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의 즉흥성과 맥락의 필연성 - 23년차 단행본 편집자의 메모 실례
김영수 지음 / 인간희극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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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정보를 요약하고 중요한 내용을 메모하는 방법, 그리고 그것을 보도자료로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편집자가 아닌 나와 같은 독서가들에게 필요한가? 하다가 마지막부분에서 ‘제텔카스텐‘을 알게 되었다. 하나만 건져도 이 얇은 책을 읽은 보람이 있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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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욘 포세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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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을 치고 고독한 공간을 만들어 읽어야만 한다. 그의 침묵을 읽어내려면! 어두운 숲은 죽음에 가까이 간 사람의 낯설고 적막함! 빛나는 은유 덩어리! 죽음이 이렇게 빛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새로운 세계의 시작이고 영원한 빛 가운데 있을 것이란 믿음이 은유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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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희극에서 정치생활의 정경에 포함되어 있는 이 소설은 당시 역사에 등장했던 많은 정치적 인물들이 등장한다. 실재 사건·인물이 창조된 인물과 각색된 사건과 직조되어 있다. 그는 프랑스의 1789년 혁명으로부터 왕정복고 시대를 재창조함으로 대치시키고 고발한다. 고리오 영감과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인물의 외형, 성격, 사회적 지위, 삶 등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전반부의 많은 양을 차지한다.

 

만들어진 인물들 역시 실존 인물들의 캐릭터를 반영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푸셰와 말랭이다. 말랭은 푸셰의 그림자다. 말랭은 1789년 이래 열두 번째로 섬기게 된 정부 하에서도 여전히 살아남아 드 공드르빌 백작으로 신임을 받고 있다. 그의 인생 역전은 푸셰를 닮았다. 조제프 푸셰 역시 혁명의 출발선에서는 미미한 존재였지만 혁명정부와 제정, 왕정복고 시대를 거치며 정치적 입장을 계속 바꿔가면서 살아남은 인물이다. 그 시대의 가장 권세 있는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자 모든 시대를 통해 가장 특색 있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조제프 푸셰는 동시대나 후세의 사람들에게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츠바이크는 말한다. 그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밀히 배후에서 조종하며 상황파악이 빠르고 언제든지 승자 편으로 갈아타는 인물이다.

 

수도원의 위선 속에서 자라난 창백한 얼굴의 이 사내는 자신이 속했던 산악당의 비밀과 마침내 그가 끼어드는데 성공한 왕당파의 비밀을 모두 그러쥔 채 인간과 사물과 정치판의 이해관계를 천천히 그리고 조용히 연구해 나갔다. 그는 보나파르트의 비밀을 꿰뚫어 보고, 그에게 유용한 충고와 소중한 정보를 제공했다. 자신의 기량과 유용성을 증명해 보인 데 만족한 푸셰는 자신의 전모를 드러내는 것은 삼가면서 만사를 굽어보는 위치에 머무르고자 했다.(98p)”

 

이 소설의 배후에 푸셰가 있고 사건에 얽혀있는 발자크에 의해 창조된 인물이 말랭이다. 말랭은 푸셰처럼 수많은 얼굴과 그 각각의 얼굴 밑에 헤아릴 수 없는 깊이를 갖고 있는 인물들 가운데 하나(48p)”였다.

 

발자크가 또 한사람의 푸셰로서 말랭을 창조한 것은 츠바이크가 말했듯, 모든 저술가들이 푸셰를 저평가할 때 그만은 이 특이한 인물을 높이 보고 연구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백작 로랑스 생시뉴와 그녀와 친척인 시뫼즈 후작의 쌍둥이 아들들은 자코뱅파에 의해 가족을 잃고 저택을 잃은 귀족들이다. 나폴레옹 살해 모의에 가담하고, 적극적으로 왕정복고에 참여하는 왕당파 로랑스는 심각한 상황에서 유딧의 면모가 드러나는 상속녀다. 국외로 도피 중이던 시뫼즈형제들은 그녀와 뜻을 함께 한다. 몰래 숨어들어와 나폴레옹을 죽이는데 참여하려고 몰래 국내로 숨어들어와 위기를 만난다. 시뫼즈의 소유지 공드르빌의 관리인이던 미쉬는 혁명의 피바람이 트루아에 불 때 자코뱅 당원 행세를 했다. 나폴레옹의 시대에도 여전히 그 땅의 관리인이 되면서 사람들의 의심과 비난을 산다. 하지만 로랑스와 시뫼즈 형제가 위기에 빠진 것을 보고 자신의 본심을 드러내며 옛 주인의 자녀들을 돕는다.

 

로랑스 생시뉴와 미쉬 중 누가 주인공일까? 이 소설에서 역시 주인공을 한사람으로 좁혀가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소설을 이끌어가는 인물들이 사건의 대칭점 혹은 여러 지점에서 긴장과 위기와 전환의 국면을 이끌어 간다.

 

미쉬는 초반부부터 그에 대한 인물 설명에서 그의 죽음을 예고하는 복선을 짙게 깔고 등장한다.

앞날을 예견하게 해 주는 관상이 있다. 만약 단두대에서 죽는 사람들의 얼굴을 정확히 그리는 것이 가능하다면, 처형당하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 심지어 무고하게 죽는 사람들의 얼굴에도 이상한 표지가 있다는 것을 라바터와 갈의 과학은 틀림없이 증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운명은 격렬한 죽음을 맞을 사람들의 얼굴에 그 낙인을 찍어 놓는다!(13p)”

발자크는 왜 이렇게까지 선명하게 그의 최후를 예언하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하게 된다. 복선이란 말이 맞지 않을 정도로 그의 운명은 정해져 있고 실제로 그렇게 그는 죽음을 당한다.

 

미쉬는 실제로 이들 귀족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을 관리인으로 거둬준 옛 주인에 대한 충성심일까? 그보다는 공드르빌 땅에 대한 원시적 욕망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비록 관리인이었지만 공드르빌은 자신이 뿌리내린 곳이고 삶의 터전이었으므로 이 곳을 로랑스나 시뫼즈로부터 빼앗아 소유한 말랭, 그리고 그를 내려보낸 정부는 원수였다. 그는 혁명, 왕당파, 공화파와 같은 정치사상과는 관계없는 사람이다.

 

공드르빌의 소유주가 마리옹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소유주는 국가참사회원 말랭이었다. 발자크는 그 매각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한다. 그 흐름을 읽으면 누구나 눈치 챌 수 있는 상황임에도 그것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눈에 띈다.

 

시대는 제국의 여명기였다. 오늘날 프랑스 혁명사를 읽는 사람들은 대중의 정치적 사고(思考)가 그 시대의 아주 근접한 사건들 사이에서 얼마나 엄청난 간극을 보였는지 모를 것이다. 격렬한 소요 후에 각자가 느끼는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전반적인 필요성이 더없이 심각한 이전 사건들을 완전히 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역사는 강렬한 새로운 이해관계에 의해 부단히 성숙하여, 신속하게 늙어 갔다. 그리하여 미쉬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아주 단순해진 이 사건의 과거를 추적하지 않았다.(24~25p)”

 

역사는 부단히 성숙하여 신속하게 늙어 갔다는 말은 맹목적으로 끓어올랐다가 피곤함 속에 빠르게 식어버리는 군중들의 심리를 소름끼치게 전달한다.

 

로랑스와 시뫼즈 형제에 대한 원한을 갖고 있던 경찰 코랑탱은 덫을 놓고 상원의원 말랭 납치범의 누명을 씌운다. 한 개인의 원한 그 너머 배후에는 말랭과 푸셰, 나폴레옹과 왕정복고를 모의하던 인물들의 암투가 자리한다. 한 개인이 생과 사를 결정하는 사건을 당한 경우, 그것이 국가의 정치적 음모나 격랑에 휩쓸린 것일 때, 그 사람의 무력함과 답답함은 절망적이다.

 

납치 혐의로 기소된 재판에서 당시 프랑스의 사법제도를 자세히 보게 된다. 이런 지점이 발자크의 소설의 뛰어남이기도 하고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사법 제도는 급박한 변화만큼이나 계속 수정이 가해지고 있었고 그 아래서 재판을 받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별히 미쉬의 재판을 보며, 보게 되는 부조리는 오늘날도 역시 존재하는 것들이다. 군중이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었고, 공개 재판으로 인해 배심원과 재판장이 군중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불평등한 재판이다.

그가 했든 그의 장인이 했든 간에, 공포 정치 동안 현 내에서 처형된 모든 사람의 목을 자른 인물로 통하는 미쉬야말로 더 없이 어이없는 설화의 대상이 되었다.(244p)”

 

사회가 재판을 창안한 이후로, 사법 당국이 범죄에 맞서 누리는 권한과 동등한 권한을 사회가 무고한 피고인들에게 부여하는 방법을 찾아낸 적은 결코 없습니다. 재판은 쌍방향이 동등한 것이 아닙니다. (252p)”

 

재판 풍경은 앵무새 죽이기, 나는 고발한다를 오버랩시킨다.

 

재판 방청을 대중에 허용하는 것은 공개성을 내포한다는 사실 그리고 법정 심리의 공개는 과도한 고통을 부과하기 때문에 만약 입법자가 그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면 그런 고통을 부과하지 않았으리라는 사실을 프랑스가 인식하지 못하는 한, 대중의 연설은 언제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대체로 풍습이 법률보다 더 잔인하다. 풍습이란 사람들의 본성인 것이다. 그러나 법은 한 나라의 이성이다. 이성에 기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풍습은 법을 능가한다.(265p)”

 

납치혐의는 반역죄의 혐의로 확대된다. 실제로 이들이 받는 선고는 사형과 징역 24년이다. 네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한 사람 미쉬가 단두대로 향하는 장면은 미쉬의 죽음을 예고했던 처음부분을 소환한다. 그의 죽음 예고는 희생양으로서 죽게 될 운명을 가리키는 것이다. 귀족과 평민의 계급간 불평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읽히기도 하지만, 나는 미쉬의 생애를 관통하는 혼란한 역사 가운데 희생당한 민중의 모습을 대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월이 흐른 후 그녀가 그렇게 원했던 왕정복고의 시대를 맞이한 로랑스 백작은 열정을 잃은 존재(312p)”였다고 서술한다. 미쉬가 죽고 3명의 청년이 전쟁터에서 전사하고 아드리엥만이 부상을 입고 돌아왔다. 이것이 자신이 그토록 불태웠던 증오의 결과라는 자책감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열정을 잃은 시점이 어디였을까를 생각했다. 당시 재판이 끝나고 그녀는 미쉬와 청년들의 구명을 위해 예나전투의 전쟁터를 찾아간다. 그녀는 로랑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압도당한다.

 

성경 속 단어와 이미지 말고는 묘사할 수 없을 군사적 장관 가운데서, 그 엄청난 덩어리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사람이 로랑스의 상상력 속에 엄청난 거인의 규모로 부각되었다.(303p)”

 

그가 그렇게 증오했던 나폴레옹이 이 엄청난 전쟁을 지휘하고 있는 거인으로 다가온다. 그녀는 미쉬와 청년들의 구명을 위해 탄원한다. 그리고 그 앞에 무릎을 꿇는 순간 그녀를 불태우던 증오와 사상은 무의미한 것이 되었다. 이 때가 그녀가 열정을 잃어버린 시점이다.

 

개인의 정치적 입장과 선택이 평범한 일상에서는 그리 영향을 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푸셰와 같은 인물들이 정치하고, 사람들이 무관심하다면 그때 누리는 평화는 평화가 아닐 것이다. 개인은 정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나 아렌트는 드레퓌스 사건을 바라보며 군중과 민중을 나누었다. 그녀는 군중을 민중의 희화(戱畫)로 보지 않고 군중을 민중과 동일시하는 것은 근본적 오류(전체주의의 기원)”라고 한다. 군중은 일차적으로 각 사회계급의 찌꺼기로 형성된다는 것이다. 민중의 올바른 변화를 위하여 궐기할 때 군중은 언제나 <강력한 사람><위대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함성을 지른다.

 

이 소설은 많은 지점에서 많은 것들을 숙고하게 한다. 프랑스의 혁명으로부터 공화정과 제정과 왕정을 반복하고 급진적인 산악당 혁명가들이 자신들이 돌린 수레바퀴를 멈추지 못하고 쓰러지는 역사를 살펴보게 했다. 그 역사의 부침 속에서 살아남은 푸셰와 같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소설 속 미쉬와 같은 민중이 있음을 보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이리저리 휩쓸리는 군중의 모습도 본다. 남는 질문은 …… 나는 군중인가, 민중인가, 지식인인가?


 

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조제프 푸셰' 평전이다. 이 소설에 직접 등장하기도 하고, 말랭이라는 분신을 만들어 낸 푸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책이다. 역시 츠바이크의 평전은 탁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명식의 프랑스 혁명에서 빠리 꼼뮨까지는 프랑스의 혁명사를 참고하기 위해 항상 들춰보는 책이다두 책 모두 개정판이 나와 있다어느 정치적 인간의 초상조제프 푸셰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판되었다. 갖고 있던 책에 밑줄이랑 표시들을 해놔서 다시 신간을 살까 갈등하는 중이다. 함께 읽을 계획 중인 책이 프랑스 대혁명의 철학이다. 발자크 전작읽기가 끝날 때까지 읽을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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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4-03-25 12: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페넬로페님하고 그레이스님은 서로 독서 친구라는게 느껴집니다~!! 한권의 책을 읽기 위해서 저렇게 많은 참고독서까지 하시다니~!!

전 ‘푸셰‘가 누구인지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레이스님은 지식인이십니다~!!

그레이스 2024-03-25 12:45   좋아요 1 | URL
^^
이런 친구를 찬쉐의 책에서는 글벗이라고 번역했더라구요^^
예 ~
동아리를 오래 함께 하다보면 방향도 비슷해지고 참고하는 책들도 같아지는 듯요!
너무 감사한 동행이십니다!
지식인! 감사합니다. 그러나, 부족한 점이 많아요. 저 역시 군중과 민중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중인듯요.

<조제프 푸셰> 강추합니다.
 
격정세계
찬쉐 지음, 강영희 옮김 / 은행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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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독서와 책을 무림과 무공으로 바꾸면 무협지가 되지 않을까? 독서가들이 유명한 북클럽에서 조우하고, 서로가 고수임을 알아본다. 그들은 이미 독서계에서 소문난 사람들이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삶의 결계(結界)를 깨고 성장한다. 주변 사람들도 독서를 시작하고,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르면 이 독서회에 들어가기를 희망한다. 이들이 보여주는 변화는 마치 도량에만 들어가면 날로 성장하는 무술인이 생각난다.

 

많이 등장하는 단어가 결계(結界). 정확한 의미를 찾아봤다. 불교용어로, 불도를 수행하는 데 장애를 없애기 위하여 비구의 의식주(衣食住)를 제한하는 일이다. 무협지나 게임에서 사용되는 '결계'는 공격에 대한 일종의 방어막을 의미한다고 한다. 무협지와 게임에 문외한인 내가 이 단어를 보고 그것을 연상했으니, 그 분야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람마다 기질, 환경, 경험에 따라 '결계'들이 있다. 이 '결계'를 풀지 못하면 독서도 일도 때론 사랑도 잘 해내지 못하는 영역이 될 수 있다. 작가가 사용하는 '결계'의 의미다.

 

샤오쌍은 비둘기 북클럽에 참석하고 회원들에게 환대를 받는다. 독서계에서 샤오쌍의 명성을 들어 알고 있던 회원들은 그녀의 말에 깊은 감화를 받는다. 샤오쌍을 특별한 소설의 세계로 이끌어준 아저씨가 없었다면 지금의 독서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 것이다. 우연히 만난 동창 헤이스는 그녀를 유명한 북클럽에 초대한다. 헤이스는 페이, 리하이와 함께 그 북클럽을 만든 창단 멤버이다.

 

북클럽이 열리는 장소를 찾아 걷는 고서점거리는 해리 포터의 마법 상점 골목을 연상하게 한다.

두 사람이 유유자적 이 골목 저 골목을 빙빙 돌 때 날이 어두워지고 가로등이 켜졌다.…… 고서가 꽂힌 서가들 사이에 좁은 통로가 있고, 두 사람이 그 통로를 지나자마자 널찍한 다실이 보였다. …… 북클럽 장소로 가는 길에 샤오쌍은 원래의 길을 찾지 못하고 이런저런 장애물에 부딪혔다. ……안으로 들어섰을 때 예의 그 모습이 나타났다. 탁자 위쪽에 작은 전등이 매달려 있고 탁자 위에 찻주전자와 찻잔이 놓여 있었다.(34p, 42~43p)”

 

읽고 있던 XXXX의 골목들이 나타나고, 샤오쌍은 모이는 장소가 바뀌는 북클럽을 찾아 좁은 골목 모퉁이들을 돌고 돈다. 그러다가 마침내는 찾는다. 그런 그녀에게 자주 걸으면 익숙해질 거야라고 헤이스가 한 말의 내막은 그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삶을 사유하게 한다. 사유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닿고, 주변 사람들의 삶을 표면적으로만 알고 있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책읽기란 이런 것 아닐까? 책의 내용과 일상이 교차하는 것! 그녀가 마주하는 것은 한 권의 소설이 아니라 사건들이며 그 사건들이 개인적 삶에 계속해서 끼어드는 것이다.

 

……앉아서 XXXX를 다시 펼쳤다. 책을 읽는데 바깥에서 번개가 번쩍번쩍, 천둥이 우르릉 쾅쾅 하늘을 갈랐다. ……이런 독서 분위기는 샤오쌍이 열광하는 것으로, 마음속에서 영감이 번뜩였다. ……빗소리 속에서 사유가 끊임없이 파닥거렸다. 도시를 보았고 통로를 보았으며 군중 속 거대한 동굴을 보았다. 마지막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45층 옥상 테라스로 올라갔다. 위쪽 창공을 보면서 속으로 쉼 없이 외쳤다. ‘진짜 높아. , 진짜 높다!’(40~41p)”

 

다의적 표현과 은유로 가득 차 있다. 동시에 그 은유는 직설과 구분이 되지 않는다. 환상적이고 초현실적 분위기가 일렁인다. XXXX는 뒷부분에서 지나가듯 한 번 언급되는 파우스트가 아닐까 추측한다.

 

주인공들이 읽고 토론하는 열정과 고양된 감정들은 마치 성적 흥분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소설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수위가 높은 성적묘사들이 격정적 독서와 교차되고 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샤오쌍, 헤이스, 한마, 페이, 이 아저씨, 샤오마, 차오쯔와 리하이 모두 사랑 앞에서 머뭇거리게 하는 '결계'를 갖고 있다. 이들은 독서를 통해 그것을 뛰어넘는다. 특별히 샤오쌍과 페이는 한마 안에 있는 작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하고 격려해준다. 그녀는 자신의 결계를 뚫고 그 에너지로 글을 쓴다. 아마도 한마는 작가 자신이 아닐까 한다. 그들의 영향을 받은 가족들이 책을 읽고, 읽기 시작하면 너무 쉽게 삶이 달라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지다.

 

작가 찬쉐에 대한 격찬을 여러 번 읽었고, 언젠가는 읽어보리라 하고 있던 터였다. 새 책 출간 소식에 주문하고 보니, 680페이지에 달하는 작가의 제일 두꺼운 소설이었다. 첫 페이지부터 독서가들의 정서가 나를 끌고 들어갔다. 그러나 책 두께는 무시할 수 없었다. 바삐 읽어야하는 다른 책들 사이에서 틈틈이 읽었다. 도대체 왜 이런 내용을 이렇게까지 수위를 높여서 쓰는지 의아한 부분들을 겨우 넘기고 완주했다. 이 작가에게 붙는 "중국의 카프카, 노벨문학상 후보"라는 수식어에 아직 공감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첫 작품을 잘못 선택했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책상 가까이에 오향거리를 두었다.

 

이 소설에서 북클럽 회원들의 책을 읽는 분위기는 나를 묘하게 흥분시킨다. 이런 쾌락에 가까운 나의 독서 경험들을 떠올리게 한다. 몸이 전율하고 진동하는 경험이다. 내가 '책 읽다가 지진 난 것처럼 바닥이 울렁이고 몸이 흔들리는 체험을 해본 적 있냐'고 하면, 지루한 얼굴로 앉아있던 중학생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본다. 황당하기도, 궁금하기도 해서인 듯하다. 샤오쌍이 말하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어떤 경지로 들어가는 독서 경험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가 순간 어떤 진실을 맞닥뜨리거나 영감에 휩싸이는 순간이다.

 

비둘기 북클럽의 역동성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함께 하고 있는 동아리를 떠올린다. 7년이란 세월동안 함께 한 사람들, 여러 가지 이유로 떠난 사람들, 그리고 새롭게 만나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그렇게 역동적이진 않지만, 나 역시 이 모임을 통해 삶의 작은 변화를 만들고 있음을 느낀다. 가끔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되는 순간도 있다. 모여서 생각을 나누다보면 그 만남만으로도 생성된 의미가 있음을 깨닫는다. 문뜩 이유가 없으면 어때?’라는 생각으로 돌아와 또 다음 책을 펼치기도 한다.

 

우리는 왜 이 소설의 북클럽 회원들만큼 역동적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걸까? 이 소설은 판타지다. 책 몇 권을 읽고 그렇게 쉽게 변한다면 세상에 이렇게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올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책의 내용과 일상이 교차하고 한 권의 사건들이 삶에 계속해서 끼어들어 반영하고 변화하는 것이 진정한 독서라는 말에 동의한다. 그 과정을 지속한다면, 더디지만 변화는 계속될 것이다. 죽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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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24-03-13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시죠? 다른 분 서재에서 타고 넘어와서 간만에 인사드려요. 우연히 왔지만 잘 왔다는 생각이 드는 후기이자 책 소개입니다. 저도 얼른 구해서 읽어보고 싶네요. 이번 달엔 책을 더 주문하지 않을 것 같지만 세금납부가 끝나는 4/15이후 잔고에 따라 주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레이스 2024-03-13 08:16   좋아요 1 | URL
^^
예~ 안녕하세요?
세금납부...잔고... 넘 재밌어요.
제 딸 세무사 달력 보면서, 여기는 1년이 이렇게 흘러가는구나 했는데 ㅋㅋ

읽고 좋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해요

페넬로페 2024-03-13 09: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무림의 고수인 듯한 독서가들의 활약이 궁금한데요. 결계의 자세로 책을 읽어야 하는데 집중력의 부족으로 벌써 하산하는 제가 보이네요 ㅠㅠ

그레이스 2024-03-13 09:46   좋아요 1 | URL
ㅎㅎ
책 읽다 졸고 있었습니다.
아직 안되요!ㅠㅠ

잠자냥 2024-03-13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저도 신간이라 일단 5별주긴 했지만.... 4점 조금 넘는 별점이라고나 할까..... 판타지라는 말에도 공감해요. ˝도대체 왜 이런 내용을 이렇게까지 수위를 높여서 쓰는지 의아한 부분들을 겨우 넘기고 완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구절도 공감입니다. ㅋㅋㅋㅋㅋ 이렇게까지 길게 쓸 일인가 싶었습니다. 다 사랑에 빠지고 섹...하고 난리도 아님. 휴.

그레이스 2024-03-13 09:48   좋아요 1 | URL
ㅎㅎ
난감했어요
저도 잠자냥님처럼 그 부분이 상징하는게 무엇일까를 생각했어요.ㅋㅋ

그레이스 2024-03-13 09:59   좋아요 0 | URL
댓글 보다가 제가 비표준어를 썼다는 깨달음! 수정했습니다. 감사!
의식하지 않으면 오랫동안 노출되었던 용어를 쓰게되네요.

stella.K 2024-03-13 10: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찬쉐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이책부터 읽어보라는데요? 600페이지 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언제고 한번 도전해 보겠슴다. ㅋ

그레이스 2024-03-13 10:38   좋아요 1 | URL
작가의 이름 ‘잔설‘이 넘 맘에 들어서 관심을 두고 있었죠! 어제 중국 여성분과 대화 중 이 작가를 잘 모르기에 소개해줬더니, 넘 좋아하더라구요. ‘찬쉐‘의 원어민 발음도 들어봤습니다. 노벨문학상 기대 작가란 말에 기분 좋아하더라구요.
시작은 조금 더 얇은 책도 좋을것 같아요.

자성지 2024-03-13 1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처음 만나는 중국 작가인데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하여 읽든지 한 권을 사서 읽든지 해야겠네요. 결계라는 단어가 갖는 의미를 새기며 독서에 대한 의지를 다집니다.

그레이스 2024-03-13 15:59   좋아요 0 | URL
예~
독서의 의지는 활활 타오르게 될겁니다.
ㅎㅎ

독서괭 2024-03-13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이 글 읽으면서 오 재밌겠는데?? 했다가 나중에 힘들게 완독하셨다는 거 보고 음.. 했네요 ㅎㅎ 그래도 매력적일 것 같긴 합니다. 책으로 사람이 바뀐다는 판타지, 실현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레이스 2024-03-13 16:02   좋아요 1 | URL
판타지라도 품고 있으면 더뎌도 변화는 오겠죠^^
전체 분위기가 뭔지 모르겠지만 약간 들떠 있어요
그래서 격정세계인듯요,,
굳이 성묘사 없어도 될듯!

새파랑 2024-03-14 15: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미 그레이스님은 독서의 격정세계에 살고 계신거 아닌가요? ㅋ

북클럽을 7년동안 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전 낯을 가려서 북클럽은 못할거 같습니다...

찬쉐 한권 정도는 읽어봐야 겠습니다~!!

그레이스 2024-03-14 15:30   좋아요 1 | URL
동아리 회원들을 너무 잘 만나서...저는 그 모임 끝나고 오면 약간 각성되요.
동아리는 책하고 친하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던데요?!

구름모모 2024-03-15 23: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4-03-16 08:52   좋아요 0 | URL
예~
즐독하시길

Falstaff 2024-04-19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윽, 왜 이 리뷰를 읽지 못했을까요? 저도 이 책 읽고 독후감 썼는데, 다른 분들 생각은 어땠을까 싶어서 봤더니 그레이스 님의 리뷰가 있잖아요, ㅋㅋㅋ 제 잡글은 5월 두번째 주에...

그레이스 2024-04-19 08:23   좋아요 1 | URL
ㅎㅎ
올리시면 읽어볼께요
바빠서 저도 북플에 매일 들어오진 못해서 놓치는게 많아요;;
 
패터슨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54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 지음, 정은귀 옮김 / 민음사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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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된 시는 비옷을 입고 샤워하는 느낌이랄까요.

Poetry in translation is like taking a shower wearing a raincoat.”

영화 패터슨마지막 부분에서 일본인이 한 말이다. 서툰 발음으로 말을 건네며 어색한 대화를 이어가던 그 시인은 아포리즘 같은 대사를 남기고 떠난다.

패터슨은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가 살던 도시이자 그의 시집 이름이기도 하고, 이 영화의 주인공 이름이기도 하다. 패터슨은 버스운전기사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같은 시간에 승하차하는 사람들을 태운다. 퇴근해서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바에 들러 맥주 한 잔 하고 돌아온다. 그의 단조로운 일상을 깨뜨리는 이벤트는 아내의 넘치는 예술적 성향으로부터 온다.

그를 진정 숨 쉬도록 해주는 일은 시를 쓰는 것이다. 잠깐의 휴식시간이나 잠자기 전 버스 주차장 건물 뒤에서, 패터슨의 폭포를 바라보며, 작은 골방에서 노트를 펴고 시를 쓴다. 귀에 들리는 사람들의 대화, 눈에 띄는 모든 사물과 풍경이 다 시가 된다. 떠오른 시상을 적고, 길을 걸으며 생각하고, 다시 적는다.

이렇게 매일 쓴 시들이 담겨있는 비밀 노트가 애완견에 의해 산산조각이 난다. 상심한 그를 위로하는 아내에게 단지 물위에 적은 단어들일 뿐이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더욱 깊은 상실감을 본다. 아마도 그동안 시를 쓰는 것에 대한 회의감마저 든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는 낙심한 마음으로 집을 나와 폭포를 바라보며 그레이트 폴 공원 벤치에 앉아있고, 일본인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두 사람의 대화는 흡사 한편의 시(). 한 연이 끝나고 다시 연을 시작할 때 여백을 두듯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이어진다. “아하!”라는 감탄사와 함께.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도시를 보러 왔다는 그 일본인은 당신도 이곳 패터슨의 시인입니까?”라고 그에게 묻는다. 그는 버스 드라이버라고 대답한다. 일본인은 전 시로 숨을 쉽니다.I breathe poetry.”라고 말하며 자신이 시인임을 밝힌다. 영어로 번역된 시는 없다고 말하며, “번역된 시는 마치 비옷을 입고 샤워하는 것과 같다는 말에 두 사람은 공감하며 웃는다. 일본인은 떠나면서 빈 공책을 선물한다.

때론 텅 빈 페이지가 가장 많은 가능성을 선사하죠. Sometimes empty page presents more possibilities”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대사일 듯하다.

그런데 나는 왜 아하Aha!”에 꽂히는지! 세상을 시의 창으로 보고 있는 두 사람의 공감을 이 두 음절에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인이 떠나고 홀로 남은 그에게 시상이 찾아오고 집으로 향하는 그는 마음속으로 시를 쓰고 있다. 그 역시 시로 숨을 쉬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일상은 시작된다.

영화를 마치 한 편의 시()처럼 읽었다. 많지 않은 대사들이 다 시()로 건너온다. 그리고 당연히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집 패터슨을 샀다. 그의 소개를 보니 서사시라는 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 그래서 영화에 단테 알리기에리의 초상화가! 핑크색 작은 꽃이 붙여져 있는 단테의 유명한 초상화는 그가 런치박스를 여는 장면에서 잠깐 카메라 앵글 안에 잡혔었다. 순간이지만 이 장면은 정지 화면이 되어 뇌리에 새겨졌고, 마음속에 많은 의미들을 생성했다.

그를 이미지즘 시인으로 소개하고 있다. 시를 따라 읽다보면 시인의 눈을 통해 들어온 풍경과 사물들이 그대로 그려진다. 때로는 그의 심상에서 일어나는 생각들이 이 이미지들과 섞여 들어가 다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반가운 것은 브뤼겔(Pieter Bruegel the Elder 1525 ~ 1569)의 그림을 그려낸 시들이다.

그 중 이카루스의 추락과 함께 하는 풍경은 신화 그림을 공부할 때 찾았던 그림과 시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를 절감했다.

LANDSCPE WITH THE FALL OF ICARUS

 

According to Brueghel

when Icarus fell

It was spring

 

()

 

the edge of the sea

concerned

with itself

 

sweating in the sun

that melted

the wings’ wax

 

unsignificantly

off the coast

there was

 

a splash quite unnoticed

this was

Icarus drowning

마지막 두 연은 그림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핵심이다. “앞바다에선/ 사소하게 / 일이 하나 있었으니(6)”아무도 몰랐던 어떤 풍덩/ 이것은 / 익사하는 이카로스였다(7)”이다. 바쁘게 밭 갈고 행사 준비에 바쁜 사람들의 들썩거림 한 편으로 바다로 추락한 이카로스의 모습은 찾기조차 힘들다.(다리만 물밖으로 나와 있다)  ‘이카로스의 추락이라는 신화를 풀어낸 브뤼겔의 그림, 그것을 오마주한 윌리엄스의 시는 우리 시대에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 일상 속에서 타인의 비극에 눈을 돌리는 것, 알아채는 것, 그 슬픔에 머무는 시간을 내어주는 것이 어려운 나를 돌아보게 된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시를 영시와 번역시로 실어놓은 이 시집을 읽어가면서 처음 떠올린 것은 비옷이다. “Poetry in translation is like taking a shower wearing a raincoat.” 정말 적절한 비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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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4-02-28 16: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옷 입고 샤워하는 느낌˝ 기막힌 표현입니다.

그레이스 2024-02-28 17:24   좋아요 0 | URL
그렇죠?!
이런 표현들이 영화 곳곳에 숨어 있어요^^

새파랑 2024-02-29 1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번역시에 대한 가장 완벽한 표현인거 같아요 ㅋ 그래서 번역시를 읽으면 공감하기 쉽지 않았나 봅니다. 확실히 외국시는 원서로 읽는게 더 느낌이 사는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4-02-29 10:27   좋아요 1 | URL
요즘은 영시 정도는 번역시랑 함께 볼수 있도록 편집되어 나와서 좋아요.
이 책도 그렇게 나와서 영시도 감상할 수 있었어요^^

레삭매냐 2024-02-29 15: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 <패터슨> 봐야 하는데...
만날 미루고만 있네요.

아마 잔잔바리 영화로 추정하는데,
일상의 탈출구가 시짓기라...
크하 정말 멋지네요.

그레이스 2024-02-29 15:23   좋아요 2 | URL
넷***에서 봤습니다.^^
잔잔한 영화 맞아요.
책 읽는 느낌?!
그 유명한 폭포 배경도 멋있고, 그 공원에 알렉산더 해밀턴 동상이 있다고 해서 그 알렉산더 해밀턴 평전 읽고 있는 남편에게 권했었는데...
자기 스타일 아니라고 하더군요^^

얄라알라 2024-03-10 12:02   좋아요 2 | URL
ㅋㅋㅋ내가 좋아하는 매냐님의 언어유희 또 나왔어요

˝잔잔바리 영화 ^^˝ ㅎㅎ 매냐님, 최고!^^

얄라알라 2024-03-10 12: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런치 박스 안, 꽃과 단테의 초상화라니!!

‘비옷 입고 샤워‘....최고의 비유입니다!

근데요 그레이스님 ! 저는 스타워즈 시리즈를 좋아하다 보니 남주가 카리스마 넘치는 다크사이드의 대표주자로 보이고 이런 서정적인 작품의 캐릭터로 상상이 잘 안되어요^^ 광선검 휘두르던 이미지가 하도 강력해서. 이럴 땐 직접 보는 게 최고겠어요 ㅎ

그레이스 2024-03-10 14:33   좋아요 1 | URL
단테사진 옆에 아내 사진이 옆에 있어서... 아! 그럼 아내가 베아트리체?
하고 웃었습니다.
이미지가 넘 달라서...!
그 배우였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