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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학장이 전하는 부자 나라의 DNA
김병도 지음 / 해냄 / 2013년 1월
평점 :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은 그래도 혁신!
고인 물은 썩는다. 변해야 산다.
이 말들은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것보다 한 번씩 자리를 옮겨 주는 것도 필요하고 변신이나 혁신도 해야 하고 이왕지사 그 변화가 도약이 될 수 있으면 더 좋다는 뜻이리라.
슘페터가 혁신을 기업가 정신으로 설명하기 이전부터 우리 생활 전반은 늘 혁신을 요구해왔고 점차 혁신이 최상의 가치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혼자 있어도 1인 기업인 시대를 살다보니 국가와 사회, 기업뿐 만이 아니라 일개 개인에게도 혁신은 성공DNA처럼 여겨지고 있다. 생존 키워드 혁신. 누구나 인지하고 있는 혁신이지만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이냐이다.
지난 60년간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체험한 대한민국은 요즈음의 저성장과 실업률이 낯설고 당황스럽기만 하다. 세계사에 유래가 없다는 한강의 기적을 체험한 세대들은 '대한민국=성장'으로 인식되어 있기에 장기적인 세계경기침체라는 거대한 조류 속에 휩쓸려 빠져 나오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 늘 성장할 줄만 알았던 나라가, 앞으로 쭉쭉 뻗어갈 듯 하던 나라가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기에 당혹스럽다. 물론 인생에 굴곡이 있듯 경제에도 흐름이 있겠지만 선진국의 문안에 확실히 얼른 안착했으면 하는 게 온 국민의 바램이리라. 그 해결책은 무엇일까?
여기 서울대 경영대학 김병도 교수가 대한민국 경영비법을 내놓았다.
<혁신으로 대한민국을 경영하라.>
이 책에는 대한민국이 선진국DNA를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털어 놓았다. 저자의 말처럼 일시적인 경제위기에 휘둘리지 말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세계일등부국으로 가기위해 우리가 지금 준비해야할 것들을 정리한 책이다.
오늘의 경제위기는 또 다른 기회이다.
지난 200년간 선진국들은 인류사에 유래가 없는 경제적 호황을 누려왔고 서구선진국이 이뤄낸 경제성장을 불과 50년 만에 한국은 따라잡으며 승승장구해왔다.
18세기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인류의 보편적 성장률은 제로였고 국가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대분기가 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후부터 200여 년 동안은 국민소득이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그 이후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일시적 경제 불황 뒤에 언제나 강력한 경기반등을 체험했기에 불황은 도약할 수 있는 또 다른 디딤돌이었고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라는 것이다.
건국 후 최대경제위기였던 IMF 금융 위기 때도 대한민국은 바로 다음해부터 성장세로 돌아선 것처럼 불황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황은 경기순환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시적인 경기침체현상일 뿐이다. 불황은 아프지만 그 고통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불황은 우리의 잘못된 경제행위와 기대감을 바로잡아 주는 치료약이기 때문이다. (43쪽)
그래서 경기불황의 긍정적인 면으로 경제의 거품을 빼주고 과도한 소비를 자제하게 하며 좋은 기업과 나쁜 기업을 가려내 장기적 경제발전에 기여한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부자나라 대 가난한 나라
경제발전에 미치는 요인들은 주장하는 학자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개 기후, 지리적 조건, 국토의 크기, IQ, 문화, 시장친화적인 제도 등이다. 물론 일부는 맞는지 몰라도 물적 자원은 우리가 믿는 것만큼 그다지 국가운명을 흔들지는 못했다. 오히려 국민이라는 인적자원과 제도라는 사회적 환경이 더 중요함을 저자는 강조한다. 현재 세계부국과 빈국의 다양한 비교분석과 학자들의 관점들이 기술되어 있어 흥미롭다.
혁신은 부자나라로 가는 원동력
국부창출에는 오히려 국민들의 생각과 마음이 중요하게 기여하고 특히 자유, 보상, 존경으로 혁신사회를 만들어야 선진국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미국은 혁신에 있어서 세계최고이며 혁신이야말로 미국의 경제성장 역사를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변수다. 지난 150년 동안 우리의 생활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은 제품들은 거의 모두 미국인이 발명한 것이다. 미국 개척정신인 청교도 정신이 개인의 노력과 창의성의 대가로 돈을 보상하였고 그런 혁신가를 존경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미국을 거대 부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혁신을 권하는 사회에 가득한 부자 DNA.
국부 극대화를 위한 로드맵
국부를 늘리려면 혁신적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하고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혁신행위에 대한 보상을 합당하게 해주고 국민들이 자신의 혁신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어야하며 마지막으로 국민이 혁신가 또는 혁신 행위에 대한 존경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91쪽)
15세기 전까지 기술 및 발명품에 있어서 유럽은 중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세계 4대 발명품인 종이, 화약, 인쇄술, 나침반을 비롯해 수력발전기, 손수레, 자기 등은 중국에서 세계최초로 발명된 획기적인 제품들이다.(114쪽)
그렇게 잘 나가던 중국이 유럽에 경제주도권을 넘기게 된 이유는 명나라 정부가 유교주의자들을 대거 등용하면서 농업을 중시하고 상업행위를 경멸하는 정책, 즉 기업가정신말살정책, 해외무역전면금지 등을 시행했기 때문이었다.
혁신에 대한 보상, 자유, 존경은 상호작용을 하며 혁신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한다. 보상은 혁신가가 혁신활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자유는 혁신가가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을 제공하며, 존경은 다른 사회구성원들이 혁신행위를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일종의 척도를 제공한다.(93쪽)
자유와 보상, 윤리적 정당성 및 존경
자유는 혁신의 필요조건이고 자유로운 기업만이 살아남는다.
한국의 경제자유도지수는 세계31위로 기업하기에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로 평가되지만 아시아의 경쟁국인 홍콩(1위), 싱가포르(2위), 대만(18위), 일본(22위)에는 뒤지는 수준이다.
사유재산권의 보장, 기업 활동의 자유, 투자의 자유, 금유의 자유, 반부패정도, 국민총생산대비 정부지출 비중의 6개 부문에서는 세계평균에 월등히 양호한 수준이나 노동시장의 유연성은 세계 100위권 밖이다.
경제자유도 지수가 올라갈수록 실질 1인당 국민소득, 기업가정신, 평균수명, 청렴도 등 긍정적인 경제적 지표가 올라간다는 로버트 로슨의 연구처럼 규제와 부패를 줄이고 공정한 법적용은 우리사회의 필수 선결과제이다.
혁신가에게는 물질적 보상만큼 내재적 기쁨이 주는 정신적 보상도 크다. 그러니 혁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과 대우가 주어진다면 누가 혁신을 마다할까.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혁신이란 없다.
혁신은 파괴적 과정을 통해 소수의 사람에게 불행을 주지만 창조를 통해 다수의 사람들에게 큰 행복을 준다. 혁신에 영향을 받는 모든 사람의 행복과 불행을 합쳐서 혁신 전보다 훨씬 행복한 사회가 된다면 그 혁신은 윤리적으로 정당하다.(176)
그러나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도 중요하지만 소수의 권익도 무시할 수 없기에 혁신은 조심스럽기만 하다. 아무리 윤리적 정당성이 인정되더라도 다수의 힘에 의한 횡포는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재벌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도는 인정하지만 지나친 경제 집중현상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외면하면 안 된다.
저자도 대한민국 재벌의 윤리적 정당성의 결여를 걱정한다. 경영 투명성이 경제적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수위도 너무 낮다는 평가다.
대기업의 자생적 사회적 의무와 자정노력을 기대할 밖에.
찰스 핸디가 말한 것처럼 대기업(코끼리)은 효율성, 신뢰, 고용을 제공하고 중소벤처기업(벼룩)은 몸집이 가벼워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기 쉬워 도전적이다. 그러니 국가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적 발전이 이뤄져야 한다.(247쪽)
혁신가에 대한 존경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문제는 혁신가 스스로 어떻게 처신하느냐는 더 중요하다.
존경받는 혁신가가 되려면 자신의 재능과 열정을 통해 획득한 물질적 보상을 자발적으로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물질적 보상을 사회적 존경으로 교환해야 한다.(253쪽)
국민은 기업의 품격을 원하고 도덕적 의무, 품격있는 인생관을 지닌 혁신가를 원하기 때문이다. 100여 년 전 카네기의 자선행위가 미국인들의 재벌에 대한 시각을 바꿔 놓았고 기업을 존경하는 문화는 미국의 최대 경쟁력이 되었다. 우리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품격 있는 인생관을 지닌 혁신가의 등장을 소망한다.
그래도 혁신이다.
고진감래.
고생 끝에 낙이 오고 장맛구름 뒤에 해가 숨어 있듯 불황 끝에 희망이 있음을 믿는다.
혁신이 세상에 없던 전혀 새로운 제품이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말하는 게 아니라 경쟁자보다 한 발자국 앞서는 것이라면 우리의 지혜도 모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개인과 사회, 국가가 각자의 위치에서 자유, 보상, 존경의 3요소를 어떻게 갖춰갈 지 노력하고 사회혁신 분위기를 유도한다면 희망은 바로 우리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에게는 강점인 최첨단 기술인 IT산업이 있고 자동차, 철강, 조선, 석유화학 같은 세계최강의 산업들도 있다. 열정적이고 머리가 좋은 인재들이 있기에 지금의 위기도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를 헤쳐갈 수 있으리라. 그리고 많은 재산을 기부한 워렌 버핏, 빌 게이츠 같은 존경받는 혁신가들의 대거 등장으로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시각을 얼른 깨주었으면 한다. 그래서 사랑과 정의가 가득한 혁신가들의 열정과 국민들의 믿음과 지지로 희망 한국이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