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
김길웅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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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상상과 비유와 상징의 원천에서 나의 길을 찾다

 

 

 

상징과 비유, 재미와 반전이 번뜩이는 걸로 치면 신화를 따를 이야기가 있을까? 특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수 천 년 동안 전해 내려오는 신들의 이야기를 인간들은 지겹지도 않은지 음악, 미술, 철학, 게임, 드라마, 책 등 으로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서로가 신화 속에서 지혜를 찾고 영감을 받았다며 꼭꼭 숨겨둔것을 찾는 보물찾기에 성공한 아이들처럼 흥분한다. 도대체 신화가 뭐 길래 ….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 인간보다 우위에 있는 신들이 나온다.

신이지만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기도 하고 인간과 같은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 사랑, 시기, 질투, 미움 등의 원초적인 감정들을 드러낼 때는 인간보다 더 감정의 본질에 충실하다.

 

 

영원히 젊게 사는 신, 인간의 한계를 넘어 선 능력이 탁월한 신, 외적으로도 멋지고 아름다운 신, 인간의 희노애락이 그대로 살아있는 신들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면서도 지루한 줄 모른다. 사실은 나도 그렇다.

 

 

 

 

<신화의 숲에서 리더의 길을 묻다.>

 

신화와 리더십, 둘 다 좋아하는 코드다.

이 책은 신화에서 오늘을 이끌어 갈 리더의 자질을 찾아보자는 책이다.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 게르만 신화, 중국과 일본 신화 그리고 한국 신화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리더십의 사례를 10가지 주제로, 20명의 신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간미, 진정성의 리더십

 

 

디오니소스의 도취와 열정으로 창의성을 발현하라.

 

 

 

디오니소스는 제우스가 인간 여인을 사랑해 낳은 자식으로, 자신의 힘으로 올림포스의 신들의 반열에 오른 신이다.

제우스가 아름다운 인간 세멜레와 사랑에 빠지면서 디오니소스를 갖게 된다. 하지만 헤라의 질투로 세멜레가 재가 되어 죽자, 태중의 아이를 제우스가 그의 허벅지에 넣어 , 달을 채운 후 세상에 내 놓은 자식이다.

 

디오니소스는 헤라의 눈을 피해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포도주의 제조방법을 알게 되고 열정, 도취, 광기를 대변하는 술의 신이 된다. 머리에 포도나 포도 잎을 두르고 손에 술잔을 든 그의 모습에는 본능적 욕구를 발산하며 열정의 에너지를 불사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출생에 대한 남다른 아픔이 있기에, 절름발이 헤파이토스의 헤라에 대한 분노를 공감하며 달래주는 포용적이고 이해심 많은 모습도 지니고 있다.

열정과 도취의 에너지가 가득한, 감성의 신 디오니소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리더십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몰입하는 감성 리더십, 타인의 아픔에 위로와 이해를 나누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진정성 리더십, 통섭적인 아이디어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창발적 리더십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일에 미쳐서 몰입하며 일하는 괴짜들의 열정, 내면의 부름에 충실하고 열정과 광기에 도취된 에너지, 공감의 능력들을 장려하는 것......

디오니소스의 혼을 담은 리더십은 더욱 치열해진 세상에 살아남는 방법일 수가 있겠다.

 

여와와 순임금, 진심은 감동을 부른다.

 

 

소통, 포용의 리더십

 

헤르메스처럼 자유롭고 유연하게 소통하라.

 

 

헤르메스는 제우스의 뜻을 신속히 전하고 실행해야 하는 전령신이다. 날개달린 모자와 샌들이 그의 스피드를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그가 들고 다니는 전령신의 지팡이 카드케우스는 아래쪽에 뱀 두 마리가 대칭으로 감겨 있고, 위쪽에는 한 쌍의 날개가 얹혀 있다. 헤르메스는 하늘과 땅, 바다를 마음대로 다닐 수도 있고 이승과 저승, 꿈과 현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제우스의 뜻을 전할 수가 있다. 길 안내자로 표현되기도 하는 그의 모습은 디지털 문명이 원하는 빠른 소통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가상과 현실을 자유롭게 담아야 하고,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균형 있게 조정하는 해결사의 모습이다. 심지어는 상업의 신이기도 해서 네트워킹과 트레이드의 명수라고 할 수 있겠다. 도둑과 사기꾼들마저 헤르메스를 자기들의 수호신으로 받들어 모신다고 하는데.....

 

상대방의 관심과 이해관계를 정확히 재고 다져서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 내는 그의 기술은 신들 사이에서 놀라운 일을 행하는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 준다.

 

신념과 의지, 이타적 리더십

 

헤라클레스의 고난은 더 큰 도약을 위한 믿음이다,

아이네아스, 불굴의 의지로 사명을 완수하다.

 

비전 제시, 통찰의 리더십

 

프로메테우스, 인간의 존재와 가능성을 비춰보다.

아이네아스의 방패엔 로마의 비전이 새겨져 있다.

 

창의 혁신, 문제 해결의 리더십

 

헤파이스토스적 창의성은 상상력에서 비롯된다.

리쿠르고스, 민중을 위해 스파르타를 개혁하다.

 

의사결정, 직관의 리더십

 

제우스처럼 지극히 민주적으로 의사 결정하라.

아이네아스, 운명을 넘어 통찰하고 결단하다.

 

관리, 통솔, 정치, 설득력의 리더십

 

제우스처럼 노련하게 인재를 대처하라.

일본 천하통일의 신화는 3가지 리더십으로 완성되었다.

 

위기관리, 전략적 리더십

 

아테나처럼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하라.

오디세우스, 임기응변으로 불의를 응징하다.

 

진정성과 성찰, 진심의 리더십

 

오딘, 눈을 잃고 지혜를 얻다.

아폴론의 예지력은 깊은 성찰로 완성된다.

 

아름다운 마무리, 혜안의 리더십

 

바리공주, 인내와 희생으로 세상을 품다.

오이디푸스, 스스로 아테네의 수호신이 되다.

 

 

 

 

 

 

시대가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의 행복과 이 땅의 평화가 아닐까.

신화가 허구임을 알면서도 우리가 그 속에서 지혜와 영감을 찾으려는 이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그러니 현대 뿐 아니라 미래에도 신화의 이야기는 계속 인구에 회자되겠지.

인간보다 탁월한 능력을 지녔으나 인간의 모습, 인간의 감정을 담고 있기에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던질 수도 있고 그에 대한 해답도 찾을 수 있으리라. 신화에는 인간이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담고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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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이 본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진수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6
플라톤 지음, 원창화 옮김 / 홍신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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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에 살던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아직도 쩌렁쩌렁 울리는 듯 해요. 철학이 있는 현자의 힘있는 항변에 속이 후련하면서도 가슴이 아프네요. 예전에는 읽다 말았던 책인데 지금은 가슴에 와 닿네요..... 10년 뒤에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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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플라톤이 본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진수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6
플라톤 지음, 원창화 옮김 / 홍신문화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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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의 변명 -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현자의 논리~~

 

 

 

너 자신을 알라.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말이다.

죽음 앞에서도 당당했던 소크라테스.

그의 최후의 변론을 읽으며 지혜 있는 자의 논리, 소신 있는 자의 용기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명은 그의 마지막 재판에서의 변론을 그의 제자인 플라톤이 기록한 것이다. 

플라톤은 스승의 변론과 스승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진리가 통하지 않는 세상에 대한 비애를 느끼지 않았을까. 

 

 

 

 

이 책의 저자는 플라톤이다.

기원전 427년경 그리스에서 태어난 철학자로 소크라테스의 제자다. 한때 정치에 뜻을 두었으나 소크라테스가 정치적인 오해로 처형을 당하자 큰 충격을 받고 당시의 정치 체계에 회의를 품게 된다. 그는 정치적인 이유로 자주 외국 여행길에 오르기도 하면서 정치보다는 교육에 뜻을 두며 철학 중심의 종합대학인 아카데미아를 창설한다.

플라톤의 저서들은 거의 대화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국가> <소크라테스의 변명> <향연> <파이돈> <크리톤> <프로타고라스> 등에서 모두 소크라테스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이 글의 첫 시작은 "아테네 시민 여러분."이다

관례적인 호칭인 '재판관 여러분'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의 굳건한 의지와 몽매한 자들에 대한 훈계임을 예감하게 한다.

이 글은 70세 노인의 유죄에 대한 변명.....일종의 최후 진술인 셈인데.... 읽고 있노라면 기력이 쇠한 노인의 변명이 전혀 아니다. 500인의 배심원 앞에서 열변을 토하는 혈기 왕성한 청춘의 목소리 같다. 옳다고 하는 것에 대한 논리 정연함, 죽음 앞에 당당하고 권력 앞에 떳떳한 자의 용기, 지혜로운 자의 훈계란 이런 것임을 제대로 보여 주고 있다. 시공을 초월한 감동이란 이런 것인가.....

 

 

이 변론은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500명의 배심원 앞에서 자기에게 제기된 혐의에 대해 변론한 부분과 

유무죄에 대한 평결이 끝난 후 형량을 결정하기 위한 변론, 

그리고 사형이 결정된 후 마지막 했던 말들이다. 

 

 

그 당시의 부유한 정치가인 아니토스 일파와 멜레토스가 작성한 소크라테스에 대한 고소장.

 

소크라테스는 죄인이다.

그는 젊은이들을 타락하게 만들고 나라에서 인정하는 신들을 믿지 않고 새로운 신령 따위를 믿고 있다.

 

 

자신에 대한 지도층, 권력층의 모함과 오해, 뿌리 깊은 편견은 터무니없지만 소크라테스는 그에 대해 억울하다는 변명을 하지 않는다. 억울하다고 호소하기 보다는 그들이 무엇을 잘못 알고 있고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을 하고 있는지를 일깨우고 있다. 고소장의 내용들이 잘못 되었음을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풀어주고 따진다. 논리의 반전에 그를 고소한 자들과 유죄에 투표한 자들은 뜨끔했을 것이다.

 

그는 애시 당초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변명을 하기보다는 재판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도 신의 뜻으로 여기며 성실히 이행한다. 권력에 눈이 어둡고 진리를 보지 못하는 무지몽매한 시민들을  호통 칠 수 있는 마지막 자리임을 알아서였을까. 긴 시간의 열변에도 불구하고 논리의 허점이 없다.

 

 

내가 돌아다니면서 하는 일이란 다름 아닌 여러분 중에 노인이건 젊은이건 누구에게나

내 힘이 미치는 데까지 훌륭한 정신을 가지도록 열심히 마음을 써야 하고,

신체나 재물에 마음을 써서는 안 된다고 말해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재물을 쌓아 올려도 거기서 훌륭한 정신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물 또는 사람에게 좋은 그 밖의 모든 것들은 공사 간에

훌륭한 정신에서 생긴다고

여러분들에게 말해 주는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법보다 신의 사명이 더 상위의 법이라는 입장이었나 보다.

그는 이번 기회가 신의 뜻임을 여러 번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말이 깨어 있도록 따끔한 훈계를 하는 말 등의 등에 같은 존재임을, 그래서 시민을 깨우치고 나무라고 타이르라고 신이 보낸 인물임을 강조한다. 그러니 자신이 이대로 죽는다면 그것은 시민들의 손해요, 그의 죽음 이후에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언한다.

 

 

 

죽음을 면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비굴함을 면하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그것은 죽음보다 더 빨리 달리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은 신이 보낸 사람이므로 그의 사형이야말로 시민들을 진리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악과 부정에 가까이 가게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모든 것이 결정되고 나서 마지막으로 사람들에게 부탁의 말을 남긴다. 

 

"만약 여러분들 생각에,

내 자식들이 장성해서 덕성보다도 재산이나 그 밖의 것에 더 마음을 쓰는 듯 하거든,

내가 여러분을 괴롭힌 것과 똑같이 그 애들을 괴롭혀서 보복을 해주기 바랍니다.

또 그 애들이 만약 아무것도 아니면서 마치 굉장한 사람이나 된 것처럼 생각하거든,

내가 여러분을 나무랐듯이,

'마음을 써야 할 데에 마음을 쓰지 않고 또 아무 값어치도 없으면서 무엇이나 되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그들을 꾸짖어 주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그렇게 해준다면,

나도 내 자식들도 여러분에게서 정당한 대접을 받은 셈이 될 것입니다

이제 떠날 때가 되었군요.

나는 죽기 위해서, 여러분은 살기 위해서.

그러나 우리들 중에 어는 편이 더욱 좋은 일을 만날지 그건 신외에는 아무도 모릅니다."

 

 

 

 

 

30표 차이로 그는 죽음을 맞지만 정의를 어기면서까지 굽실거리지 않는다.

오히려 구속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법률과 정의에 편에 서서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배심원들과 재판관들에게 호통치고 있다.

 

 

그는 사람들이 영혼에 관심을 가지고 도덕성을 높이도록 이야기했을 뿐이다. 자신을 잘 알고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이야기 했을 뿐이다. 평생을 가난하게 살면서 진리를 설파했을 뿐이다.

 

누가 죄인일까.

우리는 그 당시, 그 자리에 없었지만 분명히 판단할 수 있다.

지금도 소크라테스는 여전히 우리에게 호통치고 있다.

지혜가 무엇이고 진실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라고, 부정을 보고도 권력에 빌붙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라고, 혼자 살기 위해 무고한 자에게 덤터기 씌우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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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덕 2013-06-01 0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원전에 살던 소크라테스의 변론이 아직도 쩌렁쩌렁 울리는 듯 해요. 철학이 있는 현자의 힘있는 항변에 속이 후련하면서도 가슴이 아프네요. 예전에는 읽다 말았던 책인데 지금은 가슴에 와 닿네요..... 10년 뒤에 읽으면 또 어떤 느낌일지
 
쟁경 - 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자오촨둥 지음, 노만수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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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그대~ 원하는 것을 얻고자 한다면 동양 고전에서 지혜를 배우시라.

 

 

'동양 고전에서 이기는 기술' 을 부제로 달고 나온 <쟁경>.

이 책을 읽으면서 중국 논변의 역사가 서양 토론의 역사보다 깊고 유려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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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를 읽어야겠다고 결심하던 와중에 만난 책 <쟁경>

보고 싶고 읽고 싶던 멋진 책, <쟁경>을 매일 소중히 펼쳐 읽으면서 지적 유희란 이런 건가 싶기도 해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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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책을 받자마자 제일 먼저 펼친 곳은 맨 마지막을 장식하는 청대의 옹정제였다. <보보경심>을 읽은 직후였기에 주인공 약희의 남자로 나오는 사황자 옹정제의 논변이 궁금해서였다. 순전히 소설 탓이다. 강력한 카리스마에 정제된 언변이 매력적이지만 때론 너무 잔인한 사황자 옹정제의 논변을 읽으면서 자꾸만 <보보경심>의 장면이 떠올라서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이럴 수가! 소설과 역사가 혼동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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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시대의 관중, 안자에서 시작해 청대 옹정제까지 82명의 논변가에 대한 오마주인 <쟁경>.

 

이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서도 춘추 전국 시대의 논변이 가장 많다.

 

1부 책사들이 천하를 종횡하고 논변의 백가쟁명이 일어나다 -춘추 전국 시대, 30명

 

탁월한 안목과 빼어난 논변으로 제나라 환공을 중원의 패자로 만들다-관중

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말솜씨를 뽐내다-안자

강대국 사이에서 정나라를 작지만 강한 나라로 만들다-자산

백성 편에 서서 통치자에 맞선 중국 최초의 직업 변호사-등석

성스러운 척, 아는 척을 그만 두면 천하가 평안하다-노자

비유를 통해 진리를 드러내다-공자

네 나라로 출사하여 춘추 대륙의 판도를 크게 변화시키다-자공

천하가 어지럽거늘 마땅히 의로움을 행해야 하지 않은가-묵자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맹자

자유를 갈망하고 권세를 가벼이 여기다-장자

부귀를 헌신짝처럼 여기고 고결한 뜻을 지녀 숨어 살다-진중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 학식이 풍부하고 절묘한 비유로 변론하다-혜시

논리학자들이 기괴한 논변 명제로 자아도취에 빠지다-변자 학설 21사

괴이한 논변으로 천하를 놀라게 하다-공손룡

숨어 사는 은사였지만 말재주로는 겨룰 만한 맞수가 없다-위모

송곳 끝이 자루를 뚫고 나오다-맹상군

.

그 외에 순우곤, 추기, 노중련, 무령왕, 귀곡자, 장의, 소진,

범저, 채택, 우경, 모초, 순자, 한비, 이사

 

2부 백가쟁명이 끝나고 궁정 논변이 펼쳐지다.―양한. 위진 남북조 시대, 21명

 

역이기, 육가, 괴통, 동중서, 동방삭, 소무, 염철 회의, 장석지, 유향, 곡영, 왕충, 진번, 모자, 제갈량, 등지, 진복, 유총, 석호, 부생, 소연, 범진

 

3부 쟁신을 육성하여 궁정 논변의 황금기를 이루다.― 당나라. 송나라 시대,15명

 

당태종, 위징, 무측천, 적인걸, 요승, 한유, 백거이, 조광윤, 손석, 범중엄, 구양수, 왕안석, 정호, 주희, 이강

 

4부 소수 민족 정권과 함께 논변의 격변기를 맞다- 원나라. 명나라. 청나라 시대, 16명

 

개묘, 장양호, 주원장, 주윤문, 방효유, 왕진, 유근, 왕수인, 해서, 양계성, 장거정, 만력제, 동림당, 위충현, 이지, 옹정제

 

 

나는 이 중에서도 관중의 논변과 안자의 논변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

 

포숙아와 관중의 우정, 관포지교로 유명한 바로 그 관중의 이야기에서는 성현의 지혜를 엿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죄수의 신분에서 단숨에 재상이 되어 제나라 환공을 중원의 맹주로 앉혔다는 관중.

그의 논변에는 백성들을 소중히 여기는 중민사상과 애민사상이 짙게 배어 있다.

 

"임금은 무엇을 귀하게 여겨야 하오?" 라는 제나라 환공의 질문에

"마땅히 하늘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임금이 된 자는 바로 '백성을 하늘로 여기라'는 뜻입니다. 백성이 임금과 함께 편안하고, 백성이 임금을 도와주면 강성해지는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 백성이 임금을 탓하면 위태해지고, 백성이 임금에게 등을 돌리면 필경 망하고 마는 것입니다." 관중의 변론은 민심의 향배가 통치자의 명운을 결정한다는 진리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본문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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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조회 때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며 제나라 환공과 나누는 문답, 어리석은 노인네의 망아지 에피소드를 나누며 하는 문답들은 단순한 질문과 답변의 수준을 넘는다. 논변 고수의 경지가 어떠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안자의 논변은 너무 멋져서 할 말을 잃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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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고 볼품없는 외모에서 촌철살인의 언변을 구사한 논변 천재인 안자.

부드러움 속에 예리함이 있고 단순한 비유에 지혜와 기지가 번득이는 설득력은 범접할 수 없는 위엄을 느끼게 한다. 어린 아이 같은 놀이를 즐기는 임금에게 참새 새끼로 인애의 마음을 깨우친 일, 추운 겨울 날 황금신발을 신고 위세를 떨치려 한 왕을 호되게 꾸짖는 과감한 직언, 사냥을 좋아하고 국정을 소홀히 하는 경공에 올리는 간언, 경공의 논리에 감춰진 허점을 간파하고 반박하는 논리에 안자가 다시 태어났으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사마천은 "명재상 안영이 오늘날 살아 있다면 나는 그의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라고 했다.―본문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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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동감이다.

 

'귤화위지'부분에는 논박하는 사신 안자와 자신의 잘못을 곧바로 인정하는 초나라 왕이 나온다. 한 나라 임금의 입장에서 자신이 무시했던 사신을 곧바로 인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안자의 논변이 얼마나 기지가 넘쳤으면 그랬을까. 한 방에 훅- 가는 느낌. 이런 안자와 초나라 왕을 보고 있자니 둘 다 멋지고 존경스럽다.

표면적으로는 온화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말에는 칼과 화살을 쏘는 듯 신랄함을 갖췄다는 안자. 그런 외교관 또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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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를 가진 자들의 논변은 단순한 토론이나 말재주 이상이다. 단순한 설득 이상이다. 서양의 토론은 맞수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지혜롭고 문학적이고 대범하기까지 하다. 촌철살인의 품격과 목숨을 건 용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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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은유와 비유의 통쾌한 역설도 있다. 사리에 맞고 논리 정연하기에 반론의 여지가 없고 권력자마저 수긍시키는 막강한 파워. 우아하고 예술적이며 파워풀하다.

 

이 책은 에피소드 형식으로 기술되어 있어서 소설처럼 읽으면 된다. 깨우침과 가르침이 가득해서 마치 탈무드를 읽는 느낌도 난다.

 

1000쪽 가까운 분량의 논변의 역사를 읽노라면 우리의 정치인, 기업경영인들, 나아가 학생, 교사, 부모님과 아이들이 모두 읽었으면 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지혜를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귓가에 울리는 소리가 있다.

용기와 지혜를 가진 현자들의 말을 들어라. 뎅~뎅~뎅~

새겨야 할 대목이 구구절절이 차고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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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경 - 동양 고전에서 배우는 이기는 기술
자오촨둥 지음, 노만수 옮김 / 민음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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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고의 책!!동양의 논변과 서양의 토론. 두 맞수의 대결에서 누가 우세할까. 이 책을 읽다 보면 논변에는 시와 노래가 있는가 하면 은유와 비유의 통쾌한 역설도 있고 목숨을 건 용기와 촌철살인의 논리가 있다. 사리에 맞고 논리정연하기에 권력자마저 굴복시키는파워에 우아한 예술미까지.굿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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