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프레지던트 - Good morning, Presiden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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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임기 종료 6개월을 앞두고 덜컥 복권에 당첨되어 버린 대통령. 당첨되면 모든 당첨금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지만 244억은 생각보다 큰돈이었기에 어쩔 줄 몰라 하는 김정호 대통령(이순재). 최연소 야당 총재를 역임하고 내친김에 대통령에까지 오른 차지욱(장동건). 군사긴장을 유발하려는 일본의 도발에 단호한 대처를 하는 소신파 대통령이지만, 짝사랑 했던 여자 앞에서는 한 없이 수줍어하는 그런 인물.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많은 기대를 받으며 출발했지만, 남편의 실수로 인해 엄청난 정치적 타격을 받고 이혼 위기에 서게 된 한경자 대통령(고두심).

     세 대통령의 평범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고민이 영화 속 여러 유머 코드들과 적당히 버무려져 관객들에게 대접된다.


 


  

2. 감상평 。。。。。。。

 

     대통령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려는 것이었을까? 그렇다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 본 생각이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그 분이 퇴임 후 줄곧 보여주려고 했던 그 모습이니까. 그리고 이렇게 보기 시작하면 영화의 캐릭터도 범상치 않게 느껴진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민을 하고, 자주적인 외교를 하기 위해 당당한 자세를 보였던 모습 등 여러 가지가 오버랩 된다.

     하지만 애써서 이런 면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면, 영화 자체는 구성이 허술해 보인다. 딱히 논리적 연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세 개의 이야기는 전체적인 그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따로 놀고 있고, 과장스러운 유머 코드와 황당한 설정들은 극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당연히 영화를 보며 깊은 감동은 느낄 수 없고, 그렇다고 잔잔한 감정의 전이도 일어나지 않는다.

 


 

     물론 정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드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무엇인가를 고발하거나 비밀스러운 음모 등을 다루면 금방 지나치게 진지해져서 일반 관객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 않다. 또,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현실의 어떤 인물들과 자연스럽게 대응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 영화 자체가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기 쉬우니까.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탄탄한 이야기 구조가 필요한데, 이 영화에는 이런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굳이 이 정도 이야기를 하기 위해 130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었을까.

     개인적으로 장진 감독의 영화를 처음 본 게 ‘아는 여자’라는 작품이었는데, 이후 이 감독의 영화는 딱히 크게 발전하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다. 고의적인 유머 코드를 끊임 없이 삽입시켜 관객의 웃음을 유발하기는 하지만, 이야기 자체만으로 관객을 흡입시키는 능력은 좀 부족하다. 주연으로 내세운 배우들의 장점도 충분히 살리지 못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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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 Black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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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태어난 지 두 살만에 시력과 청력을 상실한 미셸은 누구도 손 댈 수 없는 폭군으로 변해간다.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아버지에 의해 요양원으로 보내질 찰라, 어머니는 미셸과 같은 아이를 전담해 가르치는 선생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하이 선생님을 초청한다. 어둠 속에 혼자 남아 어쩔 줄 모르고 있었던 미셸에게 사하이 선생님은 빛을 던져 주지만, 그와 반비례 하듯 사하이 선생 자신은 망각이라는 어둠 속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가고 있었다.

 

 

 

  

2. 감상평 。。。。。。。

 

     아마도 처음으로 본 인도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기대했던 것 이상의 감동을 주는 영화였고, 연기자들의 연기력도 크게 흠잡을 만한 데가 없었다.

 

     영화는 헬렌 켈러를 떠올리도록 만드는 주인공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 것은 외부세계와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했고, 그렇게 고립된 소녀는 자신이 누구인지, 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모르고 있었다. 그런 그녀에게 희망을 준 것은 외부 세계의 통역자인 사하이 선생님의 메시지였다. 미셸의 내부에 질서가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비약일지도 모르지만, 오늘날 사람들의 상황이 꼭 그와 같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누구인지 진지하게 성찰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이 세상에 대해서, 자신의 삶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없다. 그저 내 앞에 있는 것을 집고, 먹고, 던지고, 소리 지르고, 때리는 것만을 능사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가면 갈수록 묻지 마 식의 범죄와 반인륜적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또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어 버린 사람들의 보여줄 수 있는 최종 단계가 아닌가 싶다. 

 

     생각해 보면 이런 모습은 사람들이 이 우주를 ‘닫힌 세계’로 규정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미 예상된 것이었다. 자연 세계 외부의 어떠한 존재도, 힘도 인정하지 않고, 오직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이 사실이라고 가르치고 배워온 사람들에게 또 무엇을 바랄 것인가. 오늘날 인류는 철저하게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독방에 갇혀 있다. 그리고 이들이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의 파괴적인 결과는 오늘 우리가 보고 있는 딱 그대로다.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학원에서 문제 하나를 풀다가 막혀 끙끙댄 적이 있었다. ‘□’라는(이게 중학교로 들어가면 x라는 기호로 바뀐다) 당시에는 획기적인 기호를 사용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였는데, 이를 알 리 없는 나로서는 도무지 해결할 수 없었다. 옆에 있는 선생님에게 물어보면 ‘□’라는 기호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셨을 테지만 적잖은 고집을 가지고 있었던 나는 끝까지 혼자 풀어 보려다가 결국 포기하고 울어버렸던 기억이 난다. 내가 다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그 작지 않은 오만함이 결국 모든 것을 그르쳐버렸다.  

 

      영화 속 대사 중 하나인 ‘우리는 모두 신 앞에서는 시각장애인’이라는 말이 와 닿는다. 현대인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외부의 도움의 필요성을 인정한다고 해서 나의 존엄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닌데도 말이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미셸처럼 사하이 선생님의 메시지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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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 A Millio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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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최후의 1인에게 10억을 주겠다는 내용의 한 인터넷 방송국의 서바이벌 이벤트에 참여한 참가자들. 직업도, 성격도, 나이도 다른 그들이 도착한 곳은 호주의 광활한 사막으로 둘러싸인 어떤 숲 속. 무엇인가 흥미로운 게임이 진행되나 싶었지만, 곧 그들은 이 게임에서의 탈락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되고 경악한다.

     영문도 모른 채 자신들을 진짜 서바이벌 게임으로 몰아넣는 장 PD에게서 벗어나려고 애를 써보지만, 결국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서서히 게임의 룰 안으로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마지막에 밝혀지는 장 PD의 사연은 이 모든 게임의 이유로 제시되지만...

 



 

2. 감상평 。。。。。。。

 

     살인 게임의 설계자가 연속된 미션을 부여하고, 참가자들은 그 미션에 참가하다가 하나 둘 죽어간다는 기본 개념은 이미 잘 알려진 ‘쏘우’ 시리즈에서 본 구조이고,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추리소설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 중 하나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의 내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영화 ‘10억’에서는 그 ‘어디선 가 들어 본 듯한 것 이상의 무엇’을 제대로 만들어 내지는 못했다. 굳이 말하자면 신민아가 정면에 등장했다는 것 정도?

     한 사람씩 죽어가는 과정도 전혀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미션이 공개될 때마다 그 결과가 예상될 정도로 평이한 스토리였다. 마지막 부분의 반전에 뭔가를 담아내려고 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단순히 반전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극 중간 중간에 힌트를 제공하는 식의 전개는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그 반전의 내용조차 설득력이 없다!!

 


 
 

     신민아라는 배우는 참 여러 가지로 운이 없다고 해야 할까.. 뭐 그런 느낌이 드는 배우다. 하드웨어적인 면은 참 타고 났는데, 그렇다고 연기력이 요즘 나오는 어설픈 배우처럼 아예 C급도 아닌데(물론 아직 A급 연기를 펼친 작품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유독 그녀가 나오는 영화는 좀 가볍다는(혹은 깊이가 좀 덜하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시나리오나 감독의 연출력의 문제라고 돌릴 수도 있겠지만, 반복해서 그런 영화들만 찍는 상황은 그녀 자신도 완전히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 않을까.

     서바이벌 게임과 연쇄적 살인(혹은 죽음)이라는 긴장감을 주는 소재에 호주의 광활한 사막과 숲이라는 좋은 무대는 이 영화를 단순히 즐기기 위해 보는 데에는 쓸 만한 영화라는 데 손을 들어 주고 싶게 만든다. 하지만 이 영화를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주저된다. 여름 한 철을 겨냥해 만든 한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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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 내 곁에 - Closer to Heave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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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온몸의 근육이 마비되면서 서서히 죽어가는 루게릭병에 걸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종우와, 장례지도사라는 꺼려지는 직업으로 인해 두 번이나 이혼을 당한 지수가 만난 곳은 종우 어머니의 장례식장이었다. 그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프러포즈를 받은 지수는 점차 종우에게 마음을 열게 되고, 그렇게 슬픈 결말이 예정되는 사랑은 시작되었다. 사랑이란 모든 것을 불태우는 거라고, 현실에 충실하면 된다고 그렇게 시작한 사랑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악화되어 가는 종우의 병세는 둘 사이를 서서히 갈라놓는다.

 




2. 감상평 。。。。。。。

 

     영화 개봉 전부터 김명민의 엄청난 체중 감량으로 기대감을 갖게 했던 영화다. 스틸 컷을 통해 보인 배우 김명민의 모습은 배우라는 직업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장인(匠人)을 떠올리도록 만들었고, 직접 스크린 속에서 확인한 그의 모습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여기에 자극을 받았는지 하지원도 모처럼 열연을 펼쳤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브아걸 가인의 썩 괜찮은 연기력을 비롯한 조연들의 적절한 뒷받침은 이야기를 진행하는 데 적어도 연기력의 부족으로 인한 어색함을 느끼지는 못하도록 만든다.

     문제는 영화의 주젠데.. 감독은 ‘불치의 병’과 ‘마지막을 함께 하는 사랑’이라는 소재를 함께 엮어내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어느 한 가지 주제가 다른 주제를 덮어버리면 안 된다는 점인데, 여기에서 감독은 첫 번째 주제(김명민의 연기력)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정작 영화 속에서는 두 번째 주제(김명민과 하지원의 관계)를 조금 더 강조하는 언밸런스함을 보여준다. 때문에 일부 관객들에게는 김명민의 연기에 좀 더 집중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감독의 연출에 불만족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 새끼가 장기자랑에 좀 더 많이 나오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과 비슷한, 김명민이라는 배우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영화는 진한 감동을 주려고 애를 쓴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 보기에 딱 알맞은 영화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온 가족이 함께 손잡고 들어가기에는, 감독이 수시로 벗겨대는 하지원의 몸매나 김명민과의 베드신은 좀 민망하다.

     올 가을 얼마나 많은 관객이 찾을 지 기대되는 영화. 영화는 나중에 보더라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제대로 만들어졌다. 또, 배우들이 직접 부른 OST 곡들은 영화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검은 수트를 입고 나오는 하지원의 모습이 참 예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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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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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어린 시절 자신과 여동생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어머니를 찾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온 현태는, 그가 국가대표 스키 점퍼가 되면 엄마가 먼저 찾아올 것이라는 방 코치의 말을 믿고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스키점프팀에 들어간다. 학창시절 잘나가던 스키선수였지만 약물복용 문제로 쫓겨났던 칠구와 늙은 할머니와 바보 동생을 놔두고 군대에 갈 수 없었던 흥철,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참여한 재복이 모여 마침내 공포의 외인구단이 만들어진다. 아, 여기에 흥철의 좀 모자란 동생 봉구도 후보 선수로 추가.

     우여곡절 끝에 연습을 하다가 겨우 독일에서 열리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경기에 참가하게 된 스키점프 팀. 하지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고, 그저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구색 맞추기를 위해 창단했던 체육회 관계자들은, 유치가 무산되자 올림픽 출전권을 따온 그들에게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는다. 자비를 털어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 올림픽에 출전한 그들. 하지만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2. 감상평 。。。。。。。

 

     나흘의 시차를 두고 보게 된 해운대와 국가대표. 한국형 재난 영화라는 야심찬 타이틀을 가지고 제작사의 계열사인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상영관 점유율을 높여 흥행을 유도한 해운대였지만, 미숙한 연출력과 흠이 보이는 컴퓨터 그래픽은 기대한 만큼의 만족감을 주지 못했었다. 반면 이 영화 국가대표는 처음부터 그다지 기대가 되지 않았던 영화였다. 스포츠를, 그것도 비인기종목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이 된 것은 ‘우생순’이 거의 유일했으니까. 바로 얼마 전 개봉했던 ‘킹콩을 들다’ 같은 영화는 처참하게 실패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그렇게 그대를 하지 않고 봤기 때문일까. 영화를 보고 난 뒤에 든 느낌은 ‘이 영화 괜찮다’였다. 스포츠가 가진 속성상 ‘승부’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인데, 이 때 이 승부를 더욱 긴장감 넘치게 만들기 위해 반드시 꺾어야만 하는 상대편이 등장하기 마련인데, 이 때 이겨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비열하거나 악한 모습으로 등장하면서 극의 리얼리티를 떨어뜨리곤 하는데, 이 영화의 감독이 선택한 것은 스키점프라는 혼자 하는 운동. 누구도 방해할 수 없고, 좋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은 온전히 자신의 책임으로 돌아가야 하는 깔끔한 스포츠였다.(물론 영화 속에서는 주최 측의 농간이 살짝 등장하기도 하지만) 때문에 이 영화에서 성공을 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오직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얼마나 잘해내느냐고, 자연히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고도 응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감독은 영화 속에 관객들이 내내 미워할 수 있는 악한 인물들을 배치하지 않는데, 이는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

     감독은 이름 꽤나 있는 주연급 배우들을 총동원하지 않는 대신 연기력이 있는 두 명의 배우(성동일과 하정우)를 전면에 배치해 극을 이끌어 가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영화의 흐름을 무난하게 연결시켜주는 조연들의 열연이 버무려지면서 영화는 진한 맛을 우려낸 곰국과 같은 느낌을 준다. 드라마 ‘반올림’의 또 하나의 히로인인 이은성은 이 영화에서 꽤나 비중 있는 조연 역을 하며 드디어 제자리를 찾아가기 시작한 느낌이다.(‘다세포 소녀’ 같은 쓰레기 영화에 출연해 길을 잃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

     컴퓨터 그래픽도 무한 반복질로 만든 어설픈 해일이나 컴퓨터 게임 오프닝 장면 정도의 수준이었던 건물 침수 장면보다 훨씬 나은 느낌이다. 스포츠의 특성상 스피드를 적절하게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사실 ‘우생순’은 이 점에서 좀 아쉬운 감이 있었다), 감독은 스키점프라는 특별한 종목의 느낌을 꽤나 사실적으로 살려냈다.(아마 돈은 훨씬 적게 들였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올해 봤던 열세 편의 영화 가운데 가장 괜찮다는 느낌을 주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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