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덩이 물고기 - 다른 시선으로 보는 힘
폴린느 팡송 지음, 마갈리 르 위슈 그림, 윤여연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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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제목을 보지 않고선 그 정체를 알기 힘든 분홍색 생명체(?)가 엉덩이 물고기라니 하니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너무나 궁금했던 작품이다. 어딘가 모르게 잔뜩 겁을 먹은거 같기도 하고 주눅이 든 것 같기도 해서 부자연스러운 표정이 더욱 그렇다. 

그리고 펼쳐 본 책속에서는 보통의 물고기들과는 달리 생김새가 엉덩이를 담아 다른 물고기들의 놀림감이 되는 엉덩이 물고기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당황스럽고 부끄럽기도 할 것이다. 이런 주변의 이야기에 엉덩이 물고기는 입으로 방귀 소리를 내고 다른 물고기들은 잘한다면서 웃고 즐기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정말 모두가 즐거워서 웃는게 아니라 본인들만 즐거운, 엉덩이 물고기에겐 굴욕적인 순간이였을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엉덩이 물고기는 친구들을 웃기고 싶지 않았고 자신도 평범한 물고기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결국 깊고 넓은 바다로 향하는 엉덩이 물고기는 그곳에서 이전과는 다른 바다 속 풍경, 자신처럼 다양한 생김새를 가진 물고기와 마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만난 물고기가 바로 치즈 물고기 스티븐이다. 사실 엉덩이 물고기도 다미앵이라는 이름이 있었다. 이상하게가 아닌 특별하게 생긴 치즈 물고기와의 만남을 계기로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되는 엉덩이 물고기다.

이후 펼쳐지는 이야기 속에서는 다미앵이 스티븐을 통해서 이상한 외모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것들에 생각하게 되고 둘은 이후 어부에게 잡히지만 평범하지 않은 외모 때문에 쓸모가 없을거라며 바다로 다시 버려져 살아남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타고난 외모를 성형으로 바꾸기도 하는 세상이긴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어쩌면 스스로가 가진 것들에 대해, 그리고 자존감과 자신감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실제로 이런 물고기가 있다면 식용에 관계없이 상당히 인기가 있을거란 생각이 드는 건 내가 너무 속물인건가 싶지만 다른 물고기가 다미앵을 보며 하트 모양이라고 말하며 지나가는 것처럼 결국 스스로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중요하지 않은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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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사용설명서 (15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 양장) - 부정적 감정을 다스리는 치유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외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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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감정사용설명서』는 독일의 최고 심리치료사들이 펴낸 책으로 출간된지 15년이나 지났다고 한다. 전 세계 10개국에 출판되어 무려 120만 독자들의 심리를 치유했다고 하니 이 분야에선 스테디셀러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 책에서 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부정적 감정을 치유하는 것이다. 사실 살면서 비관론자까지는 아니더라도 매번 긍정적일 순 없다. 비교적 걱정이 많은 편인 나 역시도 매번 비관적이거나 부정적이진 않지만그래도 살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생겨나는 순간들이 분명 있기 마련이고 때로는 그런 감정들 때문에 힘들 때도 많다. 그렇기에 과연 어떻게 보면 그런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궁극적으로 감정의 노예가 되지 않고 스스로 당당해짐과 동시에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있는지가 궁금했다.
책은 마치 심리치료를 받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이는 마치 실제로 심리치료사의 상담 과정을 담아낸 것 같은 담아내고 심리 처방전을 함께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여러 부정적 감정의 상황들이 예시로 소개되고 그런 감정들에 종지부를 찍거나 문제적 감정이나 상황에 대처하거나 제거하는 등의 방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데 먼저 그런 감정적 상황에 이르는 원인을 보여줌으로써 어떻게 보면 처방에 집중하기 보다는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과정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독자들로 하여금 일시적 문제 해결을 넘어서는 좀더 깊이있는 심리치료를 해주는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어떤 생각을 하면 그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부분도 알려주어 충분히 실천해봄직하고 어렵지 않다는 점에서 괜찮았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요즘 어떤 감정 때문에 힘든가를 진단해보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하는지를 부정적인 생각과 도움이 되는 생각 모두를 살펴보면으로서 전자보다는 후자로 내 생각이 향하도록 한다면 당장은 힘들더라도 조금씩 나아질거란 생각이 들어 내 감정의 정체를 알고 내 감정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는 방법까지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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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파이 살인 사건
앤서니 호로비츠 지음, 이은선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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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맥파이 살인 사건』는 흥미로운 설정의 작품이다. 아마도 많이 들어보았을 액자식 구성으로 작품 속에 이 작품이 다시 등장하기 때문이다. 먼저 이야기는 클로버리프 북스에서 편집자로 일하고 있는 수전 라일랜드로부터 시작되는데 그녀는 인기있는 추리 소설가인 앨런 콘웨이를 담당하고 있는 중으로 앨런 콘웨이가 쓴 <맥파이 살인 사건>의 초고를 읽고 있는 중이다. 

작품 속에선 색스비온에이번이라는 마을의 파이 홀이라는 대저택에서 메리 블래키스턴이라는 가정부가 죽은 후 장례식이 행해지고 있었는데 그녀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인물들이 의심스러운 가운데 대저택의 주인인 매그너스 파이까지 죽게 되자 결국 탐정이 이 사건에 등장하게 된다. 

탐정 아티쿠스 퓐트는 두 건의 살해 사건이 어떤 관련이 있는 것인가 싶었을 것이고 여러 사건 관계자가 대두되지만 그들 중에서도 주요 용의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수사선상에 오른다. 
여기까지만 보면 굉장히 흥미로운, 그리고 보통의 미스터리/추리소설에서 봄직한 전개다. 그런데 이 소설이 결정적인 순간을 목전에 두고 마무리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말이 누락된 것이다. 이에 수전은 출판사 대표인 찰스 클로버에게 급하게 연락을 하게 되지만 그와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 그런 가운데 놀랍게도 사라진 원고의 작가인 앨런 콘웨이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소설 속에서 발생했던 살인사건과 현실에서 원작자의 죽음이 사라진 원고를 깨닫는 기점으로 발생하고 결국 수전은 사라진 원고를 찾기 위해 작품 속 아티쿠스 퓐트처럼 사라진 원고와 앨런의 죽음을 추적하게 된다. 
굉장히 흥미로운 설정이다. 작품을 읽었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결말이 누락된 것을 알게 되자 곧이어 원작자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인데 이로써 원작자의 죽음에 대한 진실만큼이나 사라진 원고의 결말이 더욱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혹시 사라진 결말이 뭔가 현실 속 앨런의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일까?

자신이 담당하던 작가의 작품을 읽던 편집자에서 졸지에 사건을 추적하는 탐정이 된 수전이 마주하게 될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독자 역시 수전과 같은 입장에서 마치 유명 추리소설가의 초고를 읽다가 여기서 끊긴다고 싶은 마음에 결말이 뭘까 궁금해 알고 싶은 마음과 원작자에게 어떤 일이 생긴 것인가를 추적하는 사람이 되는 듯 하여 작품에 더욱 몰입하게 되는 상당히 매력적인 구조의 재미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수전은 사라진 원고를 되찾고 앨런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지, 초보 탐정의 활약이 궁금하신 분들은 『맥파이 살인 사건』을 통해 확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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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딕 × 호러 × 제주 로컬은 재미있다
빗물 외 지음 / 빚은책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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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언뜻 보면 참 예쁜 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보랏빛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만 『고딕 × 호러 × 제주』라는 제목과 만나면 어딘가 모르게 오싹해진다. 게다가 물 속에 뭔가가 있다. 그래서 과연 이곳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는 것일지 고딕, 호러가 제주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되는 작품이였다.

이 작품의 작가는 무려 7인이다. 그리고 그들이 ‘제주도’라는 키워드를통해 그곳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려보인다. 제주는 그 특유의 지역색과 문화, 그리고 방언이 존재하는 곳으로 한국 속의 외국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은데 그런 제주도를 탐방이라도 하듯이 환상적 공포와 현실이 어울어져 더욱 흥미를 자아낸다. 
또한 7편의 이야기에는 제주도의 각기 다른 7개 지역을 배경으로 하는데 이야기의 시작 전에 지도 상에 그 이야기의 무대가 표기되어 있어서 장소나 지형 등을 생각하며 읽다보면 이야기의 분위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것 같아서 좋았다. 

가장 먼저 나오는 이야기는 「말해줍서」는 빗물 작가의 작품으로 수연이라는 인물이 과거 자신이 살았던 제주로 다시 돌아온 후 함께 온 일행과 떨어지게 된 후 자신 앞에 나타난 한 여자아이를 통해 경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또 탐정 경원과 조수 기은이 의뢰인의 1억짜리 의뢰를 받아 시댁이 데려가 아이를 데려오기 위해 차귀도라는 무인도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너희 서 있는 사람들」이 나오며 이외에도 한때 많은 사람들이 했고 지금도 하는 사람들이 있을것 같은 제주 한달살이를 소재로 하고 있는데 한달살이는 누나가 하지만 누나가 집을 사겠다고 말한 뒤에 인우가 꾸는 기묘한 꿈과 누나에 대한 이야기가 「청년 영매-모슬포의 적산가옥」이다. 

과거 역사와 관련해서 나오는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는데 강제 노동과 일본군의 횡포를 그린 「등대지기」도 있고 제목이 낯설었던 「라하임」은 성지순례로 가게 된 곳에서 마주한 의외의 인물과의 이야기를 그린다. 마지막 K스릴러의 거장이라 부르고 싶은 전건우 작가님의 「곶」은 도로 공사 중 사라지는 공사 인부와 관련한 이야기로 계속 인부가 사라지자 공사 측에서 자문 위원인 김 교수와 그의 제자인 차훈을 제주로 보내는데 문제의 장소에서 차훈은 뜻 밖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어딘가 모르게 차훈이 오기만을 기다린 건가 싶은, 결국 차훈이 와야 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하면서 과연 이들 앞엔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졌던 이야기다.

똑같은 제주지만 7개의 장소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기묘하고 환상적이며 무섭기도 한 그런 이야기들을 담아내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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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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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노자는 내일 지구가 멸명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그 분이다. 요즘은 이런 말이 쓰이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이런 류의 명언이 유명해서, 명언이 퀴즈로 나오기도 했고 아예 이런 명언만을 모아 출간한 책도 인기였던 기억이 난다. 

그런 『스피노자의 진찰실』은 과연 어떤 곳일까? 철학자와 의사의 결합이 다소 낯설지만 이 책의 저자가 그 유명한 『신의 카르테』의 작가 나쓰카와 소스케의 신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왠지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기대감이 커질 것이다. 

작가는 현직 의사라는 점에서 전작 시리즈가 상당히 인기였고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직업적 특성이 잘 묻어나면서 ‘사람의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이보다 더 철학적인 주제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들어 일견 작품이 제목이 이해가 되었던것 같다.
현역 의사이자 작가인 나쓰카와 소스케는 실제로 나가노현에서 의료계에 종사하고 있고 이번 작품에서는 마치 자신의 분신 같은(?) 마치 데쓰로가 등장한다. 작품 속에서는 교토의 하라다 병원의 내과의사인데 어느 날 아들을 혼자서 키우던 여동생의 죽음을 계기로 도심의 병원을 떠나 작은 동네 병원으로 가게 되고 대학병원에서도 꽤나 실력이 있었던 이유로 대학병원의 부교수는 미나미라는 의사를 데쓰로에게 보내서 연수를 하도록 한다. 

마치 우리가 감동, 휴먼 의학 드리마의 전형적인 스토리 같은 느낌도 든다. 실력파이나 어딘가 모르게 정통파는 아닌 다소 괴짜 같은 분위기의 의사, 그런 의사에게 배움을 청하러 온 경력이 낮은 의사가 베테랑에 가까운 의사의 실력을 처음에는 의심하지만 그 의사와 함께 지내면서 그 사람의 진면목을 알게 된다는 뭐 그런 이야기 말이다. 
그런 가운데 데쓰로가 동네 병원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은 고령으로 곧 죽음을 앞둔 환자들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만난 의사가 데쓰로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는 가운데 미나미를 데쓰로에게 보냈던 부교수 하나가키로부터 어느 날 급한 연락이 도착한다. 

대학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어린 환자의 병세가 위급해 데쓰로가 와서 수술을 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런 하나가키의 부탁에 결국 환자를 구하는 일이기에 받아들이는 데쓰로지만 그에겐 한 가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작품은 몇 년 전 국내에서도 방영되어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낭만낙터 김사부>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응급실과 동네 병원이라는 점은 차이가 있지만 김사부의 캐릭터가 많이 떠올랐던 점은 어쩔 수 없었던것 같고 그래도 이런 류의 내용은 언제 봐도 감동이라 어딘가 모르게 『신의 카르테』를 떠올리게도 만들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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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배선숙 원더우먼 2024-12-07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김사부가 오버랩되더라구요

gazahbs 2024-12-07 23:33   좋아요 0 | URL
여러모로 많이 그런 느낌이 들긴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