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서 주로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건 교사 교육 과정의 부족함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비슷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교사를 지망하는 특이한 나라다. 하지만 정작 그런 학생들들 좋은 교사로 길러내기 위한 교육제도는 모자람이 많은 상황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교대의 수업 구성인데, 중등 교사를 길러내기 위한 사범대학의 경우 실제 교과가 아니라 일반적인 학문 구성에 따른 교육을 하고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이냐면 사회 교과 교사를 키우기 위한 강의가 아니라 그 안의 다양한 과목들, 즉 지리나 역사, 경제, 정치 같은 분야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사회과 교사이지만 정치를 잘 모르고, 역사를 어려워하는 교사가 탄생한다. 이런 엉뚱한 교육현실의 배경에는 기득권과 밥그릇이 연관되어 있고.
교사의 승진과 관련된 문제도 생각보다 심각하다. 현행 제도에서 교사들은 크게 세 가지 진로를 택하게 된다고 한다. 하나는 교장이 되려고 애쓰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학생들에게 집중하는 길, 그리고 나머지는 이도 저도 관심 없고 혼자 유유자적하는 길. 세 부류 중 어느 쪽이 비중이 높은 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현행 제도에서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사의 수는 매우 적다는 걸 생각해 보면 세 번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의 수가 적지 않을 것 같다는 짐작은 된다.
교사들 자신의 문제도 분명 존재한다.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기를 꺼리고, 다른 교사들을 비롯한 다양한 교육주체들과의 연계를 위한 노력도 부족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들이 그렇게 하는 건, 다른 방식을 선택할 유인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지 사명감으로 무슨 행동을 유인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그리고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바로 교원 양성 계획의 실패로 인한 임용대기자 문제다. 쉽게 말해 교육은 다 받았는데 정작 교사로 임용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정책실패에 있는데, 여전히 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 예비 교사들의 희생만 늘어가고 있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