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컴패션 - 나를 위한 기도
크리스토퍼 K. 거머 지음, 한창호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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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를 위한 기도...

기도란 것은 보통 나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내게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각자 자신이 믿는, 자신이 절대자라고 생각하는 분에게 자신이 타인을 위해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다.

그런데 이 책은 "셀프 컴패션" 이란 용어를 끄집어 내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나를 위한 기도" 에 대해 이야기 한다.

셀프컴패션(self-compassion)을 먼저 사전적 의미로 해석하자면 자기연민이다.

흔히들 연민에 빠졌다라는 표현을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그 연민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연민을 갖고 그 연민을 치유하는 방법을 이 책은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다.

자기연민이라고 말하면 어딘지 모르게 찌질해 보이기도 하고 나약해 보이기도 한다.

경쟁이 난무하는 요즘 시대에 스스로 자기연민에 빠져 봐야 좋을 게 뭐 있나? 오히려 더 악착같이 힘내서 살아야지 하고 생각하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그런 감정적 자기 비하수준의 자기 연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진정 자신의 힘든 감정들과 몸을 발견해서 자기 자신을 배려하기 위한 자기 발견을 위한 가장 적합한 방법의 하나로써 저자는 셀프컴패션(self-compassion:자기연민)을 등장시킨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서는 자기연민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함께 자기연민을 발견하는 방법에서부터 그렇다면 연민을 넘어서서 자기애를 기르기 위한 수련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중간 중간에서는 이렇게 수련과 명상을 통해 우리가 시도해 볼만한 방법들을 박스형으로 제시하고 있다.

자기애 즉, 자애 수련 방법에는 크게 자기 돌보기와 남 돌보기가 있다.  각각 제시된 여러 방법들을 통해서 자기와 남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애를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도 이런 명상과 수련이 나오며, 좀 더 구체적인 방법들이 나열되기도 한다.

 

다음에는 좀 더 자세한 자기연민 수련 단계로서 자기 성격 유형(보통 스트레스를 처리하는 방식)과 균형을 맞춰서 자기연민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펼쳐질 수 있게 하는 방법(p.259)을 제시한다. 먼저 말했듯이 자신 성격 유형을 제대로 파악하는 단계가 나온다.

그런 다음 실제 수련의 방법들이 나온다. 그리고 덧붙여서 수련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의문점들에 대한 해답도 함께 실려 있으니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상의 방법들에서도 답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다른 방법들 또한 함께제시하고 있으니 자애를 구하기 위한 자신만의 기도로 그 해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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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센티미터 희아의 기적 -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희아와 함께 마음 가꾸기
이희아.현희 지음, 박진 외 6명 그림 / 파랑새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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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희아양이 본격적으로 매스컴을 통해서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로 유명해졌을 무렵에 나 역시 희아 양을 알게 된 거 같다. 그러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게 된 것은 참으로 오랜만인 것 같다.




그동안 희야양은 어린이에서 아가씨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아이 때의 순수한 미소는 여전히 세상을 밝게 비춰주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을 희아양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포르투갈의 작은 마을, 파티마에서 성모 마리아의 계시를 받아 세상을 구하기 위한 희생양이 되어 고통받은 '희아신다' 성녀님의 이름에서 희아양의 엄마가 따왔다는 이름이 바로 희아다.

가끔은 이름이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 짓는다고들 하는데 희아양을 보면 '희아신다'의 이름값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듯 하다.

이 책은 주제는 굳이 읽지 않아도 희아양의 스토리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바로 나온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굴하지 말고 자기 안에 존재하는 재능으로 기적을 이루어 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재능을 타인을 위해서 사용하며, 세상이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라는 것이다.

분명 희아양은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일상적인 삶도 힘든 모습으로 태어났고, 처음 그녀의 가족 친척들도 그녀가 자라기에 좋은 환경인 캐나다로 입양을 보낼 것을 엄마에게 권한다. 정이 들지 않게 하려고 희아를 엄마에게 보여주지도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엄마는 세상으로 부터 희아를 지켰고, 훗날 희아는 자신이 입양갈 뻔했던 캐나다에서 피아노 연주해서 현지인들을 감동시키고 동시에 자신과 어머니의 처지와 비슷한 사람들엔 희망과 용기이자 기적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열 손가락을 가진 보통의 사람들도 연주하기 힘든 피아노와 어려운 연주곡들을 길게는 5~6년 동안 부단한 연습이라는 노력으로 연주해 내는 모습에서 우리는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자신을 반성하고 되돌아 보게 될 것이다.

희아양을 보면서 자신이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이다. 냉정하지만 그또한 사실인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히 그런 육체적인 모습에만 치중하고 있다면 분명 읽기에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희아양은 총 7장에 걸쳐서 우리에게 희아양이 본보기가 되는 7가지의 마음가짐을 다짐케 한다.

잘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음 : 긍정의 습관을 가져요
시련을 이기게 하는 감사의 마음 : 감사의 노래를 불러 봐요
나를 변화시키는 도전의 마음 : 겁내지 말고 도전해 봐요
아름다운 선율을 위한 인내의 마음 : 참을성을 키워 보세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노력의 마음 : 노력하면 행복해져요
나눌 때 더 커지는 사랑의 마음 : 이웃과 사랑을 나누어요
기적을 부르는 희망의 마음 : 꿈 일기를 써 보세요

그리고 희아양이 각 장에 어울리는 기적의 편지를 써서 우리들에게 보내고 있다. 역경을 딛고 자신이 바라는 꿈을 이룬 그녀이기에 그 편지는 마음으로 다가온다. 




또한 읽는 사람들이 희아양을 따라 기적을 이룰 수 있는 기적의 마음 가꾸기 코너를 통해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 보고 반성하며, 현재 모습 점검하고 미래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작은 실천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그녀의 꿈의 실현은 이젠 누군가의 희망이자 기적이 되었다. 사람들의 그녀가 이루어낸 기적에서 자신의 희망을 찾고 나아가 자신만의 기적을 꿈꾼다. 희아양은 네 손가락의 피아니스트이자 꿈과 기적의 전도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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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의 루브르
박제 지음 / 이숲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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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는 명실공히 프랑스의 상징이다. 프랑스 현직 대통령의 이름은 몰라도 루브르는 박물관은 안다. 그리고 그곳에 세계적인 명화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가 있다는 것도 말이다.

아무튼 루브르는 전세계인들이 한번쯤 관람을 꿈꾸는 꿈의 장소이며, 프랑스인들에겐 자부심의 상징이기도 하다.

루브르에 전시된 작품을 제대로 보자면 한달로도 어림없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고, 외국에 분관을 낼 것을 고려한다는 의견을 들은 적도 있다.

이 책은 제목부터 감각적이다. 과연 오후 네시의 루브르는 어떤 모습일까? 유럽의 오후 햇살과 노을이 적당히 어우러진 자연광을 맞고 있을 작품은, 그 작품 앞에 서 있는 나는 또 어떤 감동을 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저자의 서문에 따르면, 프랑스 왕가의 궁전이었다가 1793년부터 예술품을 소장하게 되었다는 루브르 박물관은 하루 방문객 수가 1만 5천 명, 한 해에 850만 명을 육박한다고 한다. 루브르가 소장한 작품은 모두 44만여 점이라고 한다. 숫자로 써 놓으니 그런가 보다 싶지만 도대체가 그 정도를 가늠할 수 없는 숫자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肖, 俗, 風, 性, 聖 을 주제로 작품들을 나누어서 루브르를 소개한다.

 

肖(초) : 잊을 수 없는 얼굴을 그리다 
俗(속) : 거친 세상을 그리다
風(풍) : 바깥세상을 그리다
性(성) : 저항할 수 없는 유혹을 그리다
聖(성) : 영원한 어머니의 슬픈 아들을 그리다


 

각 다섯가지에 어울리는 작품을 소개함에 있어서도 단순한 작품해석만을 하지는 않는다.

 


肖를 주제로 한 그림, 모나리자

 



 

그 작품의 작가에 대한 간략한 정리에서부터 그 그림을 그린 시대의 사회 문화적인 경향이나 흐름, 배경 등도 그림의 해석과 함께 역사적 의미까지도 담고 있다. 단순히 한 작품을 해석하고 소개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 작품과 연관된 전반적인 역사의 한부분을 만나는 것 같다.

물론 작가의 한 작품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소개된 작품이외에도 여러 작품들이 심지어 루브르에 소장된 작품이 아닌 다른 국가의 미술관에 소장된 작품도 함께 소개하고 있기에 미술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비교적 우리에게 친숙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오히려 새로운 접근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작품을 해석함에 있어서도 단순한 작품의 탄생에 얽힌 스토리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표현 기법이나 미술적, 회화적 기법까지도 설명해 준다.

 

작가의 탄생과 성장 환경, 내력 등은 그의 작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작품과는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그런만큼 저자는 책속에서 그런 점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 낸다. 작품과 작가의 절묘한 관계적 설명과 그 표현의 배경까지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루브르라는 단어를 보고서 루브르 박물관의 정경이나 건물 내부에 대한 사진 등을 기대하신 분들이라면 작품만 소개된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루브르가 소장한 그림들에 대한 좀 더 특별한 시각에서의 접근을 통한 느긋하지만 자세한 감상을 원하신다면 현명한 선택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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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 최고야 - 경기문화재단, 아침독서신문 선정, 경남교육청 책읽는경남 선정, 서울시 교육청, 유아독서연구소 바람그림책 2
이시즈 치히로 글, 야마무라 코지 그림, 엄혜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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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뭐든 못 먹어서 제발 아무거나 먹지 말라고 소리쳤는데, 본격적인 밥 먹기가 시작되면서는 제발 좀 가리지 말고 먹으라고 아이에게 한소리를 하는 엄마다.

특히 채소는 아무래도 잘 먹으려고 하지 않아서 볶음밥이나 카레 등과 같이 한그릇 음식일 때나 군말 않고 먹는다. 채소 안 먹으면 응가할 때 힘들다고 최후의 통첩(?)을 아들에게 날리지만 몇번이나 고생하고 그 직후는 좀 반응이 있다가 나중엔 도루묵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을 보는 순간 "딱이다!" 싶었더랬다.
채소를 친근하게 그리고 싱싱하게 맛있게 보이도록 해서 먹게 해야 겠구나 싶었다.

 ← 앞표지
 ← 뒷표지

보시다시피 앞 뒷면으로 각종 채소들이 그려져 있다. 처음에 인터넷으로 봤을 땐 그림인가 싶었는데, 마치 색연필로 정물화를 그린듯한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이 상당히 사실적이다. 각 채소들의 색깔과 특징들이 정말 잘 표현되어 있어서 아이와 함께 "이건 무슨 채소일까요?" 이러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영어로는?" 도 덧붙인다.
개중에는 아이가 알기엔 조금 어려운 채소들 - 아스파라거스, 샐러리, 파슬리, 순무, 누에콩 등이 나오기도 하지만 몇번 가르쳐주니 금방 외우는 것 같다.




이 책은 그림에서도 알 수 있듯이 채소 달리기 대회가 주된 내용이다. 각종 채소들이 출발선에 서있는 모습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가운데 나란히 서있는 연두색 채소가 바로 누에콩들이다.

이렇게 시작된 채소들의 달리기를 결승점에 도달하기까지 각종 채소들의 달리는 모습과 간단한 문장을 곁들여서 함께 나타내고 있다.



문장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책의 내용이 정말 간략하다. 이 책이 4~7세를 대상으로 한 이유인것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내용이 너무 없지 않나?"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채소 어떻게 하네. 뭐 이런 식의 내용이다. 아이의 수준을 생각한다면 이 정도가 딱인가 싶기도 하고, 적은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래도 그 내용 자체가 뭔가 아이가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게 하겠다는 출판사와 엄마인 나의 애초의 의도와는 많이 차이가 나는 게 아닌가 싶다.

전부 채소들이 달리는 이야기다. 여기서 과연 채소를 먹으면 맛있겠다라는 생각을 아이는 떠올릴 수 있을까? 그점이 가장 의문이고, 동시에 가장 아쉬웠다.

그나마 한가지 괜찮았던 점은 문장에서 의성어나 의태어가 다양하게 나와서 어휘를 배우는 연령대의 아이인 만큼 도움은 될 것 같다는 점이다.
 


그림 하나는 정말 기가 막히게 잘 그린 것 같다. 진짜 사실감 100%라고나 할까.
아무튼 달리기의 승자는 분명 나오긴 하는데, 전체적으로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확실히 아닌 것 같고, 아이로 하여금 책에 집중하도록 하는 부분도 약한 것 같다. 우리 아이는 오히려 그림 자체에 더 관심을 보이니 말이다.
채소와 친해질지도 잘 모르겠고. 더 나아가 아이가 이 책을 통해서 채소를 더 잘 먹게 되었다라든지, 더 잘 먹겠더라라는 말은 확답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은 확실히 아닌 것만은 확답할 수가 있겠다.

다음은 본책과 함께 온 구성품들이다.



채소 먹어야 건강하고 키도 많이 큰다는 연계적 교훈을 위해서 함께 동봉되어 온 키재기다.
책의 수준(4~7세)을 고려해서 51cm ~130cm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표면에는 다양한 채소들이 이름표를 달고 그려져 있다. "오늘 먹은 채소를 찾아보세요" 라는 문구도 적혀 있으니 채소를 먹고 아이와 맞추기 놀이를 통한 채소 이름 배우기도 좋을 것 같다.







<나는 일기 마법사>의 별책부록인데 역시나 함께 동봉되어 왔다. 아이의 일기 지도법에 대해서 위의 별표 그려진 세가지 주제로 내용이 쓰여있다. 아이가 일기를 쓰는 나이라면 참고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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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지그래
교고쿠 나쓰히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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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장하고 착했던 그녀, 가시마 아사미가 죽었다. 살해된 채로 그녀의 집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와타라이 겐야라는 사람이 나에게 찾아 온다. 나는 어찌되었든 그녀가 죽기 전에 혹은 죽은 후에 관련된 그래, 관계자다.

아사미와 겨우 네다섯번을 만난 것이 고작이라는 겐야는 왜 나를 찾아 왔을까?

 

아사미의 죽음이후 겐야라는 청년이 모두 다섯명의 나를 만난다.

 

겐야가 처음으로 만난 나는 그녀가 계약직 사원으로 있던 회사의 부장이다. 두번째 사람은 아사미의 옆집 여자 시노미야. 세번째 사람은 아사미의 애인인 야쿠자 사쿠마. 네번째 사람은 아사미의 생모, 다섯번째 사람은 아사미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다. 겐야는 처음부터 자신이 나를 찾아 온 이유를 분명히 말한다.




 

"나는 아사미에 대해 알고 싶을 뿐이라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입장에서 말하기 마련이다. 그녀에 대해서 말해달라고 겐야는 말했지만 그가 만난 다섯명은 모두 자신의 힘든 점을 말하기 바쁘다.

나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하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은 날 인정해주지 않는다. 내 노력이나 수고는 그들에겐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한단 말인가 하고. 그러면서 힘들어서 죽을 것 같다고, 견딜 수가 없다고 끝까지 자신의 얘기만 할 뿐이다. 그런 그들에게 겐야는 딱 한마디 할 뿐이다.






"그래. 그럼 죽지 그래."

 

하지만 막상 그 말을 듣는 순간 모두가 깨닫게 된다. 결국 자신의 말들이 한낱 변명에 지나지 않음을, 투정같은.

그렇다. 그렇게 못견디게 힘들면 죽으면 그만인데, 죽는 건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러니 애초에 죽고 싶은 마음은 없는 거다.

 

다섯명을 차례로 만나기까지 그는 아사미에 대해 알아 낸 것이 없다. 오히려 다섯 사람들에 대해, 그들의 실체에 대해서 알았을 뿐이다. 애초에 그들은 아사미에겐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들 인생에서, 삶에서 아사미는 애초에 들어와 있지도 않았고, 신경써야 하거나 배려해야 할 사람이 아니였던 것이다. 그들에겐 아사미와의 일들이 지극히 자기 중심적인 해석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겐야는 다섯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수차례 얘기한다.

 

"나는 아는 것도 없고, 예의 같은 것도 모르고, 태도도 나쁘고, 바보여서 화나게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점차 그들과 이야기를 해 가면서 겐야의 그런 태도는 사라진다. 그것은 아마도 그 다섯명이 자신보다 더 나을 것 없는 그래서 겐야 자신이 결코 죄송해야할 이유가 없음을 알았기 때문이 아닐까. 실제 다섯 사람은 겐야와의 대화에서 거의 자신들의 일방적인 심경고백 내지 심경토로를 할 뿐이다.

 

그리고 다섯만큼의 끝에 결국 그들에게선 아사미에 대한 그 어떤 것도 알아낼 것이 없다고 결론 짓는다. 그들은 오히려 겐야 자신보다 아는 것이 없었던 것이다.

 

그런 결론 끝에 겐야는 형사에게 말한다.

 

"아사미를 죽인 건...."

 

그리고 그가 만난 여섯번째 사람. 하지만 그 역시도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볼 뿐이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나 대의명분은 타인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결코 이전 다섯 사람과 다르진 않았다.

 

그의 말처럼 말이다.

 

"그래서 잘 알게 됐지. 다들 그렇게 다르지 않아."

 

아사미를 포함한 그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한 사람은 아사미뿐이였다. 그리고 힘들어서 고통스럽다고 말하는 사람들 중 정작 "죽지 그래" 라는 말에 긍정한 사람 역시 아사미뿐이였다. 아이러니 그 자체다. 삶에 대한 미련이 없어서 힘들지 않았던 것일까. 아니면 모든 걸 죽는 것조차 두렵지 않을 만큼 그녀는 행복하지 않았던 걸까.

 

끝까지 그녀의 진심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마저도 겐야의 입장에 의한 재해석일 뿐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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