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앨리스 달튼 브라운 작품전 후기
마이아트 뮤지엄

초기작은 벽에 비친 나무와 구조물이 만들어낸 그림자를 탐구 했다. 빛의 음영이 구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대비는 강렬하다.

두번째 섹션, 작가는 주택 외부에서 구조물에 비치는 빛을 탐구한다. 건물의 기둥과 데크, 수영장, 유리창에 반사된 나무와 꽃들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사진처럼 보이는 작품도 보인다.
이타카와 플로리다의 햇빛이 다르듯 기법에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플로리다를 그린 빛은 여러가지 색으로 산란하고 터치는 세밀하다. 이 빛의 산란과 이파리들이 만들어내는 음영을 그리기 위해서는 사진을 찍어 실내에서 그렸을 것으로 생각된다. 순간순간 변하는 빛의 느낌을 포착하기 불가능할테니. 여러 번의 셔터를 눌러 얻은 빛의 순간일 것이다.
수영장에 비친 나무와 꽃그림자와 햇빛의 굴절과 산란의 표현은 놀랍다. 물에 잠긴 부분과 노출된 부분의 수영장 가 무늬 타일 디테일과 꽃과 이파리 그림자의 색채들 ... 가까이 들여다 본 붓의 터치는 인상주의화파를 떠올리게 한다. 오랜 시간에 걸친 작업을 가늠케 한다.
플로리다와 달리 뉴욕에서의 작업은 붓질이 단순해진 것을 보게 된다. 명암의 경계선이 명료하다. 빛이 달라진것과 원숙해진 표현법이 느껴진다. 자신의 세계를 표현하기 위한 공간 배치와 생략이 눈에 띤다.

세번째 섹션,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그림 중 여름바람에 날리는 커튼 사이로 보이는 풍경은 작가의 대표작이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상상으로 이루어져있다.
주로 빛을 반사하는 물결과 흰 포말로 표현되는 물이 풍경의 소재다.
월광이 은은하게 비치는 호수도 압권이다.
실제로 보지 않으면 그 아름다움이나 신비감은 느끼기 어럽다.

네번째 섹션, 건강 악화로 머물렀던 이탈리아에서의 그림은 다시 구조물과 나무로 옮겨온다. 테라코타의 붉은 벽에 드리운 그림자와 상록수들, 이탈리아의 정취를 파스텔과 아크릴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

빛이 달라짐에 따라 작가의 시선을 통과해 심상에 맺히는 정서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의 빛이 우리를 만들어 가는 것을 새삼 느낀다.

※생각나는대로 두서 없는 후기.












댓글(21) 먼댓글(0) 좋아요(4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scott 2021-08-31 17: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등.🖐 감탄과 경의 ♡^^♡

그레이스 2021-08-31 17:56   좋아요 4 | URL
사진 허락된 것만 찍어서 볼게 없으실거예요^^
도록은 너무 비싸서...ㅠ
안샀어요.
뒤샹도 2만원대인데... 하고
굿즈에 대한 유혹도 물리치고 왔죠.^^

2021-08-31 20: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레이스 2021-08-31 20:53   좋아요 3 | URL
scott님 한마디에 ... 생각이 나서 후기 올렸어요.
감사합니다.
누전으로 저희 라인이 정전이 돼서 폰으로 올릴수밖에 없어서 엉성합니다^^

무료입장, 그랬군요

저도 도슨트 설명 좋아하질 않아서.. 사이 시간에 갔어요^^ 잘 몰라도 혼자 감상하는게 좋아요.

새파랑 2021-08-31 18:3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팜플렛만 봐도 제가 갔다온 기분이 들어요 ^^ 그림이 너무 아름답네요 ~!! 2번째 그림 너무 아름다움😆

그레이스 2021-08-31 18:45   좋아요 4 | URL
정말 멋있는 작품 많아요^^

blanca 2021-08-31 19: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 제가 좋아하는 작가인데 저는 몰랐네요. 그림이 너무 사고 싶어서 인쇄된 걸 사서 액자에 넣어놓기도 했는데...저도 가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1-08-31 19:17   좋아요 2 | URL
막 올렸는데 보람 있네요.

blanca 2021-08-31 19:44   좋아요 3 | URL
그레이스님, 주말엔 사람이 많은가요? 후기가 발권 후에 두 시간 뒤에 들어갔다는 무시무시한 얘기가 있네요.

그레이스 2021-08-31 19:48   좋아요 4 | URL
저는 어제 월요일 3시쯤 들어갔는데 처음에는 별로 없다가 많아졌어요
도슨트 시간 맞춰서 많아지는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막상 도슨트는 못봤구요
대학생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평일이 좋을것 같구요
주말이라면 오전이 낫지 않을까 싶네요

blanca 2021-08-31 19:48   좋아요 3 | URL
감사합니다. 전략을 짜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그레이스 2021-08-31 19:49   좋아요 2 | URL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래요~

공쟝쟝 2021-08-31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하는 전시에 자주 출몰하는 저는 으흐흐흐흐흐흐 저 이 전시도 얼리버드로 샀는 데... 잘못갔으면(?) 그레이스님 만났겠네요?!! 푸허허~~(다행이다~) 알려주신 팁에 따라 평일에 가야지 (크크크크 반백수의 즐거움)

그레이스 2021-08-31 20:28   좋아요 5 | URL
아쉽네요
그런데 알아볼 수 있었을까요?^^
전시 좋은거 있으면 공유해요~♡

mini74 2021-08-31 21: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커튼과 바람 그림자 정말 예뻐요. 진짜 캔버스 가득 빛이 고여 흔들리는 거 같아요. 부럽습니다 ㅠㅠ

그레이스 2021-08-31 21:14   좋아요 4 | URL
미니님 미술에 관심이 많으신데...

붕붕툐툐 2021-08-31 22: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너무 멋지네요~~!!
전 집으로의 초대가 멋있어요~ 그레이스님이 언제 한 번 초대해 주신다고 한 것도 같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1-08-31 22:47   좋아요 2 | URL
ㅎㅎ
대청소 해야겠어요^^

희선 2021-08-31 23: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처음 알게 된 이름입니다 옛날 사람 이름은 가끔 보기도 하지만... 그림이 멋집니다 창으로 비치는 바다도... 그림을 보면 진짜 창에서 보는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희선

그레이스 2021-09-01 00:01   좋아요 0 | URL
그 그림이 제일 좋아요^^

서니데이 2021-09-02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속의 작품들이 멋있네요. 전시를 보러 가면 컬러 사진으로 본 그림도 느낌이 다를 때가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좋은 사진 잘 봤습니다. 그레이스님, 좋은 하루 되세요.^^
 

작가는 먼저, 특정한 몸짓언어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리키는지를 살펴본다. 그 몸짓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이고, 어떤 감정을 그려내는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 몸짓들은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이해되는 경우도 있고, 반면에 특정한 시대, 한 지역사회와 깊은 관련이 있는 행동들도 있다. 이것들은 특정한 관습과 깊이 얽혀 있는 행동들이다. 작가는 이 행동들을 인간의 몸짓과 언어, 사회적 관습의 문화사, 예술 양식이 변화의 세 부분에서 논의한다. 선사시대에서부터 현대 예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각 예술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로 환영의 의미를 담은 몸짓들- 팔 치켜들기, 악수, 포옹, 절과 커트시, 무릎 꿇기, 큰절-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 파시스트와 나치가 채택한 인사법은 고대 로마부터 있었다는 주장이 있었으나 제롬의 그림 제목처럼 황제께 경례! 목숨을 바치려는 이들이 인사 드립니다의 의미보다는 죽음을 앞두고 황제의 관용을 바라는 몸짓이었다고 한다. 올림픽 선수들의 인사나 미국의 국기에 대한 경례는 히틀러를 연상시키는 이유로 폐지했다고 한다. 악수나 포옹과 달리 절과 커트시, 무릎꿇기, 큰절은 자신을 낮추는 인사법.



두 번째로 축복의 몸짓들-안수, 로마 가톨릭 교회와 동방 정교회의 축복, 불교의 축복-은 주로 종교적인 의미가 담겨 있으며 손의 모양이나 위치 방향과 관련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살바토르 문디>와 알비제 비바리니의 <그리스도의 축복>에 보이는 손의 모양은 각각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회의 손 모양이라고 한다.



 

세 번째로 지위를 나타내는 포즈-꼿꼿한 자세, 이중으로 벌린 손, 숨긴 손, 우월한 팔꿈치, 샅주머니, 튀어나온 발, 허리굽힌 몸, 절제되지 않은 행동과 도시의 비참함- 중에는 지금으로서는 이해가 안가는 것들이 많고, 또 사라진 것들도 많다. 지위를 상징하는 의복이나 예절 등의 트랜드는 잘 변화한다. 한편, 대 피터르 브뤼헐은 농촌 마을 사람들의 절제되지 않은 행동을 그리고 있다는 것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보들레르는 누구도 내 앞에서 브뤼헐의 불쾌하고 상스러운 잡동사니를 설명하려고 하지 말기를.”이라고 비판했다. 지금은 브뤼헐의 의도를 농촌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찬미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또한 밀레의 <이삭 줍는 여인들>1857살롱전에 출품했다가 평단의 분노를 샀다. 시골의 비천한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그려 넣었다는 것 때문이다. 당시 신화나 종교의 한 장면이 주제를 이뤘던 살롱전 출품작들을 보면 그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네 번째로는 모욕의 몸짓들- 얼굴 일그러뜨리기, 혀 내밀기, 콧등에 엄지대기, 손가락 자세, 손짓, 주먹감자, 엉덩이 까기- 이다. 미술 작품에 이런 몸짓들이 있다는 것이 생소하거나 당황스러운 감상자들도 있을 것이다.

 

다섯 번째로는 위협의 몸짓들- 치켜든 주먹, 허공 움켜쥐기, 위협하는 얼굴, 장갑으로 뺨치기, 상징적인 위협의 몸짓-이다. 거트루드 에버크롬비의 <구애>라는 그림은 남자가 여자를 향해 집게손가락을 뻗어서 위협하고 있고, 여자는 전통적인 손들어자세를 취하고 있다. 남성의 구애가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경우를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읽혀졌다.



 

여섯 번째로 고통의 몸짓들-눈물 흘리기, 애도, 괴로움, 공포, 혐오, 상징적인 고통-이다.

일곱 번째로 자기보호의 몸짓들- 달아나기, 항복, 갑옷, 차단, 몸십자가, 팔짱, 허리에 손, 손가락 꼬기, 보호용 코르누타, 문신, 베일-이다. 고야의 <180853>은 반도전쟁 때 나폴레옹 군대에 맞선 스페인인들의 저항을 기린 작품이다. 흰 셔츠를 입은 남자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있다. 동료들은 총에 맞아 발치에 쓰러져 있고, 그의 몸짓은 절망적이지만, 감상자들은 총에서 불이 뿜지 않기를 바라는 가슴 졸이는 시선을 보내게 된다.

 

여덟 번째로 에로틱한 몸짓들- 나체, 여성의 젖가슴, 무화과 잎, 성적인 입맞춤, 속박-이다.

 

서양 미술에서 나체의 역사는 복잡하다. 대체로 나체는 다음의 두 범주 중 하나에 속한다면 미술에서 자유롭게 허용되고 받아들여졌다. 첫 번째 범주는 인체 해부 구조를 찬미하는 태도를 미술 작품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수천 년 동안 이술에 있었지만, 특히 고대 그리스와 관련이 깊다. 두 번째 범주는 목욕이나 샤워나 수영처럼 옷을 벗어야 하는 성적이지 않은 활동, 또는 대상자를 벌거벗기는 처벌이나 순교나 굴욕 장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보이면 불법적이거나 사회적 비난을 받았을 수준의 나체 장면도 많았다.237p

 

아홉 번째로 휴식의 포즈- 다리꼬기, 웅크리기, 기대기, 눕기, 흔들기, 하품하기, 잠자기-들이다. 헨리 퓨셀리의 <악몽>과 살바도르 달리의 <>은 휴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몸은 가시적이다. 이렇게 타인에게 보여 지는 자신에 대한 의식에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의식이 포함되어 있다.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떻게 보여 질 것인가에 대한 의식을 말한다. 실재로 보이는 자신과 어떻게 보여 졌으면 좋겠다는 의식 사이에는 간극이 있게 마련이다. 어떻게 보일까에 대한 의식을 자기의식이라고 하는데, 자기의식은 타인에게 실제로 보이는 모습과 관련을 맺고 있다. 실제로 내가 욕망하는 이상적인 모습은 자신이 살고 있는 사회의 관습이나 부모님이 바람직하게 제시하는 모범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자아와 초자아는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간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드러내는 예술 행위가 초상화와 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림의 경우 원하는 모습과 실재의 모습 사이의 간극은 화가에 의해 메워질 수 있으나, 사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초상화에서는 고귀하고 지적인 용모로 등장하는 데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카메라 렌즈가 나를 향하고 있다고 느끼자마자 모든 것이 변한다. 나는 포즈를 취하는태도를 취하면서, 그 자리에서 나를 다른 육체로 만들고, 이미 나 자신을 [사진에 찍히기]에 앞서 하나의 이미지로 변형시켜 버린다. 이 변형은 능동적인 것이다. 나는 사진이 제멋대로 내육체를 만들어 내거나 죽여 버린다고 느낀다. ……하나의 이미지 나의 이미지- 가 태어날 것이다. 나는 불유쾌한 개인으로 세상에 태어날까 아니면 멋진 놈으로 태어날까? 어떻게 하면 고전적인 유화에서처럼 고귀하고 지적인 용모로 등장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롤랑 바르트Die helle Kammer,19~20쪽에서

-김남시보여진다는 것, 68p


최초의 대중화된 사진기술인 다게레오타이프(Dagereotype)는 오랜 노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부동자세로 있어야만 했다. 초상화의 모델 보다는 시간이 덜 걸렸겠지만 여기에도 연출된 포즈가 필요했고, 표정은 그림보다 근엄하며 생기 없어 보이는 것이 당연했다.


여기 미국의 지난번 선거에 널리 배포된 보도사진이 한 장 있다. 그것은 측면에서 보여지고, 눈은 하늘을 향해 있고, 두 손은 모아져 있는, 케네디 대통령의 상반신 사진이다. 여기에서 젊음, 경건함, 순수함이라는 코노테이션의 시니피에들의 독해를 준비하는 것은 포즈 자체이다. 왜냐하면, 모든 의미작용 요소들(하늘을 향한 시선, 모아진 두 손)로 구성된 스테레오타입화 된 태도의 저장고가 존재하기 때문만으로 사진은 명백히 의미있는 것이다. 초상화적 코노테이션의 <역사적 문법>은 따라서 그 재료들을 회화, 연극, 사고의 연합, 일상적 은유 등, 즉 정확하게는 <문화> 속에서 찾아야만 할 것이다.

- 이미지와 글쓰기롤랑 바르트 73p

 

미술이나 사진에서 보여 지는 포즈는 사회적 규범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미술작품의 순간포착 그림이나 초상화에 나타나는 포즈는 오늘날 sns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려는 활동과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현재 상황을 사진으로 포착해서 올리고, 또는 해시태그를 들고 사진을 찍어 올리며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이런 셀피, 순간포착 사진들은 사회의 관습과 통념을 깨뜨리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보여 지기를 원하는가?

나이가 들면서 사진 속의 나의 모습은 언제부터인지 맘에 들지 않았었다. 피사체를 보는 미의 기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영상을 만들어 보면서 놀랍게도 전혀 다른 모습들을 발견하고 놀라게 되었다. 생각하지 못했던 버릇들이 보이고, 입모양이나 눈동자의 움직임, 손짓, 말투, 음성 등이 내가 원했던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이상적으로 생각한 나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 아마도 외부로부터 온 관습과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것들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겠지만 조금은 나를 억압하는 이미지들로부터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댓글(17)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1-05-10 23:13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떠올랐는데 혹시 그레이스님 ‘기호‘에 관해서 추천하실 만한 책이 있을까요? 영화 다빈치코드에서 주인공이 기호학자로 나와 이런저런 기호 설명해서 재밌길래 찾아봤는데 움베르토 에코 말고는 못찾았어요.

scott 2021-05-10 23:20   좋아요 6 | URL
미미님 ‘미디어 기호학‘책 입문서로 추천 합니다
미디어에 촛점을 맞추고 있지만 문학, 미학, 심리학, 예술이론, 신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고 사진과 그림, 해석이 굉장히 상세하고 풍부 합니다.
이책 읽고 나면 에코의 책은 소설 처럼 읽혀짐 ^ㅅ^

청아 2021-05-10 23:24   좋아요 4 | URL
이런 행운이!!!! 감사해요~♡^^♡

그레이스 2021-05-10 23:27   좋아요 5 | URL
scott님 감사합니다!
에코의 기호 개념과 역사는 저도 읽다가 말아서...!^^
언어의7번째 기능이란 소설 보면 형사가 수사를 위해 바르트의 책이랑 푸코의 강의를 듣다가 짜증내는 장면이 나와서 저도 웃었었요 ㅋ

scott 2021-05-10 23:32   좋아요 3 | URL
아~ 푸코 ㅎㅎㅎ


그레이스 2021-05-10 23: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롤랑 바르트도 기호학자이기도 해요

그레이스 2021-05-10 23: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 라는 책이 있어요
쉽게 썼어요
비슈겐슈타인은 어렵고...
사실 이미지와 글쓰기에서도 기호학을 얘기하고 있구요

청아 2021-05-10 23:25   좋아요 3 | URL
바보같이 혼자 찾아보다 포기했었네요ㅋㅋ두 분다 감솨~♡♡ 든든합니다!

scott 2021-05-10 23:2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런 책 까지 섭렵 하시는 그레이스님은
미학(인문학 분야의 최고봉)을 해석하고 다루는 솜씨에 놀랍니다.
코로나 시대에 이미지, 언어, 사람들의 몸짓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죠.


청아 2021-05-10 23:26   좋아요 3 | URL
두 분다 멋지심요!😍

mini74 2021-05-10 23:2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질문에 저도 묻어갑니다 ㅎㅎ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 그리고 미디어 기호학. 헉 근데 미디어 기호학은 두 권이에요. 어느 작가분 말씀하시는건가요 ㅎㅎ

청아 2021-05-10 23:30   좋아요 4 | URL
그러네요! 저 쪼아래쪽에 대니얼 챈들러가 있어요!

scott 2021-05-10 23:31   좋아요 4 | URL
‘대니얼 챈들러 ‘ 현재 절판이네요
여기 책에 나온 용어들 (최대한 쉽게 풀어씀)만 알아도
롤랑 바르트의 저서들은 에코옹과 나란히 읽게 됩니다 ^ㅅ^

scott 2021-05-10 23:33   좋아요 4 | URL
대학 학부생들 기호학 수업에서 이책 거의 사전 처럼 읽혀지고 있어요.
사진과 풍부한 도판 해석이 이책의 포인트임!!

청아 2021-05-10 23:34   좋아요 4 | URL
딱 봐도 재밌어보이는데 절판ㅠㅇㅠ

그레이스 2021-05-10 23:35   좋아요 4 | URL
중고, 도서관, 출간알림 다 해서 읽어봐야겠어요~♡♡♡

그레이스 2021-05-11 00:01   좋아요 3 | URL
미미님 mini74님 ‘인문학, 기호학을 말하다‘ 독보적에 올려놓았어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다보면 신들의 계보와 이름들이 등장한다. 한번 읽어서는 제우스 헤라 아폴론, 아프로디테, 디오니소스 등의 신들의 이름은 기억나도 그가 어떤 신인지 관련된 이야기나 계보는 다 휘발되고 체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사라지는 현상을 경험한다. 거기에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읽게 되면 로마신의 계보가 섞이고 혼돈에 빠진다. 아이들은 헷갈리지 않는 걸 보면 배움에는 때가 있나보다 하는 생각에 잠시 좌절감을 맛본다.






미술사공부 모임에서 곰브리치 서양미술사를 마치고 신화그림을 공부하기로 했다. 그래서 정한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진 화가들이다. 이 책은 토마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내용을 그대로 싣고 있다. 그 전에 읽었던 번역과 달리 바이런, 밀턴, 포프 등의 시()들의 소개도 그대로 수록되어 있다. 너무 오래 전 번역을 읽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각 장에 나오는 신화의 이야기들을 주제로 한 그림들이다. 고전주의와 신고전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많이 등장한다. 신화가 이들의 주제가 된 것은 역사적인 배경이 있을 것이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는 여전히 교회를 중심으로 한 그림과 조각들이 주를 이루었고, 화가들을 지원하는 귀족들의 주문에 따른 인물화와 신화의 내용들이 그려졌다. 바로크시대를 거쳐 종교개혁과 반종교개혁 시대에 성화를 금지시키거나 절제 시키게 되면서, 화가들이 풍경과 인물 그리고 신화의 내용을 그리게 되었다. 물론 16세기부터 18세기라는 시간과 이탈리아로부터 유럽과 영국에 이르는 공간적인 편차를 두고 이루어진다.

 

라파엘 전파로 분류되는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의 신화그림은 매끄럽고 예쁘다. 니콜라 푸생, 윌리엄 아돌프 부그로, 구스타프 모로, 번 존스 등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고전주의, 신고전주의, 라파엘 전파, 상징주의 화가들의 그림이 등장한다. 물론, 램브란트나 티치아노등 이탈리아나 유럽의 르네상스, 바로크 화가들의 작품들이 보이기도 한다.


푸생은 근대 미술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화가이다. 그는 그림 안에 철학적인 메시지를 담는다. 그는 신화를 통해 인간의 존재와 죽음의 문제를 질문하고 있다. 모로는 상징적이고 몽환적인 그림을 통해 신화 속에서 그려지는 사랑, 죽음, 공포 등의 심리적 묘사를 그려내고 있다.

내게는 이 두 화가의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신화를 그린 화가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을까? 그들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림에 나타난 알레고리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은 신화를 활자로만 읽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물론 휘발되는 신화의 지식을 잡아두는 부수적인 유익도 있다.

 

조금 아쉬운 것은 화가들이 편중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림에 대한 지식이 별로 없는 내게는 새롭게 알게 되는 화가들이 많았기에 유익했다. 다른 한가지 문제는 제본이었다. 책이 저절로 분철되는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 (이 책을 공들여 엮은 작가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려나 모르겠다.) 나만 겪는 현상이길 바란다.



이 책을 보충하기 위해 함께 읽은 책들을 소개하면이주헌의 신화그림으로 읽기황경신의 그림같은 신화이다.



이주헌의 신화, 그림으로 읽기는 그리스와 유럽을 여행하면서 본 유적들과 미술관, 박물관의 작품들을 주제별로 소개하고 있다.

 




황경신의 그림같은 신화는 사랑, 욕망, 슬픔, 외로움의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감정들의 주체는 신화에 등장하는 여성들이다. 그들을 중심으로 그림들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도 그렇지만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를 보면 신들이 여인들로부터 사랑을 이루는 방식이 폭력적이다. 이러한 신화적 폭력성은 오늘까지도 우리가 사는 사회 안에 존재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신화에서 주로 대상화되는 여성들이 이 책에서는 감정의 주체로 표현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진 화가들에서 화가나 그림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고른 또 한 권의 책이 이주헌의 신화의 미술관이다. 이 책은 올림푸스의 신들을 중심으로 에피소드와 그림을 소개하고 있다. 그 작품의 시대의 폭이 넓고 다양한 화가들을 소개하고, 그 작품에 대한 설명과 해석도 함께 해주고 있다. 또한 신화가 상징하는 바와 관련된 역사의 사건과 의미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빠진 화가들이 단지 신화와 그림만을 소개하고 있다면 이 책은 그 상징을 해석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신화는 예술의 주제로서 변주되어 왔다. 시대마다 미술, 음악, 문학에서 다양한 상징과 의미로 변형되고 재창조되었다. 왜 그들은 신화를 주제로 했을까? 그것은 마치 우리가 토론을 하거나 글을 쓸 때 텍스트가 용이한 것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신화에는 인간의 욕망, 사랑, 죽음 등의 존재의 질문이 담겨 있고, 그것은 예술의 주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는 올림포스의 신들도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기에 끝없이 변주가 가능한 것이 아닐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막시무스 2021-03-10 23:30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이주헌선생님으로 미술입문했고, 그 분의 글을 참 좋아하는데, 그레이스님 글 덕분에 좋은 추억을 떠올려요!ㅎ 즐건 독서 하시구요!ㅎ

그레이스 2021-03-10 23:33   좋아요 4 | URL
저도 좋아합니다.
역사의 미술관, 지식의미술관, 리더의 명화수업, 그리다 너를...
미술책들은 빌려서 못보겠더라구요.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2021-03-10 23:5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신화에 관련된 미술^^
넘 흥미로워요~~
그레이스님께서 소개해주신 책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도록 할께요^^
일단은 빌려서요 ㅎㅎ

mini74 2021-03-10 23: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너무 좋아요*^^* 서양그림을 보다보면 정말 그리스신화나 성경을 알아야 할 필요성? 이 마구 느껴지지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이주헌작가님이 가족들과 유럽미술관 순례한 책들로 저는 처음 만났답니다 ~

scott 2021-03-11 0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도판이 넘ㅎ 훌륭해요 신화 이야기에 반드시 필요한 그림!!로마신화에 빠진 화가들 장바구니 속으로 ~@@

그레이스 2021-03-11 16:00   좋아요 2 | URL
신화에 빠진 화가들은 불핀치의 책을 다시한번 리마인드하기위해서는 추천.
신화의 해석과 그림의 상징을 읽기위해서는 이주헌의 신화의 미술관 추천해요.
오늘 신화에 빠진 화가들 중 도판 한개가 화가 이름이잘못된걸 발견했어요..;;
460p 그림 수정
프랑수아 르무완
<헤라클라스와 옴팔레>
17세기/루브르박물관
으로
 

드디어 샀다아아~^^
고갱의 그림은 어디에나 있네.
달과 6펜스
불에 태워진 그림.
존재에 대한 해답을 얻는다면 선택은 더 명료해질 것 같지만, 사실 인생에 다가오는 사건들은 알고있으면서도 속수무책인 경우도 있고, 인간의 욕망은 선택이 명료한 상황을 거스르기도 한다.
디테일은 나중에 자세히 읽어봐야겠다.
여기까지는 언박싱!





댓글(4)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란공 2021-03-09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저도 사라는 계시인가봅니다 ㅜㅜ

청아 2021-03-09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민고민하다 장바구니 넣었어요ㅋㅋㅋㅋ고갱은 참 ..유혹적이네요!

그레이스 2021-03-0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그레이스 2021-03-0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아마 mini님으로부터 시작된 유혹이죠?ㅋㅋ
 
알폰스 무하, 새로운 스타일의 탄생 - 현대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의 삶과 예술
장우진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향에 돌아온 무하는 아버지가 일하는 법원의 서기로 취직하지만… 사건의 명부는 그가 그린 낙서나 장식 무늬, 공소인들의 초상화로 그 가장자리가 메워졌다.” 34p

카프카…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의 그림자를 본다.

미술사 공부를 하면서 생소한 예술가들과 작품들이 낯설고 헷갈리는 상황을 자주 겪는다. 그런 중에도 잊혀지지 않는 작가들과 작품들을 만날 때가 있다. 무하와 그의 작품도 그 중 하나이다. 알폰스 마리아 무하. 아르누보 화가. 그의 그림을 만난 첫인상은 ‘예쁘다. 예쁜 일러스트 같은데?’ 였다. 다시 자세히 본 그림들에서는 여인의 눈빛과 포즈, 그리고 배경으로 장식된 이미지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읽게 되었다. 그 이미지들은 계속해서 기억을 붙잡는다.

처음 무하를 알고, 그가 모라비아 태생이라는 것 때문에 끌렸다. 보헤미아와 모라비아, 그 사이를 흐르는 블바타 강, 얀 후스, 30년 전쟁, 합스부르크의 통치, 슬라브인들의 애환의 역사… 아마도 이런 끌림은 내 피에 흐르는 우리 역사 때문인가 싶다.

1860년 체코 모라비아 이반치체에서 태어난 무하의 시대는 아직 합스부르크의 지배를 받고 있던 시절이었다. 모라비아 왕국시절을 기억하는 그 곳은 애국적인 도시였다고 한다. 이곳을 떠나 빈, 뮌헨, 파리, 뉴욕에서 30년 동안 활동하던 무하는 말년에 이곳으로 돌아와 <슬라브 서사시The Slave Epic>를 탄생시킨다. 예술가의 작품 세계의 원형은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물 한 살의 무하는 빈에서 극장을 장식하는 화가로 첫발을 내딛는다. 화가 한스 마카르트를 만나 그의 작품에서 많은 인상을 받는다. 당시 많은 재능 있는 작가들이 그렇듯이 그 재능을 알아보는 후원자를 만나고, 그는 뮌헨을 거쳐 파리로 향한다. 그가 만난 벨 에포크의 파리는 신고전주의, 사실주의, 상징주의, 낭만주의, 인상주의 예술가들이 공존하고 있는 곳이었다. 여기서 그는 예술적 시야를 넓히고 열정적으로 그림을 그린다. 후원이 끊어지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신문 일러스트를 그리면서, 그의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재능이 꽃피기 시작한다. 아마도 아르누보 화가로서의 첫 발은 이렇게 시작된 것이 아닐까 한다.

파리에서 만난 샤를로트 부인의 카페 ‘크레므리’는 ‘탕귀영감’이나 ‘바토 라부아’의 가게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많은 예술가들에게 만남과 인연을 제공해주는 곳. 1890년 이 곳에서 고갱을 만난다. 누구를 만나고 어떤 장소와 시대에 사는가는 예술가들의 운명을 결정짓는다. 동시대(1980년 4년후, 동학혁명과 갑오개혁이 있었다), 조선에서 살았던 예술가들의 삶까지 거슬러 올라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진다.

무하가 여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포스터를 그리게 된 것은 그의 인생에 있어 아주 극적인 장면이다. 1895년 사라 베르나르를 그린 무하의 포스터는 파리 전역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녀는 무하의 그림을 통해 아르누보 여인의 전형이 된다. 무하는 이 그림들로 쏟아져 들어오는 의뢰를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유명해진다. 그의 광고 포스터는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사람들의 욕망을 꿰뚫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영역은 장식 예술, 보석세공, 잡지, 책의 삽화, 조각에까지 넓혀진다. 1900년 파리 박람회에서 거둔 큰 성공은 아르누보 장식예술가로서 알려지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하지만 장식예술가로서 규정되는 정체성에 대한 예술가로서의 고민은 거기에 만족할 수 없게 한다.
그는 뉴욕으로 떠나 그 곳에서 유화 붓을 잡지만 오랫동안 놓았던 작업이라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한다. 그곳에서 찰스R 크레인을 만나고 슬라브인들을 위한 작업을 계획하고 있는 무하에게 재정적인 후원을 할 것을 약속받는다. 크레인의 딸을 모델로 그린 <슬라비아>는 체코슬로바키아의 지폐에 사용되기도 한다.

고향에서 20년 동안 6x8미터의 거대한 캔버스에 템페라로 <슬라브 서사시>를 제작했다. 고령의 나이에 이 제작과정은 엄청난 고역이었다고 한다. 그가 그린 20개의 에피소드는 그동안 파리에서 보여주었던 작품들하고는 느낌도 메시지도 다르다. 범슬라브인들을 위한 작업. 5개의 알레고리적 테마와 5개의 종교적 테마, 5개의 전쟁 장면과 슬라브 문화에 관한 5개의 장면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몇 편의 <슬라브 서사시>를 보면 슬라브인들의 삶을 직관적으로 알게 된다.. 예술의 놀라운 힘이라고 할 수 밖에…….

톨스토이의 작품들에 아우스터리츠 전투나 슬라브 민족 독립전쟁이 나온다. 멀리서 들려오는 전쟁 소식과 러시아의 참전에 관한 논쟁, 그 전쟁에 참전한 인물의 인식의 변화만을 읽었을 뿐이었다. 그 곳에 살았던 민족의 오래된 역사와 전통, 30년 전쟁 이래로 아니 그 이전부터 전쟁터의 한복판에 살았던 사람들의 고통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의 작품은 20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그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그것은 피 속에 역사를 가진 자만이 할 수 있는 작업이다. 무하처럼.

일러스트 미술의 선구자, ‘무하 스타일’을 만들어낸 작품만 수록되어 있었다면 알고 있었던 화가를 좀 더 자세히 아는 것에 불과 했을 것이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현대의 일러스트레이터들에게 많은 영감을 준 화가, 당대의 선구적인 길을 걸었던 화가로서도 그 이름과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슬라브 서사시>를 통해 그의 영혼 안에 새겨져있는 블바타 강과 모라비아를 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슬라브인들의 역사를 좀 더 공부해야겠다는 또 하나의 과제를 갖게 되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스 2021-02-20 17:0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https://m.blog.naver.com/randomhouse1/222249152686
RHK에서 알폰스 무하 그림 핸드폰 배경화면을 제공하네요 다운 받아서 깔았어요~~^^

새파랑 2021-02-20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구매하면 주는 북마크도 좋아 보이더라구요. (북마크 때문이라도 읽어야 할 듯)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