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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는 도파민 - 무모하고 맹렬한 모든 처음에 관한 이야기
김의경 외 지음 / 마티스블루 / 2025년 5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은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설렘과 기대라는 두 가지 양가분의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은 것들에 '처음'이라는 것이 붙게 되면 때로는 그것이 진짜보다 더 미화되기도 하는 것 같은데 이런 처음이라는 것이 욕망과 부딪히고 또 이것이 스릴러 장르와 결합할 때 과연 어떤 이야기가 될지 너무나 기대감을 갖게 한 책이 바로 소설 『처음이라는 도파민』이다.
이 작품은 김의경, 김하율, 조영주, 정해연이라는 네 명의 작가가 '처음'이라는 주제로 써내려간 앤솔러지이기도 한데 처음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동안 최초 1회라는 특별한 경험을 의미하는 만큼 때로는 즐겁기만 한 것이 아닌 아픔으로 작용하고 또 그런 상황을 지나가야 할 과정의 하나로 보기도 한다.

네 명의 작가가 그려내는 처음에는 첫 운전, 첫 이혼, 첫 죽음, 첫 살인이라는 왠지 점점 스릴러에 하드코어 변하는 느낌의 작품이 소개되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김의경 작가의 「첫 키스처럼 조심스럽게」는 첫 운전과 관련이 있다.
대한민국에 7세 고시반이 있다고 하던가. 의대 열풍은 초등학생이 미적분을 선행하게 만든다는 소리도 있는데 이 작품 속 하림 역시 아직은 초등학교 3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동행(감시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 아래 초등 의대반에 다닌다.
모 개그우먼의 패러디로 화제가 된 대치동 키즈의 모습이 살짝 떠오르기도 하는데 그런 하림은 친구들과 스키장에 놀러가고 싶지만 엄마는 반대한다. 의대만 합격하면... 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지금 당장 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이 잘 그려지고 그 와중에 운전에 미숙한 엄마의 라이딩이 등장하면서 자신의 바람을 딸에게 투영시킨 엄마의 계획은 하림을 통해 이뤄질지 궁금해진다.

김하율 작가의 「이혼을 앞두고 열애중」은 첫 이혼을 소재로 하는데 이런 바보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혼인신고가 이렇게 허술한가 싶기도 하지만 한때 유행이였다는(작품 속에서 그렇게 표현된다) 연인들 간의 혼인신고 작성(제출은 하지 않는)이 실제 당시 연인이 제출을 해버리는 바람에 졸지에 기혼남이 된 주인공이 결혼을 하진 않았지만 이혼을 해야 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조영주 작가의 「첫 졸업」은 치매 노인을 돌보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일하게 된 유향의 이야기로, 과거 이 자리는 그녀가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유치원이 있던 자리였고 그때 원장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서 결국 유치원까지 그만두게 된 사연이 있는 인물이다. 그런 유향이 주간보호센터에서 마주하게 된 인물이 아이러니하게도 그때의 원장이였고 이제 유향은 복수의 기회를 꿈꾸게 된다.
마지막 작품인 정해연 작가의 「마이 퍼스트 레이디」는 일종의 도착 증상을 가진 최광진이라는 인물이 정신과 치료를 가장하여 병원에 오는 사람 중 자신의 취향에 부합하는 인물 만나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이 남자의 행동이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는 두려움 속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한편으로는 조마조마해지기도 한다.
최근 도파민 중독이라는 말이 너무 쉽게, 그리고 유행처럼, 재미있게 희화화되어 사용되지만 사실은 저급한 도파민 중독은 사회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이 책에서 언급되는 도파민 역시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기에 4인 4색으로 그려지는 처음을 주제로 한 앤솔러지이자 스릴러의 그 결말이 어떻게 될지 읽으면서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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