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레시피 - CIA요리학교에서 만들어가는 달콤한
이준 지음 / 청어람메이트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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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뉴욕이란 단어에 더 마음이 갔던 게 사실이다.
왠지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바쁘게 거리를 뛰어 다니는 뉴욕커를 떠올리게 하는 살아있는 도시, 이 담에 꼭 한번 살아 보고픈 도시, 뉴욕.
잊어 버린, 묻어 버린 꿈을 향해 다시 나아가자는 멘토가 가슴에 너무나 와 닿았다.
그래서 기쁜 마음에 뉴욕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을 안고 읽었다.
하지만 이 책 어디에서도 난 뉴욕을 만나지 못했다.
굳이 이 책의 제목에 뉴욕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의미를 모르겠다.
단지 저자가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근거지로 뉴욕을 택해서 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전반적으로 책의 내용을 보면 요리 얘기가 90%이다.
말그대로 제목은 <뉴욕 레시피> 인데, 뉴욕은 없고, 레시피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저자가 세프를 꿈꾸는 사람이니 요리얘기가 주가 되는 건 맞는 말이겠지만, 제목은 마치 뉴욕을 요리하는 것마냥 적은 건 사실이잖는가.
책의 처음과 끝까지 저자가 The CIA에서 약 20개월에 걸쳐 다양한 수업과 과정을 통해서 요리사의 길로 한발짝 나아가는 모습과 그와 더불어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습들을 얘기하고 있다.
주된 내용이 The CIA의 커리큘럼 얘기이고, 중간 중간 자신이 파티의 세프로서 활약한 내용과 그 파티에 요리한 음식의 레시피에 대한 소개이다.
우리가 평소에 알기 힘든 분야인 요리, 특히 요리사의 세계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은 새롭긴 했다.
하지만 그 분야의 관련인이나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은 불특정 다수인의 관심을 끌기에는 조금 약한 면이 있는 듯 하다.
처음 들을 법한 용어들은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긴 하다.
그 점은 감사히 생각한다.
하지만 뭐랄까?
모든 것들이(요리마저도) 말로서 설명해 놓은 듯한 느낌이여서 글 속에서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고나 할까?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저자가 The CIA에서 겪는 그리고 그 밖에서, 특히 뉴욕에서 겪는 일들에 대해서 대개가 피상적으로 서술된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2010년 10월에 수료하고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5개월가량의 기간이 짧았던 걸까.
저자는 The CIA의 커리큘럼에 따른 수업과정을 서술한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자신만의 진솔함도 크게 와닿지 않는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에 유학가서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그 꿈의 한 과정을 통과하기까지 저자가 실로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는 이런 내용이 자세히 실리지도 않았다.
난 적어도 The CIA의 커리큘럼이나 지원방법, 나아가 최소한의 The CIA에 대한 정보 정도는 부록이나 여분의 페이지에 소개해 줄 거라 생각했다.
이 책은 The CIA에 대한 소개도 아니며, 저자의 꿈을 담았다고 하기엔 다소 약하며, 특히 뉴욕 레시피라고 이름 짓기엔 여러모로 무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의 노력이나, 생활적인 면을 더 부각했더라면 훨씬 나은 레시피가 되었을 한 권의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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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미
구병모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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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순간에 다른 존재로 다시 태어난 한 남자, 바로 곤의 이야기다.
세상에서 실패하고, 인생서 좌절한 한 남자가 네다섯살쯤 된 남자아이를 안고 한밤 중 이내촌의 호수에 투신한다.
이내촌에서 쭉 인생을 살아 온 한 할아버지가 한밤 중 그 소리를 듣고 나오게 된다.
그러다 물속에서 솟아 나온 아이를 건져 내게 되고 할아버지는 자신의 외손자(강하)에게 업혀 그 남자아이를 데려오게 된다.
그런데 그 아이의 양귀 뒤로 상처가 나 있다.
바로 아가미인 것이다.
그날 이후 아이의 이름은 곤이다.
아이의 아버지는 시체로 발견되고, 차츰 그 사건이 기억 속에서 묻혀 시간이 흐를수록 곤의 몸은 물고기화되어 간다.
아가미는 물론, 지느러미, 몸위에는 비늘까지 생기는 것이다.
단조롭지만 나름 자신들만의 평화를 유지하던 세사람에게 할아버지의 딸이자, 강하의 어머니 이녕이 오면서 셋은 돌이킬 수 없는 각자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 이야기는 사고로 강물에 빠진 여자를 구해준 곤의 이야기를 여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게 되고, 이 이야기를 본 강하가 그녀와 만나서 곤의 이야기를 들려준 뒤, 그녀가 다시 곤에게 강하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식이다.
처음 글을 읽기 전에는 공상과학 소설이나 스릴러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지극히 세상으로 부터 소외된, 낙오자라든가 실패자라고 불리만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죽음의 순간 아가미라는 퇴행기관으로 인해 오히려 새로운 생명을 얻게 된 남자를 중심으로 세상으로부터 버림받고, 실패한 인생들이 겪는 이야기이다.
보통의 사람과 전혀 다른 모습에도 강하와 할아버지가 곤을 자연스레 받아 들일 수 있었던 건 아마도 그들은 곤이 가진 아가미를 자신들 역시 가지고 있는 어떤 인생살이의 상처의 하나로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강하는 할아버지와 곤에게 모질게 대하는 듯하지만, 이는 그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가 끝까지 할아버지를 지키고, 곤을 지키려 했던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기 때문이다.
곤이라는 이름 역시도 그런 강하가 지어 준 이름이다.
[장자]의 첫 장에 나온다는, '북쪽 바다에 사는 커다란 물고기, 그 크기는 몇천 리나 되는지 알 수 없는데 그 이름을 곤이라고 한다…….'(p.180)
가장 먼저 곤에게서 아가미를 발견하고 그 당시 읽고 있던 장자의 첫장을 기억해서 가장 잘 어울리겠다고 지어 주고선 정작 자신은 한번도 부르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언젠간 떠날 것이 두려웠을까. 아니면 곤을 잃는다는 것이 두려웠을까.
많은 것을 잃어 보았기에 그 경험을 해 보았기에, 말하진 못했지만 다시 두려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곤을 떠나보내며 "그래도 살아줬으면 좋겠다."고 한 말 속에는 그의 모든 마음들이 담겨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곤이 소중한 사람을 찾아서 다시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다는 말이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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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올리언스에 들이닥친 좀비 미국 현장 학습 미스터리 4
스티브 브레즈노프 지음, C. B. 캥거 그림, 이지선 옮김 / 사람in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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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미국 각 주의 유명한 도시들로 현장학습을 떠나서 겪게 되는 미스터리한 일들을 주인공 4인방이 해결한다는 형식의 이야기다.
이번에 주인공인 초등학생 단짝 네 명이 현장 학습을 떠난 미국의 유명한 도시는 바로 재즈의 본고장이자, 2005년 카트리나의 피해로 세계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뉴올리언스 다.
캣, 에그, 껌, 샘이 도착한 첫날 단짝 4인방이 묵게 될 배를 개조한 호텔의 식당에서 좀비가 나타나는 사건이 발생한다.
그 뒤 이들이 찾아간 선물가게에서 다시 부두교 주술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4인방은 이 일들이 같은 반인 안톤 일당이 저지른 일이라고 의심하게 되지만, 나중엔 관광차 찾은 자동차 경주장에서까지 안톤마저 목숨의 위험을 받게 되자 뭔가 일이 일어 나고 있다고 직감하게 된다.
그러던 와중에 배 호텔에서 만난 식당 주인의 아들 딜과 친해지면서 4인방은 점점 더 사건의 실마리를 접하게 된다.
결국은 4인방의 기지로 경제적 이익을 노린 그들의 가이드 이기도 한 스텔라 아주머니의 소행임이 밝혀진다.
전체적인 스토리는 이러하다.
이 책은 처음 주인공 4인방에 대한 프로필이 간략하게 나오고, 뉴올리언스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이를 해결하는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사이사이에 뉴올리언스에서 유명한 것들과 유명 관광지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그 다음엔 저자와 그림을 그린 작가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책 속에서 나온 다소 어렵다고 판단되는(어떤 기준에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단어들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리고 현장학습이라는 컨셉에 맞게 뉴올리언스로 현장학습을 다녀 온 주인공 카탈리나 듀란(캣)의 현장학습 체험 보고서(정도라고 하자.)가 나온다.
이 부분은 캣의 보고서를 통해서 실상은 저자가 뉴올리언스라는 도시에 대한 간략한 개요 정도를 설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여기엔 정말 선생님이 첨삭지도하는 형식으로 빨간펜으로 글을 적어 놓기까지 했다.
다음엔 뉴올리언스의 풍경들에 대한 사진과 사진에 대한 부연 설명이 적힌 페이지가 나온다.
좋은 경치(미시시피 강의 풍경), 유명한 것(재즈에 대한 사진, 부두교 관련 사진,마르디그라 축제 등 ), 유명한 관광지(오듀본 자연 연구소, 세인트 루이스 성당, 프렌치 쿼터)에 대한 것들 말이다.
그리곤 끝으로 이 책을 통해서 나만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 내가 주도적으로 추리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전체적으로 스토리가 조금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건이 일어 났을 때는 흥미로워지는데, 그 사건을 해결하고 해결되는 과정의 개연성이 조금 부족하고, 흥미가 조금 떨어지는 게 아닌 가 싶다.
아이의 입장에서 보기에도 조금은 스토리의 반전이 약한 것 같다.
그리고 뉴올리언스에 현장학습을 갔는데, 도시에 대한 설명이나 그 도시에 대한 학습적인 부분은 실상 잘 표현이 안 되어 있고, 마지막에 그냥 사진 정도로 첨부한 게 다 인 것 같아서 아쉬웠다.
본문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면서, 말 그대로 4인방이 현장학습한 현장 사진을 마지막에 몰아서 실을 것이 아니라, 그 해당 페이지의 이야기들과 함께 실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아무리 아이들의 수준이라고 고려해 봐도 전체적으로 내용면에서 본질적인 부족함이 엿보여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인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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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드 한국사 1 - 고조선과 여러 나라 역사로드 한국사 1
최금락 글, 문성기 그림, 페이퍼100 기획, 전국초등사회교과 모임 감수 / 타임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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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로드 한국사 1] 는 전쟁과 자연 파괴로 훼손된 지구를 리셋시킬 것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우주에서 온 은하계 관리자 '미래' 소녀가 우연히 은행에서 만난 '바람'이라는 소년과 역사 선생님을 꿈꾸는 역사학도 '이슬'과 함께 시간을 여행을 통해 한국의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학습만화다.
한국사를 여행을 통해서 과연 인간이 지구를 리셋시켜야 할 만큼 잔인한 존재인지를 알아감과 동시에 한국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간다는 것이 전체적인 맥락이다.

책을 보기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역사로드 한국사 1] 는 요즘 학습만화업계에서 최고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Why? 와이 한국사]와 비교가 많이 될 것이라는 개인적 생각을 했다.
실제로 책을 읽을면서도 여러모로 구성이나 전체적인 흐름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Why? 와이 한국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역사로드 한국사 1] 의 강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

첫째 : 2011학년 1학기 부터 적용된 개정 초등 교육과정 '사회과' 를 잘 반영함과 동시에 실제로 교과서의 내용과 [역사로드 한국사 1] 의 내용을 연계시켜서 볼 수 있도록 책 마지막에 표시가 되어 있다.
예를 들면 [역사로드 한국사 1][고조선과 여러나라] 는 <사회 5학년 1학기 1단원 - 하나 된 겨레 : 3. 삼국의 성립과 발전> 부분에 속하는 내용이다.

둘째 : [역사로드 한국사 1] 는 역사라는 장르의 특성에 걸맞게 한국사의 흐름을 우리나라 역사의 시초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구분이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각 시대별 사회/정치/경제/문화/생활상에 대한 전반적인 얘기를 함과 동시에 한국사와 동시대의 세계사에 해당하는 역사적 서술로 부가적으로 첨가되어 있어서 역사데 대한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위와 같은 책 속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역사라는 쉽지 장르에 만화를 입혀 아이들이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쉬우며, 동시에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미와 정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은 훌륭한 케이스이다.
전체적으로는 그림으로 나타냈지만 실제 표현상 필요한 역사적 사료부분에 대해서는 실제 사진 이미지를 사용하여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런 사진 이미지가 거의 대부분에 쓰여져 있지만 그림으로만 그려져 있는 부분도 상당부분 있기에 아쉬웠다.
역사라는 분야는 무엇보다도 사실과 정확한 정보전달이 중요한 장르인데, 아무리 비슷하게 그린다고는 하나 사진 이미지와 그림 이미지는 확실히 다르기 때문이다.

셋째 : 이 책을 쓰고, 이 책을 그린 저자는 분명 전문 작가이다. 하지만 내용에 대한 콘텐트를 제공하고 감수를 한 사람들은 현직교사들이다. 우리 아이들을 실제 가르치는 현직 교사들이 참여했다는 점은 이 책의 교육적 목적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넷째 : 바로 앞선 내용을 다시 한번 요약 정리한 부분이다.
만화의 특성상 읽다보면 흥미나 재미에 치우친 나머지 핵심인 학습내용에 다소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우려가 있다. 그런 점에서 [역사로드 한국사 1] 는 만화 속에 흩어져 있는 한국사의 내용을 4페이지에 걸쳐서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를 해 두었다.
전체 내용을 간략하면서도  보기 좋게 정리해 둠으로써 차후 복습을 위해서도 도움이 될 듯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요한 또 한가지는, 요즘 전체적인 물가에 비교해 본다면 이 정도의 분량과 내용, 구성, 재질 등을 고려할 때 저렴하다고 볼 수 있는 책값이다.
앞으로 전 10권에 걸쳐서 시리즈로 나온다고(2권은 시판 중) 하니, 나머지도 함께 사 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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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습니다
사쿠라 토모코 지음, 이정원 옮김, 이모토 요코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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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속 늑대는 어떤 모습일까?
<양치기 소년> <아기 돼지 삼형제> , <빨간 모자>,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등등.
대부분의 동화 속 늑대는 악역 전문 캐릭터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정말 늑대는 나쁘기만 할까?
늑대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 억울해하진 않을까?
<개미와 베짱이> 라는 책 한편으로 우리의 베짱이는 천하의 게으름뱅이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다.
이렇게 "베짱이 = 게으름뱅이" 라는 수식처럼 우리 아이들에게 늑대도 나쁜 동물이라고 인식되고 있다.
그저 동화한편에 뭘 그렇게 과민반응하냐고 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가치관이 완전히 자리잡지 않은 아이에게 성실성, 근면함, 정직함, 형제간의 우애 등등을 가르치기 위해 의도적으로 늑대를 나쁜 캐릭터화 시킨 것은 또 다른 문제가 되진 않을까?
아이들은 자연스레 이런 책들을 통해서 이야기의 교훈 뿐만 아니라 그 동물의 특성들도 알게 모르게 머릿속에 인식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짓고 읽어 주고, 이야기 해주던 동화들이 실제론 아이에게 외모에서 풍기는 편견과 소수의 개체가 마치 그 전부를 대변하는 것에 대한 오류를 이 책은 직시하고 있다.
실로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발상이다.
모든 관계에서 쌍방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야기는 분명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여러 동화 속에 나온 늑대들은 분명 그다지 착한 캐릭터는 없다.
말 그대로 동화계의 악역 지존인 것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일 뿐이라는 것 또한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 줘야 한다.
실제로 <친구를 찾습니다> 에 나오는 아기 늑대는 다른 동화속의 고정화된 캐릭터로 인해서 친구가 없는 외톨이다.
친구랑 재밌게 놀고 싶지만 동화 속에서 만들어진 자신의 이미지 때문에 친구를 사귀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숲속에서 아기 늑대는 친구 사귀기 위해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노랫소리를 듣고 다른 동물 친구들이 올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나랑 같이 놀 친구, 여기 붙어라! 여기 붙어라!"
실제로 늑대의 노랫소리를 듣고 토끼, 돼지, 여우, 너구리가 나타난다.
하지만 숨어 있는 늑대가 자신의 외모를 하나 하나 말하자, 처음엔 자신들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여기며 기뻐하던 친구들은 그 모습이 결국은 늑대라는 걸 알고 놀라게 된다.
늑대는 친구들이 여전히 기뻐하는 줄 알고 나오지만 다른 동물들은 늑대가 무서워 거짓으로 아프다고, 다쳤다고, 목이 마르다고 말한다.
늑대는 정말 걱정되는 마음에 어디론가 쏜살같이 달려간다.
이 틈에 다른 동물들은 다행이라 여긴다.
하지만 다시 나타난 늑대가 물을 가져오고, 나뭇가지로 바람을 만들어 주고, 나무로 목발을 만들어 주자 처음엔 두렵고 어떨떨해 한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자 늑대가 정말 자신들을 걱정해서 그런 것이라 알고 늑대에게 가졌던 편견을 벗어 버리게 된다.
그리고는 진심으로 사과하고 늑대와 친구가 되어 같이 놀게 된다.
늑대는 너무 기뻐서 울음을 터뜨리고 친구들이 다독여 주며 같이 신나게 놀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우리의 머릿속에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던 늑대의 이미지 때문에 늑대는 오히려 상처받고 외톨이가 되었다.
작가는 이런 모순적인 모습을 정확하게 꼬집고, 이를 통해 누구든지 다른 이들로 인해서 정형화된 이미지를 통해 상처받을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한다.
아이들에게도 늑대가 나쁜 동물이라고만 말 할 것이 아니라 이런 식의 좋은 면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누구라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해받고 관계에서 배척된다는 것은 상처가 될 것이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히려 <양치기 소년> <아기 돼지 삼형제> , <빨간 모자>,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등등과 함께 <친구를 찾습니다> 도 읽어 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연히 보게 된 책이지만 그 가치는 훌륭한 책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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