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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안네 - 60년 만에 발견한 안네 프랑크에 관한 새로운 이야기
베르테 메이에르 지음, 문신원 옮김 / 이덴슬리벨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전쟁을 경험하지도 않았고, 더욱이 학살이란 단어는 세계사에서나 들어본 말이다. 그렇기에 그런 아픔과 고난속에서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슬프고 안타깝지만 공감하기 힘든 것 또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일련의 일들에 대표적인 인물이 안네 프랑크이다. 안네가 아버지로 받은 일기장에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동안 쓰기 시작한 일기가 바로 그 유명한 '안네의 일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일기를 통해서 안네와 많은 유대인들의 고통, 처참함을 알게 되었고, 또한 그 가운데에서도 안네가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던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이처럼 안네의 일기를 통해서 그때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 왔다. 그런데 이 책 <굿바이, 안네>는 그런 안네와 함께 살았던 사람의 이야기이다. 저자는 혼돈과 고통의 시대에 암스테르담의 유대인 공동체 구역에서 안네 프랑크와 함께 자라났고, 베르겐 벨젠에서도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안네 프랑크가 겪었던 그 모든 것들을 저자 또한 겪은 사람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또다른 이름의 안네 프랑크인지도 모른다.
홀로코스트[Holocaust :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살아남은 저자의 생생한 증언은 그 자체로서 역사이기도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저 대략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그 진실을 그녀는 역사의 중심에서 온 몸으로 겪어낸 사람이기에 이 책 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안네의 일기에서 끝나버렸던 안네 프랑크의 삶이 계속된 이야기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안네의 일기를 통해서 우리는 그 당시의 암담한 현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속에서도 살아남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과연 그들이 지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지 말이다.
홀로코스트[Holocaust]라는 엄청난 일을 겪은 사람들이 그럼에도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세상의 많은 전쟁 피해자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흔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라 하여 결코 순탄치 못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일 것이다.
이 책은 전쟁 당시의 삶과 그 이후의 삶을 재조명하면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피해자들의 모습을 다시금 떠올려 봄으로서 역사적 진실이 시간에 묻혀 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 같다. 그렇기에 <굿바이, 안네>를 단순히 안네의 일기 속편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