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달 구매한 책 ,
프란츠카프카 펀딩한 것 까지 포함시키면 15권이네요
언제 읽나 싶은데 뿌듯한 느낌은 왜일까요?
당분간 안사도 될것 같은데 장바구니 책들은 더 쌓여만가고^^
다른데서는 이런 얘기 못해요
이 분열적인 감정을 이해해주는 분들은 북플님들 뿐일테니.~♡
아닐까요?
리뷰 쓰기 시작하면서 독서 속도는 더 안나고...
매일 리뷰 올리시는 분들 존경합니다~♡

더 있었네요 3권 더
<밝은밤>과 <지구끝 온실>은 다른 곳에서 구입.
<그후>는 민음사 거 있는데도 결국 전집 리스트를 채우고 말았습니다.

*따로 만들기 뭐해서 올제 시리즈 사진 올려요. 맨 윗줄 오렌지색
비닐 안뜯은 것도 있어요
일시찾과 자치통감은 하얀 케이스 안에
사마천 사기 전집과 시학, 문심조룡 읽어봤는데 좋았어요^^
다른 출판사 책이랑 겹치는데도 그냥 세트로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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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8-29 18:1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우아~~ 너무 멋진 책탑이네요!!! 그레이스님 픽하신 책이니 저도 <중동, 만들어진 역사> 읽어보고 싶어요!!
여기 분열적인 감정에 시달리시는 분들 아주 아주 많으시더라구요! 걱정말고 하소연하세요^^

그레이스 2021-08-29 18:19   좋아요 5 | URL
<중동, 만들어진 역사> 그냥 훑기만 했는데 괜찮은것 같아요.
세계사 편력 3권과 함께 읽으면 좋을듯요, 먼나라이웃나라 18권 중동편 사이에서 잠시 갈등했어요^^

감사합니다
마음 알아주시니^^~♡

미미 2021-08-29 18:14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보르헤스 문학을 말하다>너무 감동적이예요~♡ 아름다운 책탑 그레이스님의 리뷰들 기대됩니다ㅎㅎ😉

그레이스 2021-08-29 18:23   좋아요 6 | URL
보르헤스는 소설보다는 이런 류의 책이 더 좋은듯요

막시무스 2021-08-29 18:44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는 분열적인 감정이 가장 합리적이고 인간적인 감정으로 해석됩니다! 저두 요즘 한권도 읽지않고 쌓기만하고 있어서 충분히 공감하구, 탑의 경이롭고 아름다움마저 느껴봅니다!ㅎ 필립로스의 네메시스 저도 가지고 있어서 반갑구요,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들이 기대되네요! 즐건 휴일 저녁되십시요!ㅎ

그레이스 2021-08-30 07:15   좋아요 7 | URL
^^
요즘 미술사동아리에서 현대미술 공부하고 있어서 참고도서로 샀어요
전영백씨 책은 믿고 보는...!
막시무스님도 줄거운 시간 되세요.

망고 2021-08-29 18:3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 책상앞에도 책탑이 쌓여있어서 너무 이해합니당ㅎㅎ그래도 그레이스님만큼 쌓여있진 않다구욧ㅎㅎㅎ책탑 너무 좋아요

그레이스 2021-08-29 18:40   좋아요 4 | URL
빙고게임 해도 될것 같아요^^

대장정 2021-08-29 19: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한서열전 몇페이진가요? 빡세겠는데요. 어려운 책만 있네요ㅠㅠ미술. 보르헤스.

그레이스 2021-08-29 20:10   좋아요 2 | URL
이런 두께로 3권 짜리예요
벽돌..!
담달에 하권 사려구요
다 사면 시작할 계획입니다

Redman 2021-08-29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한서열전 부럽군요 ㅠㅠ 읽어보고 싶네요

그레이스 2021-08-29 20:04   좋아요 1 | URL
상권 일견으로는 어렵지 않게 번역되어 있어요

mini74 2021-08-29 19: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네메시스랑 현대미술의 결정적 순간 읽고 싶어요 아니 갖고 싶어요 ㅎㅎ *^^*

그레이스 2021-08-29 20:04   좋아요 3 | URL
곧 갖게 되실듯!

scott 2021-08-29 21:39   좋아요 3 | URL
미니님 알라딘 영상 기대 💗ㅅ💗

그레이스 2021-08-30 16:29   좋아요 1 | URL
저도 기대

새파랑 2021-08-29 19:58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싸 겹치는 책 3권~!! 역시 책탑 사진은 언제나 봐도 너무 좋네요~!!

그레이스 2021-08-29 20:05   좋아요 5 | URL
빙고 게임 해요 ~모두!

scott 2021-08-29 21:3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레이스님의 책탑에서 읽은책 !읽고 싶은 책 모두 딱 제 스톼일이네요!!

책탑 너머로 사알짝 보이는 더 웅장하고 뺵빽한 책탑!
진정 그레이스님 거실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와 책 읽는 소리만 들릴것 같습니다. ^ㅅ^

그레이스 2021-08-29 22:01   좋아요 4 | URL
style이 같으시다니 뿌듯합니다^^

잠자냥 2021-08-29 22: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분열적인 감정 ㅋㅋㅋㅋㅋㅋ 격하게 공감합니다. 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29 22:49   좋아요 4 | URL
공감해주실 줄 알고
올렸죠^^

붕붕툐툐 2021-08-29 22: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전집 사시는 분 부럽다고 좀 전에 페넬로페님 서재에서 얘기했는데, 그레이스님도 이제 제가 부러워하는 분이 되셨군요!
저도 벽돌책<한서열전>에 눈이 가네요~ 책탑은 늘 아름다워요~😍

그레이스 2021-08-29 22:52   좋아요 5 | URL
다른 출판사로 몇권 있었는데 현암사 표지가 너무 끌려서...
한권씩 사다보니 번역도 좋구 내용편집도 좋아서 결국 다 사 모으게 됐어요^^
세권 정도는 중고인데 표지가 닳아도 나름 멋있네요^^

희선 2021-08-30 01: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책을 있으면 언젠가 다 보겠지요 자신이 산 책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않을까 싶습니다 쌓아두고 보면 더 좋아 보이겠네요 그레이스 님 사신 책 즐겁게 만나세요


희선

그레이스 2021-08-30 05:21   좋아요 4 | URL
~♡

모나리자 2021-08-30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멋진 책탑입니다~그레이스님~^^

그레이스 2021-08-30 10:40   좋아요 4 | URL
감사합니다 ~~^^

scott 2021-08-30 1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우와! 넘 ㅎ 좋습니다.(*�*)ﻌﻌﻌ♥

알흠 다운 오렌쥐 ㅎㅎㅎ

그레이스님 책탐 도서들 리뷰 차곡 차곡 올려주세요

땡튜 날려드리게 ^ㅅ^

새파랑 2021-08-30 12:06   좋아요 2 | URL
앗 ㅋ 저 사진은 뭔가요. 무서워요 😅 두분은 어나더 레벨!!
 

얼굴색에 주의를 기울이는 산시로의 생각이 흥미롭다. 고향 사람들의 얼굴빛과 다른 교토나 도쿄의 사람들의 표정을 읽기 어려워서일까? 낯설어서일까?


여자와는 교토에서부터 기차를 함께 타고 왔다. 그녀는 기차에 탈때부터 산시로의 눈에 띄었다. 무엇보다 피부색이 까맸다. 산시로는규슈에서 산요센(山陽線)‘으로 갈아탔는데 교토나 오사카에 가까워짐에 따라 여자들의 피부색이 조금씩 하얘져서 어느새 고향에서 멀어진듯한 슬픔을 느끼고 있었다.  - P15

그래서 이 여자가 객실로 들어왔을 때는 왠지 이성의 동지를 얻은 기분이 들었다. 이 여자의 피부색은 그야말로 규슈의 색이었던 것이다.
미와타(三田)의 오미쓰(御光)와 같은 색이다. 고향을 떠나기 전까지 오미쓰는 귀찮은 여자였다. 그녀의 곁을 떠나게 되어 무척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오미쓰 같은 여자도 결코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얼굴 생김새만 본다면 이 여자가 훨씬 낫다.  - P16

 게다를 사려고 게다 가게를 들여다보니 백열 가스등 아래 분을 허옇게떡칠한 아가씨가 석고 요괴처럼 앉아 있었으므로 별안간 싫어져 그만두었다. 그러고 나서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대학의 연못에서 만났던여자의 얼굴빛만 생각하고 있었다. …… 그 색은 떡을 엷게 구운 듯한옅은 갈색이었다. 그리고 살결이 무척 고왔다. 산시로는 여자의 얼굴빛은 그런 빛이 아니면 안 된다고 단정했다.
- P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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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1-08-28 20: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련님에 이어 오늘은 산시로네요.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8-28 22:06   좋아요 2 | URL
전집 다 사놨으니 이제 읽어야죠^^

scott 2021-08-28 21: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하루키가 재수 끝에 도쿄 와세다 대학에 합격해서 입학 원서 접수 하러 갈때 도쿄 여자들 피부 색이 엄청 하얘서 신기 해 했다고 합니다
말투도 조곤조곤 ㅎㅎ

소세키가 말하는 규슈 색 보다
규슈는 우동! 보리새우 바싹하게 튀겨 올린 우동의 맛 !

그레이스 2021-08-28 22:07   좋아요 1 | URL
역시 음식으로!^^

바람돌이 2021-08-29 0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일본 갔을 때 교토와 오사카가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사람들의 분위기가 다른거 보고 깜짝 놀랐던 적이 있어요. 외지 사람에게는 아마도 그 차이가 좀 더 분명하게 다가왔던거 같아요.

그레이스 2021-08-29 09:44   좋아요 1 | URL
역시 다녀오신 분들의 경험담!
감사합니다 .
저는 가까운데도 일본에는 못 가봤네요.^^;;

서니데이 2021-08-29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문장 읽다가 어느 책에서 본 교토 미인이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그레이스 2021-08-29 20: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서니데이님도 마직막 남은 주일 잘 보내세요
 

단둘이 같은 반이 되면서 미주는 진희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갈 수있었다. 미주가 보기에 진희는 굉장히 예민한 사람이었는데 겉으로는오히려 둔감해 보였다. 자기 감정만큼이나 타인의 감정에도 예민해서그런 것 같았다. ‘나 예민한 사람이니까 너희가 조심해야 돼‘라는 식이 아니라, 네 마음이 편하다면 내가 불편해져도 상관없다는 식으로자신의 예민함을 숨기려고 했다. 대수롭지 않은 척 상대의 얘길 들으면서도 얼굴이 붉어지고 입술을 물어뜯던 진희의 모습을 미주는 기억한다.
- P195

진희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을 때, 운동장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 볼펜을 이리저리 돌릴 때 미주는 자신이 진희를 안다고 생각했다. 넌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하지. 그리고 그럴 수도 없을 거야.
진희와 함께할 때면 미주의 마음에는 그런 식의 안도가 천천히 퍼져나갔다. 넌 내게 무해한 사람이구나.
그때가 미주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미주의 행복은진희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진희가 어떤 고통을 받고 있었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미주는 그 착각의 크기만큼 행복할 수 있었다.
- P196

난 항상 열심히 살았어.
하민은 종종 그 말을 했다. 나는 ‘살다‘라는 동사에 ‘열심히‘라는 부사가 붙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hard‘는 보통 부정적인 느낌으로 쓰이는 말 아닌가. hardworking‘ 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사는 게 일하는 건 아니니까. 나는 하민이 어떤 맥락에서 그 말을 하는지 궁금했다. 자기를 몰아붙이듯이 살았다는 것인지, 별다른 재미 없이 살았다는 것인지, 열심히 산다는 게 그녀에겐 올바르다는 가치의문제라는 것인지, 삶의 조건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것인지 말이다.
그녀가 그 말을 할 때, 그래서 나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못했다.
- P265

내가 할 수 있었던 일, 세 시간 동안 샤워하기, 돌아와 다시 두 시간동안 샤워하기.
그뒤로 내가 할 수 있었던 일. 먹지도 자지도 않고 열여섯 시간 동안 텔레비전 보기.
한심하게 사는구나.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심하게라도 살기까지 얼마나 힘을 내야 했는지, 마침내 배가 고프고몸을 움직일 수 있고 밖으로 나갈 힘이 생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이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천둥은 하늘이 아니라 땅이 우는 소리 같았다.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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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6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렇게 그레이스님이 발췌해주신 문자을 다시 읽어 보니 진희의 모습, 미주의 착각이 보이네요 ^ㅅ^

그레이스 2021-08-26 05:20   좋아요 2 | URL
우리는 항상 타인에 대해 착각하는지도...^^;;
 

그 결과로 그는 평생을 억울함과 울화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부모를 떠날 때만 해도몰랐던 것이다. 아니, 그는 평생을 몰랐다. 자기가 얼마나 작은 손해에도 예민하고 속이 좁은 사람인지. 자신은 부모를 떠날 만큼 용기가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그저 충동일 뿐이었다. 떠나고 싶은 충동, 그는 그가 누릴 수 있는 인생을 그녀가 빼앗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 P61

증조부는 그녀에게 화가 난 것처럼 보였다. 공기에 매운 기운이 퍼져 있었다. 그녀가 앞으로도 밥먹듯이 경험할 순간이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가 화를 내고, 그 의중을 살펴야 하는순간.
- 새 밥을 해왔십니다. 반찬이랑 드시라요..
그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숟가락을 들어 밥을 먹었다. 그녀도 같이숟가락을 들었다.
그렇게 침묵 속에서 밥을 먹으며 그녀는 처음으로 체념이라는 걸배웠다. 발이 타들어가는 것처럼 아팠지만 그걸 남편에게 말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피가 배어든 버선발을 뻔히 보고서도 아프냐고 단 한 번도 묻지 않는 사람에게 무슨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어쩌다밥을 쏟았는지, 복구네 아이가 무슨 짓을 했길래 그랬는지 물어주기를 바란다는 건 욕심이었다. 장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별다른 말과행동이 없었던 사람이니까. 남편은 나의 고통에 관심이 없어. 그녀는생각했다. 일말의 관심조차 없어. 그런데 왜 그랬을까. 왜 내가 군인들에게 잡혀가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말했던 걸까. 그것이 그녀 평생의 의문이었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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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8-24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북 사투리가 많이 어색 하네요 ㅋㅋ

그레이스 2021-08-24 05:19   좋아요 0 | URL
^^
그런가요?
모르고 읽었는데...
 
도련님 현암사 나쓰메 소세키 소설 전집 2
나쓰메 소세키 지음, 송태욱 옮김 / 현암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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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っちゃん은 도련님이라는 뜻도 있지만 철부지라는 의미도 있다. 철부지에서 도련님이 되기까지, 유년기를 벗어나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훌륭한 성품을 발견해주고 키워주는 한 사람의 역할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누구에게나 존경할 만한 성품은 있다. 그에 대한 호의와 아름다운 면(성품)을 보려고 하는 수고가 빛나는 인생에 대한 이야기 이다.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격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나는 손해만 봐왔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는 를 귀여워해주지 않았다. 볼 때 마다 어차피 제대로 되긴 틀렸어”(17p)하고 말했고, 어머니 역시 앞뒤 생각 없이 굴어 앞날이 걱정이라고”(17p) 하며 걱정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를 변호해주던 어머니 대신 기요가 감싸준다. 그녀는 원래 지체 있는 가문 사람이었으나 막부가 와해되고 가문이 영락하여 하녀로 살아 온 할멈이다. “도련님은 올곧고 고운 성품을 지녔어요.”(19p)라고 칭찬해 주곤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를 더욱더 애지중지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형과 헤어져 홀로 살고 있는 를 찾아와 살펴주곤 했다. 특별히 무엇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없던 는 충동적으로 물리학교에 입학하고, 졸업한 후 시골에 있는 중학교 수학교사로 간다. 이것도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충동적인 성격 때문에 하게 된 실수라고 말한다.

기요와 이별하고, 어촌에 도착한 는 도쿄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의 말투와 행동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다. 좁은 시골에서 그의 행동은 두드러지고 금방 소문이 나서 마음이 편치 않다. 하숙집 주인, 학교에서 만난 교장(너구리), 교감(빨간셔츠), 교사들(산미치광이, 끝물호박, 알랑쇠 등) 여러 유형의 사람들을 만나며 충돌한다. 사람들과 불편한 관계를 겪으며 기요를 기억한다. 교감의 불의에 항의하다가 폭력적인 보복을 당한 후, 산도깨비와 는 교감에게 복수를 한 뒤 미련 없이 그 곳을 떠난다. 그리고 도쿄로 돌아와 기요와 해후한다.

 

기요에게 어떤 존재일까? ‘기요는 따뜻한 할머니와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 ‘에 대한 기요의 헌신은 처음에 연민으로 시작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불쌍해서 보듬어주고, 보듬어주다 보니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다 보니 좋은 성품이 보인다. 그렇게 가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었고, ‘의 앞뒤 안 가리고 행동하는 성격 뒤에 올곧고 고운 성품이 있음을 알게 해 주었다. 낯선 시골에서 기요가 했던 말들과 친절과 사랑을 그리워한다. ‘의 기억 속에 인간됨과 도리의 기준을 심어 준 존재이다. “사람은 이해타산이 아니라 상대방의 따뜻한 마음씨에 감동해서 움직인다고 한다.”(25p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

 

나는 도저히 견딜 재간이 없다. 그런 생각을 하니 기요가 우러러보였다. 교육도 받지 못했고 신분도 낮은 할멈이지만, 인간으로서는 굉장히 고귀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그토록 신세를 졌으면서도 별로 고맙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혼자 먼 곳에 와서 보니 비로소 그 친절함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 기요는 나에게 욕심도 없고 올곧은 성품이라면 칭찬했지만, 칭찬받는 나보다 칭찬하는 본인이 더 훌륭한 사람이다. 어쩐지 기요가 보고 싶어졌다.” (58p)

 

기요와 이별하던 도쿄의 기차역 풍경은 도련님을 기억하게 하는 이미지가 되었다.

 

나란히 인력거로 역에 도착하여 플랫폼으로 나갔을 때 기요는 기차에 오른 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며 나직한 소리로 말했다.

이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부디 몸조심하세요.”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울지 않았다. 하지만 하마터면 울 뻔했다. 기차가 어느 정도 움직이고 나서, 이제 괜찮겠지. 하고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고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기요는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쩐지 무척 작아 보였다.” (27p)

 

멀어져가는 기요가 서있는 기차역 풍경은 의 유년기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이제까지 기요의 보살핌과 따뜻한 말 속에서 외로움과 상처를 달랠 수 있었던 는 홀로 세상을 향하고 있다. 이제 자신의 좌충우돌하는 성격을 변호해주거나 곁에서 무조건 지지해주는 사람 없이 살아야 한다. 유년기를 벗어나 한사람의 성인으로 살아가게 되는, ‘의 인생을 가르는 종점과 시점이다. 지나친 비약일지 모르지만, 이 장면은 주인의 아들과 하녀라는 신분관계를 포함하고 있는 봉건적인 시대와 결별함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작은 어촌의 중학교에 부임해 살면서 는 사람들과 좌충우돌 부딪친다. 그의 눈에 이 마을의 사람들은 무식하고, 학생들은 예의가 없다. 처음부터 맘에 들지 않은 교직원은 아첨쟁이에 교묘한 말솜씨만 가진 기회주의자이다. 첫인상이 좋았던 교사는 자신과 사이가 좋지 않다.

 

알랑쇠가 정말 싫다. 그런 놈은 단무지 누름돌에 매달아 바다 밑에 가라앉혀버리는 것이 일본을 위하는 길이다. 빨간 셔츠는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건 타고난 목소리를 일부러 그렇게 나긋나긋하게 꾸며내는 목소리일 것이다. 아무리 꾸민다고 해도 그 상판으로는 어림없다.……세상은 참 묘하다. 주는 것 없이 미운 놈이 친절하고, 마음 맞는 친구가 나쁜 놈이라니 사람을 완전히 바보로 만들고 있다.……하지만 산미치광이가 학생들을 선동한다니, 그런 장난을 칠 것 같지는 않은데.”

(79p)

 

는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고 배워왔던 독자는 이 생각에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그런데 끝까지 읽게 되면 그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이 밝혀진다. 사실, 일반적으로 우리 삶에서도 자주 겪는 현상이다. 이런 판단이 대부분 적중함을 경험한다. 이 직관을 사용하여 우리의 호불호를 따라 함께 할 사람을 자연스럽게 결정한다. 사람에 대한 첫인상이나 이런 판단이 맞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에게 직관이란 능력이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역으로 그 사람의 태도, , 행동, 습관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충분히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에게 적용하면 두려운 일이다.

 

는 이렇게 사람들과 부딪치고 어려움을 겪으며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을 갖게 되고 성장하는 한편, 자신 안에 있는 자존감은 전혀 손상되지 않는다. 여전히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 그의 성장은 기요가 보여준 인감됨에 대한 모범을 기억했기 때문이고, 자존감을 잃지 않은 것은 기요의 사랑과 격려 때문이다.

 

교감에게 폭력으로 복수하는 결말에 통쾌하기도 하고,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나쓰메 소세키의 문학 안에서 작가에게 요구되는 윤리를 생각해보면 오히려 이해가 된다. 법의 범위를 벗어난 일탈이지만, 권선징악이 있다면 허용된다는 것이다.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교묘히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응징하는 의 정의감이 독자를 설득하고 있다.

 

는 섬을 떠나 기요가 있는 도쿄로 돌아간다. ‘는 여전히 타고난 천성을 버리지 않았고, 불완전한 모습이지만 성인이다. 눈물어린 해후와 떠나지 않겠다는 약속은 마음을 적신다. 이제 기요의 호의를 받는 사람이 아니라 베푸는 사람이 되었다. ‘기요의 마지막 소원대로 의 가족묘에 묻어준다.

 

나쓰메 소세키는 도련님이라는 인물은 어느 정도까지는 사랑스럽고 동정할 만한 인물이기는 만, 지나치게 단순하고 너무나 세상경험이 부족해서 원만하게 살아가기 힘든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작가의 인생관이 독자에게 가닿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하지만 다들 영리해지고 싶은 마음에 복잡한 사람만 훌륭하다고 여기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 보통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인물을 그려 내어, 이런 사람도 주의 깊게 보시라, 당신들이 현실 세계에 살면서 콧방귀를 뀌며 무시할 도련님 같은 사람도 꽤나 존경할 만한 자질을 갖고 있지 않은가, 당신들의 눈은 너무 편협하지 않은가, 하고 주의를 환기시키고 또 거기에 독자들이 과연 그렇구나, 하고 동의할 수 있도록 쓸 수 있다면 작가는 지금 현재 보통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생관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친것입니다.”(143p 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

 

결국, 내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눈과 마음이 얼마나 편협한가, 넓은가에 달렸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을 판단하게 되는 직관이 정확하게 작용한다 할지라도 그 직관은 나의 편리에 의한 것이고, 작가의 말처럼 주의 깊게 들려다보는 수고를 하지 않으려는 고집스러움에 대해 부인할 수가 없다. 타인에게서 존경할 만한 자질을 찾아내는 수고를 지속한다면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보일지는 염려할 것이 없다. 그 수고가 우리를 충분히 아름답게 할 테니까. 이 수고는 호의에서 시작된다.

 

나는 호의가 메마른 사회에 존재하는 나 자신이 너무나 어색하게 느껴졌다.”

(87p 생각나는 것들나쓰메 소세키-인생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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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정 2021-08-21 18:17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3주뒤 중2 아들놈 논술책인데 중2짜리가 읽고 토론할 만 할까요? 아직 안읽어봐서 여쭤보네요

그레이스 2021-08-21 18:23   좋아요 6 | URL
예 가능합니다
얼마전 저도 토론발제하면서, 아이들하고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했습니다.
성장이나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는 교사에 대해서, 타인에 대한 시선과 태도에 대해 이야기해도 좋을듯 합니다.

대장정 2021-08-21 18:24   좋아요 5 | URL
아! 네. 다행이네요. 만화책 아니면 워낙 책 읽기 싫어하는 놈이라서요. 감사합니다.

mini74 2021-08-21 18: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하다보니 좋은 성품이 보인다는 글 참 좋아요. 사회성도 요령도 그닥 귀여운 요소도 없는 도련님을 향한 기요의 마음이 마구마구 느껴지는 글이에요. 그레이스님 글 읽고 나니 소세키 책에 눈이 가요 ㅎㅎ *^^*그레이스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그레이스 2021-08-21 19:39   좋아요 3 | URL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해요

붕붕툐툐 2021-08-21 18:2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요즘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야지 하는데, 일맥상통하는 내용이 있어서 반갑네요~😍

그레이스 2021-08-21 19:39   좋아요 4 | URL
참 어려워요
넓은 시야...!

미미 2021-08-21 18:4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잔잔한 감동이 오네요~♡ 저도 친구들에게 ‘기요‘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타인의 장점을 잘 찾는 사람😊

그레이스 2021-08-21 19:39   좋아요 3 | URL
저도!

새파랑 2021-08-21 19:1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세키의 초기 작품들은 좀 밝은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구요. 저는 이 책 읽으면서 설마 그러겠어? 했는데 정말 그랬었다는 ㅋ 도련님의 유쾌한 성장소설 재미있었어요~!!

그레이스님 말대로 직관은 무서운 거니까 항상 나 자신을 돌아볼수 있어야 겠어요😅

그레이스 2021-08-21 19:40   좋아요 4 | URL
예 초기작품은 문체도 내용도 다른 것 같아요.

scott 2021-08-21 21:3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소세키 坊っちゃん 봇짱은 일본어 공부 하던 초중급 시절에 일본어린용으로 읽기 시작해서 실력을 쌓은 다음에 원작으로 읽었습니다.

도련님과 기요의 관계가 흥미롭죠
지금도 문제가 된 ‘이지메‘ 문제를 소세키가 이 작품에서 확실하게 보여줬죠.
봇짱이 근무 하는 학교라는 공간이 당시 일본 사회의 모습인 것 같습니다
현재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ㅎㅎ


그레이스 2021-08-22 08:41   좋아요 3 | URL
아!
표기를 볻짱으로 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썼는데 감사합니다
기계음으로 들리는 발음이.
남성과 여성이 달라요
제가 일어를 전혀 모르거든요 ㅋ
원작으로...
부럽습니다.^^

희선 2021-08-23 0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람은 오래 봐야 어떤지 알 수 있다고도 하지만, 바로 어떤 사람인지 보이는 사람도 있지요 그런 사람한테도 뭔가 좋은 점이 있을지도 모르죠 그런 걸 잘 찾는 사람도 있던데, 저는 그러지 못하는 듯합니다 저는 반대로 그런 걸 찾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더하는군요 기요 같은 사람...


희선

그레이스 2021-08-23 09:47   좋아요 1 | URL
그 한사람! 꼭 만나시길 바래요~♡

서니데이 2021-08-23 21: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련님이라는 제목과 봇짱이라고 써있는 느낌은 글자가 달라서인지 다른 것 같아요.
조금요.^^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