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평점 :
지구 종말, 특히나 우주에서 날아오는 소행성과 지구 충돌로 인한 지구 멸망을 다룬 이야기는 낯설지 않다. 그런 상황에 대한 대책도 다양하다. 석유 시추를 하는 사람들을 우주로 보내 소행성을 파괴하고자 하기도 하고(영화 아마겟돈), 아예 지구 대체 행성을 찾기도 한다. 아니면 일부는 요새 같은 곳을 만들어 살아남을 궁리를 하기도 하는데 이번에 만나 본 『헤르메스』에서는 지하 3천 미터의 실험 도시를 만들어 미래에 있을 소행성 충돌에 대비해 살아갈 수 있는 미래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과연 이런 발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 작품 속에선 현재 시점으로부터 약 25년 전쯤인 서력 2029년에 거대 소행성JA1과의 충돌로 지구 멸명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전세계가 패닉에 빠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다행히도 소행성이 궤도를 바꿔서 충돌은 피했지만 이때부터 사람들은 언제 또 이런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되는데 이때 세계적인 부호인 윌 영맨이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가진 재산을 소행성의 충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지하 대피소를 건설하는 일명 '지오 X(GEO-X) 계획'을 발표하고 일종의 시뮬레이션 차원에서 13년의 시간을 투자해 소규모의 실험 지하 도시(eUC 3)를 건설하게 된다.
대략 10년 동안을 오롯이 지하 3천 미터에 존재한 eUC 3에서 살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의 모든 일들을 관찰하고 데이터화해서 인간의 심리나 행동 등을 예측하고 대비한다는 것인데 자급자족까지 가능한 지하 도시, 거액을 보상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자가 넘쳐 나고 서력 2024년에 각종 심사를 통해 선발된 2천 7백 명의 실험 참가자들이 eUC 3에 입소했고 이제 곧 그 10년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 놓여있다.
주인공 세라는 심리 상담사로서 일종의 의료 스태프로 여기에 참여했고 세라 외에도 여러 업무를 담당하는 스태프가 있으며 이들에게도 거액의 보상금이 주어진다. 특히나 세라는 실험 참가자들과 함께 eUC 3에 거주하는 조건이기에 더 큰 보상이 주어질 예정이다.
그렇게 실험 종료를 얼마 앞둔 시점, 마지막 휴가를 끝내고 한 달 만에 eUC 3로 돌아 온 세라는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한다. 현재 남아 있던 사람들 중 절반에 가까운 239명에 달하는 실험 참가자들이 험이 종류된 이후에도 eUC 3를 나가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는 엄연히 eUC 3에 입소할 당시의 계약에 어긋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실험 종료 후 받은 거액의 특별 보상금과 자신들이 주장하는 2년 더 거주하는 동안의 일종의 연봉 같은 돈도 받지 않겠다고 한다.
과연 이들은 갑작스레 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일까? 그들 중 대표격이라는 곤노 유카리라는 여성은 세라와 동갑으로 같은 나이에 소행성 충돌 위기의 공포를 경험한 바 있는데 그녀는 소행성 충돌이 진짜 일어날거라 믿고 있다. 과연 그것은 진실일까 아니면 그들이 암흑 실험에서 마주한 환상일 뿐일까?
결국 사측과는 협상 끝에 희망자에 한 해 2년 체류 연장이 결정되고 원치 않는 사람들은 모두 실험이 종료되는 때에 eUC 3를 나가게 된다. 당연히 세라도 거액의 보상금을 받고 그토록 바라던 지상으로의 퇴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셔틀만 타면 되는 상황, 세라는 셔틀 안으로 발을 들이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무엇이 세라로 하여금 그 결정을 망설이게 하는 것일까?
결국 세라는 셔틀 탑승 직전 발길을 돌려 239명의 실험자와 함께 남기로 하는데... 그렇게 해서 실험자 239명 + 스태프 1명까지 총 240명의 사람들이 eUC 3에 남게 되고 이들은 이후 eUC 3를 '헤르메스'라고 부르게 된다. 그리고 4개월 후 이들과 지상의 통신이 단절되는데...
과연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갑작스레 마음의 결정을 바꾼 세라에겐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었던 것이며 곤노와는 어떤 관계인 것일까?
생존 실험을 위해 시작된 지하 3천 미터 지하 도시에서의 자급자족 생활이 어떻게 진행될지, 이들 240명에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지 그 결말이 너무나 궁금해지는 작품, 『헤르메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