈에 덮인 폐허와 잿더미 외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88p)”고 제3충격군의 클로치코프 상위는 기록하고 있다. 종군기자 바실리 그로스만 역시 유대인 거주 구역 폐허 아래 몇 구의 시체가 묻혀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기록한다. 아우슈비츠의 참상은 그들의 분노를 더욱 자극했을 것이다.

 

113일 동프로이센에 대한 공격을 개시했을 때, 정치장교들은 표지판을 세웠다. “제군들이여, 여러분은 지금 파시스트 짐승의 소굴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90p)” 최종공세를 앞두고 정치장교들은 복수점수라는 것을 만든다. “각 연대에서 병사와 장교들을 면담해 히틀러의 짐승들이 저지를 잔혹행위와 약탈과 폭력과 관련된 사실들을 규명했다. ‘현재 우리는 살해당한 친척 775, 독일에 노예로 끌려간 친척 999, 불탄 집 478, 파괴된 농가 303채에 대한 복수를 하고 있다……[1 벨라루스] 전선군의 모든 연대에서 복수 회의가 열렸고 엄청난 열광을 불러일으켰다. 우리 전선군의 병사들 뿐 아니라 붉은 군대 전체의 병사들이 파시스트 점령군의 극악무도한 만행과 악행을 벌하는 고귀한 복수자들이다.(293p)”

이러한 선전들은 복수심과 증오를 자아내어 병사들을 분발시키는 목적 외에, 그들이 벌이는 약탈과 강간에 대한 면죄부를 주었다. 연합군의 약탈 역시 독일 국경을 건너기도 전에 시작되었다.(324p)”

 

베를린 함락은 소련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독소 불가침 조약을 깨고 1941년 스탈린그라드를 침공했던 독일에 대한 복수이자, 슬라브인들을 열등 인종으로 취급하며 만행을 저지른 나치에 대한 복수다. 소련에게는 한 가지 숨은 목적이 있다. 미국의 맨하탄 프로젝트에 대항해 원자폭탄을 생산할 우라늄과 핵물리학자를 확보하는 것이다.

 

베를린 함락이 독일에게 어떤 의미인지는 그 시점에 히틀러의 벙커로 모인 사람들과 그 도시를 탈출하려는 시민들의 대조에서 알 수 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히틀러와 성욕으로 광란의 밤을 보내는 그들에게서 이 전쟁의 성격을 보게 된다. 이성의 작동은 찾아볼 수 없다. 남아있는 것은 육체의 욕망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곧 닥쳐올 최후는 죽음 외에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들의 성적 광란은 강간을 피해 숨어 다니는 베를린 시민의 모습과 대조된다.

 

베를린 시민들은 혼란스런 감정을 느꼈다. 베를린에서 시가전이 벌어지고 있던 당시, 집 앞에 걸린 흰 깃발이 이 혼란을 대변한다. “1933년에 그렇게 법과 질서를 원했던 이 나라는 역사상 가장 범죄적이고 무책임한 나라 중 하나가 됐다. 그 결과는 그 국민, 무엇보다 동프로이센의 여자와 아이들이 독일이 폴란드와 민간인들에게 가했던 고통과 비슷한 고통에 직면했다는 것이다.(666p)”

 

선악의 경계가 모호하고 승자와 패자가 없는 전쟁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적이 아닌 지도층의 어이없는 판단 실수로 목숨을 잃은 병사들을 보며, 전쟁은 정의나 선의 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2차 대전 이후로는 전쟁에 대한 환멸 경험담이 주로 쓰여 왔다. 유발 하라리에 따르면 유물론적 반전주의자들은 빛나는 정신적 허울을 벗기고 전쟁의 현실을 아주 정확하게 감각적으로 묘사하기만 하면, 인간이 더 이상 전쟁에 참여하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극한의 경험473p)” 그러나 여전히 정신적 사기에 의해 정의를 위한 전쟁은 계속된다.

 

저자가 인용한 개인의 기록을 통해서도 들여다볼 수 없는 심연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런 전쟁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가가 전쟁을 한다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나는 전쟁 국가의 일원이 된다. 독일 국가사회주의당이 탄생하고 상상할 수 없는 범죄를 벌이게 되기까지, 합리주의와 이성을 강조했던 당시 지식인들은 침묵했다. 갈등과 문제를 전쟁으로 해결하려는 의도는 항상 있어왔다. 전쟁사를 읽는 것은 침묵을 깨고 그에 동의할 수 없음을 말하는 주체가 되기 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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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10-05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이 매우 인상깊습니다!

그레이스 2023-10-06 10:03   좋아요 0 | URL
^^
감사합니다
 
상황과 이야기 - 에세이와 회고록, 자전적 글쓰기에 관하여
비비언 고닉 지음, 이영아 옮김 / 마농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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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에 대한 열정을 지피는 책도 많지만 그때 뿐이다. 쓰기법을 가르치는 책도 많지만 어렵다. 고닉은 열정과 함께 방법을 전달한다. 포기하지 않게 길을 안내한다. 쓰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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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9-12 2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좋은가봐요!! >_< 저도 빨리 읽어보겠습니다!

그레이스 2023-09-12 21:32   좋아요 1 | URL

좋아요~^^

잠자냥 2023-09-12 21:35   좋아요 2 | URL
쟤도 빨리 읽는대요.

그레이스 2023-09-12 21:46   좋아요 0 | URL
^^

얄라알라 2023-10-18 02: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알라딘 서재에서 너무도 뜨거운 이 책....그레이스님의 100자평 또한 좋고도 별이 다섯개이니, 읽어야한다는 압박감이 스멀스멀 다시!

그레이스 2023-10-18 09:36   좋아요 0 | URL
^^
요즘 서재를 못들어오고 있는데, (이렇게 댓글만 읽고 있어요) 이 책이 핫하다니 반갑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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