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는 왜 달리기 경주를 했을까? - 청소년, 인문학에 질문을 던지다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1
김경집 외 지음 / 꿈결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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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주에서 어떤 교훈을 얻어왔는가. 꾸준히 노력하면 성공한다? 하지만 아무도 왜 거북이가 뻔히 결과가 보이는 경주에 선뜻 허락했을지는 모른다. 정말 궁금하지 않는가? 왜 그랬을지. 이 책은 제목부터가 이렇듯 재밌고 신선하다.

 

책을 읽다보면 마치 우리에게 <정의란 무엇인가>로 많이 알려진 마이클 샌델교수의 강의가 생각난다. 중고등학교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를 했던 그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이기 때문이다. 한가지의 주제를 두고 각기 다른 의견을 통해서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에서 자유로운 토론을 이끌어 내던 마이클 샌델교수의 강의 형식과 같기 때문이다.

 

마치 어떤 주제에 대해서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내용을 이번 책을 통해서 달리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흔히들 인문학의 위기라고는 하지만 이렇게 흥미로운 주제와 재밌는 방식으로 어렵게만 느끼는 청소년들은 물론 모든 독자들에게 인문학 강의를 하는 것은 실제로 인문학 부흥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처럼 단순하게 책을 읽기만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에게서 인문학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우리는 벤담의 공리주의를 배울수 있고, 사회정의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해볼 수도 있다.

 

윤리, 문학, 서양 철학, 과학, 역사, 동양 철학, 예술이라는 장르에 대해서 이토록 흥미롭게 진행되는 토론은 처음인 것 같다. 어느 주제하나 쉽게 다가오는 것이 없고, 만만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 모든 주제를 등한시해서도 안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살아가는데 몰라도 전혀 지장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삶의 깊이를 더해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 장르라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멀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 다섯번째 이야기 역사부분인 <대한민국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에 대한 강의는 대한민국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의미있게 다가오는 것 같다. 근데의 한국사에 대한 언급과 대한민국이란 명칭이 생기게 된 유래에 이르기까지 짧지만 의미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독자들로 하여금 충분히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주제들에 대한 명확하고 재밌는 인문학 강의를 해주는 한권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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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 비치 - 상처 받은 영혼들의 파라다이스
케이트 해리슨 지음, 이영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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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책을 처음 덮자마자 생각한 것은 "이거 결말이 왜이래? 시리즈야?" 하는 것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고보니 이 책은 "총 3부작 중의 첫번째 권으로, 다음 작품인 『Soul Fire』또한 출간 예정이다."라는 글이 친절히 적혀 있다는 것이다. 언제 2권이 나올지 그저 빨리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갑작스런 죽음을 당한 언니 매기의 장례식날 의문의 이메일이 언니로부터 동생 앨리스에게 도착한다. 죽은 언니가 보낸 편지라니.... 앨리스는 언니를 추종했거나 언니를 아는 누군가의 장난으로만 생각한다. 매기는 영국의 유명한 리얼리티 쇼(일반인이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이를 통해서 스타가 되는 프로그램이다.)의 스타였다. 그런 언니의 갑작스런 죽음은 앨리스와 남은 가족들에겐 충격과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게 한다.

 

"부탁이야, 플로리... 아주 오래전부터 기다렸어."

 

죽은 언니의 이메일이 누군가의 장난일거라 생각하면서도 언니가 그리워 답장을 보내는 앨리스다. 그리고 얼마후 놀랍게도 언니만 아는 자신의 애칭 "플로리"라는 내용으로 답장이 오고, 언니가 초대한 소울비치라는 곳으로 의심만 호기심반으로 접속하게 된다.

 

소울 비치, 어떤 이유에서건 죽임을 당하거나 죽은 영혼들이 머무는 곳이다. 흔히 우리나라에서는 억울하게 죽으면 저승에 가지 못하고 원혼이 되어 구천을 떠돈다고 한다. 마치 영화 "사랑과 영혼"의 남자 주인공처럼 자신의 억울함을 해소해야 저승으로 편안하게 떠나는 것처럼 말이다.

 

소울 비치에 온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에게 살인을 당했는지, 또는 어떤 이유에서 죽었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막을 기억하지 못한채로 그곳에서 생활한다. 먹지 않아도, 자지 않아도 되고, 몸에 상처를 내도 다시 재생되는 마치 영원불멸의 공간이기도 한 곳이다.

 

하지만 죽은 이에겐 이점이 오히려 최악의 상황일 수도 있다. 떠나고 싶어도 혼자서는 소울 비치를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언니를 만난 앨리스는 언니의 새로운 단짝친구가 된, 트리티, 하비에르, 대니를 만나게 된다. 컴퓨터로 가상의 공간에 접속할수록 앨리스는 점점 슬픔도, 아픔도 없는 완벽한 파라다이스인 소울 비치에 매료되고 오히려 현실에서의 생활이 엉망이 되어 간다.

 

하지만 계속되는 방문으로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대니로부터 그 사람이 살해되거나 죽은 이유가 해결되면 그 사람은 소울 비치를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때부터 앨리스는 언니의 죽음은 물론 트리티의 사건에 매달리게 된다. 그리고 루이스라는 괴짜 해커를 통해서 트리티의 사건을 해결하게 된다. 소울비치에 접속할수록 앨리스는 대니에게 빠져들게 되고, 이는 대니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그 사이 중간중간 언니를 죽인 살인자의 독백이 나오는데, 누구일지 추측해 보는 것도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는 것 같다. 결국 이 책에서는 트리니의 죽음이 해결되고, 그에 대한 상으로 앨리스는 대니와 접촉할 수 있게 된다. 원래는 소울 비치를 방문한 사람(산 사람)과 소울 비치에 사는 사람(죽은 사람)은 접촉할 수가 없고 그저 가상의 화면속에서 서로 이야기할 뿐이였다.

 

소울 비치의 대니와 현실 속의 앨리스의 사랑이 어떻게 막을 내릴지도 궁금하고, 과연 언니를 죽인자는 누구이며, 왜 무슨일로 살인을 저질렀는지도 기대되는 책이다. 또한 하비에르, 대니의 죽음 뒤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일지 그것들을 해결해나갈 앨리스의 활약이 기대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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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팔이 소녀 알뤼메트 가로세로그림책 1
토미 웅거러 글.그림, 이현정 옮김 / 초록개구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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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추운 크리스마스날 성냥불을 켜며 추위속에서 사라져가 불쌍한 소녀의 이야기를 말이다. 이 책은 그런 안데르센의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다른 식으로 그려낸 책이다.

 

 

성냥팔이 소녀 알뤼메트는 부모님도 집도 없는 누더기 소녀이지만,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소녀와는 여러 모로 다른 면모를 지닌 소녀이다. 

 

 

물론 알뤼메트 역시 크리스마스날 성냥을 팔고 있는 불쌍한 소녀입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이 없고, 누군가는 차라리 꽃이나 라이터를 파는 게 낫지 않겠냐며 비웃기까지 합니다.

 

 

추위에 지친 소녀는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추위를 달래보려 하지만, 아무것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결국 소녀는 하늘을 향해 있는 힘을 다해 간절히 자신이 원하는 것을 기도하기 시작하는데...

 

"제발 살려 주세요. 조금만 더 살게 해주세요.

케이크가 얼마나 맛있는지, 아니면 칠면조 고기나 햄 한 조각이 얼마나 맜있는지 알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 살게 해 주세요. 

정말 정말 소원이에요. 오, 제발!

누군가 제 기도를 들으신다면, 제발....."

 

 

소녀의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까요? 밤 열두 시를 알리는 시계탑이 울리는 순간, 번개와 천둥이 치면서 소녀가 기도한 모든 것들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한다. 케이크, 칠면조 고기, 햄 덩어리, 담요, 이불, 소시지와 소녀가 빌었을 법한 온갖 잡동사니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서 이 동화가 안데르센의 동화와 가장 큰 차이점이 나온다. 소녀는 자신에게 쏟아져 내린 온갖 것들을 혼자서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근처의 힘든 사람들에게 모두 나누어주겠다는 결심을 한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온갖 춥고 배고프고, 불쌍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못마땅해하는 시선을 뒤로하고 끝없는 행렬을 잇게 된다.

 

 

처음 알뤼메트의 선행을 좋지 않게 보던 부자들과 많은 사람들도 결국엔 자신이 가진 물건들을 기부함으로써 선행에 동참하게 된다. 사람들은 기적이라고도 하고, 아기 예수가 다시 태어난 것이라고도 말한다. 알뤼메트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기적같은 일에 동참하고 기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일이 결국 전세계적인 구호 활동으로 번져 가면서 알뤼메트와 자원 봉사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그들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봉사하게 된다.

 

안데르센의 성냥팔이 소녀가 알뤼메트와 다른 점은 하늘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는 점이 가장 크겠지만 그보다는 그 도움을 자신만의 행복으로 남기는 것이 아니라 많은 가난하고, 아픈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는 점이다.

 

그렇기에 우리에게 익히 잘 알려진 성냥팔이 소녀를 뛰어넘는 새로운 버전의 성냥팔이 소녀 알뤼메트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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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돌아왔어요
시옹량 글, 마위 그림, 정이립 옮김 / 살림어린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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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재난 영화를 보면 정말 다양한 이유로 지구는 위기에 처한다. 그런데 그런 영화 속의 이야기가 결코 이야기로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이다.

 

이 책은 중국의 대홍수 위기를 그림책으로 그려냄으로써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의 문제점을 각인시키고 있는 책이다. 해마다 일어나는 물난리는 비단 중국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 나라 역시 아픔을 겪고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호수에 연꽃이 만발한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마을이 있다. 아이들은 그 호수에게 즐거운 시간을 보낸 추억을 누구나 간직하고 있는 소중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이 마을을 살기 좋은 곳을 만들겠다며 개발이 시작된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연꽃은 사라지고, 사람들은 오히려 건물들에 둘러싸여 막혀 버린 것처럼 되어 버린다.

 

새롭게 생긴 도시는 늘 바쁘고 시끄럽게 변해버렸고,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연꽃과 함께 놀던 그때가 더욱 그리워진다.

 

 

그러던 어느해, 비가 엄청 쏟아지기 시작하자, 마을을 떠났던 연꽃들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 사람들이 갖가지 방법으로 연꽃이 오지 못하게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연꽃을 다시 보게 되어서 반갑기만 하다.  

 

 

 

아이들은 수문을 열게 되고, 도시는 순식간에 물속에 잠긴 호수로 변해버린다. 비록 도시는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다시 연꽃과 함께 살아가게 되고, 아이들은 행복해진다.

 

지금도 전국, 전세계 곳곳에서는 개발이 한창이다. 매해 홍수 피해로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보금자리를 잃게 되는데도 말이다. 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 행한 것들이 고스란히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작금의 실태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그런 책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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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자
강만희 글.그림 / 하다(HadA)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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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였을땐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리다는 이유로 너무나 많은 것에서 금지와 거부의 말을 들을때마다 빠리 어른이 되면 내 맘대로 다 할 수 있겠구나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결코 어리지 않은 나이에 도달하고 보니 그때의 그 소원이 이제는 반대로 빌게 된다.

 

좀더 어렸을때로 돌아가서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때마다 나이들어감이 참 서글플때도 있고, 어떨땐 무섭기도 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어느 유명한 광고도 말했지만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예 그런 생각도 말도 꺼내지 않을 거란 나만의 생각을 해본다.

 

"어느 날 저는 숫자가 두려웠습니다. 나이를 세는 그 숫자 말입니다. 나날이 쌓여가는 하루하루가 더해져 세월이라 이름 지어진 그 아라비아 발명품"

 

이 말에서 많은 공감을 얻게 되었고, 그렇기에 생면부지의 만자씨가 결코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가 보다. 어릴때 친구들이랑 이름에 "자"를 붙여서 부를때가 있었다. 촌스럽기 그지없는 그 한자에 우리의 우정이, 정다움이 묻어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느끼게 된다.

 

삶을 살아가는 소소한 이야기들이 저자의 그림과 함께 잘 표현되어 있다. 화려한 문장이나 자극적인 소재가 아니라 지금의 만자씨 연령대라면 느낄만한,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이 느끼는 그런 이야기들이다. 또한 글과 함께 그려진 그림이 투박하여 더 좋다. 만약 화려한 여러 색채의 물감으로 유명하고 멋스런운 것들을 그렸다면 이야기와 괴리되는 느낌이 들텐데... 마칙 수묵화인듯, 먹에 찍어 거친 붓으로 그려낸 그림이 자연스러워 보여 좋다.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한적한 산골에서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는 만자씨와 두 남자의 이야기가 우리네 이야기처럼 소박해서 더욱 좋은 그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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