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01 | 202 | 203 | 20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굿’ 바이 : Good&Bye - Good&By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도쿄의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다이고는, 갑자기 악단이 해체되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하지만 나름 프로에 걸맞는 첼로를 사기 위해 엄청난 돈을 대출받은 그는 어떻게 하든 급히 돈을 벌어야 하는 상황. 결국 생활비라도 줄이기 위해 아내와 함께 시골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남겨주신 집으로 돌아가기로 한다.

     어느 날 지역 신문에 난 광고 하나가 눈에 들어온 다이고. 무슨 여행사라고 하면서 아무 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전형적인 다단계 사업 광고로 의심됐지만 일단 돈이 급했다. 그리고 1분도 되지 않아 끝난 면접. 합격이다. 뭐가 이리 쉬운 걸까.

     다이고가 새로 시작하게 된 일은 여행사가 맞긴 했다. 하지만 그건 일반적인 여행이 아니라 이 땅에서의 삶의 마지막 여행을 준비하는 일, 즉 죽은 이들을 염(殮)하는 것이었다. 이 ‘충격적인’ 내용에 급 후회를 했지만, 당장에 두둑한 현찰을 쥐어주는 데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시작하게 된 일. 처음 하는 일로 인해 겪는 여러 당혹스런 상황들과 그가 하는 일을 알게 된 주변 인물들과의 갈등이 잔잔하게 펼쳐진다.

 


 

2. 감상평 。。。。。。。

 

     염습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다루고 있는 영화다. 장애인(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호모(메종 드 히미코) 같은 이색적인 소재들을 즐겨 다루는 이누도 잇신 감독의 영화를 본 느낌이랄까. 죽은 이에게 최대한의 예를 갖추어 새로운 세계로의 여행을 준비시킨다는 경건한 이미지의 직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시체를 주물럭거리는 일이라는 폄하를 당할 수도 있는 일. 감독은 이런 양면적인 직업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삶과 죽음이라는 진지한 주제에 대해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배우들은 감독의 의도를 훌륭히 연기로 표현하고 있고,(료쿄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배우고 남자 배우인 모토키 마사히로도 이 영화로 꽤나 상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감독은 멋진 영상으로 ‘작품’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건, 시체 역할을 하느라 꼼짝하지 않고 누워 있어야 했던 여러 단역 배우들의 공로다. 영화 내내 포인트 마다 깔리는 첼로연주소리는 그 자체로도 또 하나의 작품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하루에도 우리나라에서만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고 있고, 당장 가까운 종합병원에 가면 죽음에 이르는 길을 걷고 있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애써서 죽음에 관한 기억과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밀어내려고만 하고 있지, 어떻게 하면 ‘잘’ 죽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간해서 진지하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 연구되고 있는 각종 기술들도 ‘삶’의 기간을 늘리기 위한 것뿐이지 ‘어떻게’ 살지에 관한 것은 논외의 일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죽음을 피해갈 수 있는 것은 아닐뿐더러, 죽음에 관해 진지한 고민을 하지 않는 것은 현재에 대해 충분히 책임을 지지 않는 자세로 나아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최근에 ‘웰 다잉(Well Dying)’이라는 주제가 부각되면서, 인격의 성숙에 이르기 위한 노력들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바람직한 일이다. 물론 이것조차 단지 ‘고통 없이 죽는 방법’과 같이 여전히 육체에 대한 집착으로 전락되지 않는다면 말이다.(고통을 줄이려는 노력이 하찮은 일이라는 말은 아니다)

 

     영화를 보며 한편으로 좀 아쉬운 생각도 든다. 삶과 죽음에 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해 대답을 해주는 것은 종교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였는데, 이제는 이 역할마저 신앙과 믿음에서 영상과 배경음악에 넘겨주어버린 시대가 된 것이 아닌가 해서다. 종교가 세상의 가치를 따라가기를 즐겨하고 말았으니, 세상이 종교의 기능을 취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수도 없겠지만..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빵맨 2009-04-28 0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포스팅하셨네요.
한동안 궁금했더랬습니다.
건강하세요.

노란가방 2009-04-28 17:05   좋아요 0 | URL
이래저래 바빠서 편하게 책 읽을 만한 여유가 없더라구요..
잘 지내셨나요? ^^
 
푸시 - Pus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초능력자들을 모아 인간무기를 만들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비밀조직 디비전. 그들의 실험실에서 도망쳐 나온 ‘푸셔(기억 조작자)’인 키라는 금새 쫓기게 된다. 한편 디비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버지를 잃은 닉은 갑자기 나타난 소녀 캐시(닉은 염력을 사용하고, 캐시는 미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와 함께 키라를 보호하며 디비전의 음모를 막기 위해 나선다. 여기에 키라가 가지고 나온 능력자들의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약물을 빼앗기 위해 나선 홍콩의 조직까지 뛰어들면서 사건은 점점 혼돈으로 접어든다. 

 




 

2. 감상평 。。。。。。。

 

     감독은 홍콩의 좁고 구불구불한 거리들을 배경으로 쉴 새 없이 카메라를 움직이며 관객의 눈을 바쁘게 만든다. 덕분에 영화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가지게 되었고, 이는 영화의 긴장감을 높여주었다. 여기에 영화의 주인공들도 시종일관 여기저기를 달려 다니니 확실히 지루한 느낌은 없다.

     이 영화를 말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는 역시 다코타 패닝. 솔직한 느낌으로는 이 십대 소녀 배우의 포스(?)에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는 가려버리는 듯했다. 나머지 배우들의 연기력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아니라, 그만큼 94년생이라는 이 배우의 연기력이 눈에 띤다. 영화 전체를 휘젓고 다니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문제는 이게 다 라는 거? 이 영화의 가장 큰 문제는 배우들이 나와서 그냥 뛰어다니다가 끝난다는 거다. 무엇보다 스토리 자체에 긴장감이 없다. 폴 맥기건 감독의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를 보면서 그 로맨스물에 담긴 치밀한 복선들과 스토리에 깊은 인상을 받았던 나로서는 ‘감독이 돈이 급했나’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실망스러웠다. 뭐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었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전적으로 다코타 패닝에 기댄, 다코타 패닝을 전면에 내세워야만 하는, 다코타 패닝을 위한 영화라고 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적벽대전 2 : 최후의 결전 - Red Cliff 2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전편에 이어 마침내 시작된 적벽에서의 대결. 압도적인 군세의 조조군을 손권과 유비군이 적벽에서 막아내 패퇴시켰다는 내용은 이미 관객 대부분이 역사적으로 알고 있었을 터. 삼국지연의의 작가는 이 기적적인 승리를 설명하기 위해 바람의 방향을 바꾼 제갈량의 도술과 황개의 고육지책을 도입했지만, 영화의 감독은 그 둘 모두 합리적인 결정이 아니라는 듯 잘라 내 버린다.

     주유 중심의 이야기 전개를 선택한 감독이 도입한 에피소드는 손권의 동생인 손상향과 주유의 아내인 소교 등 두 명의 여인이 중심에 서 있었다. 삼국지의 여성 중심의 해석이라고 할 수도 있으려나. 

 


 

2. 감상평 。。。。。。。

 

     전편을 보고 가졌던 기대감을 충분히 충족시켜줄 만한 영상이었다. 우선 엄청난 인원을 동원해 고대 전쟁의 모습을 충분히 잘 재현해 냈고,(우리나라에서 방영되는 역사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동네 전투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등장인물 각각의 성격에 대한 묘사도 흥미로웠다.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하게 사용한 대규모 전투신은 그냥 그 장면만으로도 충분히 이 영화를 볼만하다는 느낌을 준다.

     줄거리 설명에서도 간단히 언급했듯, 이 영화에서는 여성들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역사물의 경우 여성들은 대개 주변인물의 역할을 맡아야 했던 것이 보통이었지만, 더구나 삼국지와 같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알고 있는 작품에 새로이 여성의 역할을 부여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었을 텐데 썩 괜찮게 영화 속으로 녹여냈다. 물론 당시 여성이 혈혈단신으로 적진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가능했겠느냐 하는 질문은 별도로 해 봐야 할 부분이고..

     서양의 역사물들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의 여러 국가들에 팔리는 것처럼 동양적 소재들도 서양에 팔리는 영화로 제작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늘 있었는데, 이 정도 영화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물론 동양 역사에 어느 정도 흥미를 보이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어필할 수 있겠지만..) 꼭 환타지가 아니라도 동양 역사 자체를 수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부담없이 즐기기엔 괜찮은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01 | 202 | 203 | 204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