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 부끄러움을 모르는 카리스마, 대한민국 남자 분석서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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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면서 여성의 심리에 대해 분석한 책이 제법 많은 만큼 남자를 위한 그런게 아닌가 생각했었다. 물론 남자의 심리를 본 것은 맞지만 내용은 대개 한국남자가 갖는 잘못된 사고에 대한 것이었다. 저자는 남자이면서도 책은 전체적으로 상당히 분노하면서 쓴듯한 느낌을 많이 받게한다. 그래서인지 구구절절 맞고 쉽게 읽히면서도 막상 뭔가 머리를 뒤흔들만한 그런 날카로움은 아쉽게도 느껴지지 않았다. 

 남자들에 대해 지적하는 부분은 군대문화, 여성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문제, 가사에 대한 문제, 직장과 일상생활에서 여성을 대하는 문제 등이다. 읽으면서 대부분 상당히 그렇다. 좀 개인적인게 아닌가. 이건 좀 무리한 주장인듯하기도한데...... 라는 느낌을 가지며 책을 읽었다. 워낙 가독성이 좋은 책이라 사실 하루면 읽힌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주장에 기분이 나쁘지도 않았고 80%정도는 상당히 동의가 되는 편이었다. 물론 그게 뭔가를 의미한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책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한국남자들이 종업원에게 이모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이에 문제를 느끼고 자신의 강의 학부생들에게 이모라는 호칭을 종업원에게 쓰는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대부분 이모라는 호칭이 주는 편안함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모와 고모는 혈연관계상 정확히 나로부터 똑같이 떨어져 있지만 한국의 가부장적 가족관계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모는 모계 친척이므로 우리 가족에 대해 영향력이 거의 없지만 고모는 부계 친척이므로 감히 남동생이거나 오빠인 우리 아버지의 가족에 참견할 권한이 있다. 그리고 사실 저자의 말처럼 고모는 결혼만 안했다면 그 대단한 시누이다. 이런 형국이니 누구나 한번쯤 고모에게 부담을 느낀 어릴적 경험이 있을테이고 마냥 상대적으로 친절하기만 한 이모는 편안한 것이다. 이런 호칭에서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가족제도의 영향력을 찾아내는 일. 이게 사회학자가 할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다음은 우리나라 아침드라마가 왜 막장인가라는 점이다. 아침드라마의 소재가 엄청난 것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지적된 일이다. 이런 전통이 유지되는 이유로 저자는 엄마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꼽는다. 엄마들의 아침은 이미 자신들의 아침이 아니다. 누군가의 아내이자 엄마로 그들의 생산성과 생산성을 위한 준비로의 공부를 책임져야 하고 그 시작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런 스트레스로 막 해방하는 순간 맞닥뜨리는 것이 아침드라마다. 많이 눌린 만큼 그것의 해소도 막장이 된다는 것이다. 거기에 생산성을 주로 담당하고 있는 남자들의 지저분한 밤문화도 언급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이 되는 것이 아침드라마라는 것이다. 이러니 더욱 막장에서 벗어날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주장이다. 

 남성들의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여성들, 그리고 이 책에서 지적하는 남성중심적 사고 방식의 일반적 남성들이 이 책을 본다면 어떤 기분이 들지 궁금하다.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그리고 기분나쁘거나 도저히 동의못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다 읽고 알아보니 저자는 진격의 대학교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의 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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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소년 2017-11-24 0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 책 제목보고 너무 자극적인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닷슈님 글을 보면 저자의 생각에 공감이 됩니다. 상식적인 비판이라면 다소 감정적이라도 이해가 갑니다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반발감만 커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무작정 남성을 혐오하는 식으로 쓰여졌다면 당연히 비난 받을 수 밖에 없겠지요. 과거 저자의 책을 의미있게 읽었기에 책에서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닷슈 2017-11-24 08:22   좋아요 1 | URL
좀 보기나름입니다만 제가보기엔 전체적으로 동의할만한 이야기가많았습니다
 
가장 완벽한 시작 - 알, 새로운 생명의 요람 사소한 이야기
팀 버케드 지음, 소슬기 옮김 / Mid(엠아이디)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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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세포 진핵생물을 제외한다면 다세포동물들이 가장 선호하는 번식 방법은 바로 알이다. 알을 통해 번식을 하는 동물이 많다보니 자연히 아무런 저항이 없는 알을 노리는 동물도 많다. 대표적인게 우리 인간인데, 우리가 먹는 알의 수는 영국인의 경우 일인당 연간 200개에 달한다고 한다. 한 나라가 이러할 지니 전세계인이 연간 먹는 달걀의 수가 얼마인지 짐작하기 힘들정도다. 참고로 중국에서만 생산하는 연간 달걀의 갯수가 무려 4900억개라고 한다.

 책 가장 완벽한 시작은 도통 먹기만 할뿐 관심이 좀체 없었던 새의 알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책을 읽고나니 알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늘었지만 얼마나 과학계에서 알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지도 알게 되었다. 알에 인간이 얼마나 의지하는지를 생각한다면 이는 상당히 의외의 면이다. 

 알은 크게 껍질은 난각과 흰자, 노른자로 구성된다. 책은 우선 난각부터 살펴보기 시작한다. 난각은 배아를 보호하는 첫 방어막으로 어미새의 무게는 견딜만큼 강하면서도 부화는 충분히 가능할만큼 약하게 만들어져야하는 미묘한 곳이다. 껍질이 알의 모양을 결정할 것 같지만 초등과학시간에 식초에 담가 난각을 제거한 알이 모양을 잡고 있는 것처럼 알은 모양이 이미 결정된후 그것에 맞게 껍질이 생성된다. 

 알을 만들기 위해 어미새는 많은 양의 칼슘이 필요하여 이 시기에 칼슘을 집중섭취하는데 환경오염으로 인한 산성비와 그로 인한 달팽이의 감소는 난각이 부실한 알을 양산했으며, DDT 역시 난각형성을 위한 호르몬 작용을 방해하여 새의 개체수를 줄이는 작용을 하였다.  

 난각을 현미경으로 잘 살펴보면 기공이 있는데 이 기공을 통해 외기가 유입되어 혈관에 산소를 공급하고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제거한다. 발달하고 있는 배아는 대사과정에서 대사수라는 물을 발생하는데 이 기공을 통해 대사수도 배출된다. 이 작용이 없다면 배아는 자신이 만든 물에 익사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이  대사수는 알 무게의 15%가량인데 대사수의 배출로 인해 배아의 체내 수분함량이 일정해지고 빠져나간 공간만큼이 공기로 채워져 후일 부화에 필요한 산소를 배아에 제공하게 된다.

 새의 알은 그 모양이 다양한다. 완전한 구에서 타원, 길쭉한 모양, 서양배의 모양등으로 크게 구분한다. 알은 구형이 아닌 편이 많은데 그 이유로는 구형이 부피 대비 표면적이 가장 적어 어미새가 품는 것을 통해 열을 전달하기 불리하다는게 가장 설득력이 있는 편이다. 

 새의 알에는 또한 색이 있다. 색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선 여러 견해가 있고 역시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 색의 역할에는 우선 포식자로부터의 보호와 햇빛과의 상관성이다. 알이 보호색을 띨 경우 포식자로부터 보호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며, 알의 색에 따라 배아에게 도달하는 빛의 색의 변화하고 조절됨으로서 부화를 돕고 배아를 보호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알을 땅에 묻처 부화하는 파충류의 경우 위의 두 인자와 무관하므로 알이 자연스러운 칼슘의 색인 흰색이라는 점은 위의 두 견해를 어느 정도 지지한다.

 색이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탁란에 대한 방지이다. 고유의 색을 다양하게 변화하고 입힘으로써 탁란한 새의 알과 자신의 알을 구분하고 지키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또한 새는 낳는 알이 뒤로 갈수록 색상이 옅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어미새의 색소부족이란 견해도 있지만 색소를 옅게하여 빛의 투과량을 늘리고 부화를 촉진시켜 늦은 녀석의 부화를 빨리하려는 목적이란게 가장 그럴듯하다. 

 책이 다음으로 다루는 부분은 흰자다. 흰자의 역할을 크게 3가지로 배아에 물과 단백질을 공급하며 물리적 충격에서 배아를 보호한다. 또한 항세균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100가지 이상 가지고 있어 미생물로부터 배아를 최종적으로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흰자의 미생물 방어전략을 놀라울 정도인데 우선 단백질로 이루어지고 그나마도 항균역할을 하는 것이어서 침입한 미생물을 철저히 고사시킨다. 또한 미생물이 싫어하는 알칼리성을 띄고 있으며 어미새가 알을 잘 품어 온도를 올려줄 경우 항균성 단백질의 항균성은 더욱 강화된다.  

 마지막은 노른자이다. 노른자는 영양덩어리로 그 크게에 비해 놀랍게도 단세포이다. 새는 발생때부터 상당히 많은 수의 난자를 갖고 있는데 이들 중 배란기가 되면 일부가 노른자로 발달한다. 어떤 기제로 일부가 노른자가 되고 일부는 도태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밝혀진바가 없다. 노른자는 카르티노이드로 인해 노란 빛을 띄는데 양계업계에서는 달걀을 신선하게 보이기 위해 인위적으로 카르티노이드를 주입한다고 한다. 카르티노이드는 항산화 물질로 노른자에 많이 분포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새의 배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발달하는 만큼 산화과정이 많이 일어나므로 이에 대한 부작용을 막기위해서란 추측이 압도적이다. 

 부화과정에서 어미새는 알 뒤집기를 하는데 알을 뒤집는 경우 배아의 외부 혈관망 발달이 촉진되고 알속의 영양분과 물이 고르게 확산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배아가 노른자와 흰자를 고려하여 최적의 위치를 잡도록 보장하는 역할이 있다고 한다. 

 책은 과학교양도서임에도 다른 과학교양도서에 비해 가독성이 높고 빠르게 읽히는 편이다. 항상 먹기만 하던 알에 대해서  여러가지 측면을 배울 수 있는 면도 장점이다. 책은 알에 대한 과학적 내용과 더불어 학자들의 시대적 연구와 발전과정도 비중있게 제시하는 편인데 과학사를 알수 있다는 측면도 있었지만 내겐 오히려 좀 알에 대한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느낌도 있었다. 책에는 노른자를 흰자안에 고정시키는 끈의 존재를 언급하는데 책을 보다 배가 고파 라면에 넣을 달걀을 풀기위해 깨어보니 과연 있었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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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1-24 00: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생각해보니 흰 달걀보다 황색 달걀이 더 단단한 걸 생각해보니 유통을 위해 황색 달걀을 더 많이 생산하게 된 게 아닌가 싶군요. 요즘 노른자 너무 인위적으로 노래서 먹기 부담스럽기까지 해요;

닷슈 2017-11-24 08:24   좋아요 1 | URL
그럴듯한데요 확실히 황색이 뭔가있을것같습니다
 
남아 있는 나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4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송은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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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소설은 노벨상 수상자의 책으로 솔직히 노벨상 수상으로 인해 보게되었다. 나도 그렇지만 노벨상이 아니었다면 이 책을 본 사람이 지금처럼 많진 않았을 것이다. 책도 2009년 판으로 보면서 약간 오래된 책의 느낌과 냄새가 감각을 자극했다. 책 뒷부분에 역자가 사고로 생을 마감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붙어있기도 했다.

 소설의 배경은 공간은 영국의 남부, 그리고 시간적으로는 2차대전 이후다. 물론 중간중간 회상장면이 적지 않아 사실상 시간적 배경은 1차대전 직후, 그리고 2차대전 전의 상황인 것 같은 느낌을 많이 준다. 

 내용은 스티븐슨이라는 집사가 달링턴이란 귀족의 집에서 생활한 내용과 관련한다. 그리고 집사 스티븐슨의 경력은 대개 달링턴 경을 모시고 달링턴 홀에서 주요 국제적 귀빈을 맞이하며 정점을 달렸었다. 달링턴 경은 노환과 정치적 판단미스로 우울한 죽음을 맞이하고 스티븐슨은 현재 새로운 달링턴 저택의 주인인 미국인 패러데이를 모시고 있다. 스티븐슨은 마치 집주인의 이름처럼 전기와 기술의 발전으로 저택에 필요한 노동인원이 크게 줄어들며 제법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모처럼의 휴가를 맞아 과거 그와 함께 일했던 켄턴양을 떠올린다. 웬지 빠릿빠릿했던 켄턴양이라면 지금의 부족한 인원으로 최적의 인적자원운영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거기에 새주인은 여행의 기름값을 대준다고 했으며 아름다운 영국의 산천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직장에서 헤어진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스티븐슨과 켄턴은 서로 서신을 주고 받는 사이였다. 물론 이건 최근 일이다. 웬지 서신에선 켄턴양을 달링턴 저택에서의 삶을 그리워만 하는 것 같았다. 이런 여러가지 호기와 동기가 겹쳐 스티븐슨은 켄턴양을 만나러 향한다. 그 과정에서 켄턴양과의 과거 집사로서의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마침내 켄턴양을 만나는 것이 소설의 내용이다.

 스티븐슨은 집사로서 상당한 프로의식을 갖춘 사람으로 자신의 아버지대에부터 집사를 수행하고 있는 집사 집안이다. 집사로서 그들의 의식은 상당히 강박적이기 까지 한데, 그의 아버지는 술에취해 자신의 주인을 모독하는 고급손님들을 집사로서의 품격으로 제압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노환에도 끝까지 집사직을 수행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에 질세라 스티븐슨 역시 달링턴 홀에서의 여러 국제행사를 잘 치뤄냈으며 함깨 일하게 된 아버지가 임종을 맞이하는 순간에도 일을 선택할 만큼 만만치 않다. 

 스티븐슨에게 품격이란 집사를 가장 잘 설명하는 말이면서도 항상 이상적으로 삼는 것인데 항상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면서 사적으로 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그는 아버지의 임종에서도 행사를 치루기 위해 곁은 지키지 않았고, 심지어 아버지를 위해 부른 의사가 이미 아버지가 죽은 후에 도착하자 병환을 앓던 저택 손님에게 보낸다. 또한, 주인이 유능한 하녀 둘을 유태인이란 이유만으로 해고하려들자 잘못된 생각이란걸 알면서도 이에 순응한다. 그리고 달링턴 경의 판단이 옳지 못함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에도 휘둘리지 않는다. 이런 면 때문에 어찌보면 그에게 품격이란 집사직을 위해 개인을 버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그가 가끔 겉으론 엄격히 집사직을 수행하기 위함이란 핑계로 업무와 관련하여 시비를 거는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켄턴양이다. 젋은 켄턴은 상당히 일을 빨리 배웠고 총무로서 스티븐슨의 눈에 들게된다. 그런 그녀를 이상하게도 스티븐슨은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대며 업무적으로 괴롭힌다. 마치 좋아하는 여학생에게 짖궃은 어린 아이같이. 켄턴도 만만치 않은지라 이런 스티븐슨을 무시하거나, 스티븐슨의 아버지가 노환으로 일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들의 이런 갈등은 이상하게도 썸으로 발전한다. 둘은 어느새 바쁜 와중에도 정기적으로 업무를 빙자하여 티타임을 즐기는 사이로 발전한다. 물론 수년간 둘은 업무이야기만하며 둘 사이엔 어떤 애정행각도 어떤 관계의 발전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상스레 마음을 깊어진거 같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30줄이된 켄턴은 스티븐슨에게 사실상 마지막 제안을 한다. 자신에게 중요한 약속이 있다고. 하지만 스티븐슨을 여전히 바쁜 집사일에만 집중한다. 

 약속 후 돌아온 켄턴은 만난 사람은 정인이고 그가 청혼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사안에 대해 스티븐슨의 의향을 묻는다. 켄턴이 이정도까지 들이댔음에도 스티븐슨은 여전히 집사로만 남고 켄턴을 그대로 떠난다. 

 수십년이 흘러 여러 고장을 거쳐 다시 만난 스티븐슨에게 켄턴은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솔직히 말한다. 자신은 사실 스티븐슨을 좋아했고, 그로 인해 남편과의 삶이 불행했다고. 하지만 세월히 흘러 계속 함께해준 남편을 어느덧 사랑하게 되었고, 이 곳이 자신의 자리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항상 품격있던 스티븐슨은 이말을 듣고 가슴이 찢어지게 아픔을 느낀다. 그럼에도 스티븐슨이 자신이 그녀를 사랑했었음을 인정하는 생각이나 말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그는 그런 사람인 것이다.

 다 읽고 나니 책 내용이 제법 재밌었다는 생각이 든다. 겉으론 고루해보이기만 하는 스티븐슨의 많은 자기변명적 생각을 듣는 것도 제법 괜찮았고, 오묘한 켄튼 과의 관계도 재밌으며 1-2차대전과 관련한 세계사적 내용과 당시 귀족상류층의 생각역시 재밌는 부분으로 다가온다. 평생 스티븐슨은 농담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농담이란걸 아는 사람이었다면 모든게 바뀌지 않았을 런지.

 그러고 보니 일본인들은 유럽 귀족 사회의 집사라는 계층에 대한 묘한 동경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선 거의 다루지 않는 집사를 유독 일본에서는 소설, 만화, 영화, 심지어 게임등 굉장히 다양한 매체에서 자주 다룬다. 거기에 그 집사들은 하나 같이 주인의 뺨을 후려칠정도로 외모도 뛰어나고 능력이 출중한 경우가 상당수다. 이시구로 가즈오를 일본인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역시 일본계인 것도 사실이기에 집사에 대한 일본의 이런 관심에 주목해보는 것도 재밌는 일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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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7-11-24 0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시구로 주인공들은 왜 다 이렇게 답답한 것인가 작가 탓을 하게 되더라는^^;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 기상천외한 공생의 세계로 떠나는 그랜드 투어
에드 용 지음, 양병찬 옮김 / 어크로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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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투명인간은 한 가지 과학적 오류가 있다. 사람몸에 투명해지는 물질을 넣어 사람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인데, 인간이 투명해진다한들, 사람 몸속에 있는 미생물과 피부게 있는 미생물들의 존재로 인해 결국 투명해질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몸에 공생하는 미생물이 정말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한데, 평균적인 인간은 식품 1g당 무려 백만마리의 미생물을 삼키고 있으며, 한 시간마다 몸에서 3700만 마리의 미생물을 분무한다고 한다. 사람의 세포수보다 몸에 공생하는 미생물의 수가 더 많다고 하니 실로 이 안보이는 이웃의 존재감은 실로 가공할만한 수준이다.

 책은 이런 우리의 아주 오랜 보이지 않는 이웃들에 대한 재조명을 한다. 여기에는 린 마굴리스가 주창한 공생과 진화, 면역, 앞으로의 이 미생물과 함께할 미래가 담겨 있다. 책은 일단 이 미생물 군집을 가리키는 용어로 마이크로 바이옴이란 용어를 사용한다.

 이 마이크로 바이옴은 지구상의 생명체라면 모두 갖고 있는데 인간의 경우 태아의 상태에서는 무균상태였다고 신생아로 태어나며 어머니로부터 3/4가량의 마이크로 바이옴을 사실상 이식 받는다

(산도를 통해서 이식받으며, 이후에는 젖을 통해 공급받는다. 따라서 제왕절개후 우유를 먹으며 자란 아이는 어머니로부터 마이코로바이옴을 이식받을 기회를 크게 상실하는 셈이다.)

 마이크로 바이옴의 영향력은 실로 광범위하여 백신에 대한 반응성, 항암제에 대한 반응성, 영양소의 흡수능력에 관여한다. 또한 비만이나 천식, 당뇨, 결장, 자폐등의 질병도 마이크로 바이옴의 변화를 수반한다. 이는 마이크로 바이옴의 변화가 질병의 원인이나 결과임을 반증하는데 어느 쪽이 맞든 그것이 인간의 건강에 의미하는 바는 상당할 수 밖에 없다. 

 세균의 발견 이래로 인간은 이런 미생물의 상당수가 인간과 공생관계를 구축하거나 무해함에도 감염병의 우려로 이런 미생물들에 대해 상당한 경계심을 갖고 제거에만 힘써왔다. 대표적인 것이 항생제인데 항생제는 2차대전에 사용되어 수많은 인명을 구한 소중한 것이다. 하지만 항생제는 익히 알려진 것처럼 남용할 경우 내성균을 키우는 부작용도 있지만 그 무차별성으로 인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을 교란한다. 즉, 장내에 건강한 마이크로 바이옴을 공격 및 무력화하여 오히려 유해한 외부세균으로의 감염을 촉진하는 것이다. 항생제의 문제는 가축들에게도 이어지는데 집단사육한 가축들을 감염병으로부터 보호하고자 저용량의 항생제를 사용하면 동물들의 마이크로 바이옴이 교란되어 체중이 증가하고 성장이 촉진된다는 사실은 가축농가에 공공연한 비밀이다.

 인간의 면역계에도 오해가 있다. 사람들은 면역계가 주로 인간과 외부를 철저히 구분하고 외부의 것으로 부터 사람의 몸을 방어하거나 적을 파괴한다고 알고 있지만 실상 면역계의 핵심 기능은 숙주인 인간과 함께 공생하는 미생물간의 관계를 관리하는 것이다. 이는 매우 적정해야하는데 면역기능의 설정이 너무 낮으면 인간은 미생물의 과다 침입으로 감염에 노출되며 너무 설정이 높으면 공생하는 건전한 미생물을 공격하여 다양한 건강문제와 염증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지난 반세기 동안 인간은 과도한 위생과 항생제의 남용, 그리고 미생물이 크게 정제된 현대식단의 결합으로 본의아니게 면역 설정을 인위적으로 상승시켰다.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자가면역 질환은 그 일환일 것이다. 

 인간을 비롯한 여러 생물체들은 자신의 몸에 침투하고자 하는 미생물들을 적절히 관리하는 방법을 진화해왔는데, 척추동물의 경우는 점액질이나, AMPs, 명역세포등을 통해 소화관에 머무는 미생물 종을 결정한다. 인간의 경우에는 모유에 다양한 HMOs를 포함하고 있는데 신기하게도 올리고당의 일종인 HMOs를 인간 아기는 소화하지 못한다. 이 HMOs는 B 인판티스라는 미생물의 먹이로  B 인판티스는 HMOs를 먹고 단쇄지방산을 방출하며 이를 아기가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즉, 모유가 B 인판티스를 먹이고 B 인판티스는 아기를 먹이는 공생관계인 것이다. 인간에게만 HMOs가 많은 이유에 대해서 학자들은 B 인판티스가 뇌성장에 필요한 시알산을 배출하므로 뇌의 성장이 필요한 태아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하며 B 인판티스가 태아의 장에 잘 정착할 경우, 다른 유해세균을 차단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른 동물로 돌아가보면 초식동물은 대개 육식동물의 비해 미생물의 수가 매우 다양하고 많은 편이다. 이는 먹이 때문인데 식물의 경우 강력한 세포벽과 독성물질을 많이 포함하므로 이를 소화하는데 많은 미생물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포유류는 대부분의 목이 초식동물로 진화하면서 공룡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매우고 다양한게 종분화하였는데 이는 식물을 먹이로 삼는게 가능했기 때문이며 여기엔 미생물의 역할에 절대적이었다. 그리고 초식동물은 이 미생물을 보유하기 위해서 미생물이 작업할 만한 적절한 공간과 시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었다. 

 때문에 초식동물들은 소화관의 일부를 미생물을 위한 발효실로 제공하였는데 이 발효실이 소화관의 가장 앞에 있는 경우와 반대로 가장 뒤에 있는 경우로 구분된다. 발효실이 가장 앞에 있는 경우는 미생물에게 먹이의 에너지를 먼저 제공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오히려 이 먹이를 에너지로 삼은 미생물 자체를 소화과정에서 흡수하며 미생물이 먹이를 소화하기 쉽게 미리 만들어 놓아 소화효과를 강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발효실이 가장 소화관의 뒤에 있는 경우는 미생물보다 먹이의 영양소를 최대한 먼저 흡수하는 효과를 갖는다. 딱 봐도 느낌상 앞에 있는 것이 유리해 보이는 만큼 상당수의 초식동물들은 발효실을 소화관의 가장 앞에 갖는 편이다. 

 동물들은 서로의 대변을 먹는 습관을 통해 서로의 마이크로바이옴의 장점을 잘 공유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의 대변에 불쾌감을 갖는 인간에겐 사용하기 어려운 방법인데 대변미생물총 이식술은 이를 해결하는 방편이다. 이는 글자그대로 상대의 대변을 채취하여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방법인데 마이크로바이옴 전체가 이식된다. 한 임상실험에서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신을 사용한 그룹과 대변미생물총 이식 그룹을 나누어 치료효과를 검증한 결과 항생제그룹은 20%정도의 치료율을 보인 반면 대변 그룹은 무려 94%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 심지어 부작용도 없이. 대변미생물총 이식은 우울증이나 비만등 다양한 질병의 치료에 가능성을 보이곤 있지만 글자그대로 전체 미생물총의 이식이 갖고올 결과에 대한 검증이 정확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유망한 가능성으로만 남아있는 편이다. 

 이와 같은 미생물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숙주와 공생하며 공진화했다고 볼수 있다. 린마굴리스는 공진화의 개념을 오래 주장하며 진핵생물의 세포내 미토콘드리아와 엽록체의 존재로 공진화를 당당히 진화의 한 부류로 입증했다. 린 마굴리스는 더 나아가 진화는 한 개체가 아니라 그와 함께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함께보내는 생물들의 집합체인 전 생활체의 수준에서 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화의 개념이 전생활체 수준인 만큼 유전자 역시 개체의 유전자 만이 아니라 개체의 유전자와 미생물의 유전체를 합친 전유전체 개념에서 봐야한다는 주장역시 이끌려 나오게 된다. 이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으며 이미 숙주와 완벽히 융합되어 유전자까지 공유하는 미토콘드리아나 엽록소의 경우는 이의가 없지만 공생에서 언제든지 기회만 오면 감염으로 치닫는 일부 기회주의자적 미생물과 유전자수준까지 공유하지 않는 미생물들의 존재로 아직은 공인받지 못하고 있다. 

 책은 이런 미생물이 인간에게 줄 미래의 단편을 보여주며 마무리로 치닫는다. 미생물들은 숙주의 건강을 돕는 프로바이오틱과 이 프로바이오틱을 선별적으로 먹여살려주는 물질은 프리바이오틱이 있는데 책은 미래에 이들을 활용한 개인화된 주입의 시대가 다가올거라 말한다. 개인의 마이크로바이옴이 다른 만큼 개인의 면역계와 유전적 특성, 마이크로 바이옴을 고려한 프로바이오틱인 주문 제작될 것이라는 것. 

 아기들의 장난감으로는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작은 공이 있는데 이공에는 미생물이 자라기에 적합한 구멍들이 파여있으며 각각의 구멍에는 아기에게 유익한 프로바이오틱과 프로바이오틱을 배양할 프리바이오틱이 포함되어 있다. 아기가 이를 만지고 빨면서 자연히 유익한 장내 바이크로바이옴을 형성할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래의 건물들 역시 무균과 외부로부터의 차단이 아닌 미생물의 마음껏 유입되고 인간에게 필요한 미생물을 사람이 자연히 생활하면서 접할수 있게끔 설계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유전자 조작을 통해 미생물이 인간의 건강에 기여하고 실제로 뎅기열이나 사상선충감염의 차단에 성공한 것처럼 적절한 조작을 통해 질병까지 막아낼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한다. 

 전체적으로 책을 보면서 이미 나와 아주 오랜시간 공생하고 공진화한 이웃들에 대한 재조명, 그리고 이들을 둘렀싼 많은 편견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방송을 들었는데 매일 조금씩 읽으란다. 읽기 힘드니. 다소 그런면도 없지 않았지만 가독성이 높은 편이다.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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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화는 공진화다 - 경이로운 생명의 나비효과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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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년 전에 나비효과라는 영화가 인기있었다. 지금 봐도 상당히 저예산에 신인급 배우들을 갔다 썼는데 좋은 주제하나로 인기가 있었다.(물론 이영화로 애쉬튼 커쳐는 인기있어졌다) 주인공의 과거를 바꾸려는 작은 행위하나가 자꾸 걷잡을 수 없고 예상치 못한 미래를 낳고 마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원하는 과거를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과감히 포기한다. 

 이런 나비효과를 진화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책' 모든 진화는 공진화다'에서는 환경의 사소한 변화, 그리고 이에 따른 어떤 생물의 변화가 다시 되먹임하여 다른 생물과 환경자체, 그리고 자기자신까지 동시에 진화의 소용돌이에 집어넣는 과정을 잘 보여준다. 이런 과정이 수십억년간 계속되어 지구는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 


1. 생명의 탄생과 세포호흡시스템의 발명

 책은 38억년 정도 전 생명이 처음 탄생하는 시기로 돌아간다. 처음의 시기에는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생명체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명이 늘어감에 따라 곧 풍요는 한계를 맞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독립영양생물이다. 지금의 식물처럼 에너지를 자체생산하는 시스템을 가진 최초의 혁명적 변화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의 생물과는 다르게 산소를 싫어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이 산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생물체든 무기체든 달라붙어 큰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깎아놓은 사과와 복숭아가 얼마나 빨리 색이 변하고, 불은 왜 그리 맹렬히 타며, 활성산소는 왜 인간에게 손상을 주며, 얼마전만 해도 번쩍 거리든 차는 왜그리 쉽게 녹스는지. 이는 모두 산소의 강한 반응성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이 활용한 것은 황화수소이다. 이들은 황화수소에서 수소를 채취하여 광합성을 해나가는 형태로 에너지를 얻었으며 황화수소가 많은 열수분추공에 주로 분포했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시작된다. 황화수소가 모자란 것이다. 열수분출공 주변으로 밀려난 일련의 독립영양생물 개체들은 상당한 고난에 봉착한다. 그래서 이들이 주목한 것이 바로 산소였다.

 산소는 주기율표상 황과 같은 족으로 황화수소를 분리하던 생물 입장에선 응용이 간단했다. 거기다가 지구상에 거의 무한한 물에서 쉽게 산소를 얻을 수 있으니 황화수소와 같은 부족의 문제도 없었다. 문제는 이 산소의 독성을 해결하는 것이었는데 이 새로운 호기성 세균들은 자신의 세포로 침입하는 산소를 포도당이 분해될때 만들어지는 피브루산과 결합시켜 이산화탄소로 변형하여 배출하는 형태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지금 지구상 대부분의 생물이 사용하는 세포호흡시스템이 구축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큰 에너지와 무한한 에너지원을 얻은 이 호기성 세균들은 번성한다. 이들은 엄청난 양으로 산소를 배출하였는데  이들은 바닷속 철 이온과 만나 거대한 적철광층인 호상철광층을 형성하였으며 바닷속 여러 물질을 산성화한다. 바다속의 산성화가 완성된 후 , 바다를 탈출한 산소들은 당시 대기에 존재하던 암모니아와 메탄을 만나게 된다. 암모니아는 산소로 인해 질소와 수증기가 되었고, 메탄은 이산화 탄소와 수증기가 되었다.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상실로 지구는 급속도로 냉각되었는데 이는 지구를 스노우 볼로 만들어버리는 효과를 가져온다.

 한편으로 산소는 더 위로 상승하여 강력한 태양광선과 만나 분자가 쪼개졌다가 강력한 반응성으로 산소 분자와 원자가 만나 오존을 형성하고 다시 쪼개지는 형태를 반복하는 지금의 오존층을 형성하게 된다. 생명의 방어막이 생겨난 셈이다. 

 호기성 세균들은 산소만 배출한 것이 아니다. 산소의 독성을 제거하는 호흡시스템의 결과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이 이산화탄소들은 바다속의 생물들 몸속에 많이 분포한 칼슘과 결합하여 결정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같은 결정들이 몸안에 생기자 생물들은 이들을 몸밖에 붙이는 형태로 이를 해결하고 자였는데 이는 오늘날 생물들의 외골격의 시초가 된다. 이런 생물들이 생을 다하고 심해층에 쌓여 거대한 탄산칼슘층이 형성되고 이들은 강한 수압의 영향을 받아 석회석으로 변화하게 된다. 

 호기성 세균을 비롯한 지구상의 생물들은 산소를 통한 호흡시스템을 구축한 이후로 산소 못지 않게 이산화탄소도 많이 배출해왔다. 하지만 현재 대기중에 이산화 탄소는 산소에 비해 무척 적은 편인데 이는 이산화 탄소가 석회석의 형태로 지층에 상당량 묻혀있고, 수많은 생물들에게 탄수화물형태로 에너지로 사용되고 지방 및 단백질의 형태로 전환되어 상당한 생물량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거기에 이 생물들의 사체가 석탄이나 석유로 변화되어 역시 지하에 감춰져있다. 이산화탄소가 적은 것은 이때문인데 오늘날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은 이러한 이산화 탄소를 다시 대기중으로 꺼내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구 온난화이다. 


2. 세포내 공생과 진핵생물의 탄생

 과거 어느날 고세균과 그보다 한참 작았을 호기성 박테리아는 상당히 근접하서 사는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어느날 동거를 결정하는데 그 이유는 산소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고세균들에게는 대기중 높아진 산소농도로 자신들에게 침투하는 산소가 골칫거리였다. 하지만 호기성 박테리아는 호흡시 발생하는 산소를 세포막에서 다른 유기물과 결합시켜 오히려 강력한 ATP를 얻는 형태로 이를 해결하고 있었다. 하지만 호기성 박테리아는 이 과정에서 주변 산소를 자꾸 소모하여 오히려 산소가 부족해지는 문제를 겪고 있었고, 이들은 크기도 작아 산소를 찾아움직이는 이동성도 크게 부족했다. 고세균 입장에서는 독소인 산소를 잘도 처리하는 이 신통방통한 녀석과 동거를 시작해 산소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 작은 녀석도 고세균과 동거하며 산소가 많은 지역으로 쉽게 이동이 가능하니 상부상조였다. 작은 녀석은 대가로 큰 녀석에게 ATP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큰 녀석은 이동을 통해 산소와 자신의 몸속의 영양분을 주기 시작했다. 

 둘의 공생은 강력하여 넘치는 에너지로 세포내 소포체나 리보솜등의 다른 소기관을 형성하기 시작했으며 작은 녀석은 큰 녀석에게 자신의 DNA의 상당수를 맡기게 된다. 큰 녀석은 작은 녀석의 DNA와 자신의 DNA 그리고 복잡해진 세포기관으로 인한 DNA의 증가로 DNA보관을 위한 핵을 형성하게 되며 이중핵막으로 이를 강하게 보호하기 시작한다. 진핵생물의 탄생인 것이다. 이젠 이 녀석들이 커지는 일만 남은 셈이다.


3. 캄브리아기 대폭발

 진핵생물의 탄생으로 엽록소와 미토콘드리아를 확보한 생물들은 적은 에너지의 흡수만으로 강력한 에너지를 확보하는 기능을 갖게 된다. 이를 통해 적극적인 포식의 동인이 생긴다. 그 동안은 여과섭식에만 머물러 있었는데 적극적 포식의 동인이 생긴 것이다.

 초기 바닥의 사체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몇몇 생물들이 신체일부를 각질화하여 더 많은 영양분을 적극적으로 포식하기 시작한다. 입의 탄생인 셈인데. 피식생물들은 이에 대한 방어막으로 탄산칼슘을 이용한 방패막을 형성한다. 또한 상대편이나 사체들의 흐름을 알기 위해 바닷물의 흐름을 감지하는 감각기관을 형성하며 이에 따라 몸의 방향이나 입주위를 토는 운동신경체계를 형성하기 시작한다. 또한 사체나 다른 생물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을 감지하기 위한 감각기관도 발달시켜나가는데 후각이나 미각등의 그것이다. 

 그러다가 어느날 몇몇 생물들이 빛을 감지하는 눈을 발명한다. 눈은 빠르게 포식자와 피식자들에게 퍼져나갔고, 일부생물들은 생활시간을 천적을 피해 밤으로 결정하기도 하고, 모래나 바위틈등에 숨는 형태로 진화하기도 하였으며 빠른 속도로 도망하는 형태로 진화하기도 한다. 사냥꾼역시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진화하기 시작한다. 


4. 식물의 지상 진출.

본래 물속의 조류들은 온몸을 광합성을 하였으므로 생식세포기관외에는 별다른 조직이 없었다. 하지만 물속에서 광합성에 적합한 장소는 정해진 만큼 일부는 주변으로 떠밀려 나간다. 심해로 떠밀린 이들은 절멸을 피할수 없었고, 해안으로 밀려난 이들은 물밖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들은 육상에 적응하기 위해 광합성을 위한 잎조직과 물과 영양분 흡수를 위한 뿌리, 그리고 이들을 신체로 전달하고 몸을 지탱할 줄기조직을 발달시켜나간다. 

 광합성을 그렇다쳐도 식물은 물과 영양분의 흡수를 위해 뿌리를 발달시켰는데 식물의 뿌리는 짧고 범위에 한계가 있다. 이런 식물과 공생한 것이 균류이다. 이들 균류들을 식물 뿌리 주변에 균사및 균근을 거대하게 펼쳐 식물에게 부족한 물과 영양분을 공급한다. 이들의 역할은 절대적이어서 식물들중 일부는 자신이 생선한 포도당의 80%가량을 이들에게 바치기도 한다. 또다른 파트너 균은 질소고정세균이다. 질소는 단백질 합성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질소가 산소도 못건드릴정도로 워낙 안정적이어서 희귀하다. 이런 질소를 분해하여 아미노산형성이 가능하게 하는 것이 질소고정세균이다. 이들간의 공생으로 식물을 육상에 정착할 수 있었다. 


5. 식물의 분화

초기 육상계를 점령해나간 것은 양치식물들이었다. 하지만 양치식물은 물가 주변에만 번성할수 있었는데 이는 양치식물의 정자란과 난자란이 물속에서 수정하는 형태로 번식했기 때문이었다. 늘 그렇듯 이 양치식물 중 일부가 물이 부족한 지역으로 밀려난다. 대부분 절멸하지만 몇몇은 생식방식을 극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정자의 꼬리와 영양분, 미토콘드리아부분을 없애고 정핵과 그를 둘러싼 껍질만을 남기게 된다. 꽃가루의 탄생이다. 난자는 이에 호응해 암술 깊은 곳으로 숨어 정핵을 기다리게 되는데 이런 새로운 생식이 바로 겉씨식물의 탄생이다. 

 겉씨식물들은 상대적으로 건조한 지역에서도 번성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그동안 황량했던 물이 없던 지구의 다른 부분들도 겉씨식물들이 차지하게 된다. 이런 겉씨식물들은 바람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꽃 부분이 높은 곳에 위치하게 된다. 

 이런 겉씨식물들 중 소수의 일부 종들은 곤란을 겪는다. 바람이 아무리 잘 불어도 개체수가 적으니 암술쪽으로 쉽사리 꽃가루가 가지 않는 것이었다. 수가 많은 우점종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이런 소수 겉씨식물들의 꽃가루 부분의 체관에 돌연변이가 일어난다. 조직이 연해져 체관이 쉽게 노출되 곤충의 먹잇감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곤충은 잔뜩 수액을 먹으로 꽃가루를 암술로 타겟화해 잘 옮기게 된다. 새로운 번식시스템의 탄생인 것이다. 꽃을 가진 속씨식물들은 이런 식으로 탄생하게 되며 겉씨식물들은 밀어내고 지상의 지배자가 된다. 또한 수정을 돕는 동물들도 적극적으로 진화하여 딱정벌레와 나비, 벌등의 절지동물군이 상당수를 차지하게 된다. 

 이런 속씨식물들도 곧 자기들만의 경쟁에 돌입한다. 꽃이 하도 많다보니 수정이 쉽지 않아 진 것이다. 이에 몇몇 꽃들은 개화하는 시기를 달리하는 방법으로 차별화를 시도한다. 추운 겨울을 나고 잎도 맺기전 온힘을 다해 꽃부터 개화하는 개나리나 벚꽃등은 이러한 진화의 산물이다. 또한 꽃의 개화시기에 맞춰 곤충들과 동물들도 그 생활패턴을 달리해 진화하게 된다. 종분화가 새로운 공진화를 불러온 셈이다. 

 

6. 열매의 탄생

속씨식물의 수정전략은 성공적이었지만 문제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힘겹게 수정한 씨앗이 건조하거나 척박한 땅에 떨어지면 도루묵인 상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 속씨식물중 일부가 돌연변이로 인한 중복수정으로 배젖을 만들기 시작한다. 배젖이 있는 씨앗은 영양분으로 인해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확률이 높았다. 하지만 문제가 다시 생긴다. 이 영양가 있는 배젖을 동물이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때문에 식물들은 씨앗의 보호를 위해 소화가 어려운 껍질 부분을 형성하여 씨앗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소화가 되지 않은 씨앗을 동물의 배변으로 영양가 높은 곳에서 잘 자랄수 있었고, 먼거리로의 이동은 생각치 못한 보너스였다.

 이에 식물들은 적극적으로 열매를 만들기 시작한다. 베리류는 먼저 새들을 위한 것이다. 소화기능이 약한 새들을 위해 소화가 쉬운 당류가 가득한 베리류는 새의 눈에 띄기 좋게 나무의 윗부분에 위치한다. 견과류는 수분을 빼고 고단백 고 지방의 열매다. 이 비싼 열매는 설치류를 위한 것이다. 설치류의 강한 이빨만이 견과류섭취기 가능하며 견과류는 이들을 통해 이동하여 번식한다. 몇몇 열매들은 향을 풍기기 시작했다. 다른 열매들과 경쟁하여 동물들을 유인하기 위함인데, 주로 원숭이들이 타겟이었다. 원숭이들 역시 이에 호응하여 나뭇잎과 열매를 구분하기 위해 그동안 청색과적색만 구분가능했던 원추세포에 녹색원추세포를 추가하여 이에 화답했다. 새로운 공진화인 것이다. 

 

7. 초원의 탄생

물이 부족한 건조지역에 나무가 자랄수 없다. 이 틈새를 치고들어간 것이 풀들이다. 풀들은 초원을 차지하였는데 이들을 먹기위해 초식동물들도 등장한다. 풀은 소화가 매우 어려워 초식동물들은 여러개의 소화기관이 필요하였고, 이에 자연히 덩치가 커졌다. 때문에 역시 이들을 사냥하는 육식동물의 덩치도 커졌다. 또한 초원은 은신처가 부족한 개방공간이기에 초식동물들은 여러 개체가 심지어 종이 다를 지라도 무리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생겼으며 육식동물들도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초원에서만큼은 협력하는 사냥체제를 구축한다. 같은 고양이과라도 숲에 사는 호랑이가 단독생활을 하고 초원의 사자가 협력사냥을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상은 내가 책을 읽고 인상적인 큰 공진화의 줄기를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이외에도 나방이나 박쥐, 지구의 다섯번의 멸종과 인간에 의한 6번째 대멸종등 다양한고 재밌는 공진화의 사례들을 책에 담아놓았다. 책을 통해 지구 공진화의 역사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고, 모든 진화는 공진화일 수밖에 없다는 타이틀에 크게 공감하게 되었다. 가독성이 높고 상당히 얻는게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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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7-11-08 13: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는 ‘나비효과‘ 라는 말을 너무 좋아해요

한 조직폭력배 검거, 정유라 논란과 이화여대에서 시작된 날개짓이 훗날 어떤 모습으로 만나게 될지 그 당시 우리는 몰랐죠..

저에게 나비효과는 들어나야 할 진실은 밝혀진다는 의미로 이해될 때도 많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