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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
고혜원 지음 / 한끼 / 2025년 3월
평점 :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고혜원 작가의 장편소설 『어둔 밤을 지키는 야간약국』는 제목 그대로 일몰부터 시작해 일출까지 영업을 하는 야간약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힐링소설이다. 게다가 연중무휴이다. 이렇게까지 영업을 하는 이유가 뭘까?
이에 대한 대답은 작품 초반 등장한다.
“근데 아줌마는 왜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약국을 열어요?”
.....
“낮에는 나 말고도 도와줄 사람 많잖아.” (p.23~24)
덤덤해 보이는 말투지만 은근히 사명감을 엿볼 수 있는 대답인것도 같다.

깊은 밤에서 새벽으로 이어지는 시간 동네 골목에 불켜진 24시간 점포라든가 아니면 운영중인 가게 등이 있으면 늦은 시간을 지나가야 하는 사람에겐 왠지 모를 안도감을 줄 것이고 또 응급상황에서 약이라도 필요한 사람에게 이 야간약국은 운영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 야간약국을 찾는 사람들은 밤에 활동을 해야 하거나 보통의 사람처럼 밤에 잠을 이룰 수 없는 사람이다. 낮 시간 동안 생활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밤이 주된 생활 시간인 사람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필요한 온기를 건네는 곳이 야간약국인 것이다.

이 야간약국에는 나름의 영업 방침도 있다. 언뜻 보면 보통 약국에서도 적용될 것 같은 특이사항이 없어 보이는 방침이지만 작품 속에서는 분명 다르게 작용한다. 야간약국 속 약사님은 약을 판다기 보다는 이 야간약국을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을 보살피기 위해 존재하는 곳인마냥 처방을 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판타지한 분위기의 야간약국이지만 이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제법 현실적이다. 약물 사건으로 동네가 뒤숭숭한 가운데 약국이 본의 아니게 연루되고 신입 형사가 약국의 사무장으로 위장 취업을 해서 사건을 해결하고자 잠입 수사를 한다.
그 와중에 수면장애를 앓는 연극배우, 막노동을 하거나 유흥업소에 일하는 사람까지, 제각각의 이유로 밤의 시간에 잠들기 힘든 사람들이 찾아오는 야간약국은 약사의 말처럼 누군가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해 보이고 약사는 자신의 조그마한 힘이나마 그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것 같다.
돈을 벌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사람들을 보고하고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를 건네기 위해 존재하는 야간약국과 그 약국을 지키는 약사의 온기가 어둠 속 H골목을 밝히는 야간약국의 건물에서 흘러나오는 불빛만큼이나 따뜻하게 느껴지는 감동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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