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오웬의 시대, 존 오웬의 신학 - 인생을 이끌어가는 그리스도인의 비전
크로포드 그리븐 지음, 서학량 옮김 / 다함(도서출판) / 202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표적인 청교도 저자인 존 오웬의 생애를 다룬 책이 나왔다. 표지부터 상당히 감각적으로 나와서 마음에 든다. 원서 표지는 어떤가 하고 찾아봤는데, 페이퍼백 형태로 나온 책은 번역책과 거의 같은데, 주인공 인물의 얼굴이 좀 더 클로즈업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말 책 쪽의 느낌이 좀 더 좋은 듯.



책은 존 오웬의 생애를 네 개로 나누어서(유년기, 청년기, 중년기, 장년기) 각 시기와 관련된 그의 신학적 통찰을 아울러 설명하는 구성을 가진다. 딱 제목이 잘 맞아 떨어진다. 다만 이 책에서 그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그의 신학에 관한 설명보다 적다.


애초에 그 당시 사람들은 개인적인 삶에 관한 이야기를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료 자체가 적었던 것이 크다. 때문에 그의 유년기에 관한 직접적인 설명은 딱 한 문장으로 그치고, 대신 그가 부모로서, 또 교회의 지도자로서 유년기의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생각했는지에 관한 설명이 그 자리를 채운다.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다.


오웬이 활동하던 시기는 잉글랜드 내전이 벌어지던 시대였다. 잉글랜드와 북부의 스코틀랜드, 서쪽의 아일랜드 사이에도 충돌이 있었고, 무엇보다 잉글랜드 내부에서는 크롬웰이 이끄는 공화파와 왕당파 사이의 내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당시 청교도들의 상황은 좀 복잡했다. 영국 왕실은 종교개혁 시대에 훗날 “성공회”라고 불리게 되는 영국의 독자적인 국교회를 만들었는데, 신학적으로는 가톨릭과 대륙의 종교개혁파 사이의 중도적 입장을 채택했다. 당연히 이는 좀 더 선명한 개혁사상을 관철시키고자 했던 청교도들의 불만을 샀고, 결국 그들은 비국교파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국교회를 통해 국왕의 교회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했던 왕실과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 당연히 그런 왕실을 무너뜨리는 세력과 청교도는 밀착하게 된다. 크롬웰 개인의 신앙 성향과도 맞아떨어졌고.


문제는 크롬웰이 주도한 공화파 정권이 길게 유지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크롬웰이 죽고 나자 그의 아들이 후계자가 되었지만, 그는 아버지와 같은 카리스마를 지니지 못했고, 결국 권력은 복귀한 왕실로 넘어간다. 청교도들에게는 시련의 시작이다. 책에는 오웬의 만년에 발생한 충격적인 보복들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오웬의 동료들은 산 채로 내장이 꺼내진 후, 사지를 잘라 효수하는 형벌을 받았다.


오웬 자신은 친분이 있는 (왕당파) 귀족들의 도움으로 이런 운명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당연히 이런 사건들은 그의 사상과 신학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다. 특별히 종말론과 섭리에 관한 내용들은 현실의 고민들과 맞닿아 있을 수밖에 없는 주제였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이런 정치적 상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정리해서 알려주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오웬의 생애를 중심으로 구성되다 보니, 직접적으로 그가 겪지 않은 일들의 경우는 설명이 없다보니, 저간의 상황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급격한 변화를 이해하는 데 좀 어려움을 느낄 수도 있겠다 싶다.(관련 내용은 구름책방 채널에 “종교개혁 연대기 시리즈”에 영상으로 올라와 있으니 참고하자.)


그리고 그의 생애의 각 시기에 신학을 연결시키려다 보니, 하나의 주제에 관한 신학적 사유가 특정한 시기에만 있었던 게 아니라는 점이 또 살짝 걸린다. 그러다 보니 앞서 언급한 유년기에 관한 내용처럼, 실제 오웬이 그 시기에 가졌던 생각이 아닌, 그 시기에 관한 오웬의 생각이 섞여 나오는데, 신학을 종합적으로 정리한다는 측면에서는 좋지만 애초에 생애와 연결지어보자는 구성은 살짝 약화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오웬의 삶과 신학에 대한 전반적인 그림을 그려보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그의 책들을 단편적으로 접했을 때는 꽤나 꼬장꼬장한 느낌이었는데, 시대적 배경과 함께 읽으니 그의 약하고 섬세한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 중요한 소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민의 교양 (반양장) - 지금, 여기,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 인문학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대넓얕”이라는 약어로 자주 불리는 대중교양서적을 엄청나게 파는데 성공한 유명 작가 채사장(본명은 아니겠지?)의 책을 처음 손에 들어 본다. 이 책도 아마 중고도서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배송비 무료 기준을 맞추려고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이는데, 그래도 결국 책장에 꽂혀 있는 책들은 언젠가 이렇게 손에 들리게 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이내 내용에 점점 빠져든다.(지하철 내려야 할 역을 놓칠 뻔 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시민들이 알고 있어야 하는 최소한의 교양지식 정도의 느낌인데, 우리 피부에 가장 와 닿는 세금이라는 주제로 도입을 한 것부터가 꽤나 임팩트가 있다.


세금을 어떤 식으로 거둘 것인가가 결국 국가의 정체와도 연결되고, 다시 다양한 사회구조를 형성하는 기본적 전제로 이어진다는 것을 꽤나 선명하게(물론 이 과정에서 지나친 단순화도 살짝 보이긴 한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설명해 낸다. 저자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런 식이라면 왜 그렇게 많이 팔렸는지 짐작이 간다.





물론 정치적 갈등과 그로 인해 정치과잉질환이 심각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긴 하지만,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서 그 갈등의 깊이와 파괴력은 생각보다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가만 보면 사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 투성이다. 온통 인상비평을 하는 자칭 전문가들로 넘쳐나고, 자신의 생각을 그들의 의견을 단순하게 받아들여 무한복제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군중들은 거의 광신자와 같은 행동 패턴을 보인다.


나와 내가 선 진영의 주장은 진리이고 상대편의 주장은 사악한 이단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상대방의 주장에도 타당한 면이 있을 수 있고, 어떤 사안은 선과 악이 아니라 가치와 기준의 문제라는 것은(기준을 어디에 세우고, 어떤 가치를 좀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서 결론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최소한의 교양을 갖고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국회에서 내 편이라고 생각하는 의원이 상대방을 향해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 모습이 통쾌하긴 하지만, 새해를 맞아 여야가 국민들에게 함께 인사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지 않던가. 결국 시민의 교양이 필요하다. 우리 앞에 서 있는 그들은 우리의 교양 수준을 대변하는 인물들일 뿐이니까.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재주가 있는 저자다. 언뜻 유시민의 잘 읽히던 글이 떠오르기도 한다. 최대한 양측의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하면서, 결국 선택은 독자에게 맡기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물론 책을 읽기 전과 마찬가지의 결론을 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이 정도 교양을 알고 내리는 결론이라면 최소한 서로 대화는 되지 않을까.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6-01-05 16: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얇고 넓은 지식,꼭 저 같은 사람이 읽어야 될 교양서적 같단 생각이 드네요.눈이 좋아지면 꼭 한번 읽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변화의 반복 - 트라우마를 가로지르는 마음의 지도
권요셉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읽기 전에는 사실 이런 내용일지 거의 예상하지 못했다. 남수단에서 벌어진 내전에서 급히 탈출한 선교사 가족이 어떻게 그 트라우마를 치유하는지에 관한 신앙적 에세이가 아닐까 예상했지만, 내용은 훨씬 더 전문적인 정신분석적 접근과 치유 과정이 실려 있다. 막연한 위로와 격려가 아니라, 조금은 더 학술적인 성격의 글이다.


전쟁을 직접 겪는다는 것, 비록 내가 그 직접 당사자는 아니라고 해도, 바로 주변에 시신들이 널려있고, 어제까지 함께 했던 이웃들의 얼굴에 공포가 가득한 모습을 보는 것은 분명 적지 않은 트라우마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리고 이건 다행이도 남수단을 탈출해 국내로 돌아온 후의 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다. 이 책은 저자가 어떻게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지 과정을 옮겼다.





앞서도 말했지만, 저자의 치유 과정은 정신분석이라는 도구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도 이 책에서는 “분열분석”이라는 분석기법을 사용한다. 이 기법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이 여러 가지 페르소나를 지니고 있으며 그 중에 가장 중요하고 본질적인 자아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정체성 모두를 우리의 일부로 인식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 있는 것 같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체성을 하나씩 분열(분리)해서 각자가 우리에게 의미가 있음을 알아가는 데서 분열분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렇게 각각의 정체성을 하나하나 중요하게 분석해 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를 둘러싼 여러 환경적 요소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진다. 분열분석에서는 이런 배경적 요소들 또한 우리에게 조금씩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중요하게 여긴다.


분열분석에서의 치료는 우리를 구성하는 이 여러 가지 역할과 배경들을 하나씩 떼어서 인식하면서 동시에 그 요소들 가운데 우리에게 부정적인 영향(트라우마)을 만들어내는 것들에 변화를 주는 데 있다. 예를 들면 내전이 벌어지는 남수단을 탈출해 나온 저자는, 자신이 현지의 교인들을 두고 도망쳐 나왔다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했다. 저자는 이 죄책감을 구성하는 원인들을 분석하되, 선교사로서의 자신과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으로서의 자신을 분리해 인식하면서, 자신이 했던 행동이 가장으로서 잘못된 행동이 아니었음을 반복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치유를 시작한다.


또, 환경 역시 중요하기에 나를 둘러싼 환경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국가나 사회적인 큰 단위의 배경을 개인이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내가 바꿀 수 있는 주변의 작은 부분들에 집중한다. 이를 테면 매일 자신이 누구인지 반복적으로 되뇌는 것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런 하나하나의 작은 변화는 곧바로 극적인 치유를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다만 작은 변화가 반복적으로 가해져 쌓이면 결국 달라진다. 이 책의 제목 “변화의 반복”은 아마 이 과정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책은 이런 이론적인 부분들이 어떻게 실제 치유 과정에서 적용될 수 있는지, 저자 자신의 예를 통해서 잘 보여준다. 여느 이론서들과 다른 점이다. 덕분에 내용을 이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잘은 모르지만) 이제까지 어렴풋이 알고 있던 정신분석적 방식과 사뭇 다른 내용이라 흥미롭기도 했고, 그 과정에 대한 설명이 자세해서, ‘아 치료 과정이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구나’ 하는 생각으로 더욱 생생한 느낌으로 읽었다.


물론 나 같은 문외한이 책 한 권 읽고 나서 당장 뭔가를 적용하고 시도해보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책에 소개되는 다양한 치료 방식들은 아주 이해하기가 어려운 건 아니라서, 실제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무엇보다 저자 개인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생겼던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망노트
우타노 쇼고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일본의 한 중학교 학생인 숀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 반에서 잘 나가는 학생이자 친구들이나 담임선생님의 지지를 받고 있는 고레나가 일당의 괴롭힘은 교묘해서, 다른 사람들은 그저 숀이 그들 무리의 일원으로 함께 노는 것으로만 보인다.


어떻게 해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숀은 자신의 일기장에 절망스러운 심경을 차곡차곡 적기 시작한다. 소설은 숀의 일기장을 읽어가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상황이 이렇게 된 데에는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그의 아버지와 생계를 위해 퇴근 후에도 사장의 가정부 노릇까지 해야 하는 엄마의 무신경함, 그리고 무능한 담임까지 수많은 이유들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숀은 웬 돌을 하나 가져와서는(‘오이네프기프트’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공물을 바치며 자신을 괴롭히던 친구들을 죽여 달라고 빌기 시작한다. 그리고 놀랍게도 정말로 고레나가가 죽어버렸다! 또 다른 일당인 안도도, 숀을 의심하며 추궁해 온 동급생 고우다도, 그리고 끝내 담임인 구노까지. 과연 이 연쇄 사망은 돌덩이에게 빈 덕분일까?





작품을 읽으면서 다양한 감정이 오고 간다. 처음에는 당연히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학생들과 이를 제대로 알아채지 못하는 주변의 어른들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르지만, 또 어느 정도 읽다 보면 그런 상황에 순응하면서 본인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서 일기장에 주변 사람들만 저주하는 주인공 숀에 대한 짜증이 몰려온다. 본격적으로 숀의 주변 인물들이 죽기 시작하면서는 과연 이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가 하는 궁금증이 커진다. 하나의 작품 안에서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건 역시 저자의 필력이다.


학교폭력이라는 주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사회물인 것처럼 보이지만, 또 기묘한 사망이 잇달아 벌어지고 범인을 추적해 간다는 면에서는 스릴러이기도 하다. 물론 여기에 돌덩이 신까지 등장하니 때때로 미스터리 장르가 살짝 묻어있기도 하고.


물론 이야기의 결말은 지극히 현실적인(신비적인 요소가 개입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성격이었지만, 또 이야기 전체를 두고 보면 약간 구성이 헐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일본 경찰이 아무리 어설프다고 해도 이 정도의 정교하지 않은 트릭을 간파하지 못할까? 물론 작가가 만들어 낸 세계에서 경찰들의 영향력과 능력은 많이 축소되어 있긴 하지만.



결말의 반전 요소까지 포함해서 전체를 두고 보면 꽤 재미있게 읽었다. 대중 소설에서 드러나는 일본인 작가들의 필력은 확실히 인정할 만하다. 또, 결말부에서 변주를 주긴 했으나, 작품 초반에 꽤 여러 페이지에 걸쳐 서술되는 학교폭력에 관한 묘사들은, 점점 흉포해지고 있는 우리나라 청소년 범죄와도 연결 지어서 읽어볼 만한 부분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12-31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노란가방님의 리뷰를 보니 재미있을 것 같네요.일본은 추리소설의 역사가 길어서 웬만하 작가의 작품이라면 대부분 평타이상의 수준은 되는 것 같습니다.일본 추리소설의 주요 소재중 하나가 바로 학교폭력인데 워낙 괴롭힘이 많고 그와 관련된 사건도 많기 때문이지요.
한국의 학폭문제도 심각해서 언젠가는 한국 추리소설의 소재로 자주 학푝문제가 등장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노란가방 2025-12-31 12:57   좋아요 0 | URL
이미 슬슬 등장하고 있지 않나 싶네요. 문학도 결국 현실을 따라가기 마련이니까요.
학폭 문제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감도 안 옵니다. ㅠ
 
이중 감동 - 하나님 나라 역동성을 기록한 변혁의 실제
임교신 지음 / 샘솟는기쁨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 동네 전체를 파헤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재개발. 이 과정에서 그 동네에 있던 교회 건물들 역시 함께 철거되곤 한다. 물론 토지와 보상금을 받기는 하지만, 수십 년 동안 많은 교우들이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공간을 상실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실제 공사에 들어가면서 다양한 충돌과 갈등이 일어나기도 하니까, 교회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긴 하다.(대토와 보상금은 거의 늘 불충분하게 느껴지는 수준이고)


이 책은 그런 공사장의 시끄러운 기계 소리와 함께 시작한다. 작가가 목회하고 있는 한 교회가 재개발에 얽혀 이런저런 불편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감사로 넘어가는 모습들, 그리고 실제 목회현장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들, 오랜 교회 사역을 하면서 익혀 온 다양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사실 요새는 뭔가 큰 어려움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유행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그저 문제를 잘 견뎌내는 것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이 책은 큰 소동이 등장하지는 않는다. 교회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라면 역시 앞에서 언급된 재개발과 교회 건축 정도랄까.


물론 교회 안의 다양한 성도들이 겪는 문제들을 품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 대외적으로 무슨 큰 충돌이 있는 게 아니라도, 그 많은 사람들을 품고, 그들의 문제에 공감하며, 함께 신앙으로 살아가는 일은 결코 단순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이 일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결심한 목회자에게는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살피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말이다.


그래도 조금은 편한 소리는 아닌가 하는 인상은 든다. 책 속에는 그렇게 완성된 새 교회 건물 사진도 보이는데, 퍽 규모가 있게 지어졌다. 이 정도 규모의 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한다면, 그래도 나름 꽤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상황은 아닐까 싶다. (물론 앞에도 언급했지만, 실제 사람들과 얽혀 살아내는 건 어디에서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덕분에 큰 염려나 걱정 같은 건 읽으면서 들지 않았다. 그냥 편안하게 읽히는 느낌.





책 제목인 “이중 감동”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쉽게 밝혀졌다. 책 초반에 실려 있는 에피소드에 나오는 단어인데, 재개발 건축 보상금 중 일부를 저개발국가에 병원을 세우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는 감동을 하나님께 받고, 이를 교인들에게 이야기했더니 기꺼이 동의해 주어 또 감동을 받았다는 말. 두 개의 감동은 조금은 다른 의미이긴 하지만 결국 우리말로는 같으니까, 이를 “이중 감동”이라는 말로 표현한 것이다. 기발하다.


“삶에 밑줄을 그어야 하는데 책에만 밑줄을 그으며 산다”는, 약간은 자조적이면서 반성하는 문장이 있다. 읽다가 뜨끔했다. 솔로몬이 말했던 것처럼 “많은 책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할 뿐일 지도 모른다. 그것이 내 삶에 녹아들어 내 생각과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면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5-12-27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가방님 서재의 달인 축하드려요^^

노란가방 2025-12-27 00: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