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랍 속의 꿈 일본문학 컬렉션 5
다자이 오사무 외 지음, 안영신 외 옮김 / 작가와비평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문학 컬렉션의 다섯 번째 시리즈인 『오래된 서랍 속의 꿈』은 이전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를 선보인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집 같은 보다 서정적이면서도 교과서에 실릴만한 교훈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환상적인 이야기들이라고 하는데 많은 작가들의 단편집을 모은 작품집인만큼 다양한 스토리를 만나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기도 하다. 

 

총 8인의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집으로 익숙한 이름이 보여서 반갑기도 하고 다소 낯선 작가의 글은 이번 기회를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된것 같아 더욱 큰 호기심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나 『인간실격』이라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잘 알려진 다자이 오사무의 색다른 분위기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던 점은 더욱 의미있게 느껴지는데 「텃밭의 속사정」이라는 제목 아래 텃밭에서 사는 다양한 식물들의 항변과도 같은 자기 주장이 마치 식물을 의인화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것 같아 묘한 느낌이면서 대표작과는 너무 다른 분위기라 새삼 작가가 달라보일 정도이다. 

 

 

남다른 코를 가지고 있어 상처받은 자존심 때문에 괴로워하는 젠치 나이구라는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코」라는 작품도 흥미롭고 네우리 부락의 샤크라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의 이야기를 나카지마 아쓰시의 「호빙(狐憑)」은 일종의 빙의, 그 부족에서 말하는 신들린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다.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 존재인 인어에 대한 이야기로 단편환상소설이라 불러도 좋을 오가와 미메이의 「빨간 양초와 인어」는 인어가 인간이 사는 세상(동네)에 대해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이 임신한 아기(인어)를 낳기 위해 육지 근처로 가고 해안가 마을에 사는 노부부가 아기(인어)를 발견하고 가엽게 여겨 데려와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아리시마 다케오의 「포도 한 송이」는 서양 물감이 너무나 갖고 싶었던 한 아이 결국 반의 다른 아이의 서양물감을 몰래 가져가고 이것을 들키게 된 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아이의 걱정과는 달리 나름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 다행이다 싶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처럼 8인의 작가가 펼쳐보이는 단편들은 그 이야기의 소재가 정해진 것이 아니여서 마치 어느 하나로 묶을 수 없는(분류하기 힘든) 일본문학을 자유주제이자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분위기의 작품들로만 이 다섯 번째 시리즈에 다 모아 놓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 책은 잘 차려진 뷔페 같은, 그래서 어떤 단편을 먼저 읽어도 각각의 이야기에 서로 구애받지 않아 그만의 매력을 만나볼 수 있는 단편 모음집이기도 하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
앤 그리핀 지음, 허진 옮김 / 복복서가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흔히들 어른들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다 풀어내면 대하드라마 한편이라든가 책이 10권이라는 식으로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모리스 씨의 눈부신 일생』를 보면서 딱 이런 생각이 들었다. 표지 속 백발의 노인이 잔을 손에 들고 앉아있는 모습, 이야기 속의 모리스 씨가 이런 모습일거란 생각이 들게 하면서 마치 내가 그의 앞에 앉아 그의 파란만장했던,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있는 삶과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드는 그런 작품이다.

 

2년 전 아내 세이디와의 사별한 모리스 씨. 아내는 자던 중 조용히 영면에 들었고 모리스 씨는 아침에 일어나 평소와 다름을 통해 아내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모리스 씨가 근처에 있는 호텔의 바에 앉아서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했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 그들에게 건배를 바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자신에겐 너무나 남다른 의미가 있었던 토니를 비롯해 사산한 딸 몰리, 처제 노린과 아들 케빈, 그리고 마지막은 아내 세이디까지.

 

지금의 모리스 씨의 인생이 있기까지 어떻게 보면 회한으로 남아있을지도 모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참 쉽지 않았을 삶이고 또 한편으로는 쓸쓸하고 외로워 보이기도 한다. 이제는 자신의 곁을 모두 떠나버린 사람들, 그리고 마지막에 홀로 남은것 같은 모리스 씨의 독백 같은 그 서사가 더욱 그러하다. 

 

여기에 어린 시절 자신과 어머니를 괴롭혔던 돌러드 가와의 악연도 소개되는데 마치 그에 대한 복수를 하듯 돌러드 가의 보물 같은 금화로 인해 맺어지는 그 악연이 그려지기도 한다. 게다가 두 집안의 상황이 역전되는 것 역시나 묘하게 다가온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다섯 명 중 유일하게 살아있는 아들 케빈에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열심히 살았지만 돌이켜보니 후회로 남은 순간들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하고 그때 이랬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들은 결국 그가 이 글 전체를 통해 던지는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 후회하지 않는 삶이란 없겠지만 그 후회를 덜 할 수 있는 삶을 살라고 말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억 속의 유괴 붉은 박물관 시리즈 2
오야마 세이이치로 지음, 한수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사건의 재수사를 실시한다.'

 

붉은 박물관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인 『기억 속의 유괴』이다. 범죄 자료관은 2차 대전 이후 경시청 관내에서 일어난 형사사건과 관련한 내용들을 보관하고 형사사건의 조사와 연구 및 수사관 교육에 활용하는 시설인 범죄 자료관. 이는 런던 광역 경찰청 범죄 박물관을 모방하여 만든 것으로 건물이 붉은 벽돌이여서 '붉은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이곳은 일명 한직으로 불리는 곳으로 현재는 관장인 히이로 사에코와 수사1과의 형사였다가 실수로 인해 범죄 자료관으로 좌천되어 온 부하직원인 데라다 사토시만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토시가 설녀라고 부르는 히이로 사에코는 비사교적인 성격이나 추리 능력이나 범죄 분석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히 능력이 있어 보인다. 

 

 

1권에서 범죄 자료관의 자료를 보고 재수사를 했고 범인을 밝혀냈던 사건만 다섯 건이다. 2권에서는 역시나 사에코의 재수사 실시를 통해 수사에 착수하는 사건은 5건이다. 그중 「황혼의 옥상에서」는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2학년 여학생의 타살 사건이며 「연화(連火)」는 연쇄방화사건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친다. 「죽음을 10으로 나눈다」토막 사체로 발견된 한 남자, 그리고 남자가 살해되던 날에 아내까지 죽었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다. 

 

「고독한 용의자」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가진 살인자의 비밀을 밝히는 이야기이며 마지막이자 표제작이기도 한 「기억 속의 유괴」는 사토시의 친구인 나오토가 자신이 다섯 살 때 당했던 유괴 사건의 진실이 궁금해 사토시에게 재수사를 의뢰하는 이야기다.

 

 

히이로 사에코는 비록 사교성은 현저히 떨어지는 관장이지만, 사건을 읽는 눈은 천부적이다 싶을 정도로 추리력도 뛰어나다. 여기에 유일한 부하직원인 데라다 사토시는 과거 수사1과의 직원이였던 실력을 발휘해 그녀 곁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일본판 '콜드 케이스'가 아닐까 싶은 미제로 남겨진 사건들을 재수사를 통해 밝혀내는 과정이 짜임새있게 그려지는데 문제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할 수 없는 사건들이 있다는 점에서 사건은 해결 되었지만 뭔가 처벌하지 못하는 그 미묘한 상태가 아이러니하게도 느껴진다. 

 

각 단편은 도입부가 사건이 발생하던 시점에서 진행되고 이후 현재의 시점으로 돌아와 과거의 사건 속 진범과 범행 동기와 상황 등을 추리하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독자들은 작품을 읽으면서 자신도 그 사건들을 추리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란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하며 충분히 더 많은 시리즈로 출간될 수 있을것 같아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TAKEOUT 유럽예술문화』에 이은 두 번째 TAKEOUT 시리즈는 바로 유럽 문명사를 다룬  『TAKEOUT 유럽역사문명』이다. 지식 바리스타라는 말도 꽤나 흥미로운데 유럽의 역사와 문명을 보다 쉽게, 그러면서도 현대인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이 엿보이는것 같다. 

 

유럽 문명사이지만 전체 시대를 담아냈다기 보다는 고대부터 중세, 그리고 근대 즈음까지라고 보면 좋을것 같다. 24가지의 이야기 속에는 흥미로운 유럽의 역사와 문화가 담겨져 있는데 역사적 자료까지 더해져서 책을 읽는 독자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구성되어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는 대목이다. 

 

이런 내용의 책을 쓴 저자이기에 뭔가 이런 쪽으로 관련이 있는게 아닐까 싶지만 사실 저자는 광고대행사와 관련이 있으며 평소의 관심사가 반영된 책이 아닐까 싶다. 

 

이야기의 시작은 유럽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종교와 신화이며 흥미로운 점은 광고대행사에서 일해서인지 기독교라는 종교를 마케팅과 연결지어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이다. 기독교가 그리스와 로마신화에 비해서 늦게 출발했음에도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요즘으로 비유하자면 다양한 방식의 마케팅이 성공적이였기 때문이라고 말하는데 그 법칙에 따라 나열된 내용들을 보면 종교를 상업적으로 보는 것 같아 좀 그렇지만 교리라든가 기독교의 특징과도 잘 맞물려 흥미로운 부분이였던것 같다. 

 

특히 21세기에 여전히 종교로 인한 갈등을 넘어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마주하는 유럽의 종교와 관련한 내용은 좀더 의미있게 볼 수 있는 부분이며 탐험과도 같은 항해에 대한 이야기는 현대인들이 하는 여행과는 완전히 다른 의미에서 역사적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역사와 문명을 이야기함에 있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유럽 각지의 나라들과 도시들에 대한 이야기는 지도와 관련 사진 자료 등을 통해서 이해를 돕고 있고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건축과 도자기와 관련한 내용도 실려 있어서 더욱 흥미롭게 본 책이였다.

 

책을 보면 저자분의 관심사가 상당히 폭넓고 또 관련 내용에 대해 깊이있는 지식을 보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아직 두 권의 시리즈가 출간된 상태이나 더 많은 시리즈가 출간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잘 쓰여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스
캐런 조이 파울러 지음, 서창렬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제로 에이브러햄 링컨 미국 대통령은 1865년 4월 15일에 워싱턴 D.C.의 포드 극장에서 존 윌크스 부스에게 암살당하게 되는데 그의 위대한 업적을 생각하면 아마도 존이라는 사람은 대역죄인이 되지 않았을까? 역사 속 악명 높은 암살자 중에서도 앞순위에 이름을 올릴것 같은데 사실 존 F. 케네디 역시 암살을 당했고 링컨 역시 암살을 당했지만 피해자가 워낙에 대단한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암살자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억하는 바가 없었는데 이번에 만나 본 『부스』라는 작품은 바로 그 존 윌크스 부스의 가족사, 부스 가문의 이야기를 할아버지와 부모님, 그리고 형제자매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 본다. 

 

무려 소설장르라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19세기 미국을 배경으로 하면서 당시 노예제 폐지를 둘러싼 남북전쟁이 있던 때라는 점에서 마치 역사기록 같은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작품은 1822년 한 가족의 가장이자 셰익스피어 배우로도 유명세를 떨쳤던 주니어스 부르터스부스라는 배우가 숲속에 보금자리를 잡고 살면서 무려 열 명의 아이를 낳고 시대가 시대였던지라 일찍이 자식을 잃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그렇게 열 명의 자식 중 살아남은 자녀는 여섯 명이였고 아버지의 재능을 이어받은 자식들도 있었으며 그중에서도 특히 에드윈은 아버지를 능가하는 능력을 보였다고 한다.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이들은 미국 최고의 명문 연극 가문으로 역사 속에 남았을테지만 이후 1865년 4월에 존은 포드 극장에서 링컨 대통령을 암살하고 자신 역시 총격전 끝에 사망하게 되는데 최고의 연극 명문가에서 졸지에 대통령 암살자의 집안이 되어버린 극적인 반전은 남겨진 가족들에게 생지옥이 따로 없었을 것 같다. 

 

사실 흉악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의 남겨진 가족들은 가해자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세상으로부터 비난과 질타, 모멸과 괴롭힘을 받는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때로는 유가족)의 상황을 생각하면 이들은 차마 어떤 목소리를 내기도 힘들다. 가족들이 가해자를 옹호했다거나 범죄를 하도록 부추기거나 어떤 도움을 준게 아니라면 이들 역시 가해자의 또다른 피해자로 남는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책에서는 부스 가문의 남겨진 사람들을 조명하고 존 부스가 왜 그런 행동을 저질렀는가를 조명하기도 한다. 가해자를 옹호하지도, 남겨진 가족들을 위로하거나 그들의 편들고자 함도 아니면 링컨 대통령 암살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어떤 식으로든 포장하기 위함이 아닌 오롯이 미국 최고의 연극 가문이였던 부스 가의 자녀 중 암살자가 된 존 윌크스 부스와 나머지 가족들의 삶을 담아낸 흥미로운 작품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한 소설에 관심이 많은 분들에겐 추천할만한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