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사막
김영희 지음 / 알마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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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좋은 의도에서 행한 일이 그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불러 오기도 한다. 지금은 MBC의 간판 오락 프로그램이 된 <나는 가수다>도 처음엔 꽤나 진통을 겪었다. 초반 이 프로그램의 PD였던 쌀집 아저씨 김영희 PD가 하차하는 불미스러운 사건 역시도 처음엔 좋은 의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여론을 몰고 온 그 일로 결국 김영희 PD는 MBC를 떠나 남미로 간다.

 

 

그렇게 떠난 남미 여행에서 60일간 29번의 비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이 책 『소금사막이』이다. 남미는 여행 루트를 보면 관광지라기 보다는 왠지 오지 여행같기도하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일부러 그런 험하기도 하고 자연의 원초적 모습을 간직한 갈라파고스 같은 곳으로의 여행을 한 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한다.

 

 

현지에서 산 볼펜으로 그려낸 그림에는 결코 저렴하지 않은 인생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지극히 단순화된 그림과 그 그림보다 더한 의미를 가진 짧은 글을 읽노라면 그가 남미 여행에 얻은 것들을 이렇게 편안하게 내가 가져가도 되나 싶은 생각까지 든다.  

 

 

책의 제목이 왜 소금사막일까 싶었고 동시에 소금사막이 뭘까 싶었는데 책의 중간 부분에 다다르면 소금사막의 정체가 등장한다. 해발 3,800미터의 소금이 말 그대로 작은 사막을 이루고 있는 볼리비아의 우유니가 바로 그 실체이다. 소금이라 하기엔 너무 신비한 마치 설원을 연상시키는 모습을 실제로 본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다.  

 

 

 

책의 내용은 저자가 여행하면서 본 풍경을 사진이나 그림으로 담아낸 것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거기에 덧붙인 저자의 생각 정도. 결코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세월이 만들어낸 자연과 그 자연이 인간에게 그 모습 그대로 전하는 이야기를 잘 담고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책속에 그려지고 적힌 그림과 글 중에서 유독 기억에 남는 한컷이다. 그중에서도 그림 옆에 적힌 글이 그것인데 왠지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자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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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사랑을 한다
신해영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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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끝난지 한달도 더 넘은 시점에서 이 책을 읽었지만 올림픽 두 달여전에 출간된 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책속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시기적절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런던 올림픽을 염두에 쓴 것이 확실한 이 책은 우리나라 선수단의 탁구 국가대표 선수 윤신과 독일 선수단의 수영 국가대표 선수 마커스 크라비우스는 올림픽 선수촌 내에서도 사랑이 꽃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실제로 런던 올림픽이 개최되기 전에 이와 비슷한 내용의 관련 기사가 나오기도 했었다. 비록 조금 지나쳐 보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책에서는 비교적 사랑스럽게 그려지고 있는 듯 하다. 연신 “아이 캔트 스피크 잉글리시!”를 말하는 신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할말은 하는 크라비우스는 끝까지 말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마무리된다.

 

하지만 "말이 통하는 것과 사랑은 상관없잖아. 타이거하고 라이온이 라이거를 만들 때 말이 통해서 만든 건 아니었을걸?"이라고 말하는 크라비우스의 말처럼 사랑으로 둘은 베를린 장벽보다 더한 언어 장벽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올림 역사상 최초로 단일 올림픽 11관왕을 노린다는 가히 세계 기네스감에 걸맞는 크라비우스는 실제로 수영 천재라 불릴 정도의 실력을 갖춘게 틀림없다. 그리고 탁구계에 떠오르는 슈퍼 루키 신도 천재 선수로 불리기는 마찬가지다. 천재와 천재의 만남에 주변 사람들과 기자는 물론 일반 사람들까지 촉각을 곤두 세운다.

 

현 독일 총리의 아들로 나오는 집안 배경과 함께 수영실력과 그에 걸맞는 외모까지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는 크라비우스가 바람둥이로 불리지만 알고 보면 제짝을 못 만났을뿐 신에게는 불쌍할 정도로 순정파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운동 선수는 수많은 군중들에 들러 싸여 있어도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으로 늘 외로운 존재다. 그런 점들에서 둘은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갖고 있고, 비록 말이 통하지는 않아도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서로가 말이 통하지 않아 각기 다른 말을 하고, 제 마음대로 해석하는 부분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크라비우스의 무대포식 들이대기가 마냥 싫지만은 않았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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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읽다 - 마광수 인생론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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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라는 사람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어찌됐든 겉으로는 보수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는 우리나라에서 파격적인 내용으로 표현의 자유를 말하던 그 사람이란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몇년 전인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그때 당시만 해도 조금 자극적이긴 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이라면 그때만큼의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지는 않았겠지만.

 

아무튼 워낙에 그런 쪽으로 이미지가 굳어져서 그런지 그 사람의 다른 작품들도 왠지 묻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최근에 출간한 이 책 역시도 어쩌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더욱이 ‘청춘 멘토’의 원조라는 말은 조금 낯설게 다가오기에 더욱 그런지도 모르겠다.

 

'인생 멘토', '청춘 멘토'라는 말이 어느 사인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걸 보면 우리네 청춘과 인생이 확실히 순탄하지고 즐거기만 하지도 않은가 보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울한 시대의 우울한 청춘에게 ‘청춘 멘토’의 원조라는 마광수 연세대학교 교수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 줄까?

 

인생, 사랑, 결혼, 우정, 종교, 행복, 일과 놀이, 정치, 경쟁, 죽음이라는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인 동시에 각각의 소주제에 대해서 짧지만 삶의 통찰이 느껴지는 글들이 괜찮은 것 같다. 게다가 마광수 교수가 직접 그린 그림이 책이 페이지 곳곳에 그려져 있으니 글과 그림을 동시에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고독은 의타심(依他心)에서 나오는 것이다. 의타심을 버리고 스스로 독립하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고독을 기쁘게 즐길 수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 (p.118)

 

고독을 위와 같이 정의하듯 마광수 교수가 들려주는 마광수식 인생론에 반기를 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의 사람들이 60억이라는 숫자인 것 처럼 그들이 살아가는 인생의 모습도 제각각임을 감안하면 읽어볼 만한 이야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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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이라고 말하기 전에
가브리엘라 암브로시오 지음, 이현경 옮김 / 주니어중앙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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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전세계적으로 곳곳에서 일어나는 분쟁은 더이상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중에서도 끊임없는 분쟁으로 거론되고 있는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팔레스타인". 세계사에 둔한 사람이라도 이곳의 분쟁에 대해서는 들어 보았을 것이다. 현재까지 평화와는 거리가 먼듯한 곳으로 남아 있는 팔레스타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2002년 3월 29일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를 소재로 하여 '아야트 아크흐라스'라는 18세 팔레스타인 소녀가 예루살렘의 슈퍼마켓에서 벌인 자살 폭탄 테러가 주된 내용이다. 뉴스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자살 폭탄 테러범들을 보면 의외로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그러한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는데 아야트 아크흐라스 역시도 18세의 소녀이다.

 

테러를 벌이기 직전까지 지극히 평범했던 한 소녀가 무엇때문에 그토록 끔찍하고 세상으로부터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저질렀을까? 실제로 그날 있었던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해서 무고한 시민들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는데 아야트 아크흐라스가 테러가 아니면 할 수 없었던 표현할 수 없었던 일들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게 하는 것 같다.

 

18세 동갑내기 디마와 미리엄을 통해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분쟁을 그속에서 살지 않는 사람들이 생각해보게 하는 이 책은 누가 옳고 그르다는 판단을 하기에 앞서서 단지 역사의 소용돌이에 놓여 있는 많은 사람들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역사적 아픔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일 테다.

 

그곳의 분쟁이 1, 2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그렇기에 그속에서 오늘도 평화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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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기담 - 고전이 감춰둔 은밀하고 오싹한 가족의 진실
유광수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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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심심치 않게 들리는 말이 가족해체에 반인륜적 범죄 등의 말이다. 그만큼 현재의 가족이란 단어가 주는 의미가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그것에 대해서 말하진 않겠다. 다만 현재에서 일어나는 부모 자식간의 범죄, 부부 사이의 범죄나 사건등과 같이 가족간의 사건 사고가 비단 현재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거에는 그 잔혹함이 현재에 비해 덜하지 않은 일들이 상당수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그런 일들이 과거 유교 사상에 입각한 충효와 정절, 가부장 제도의 당연함에서 오는 것들로 생각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현재보다 더한 일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서는 그러한 사례들만 골라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데 그 발상이나 견해가 확실히 이전까지의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신선함이 느껴질 정도다.

 

피리 부는 사나이가 마을에 들끓는 쥐들을 몰아내 줬음에도 마을 사람들이 그에 합당한 댓가를 주지 않아서 이번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가버렸다는 이야기를 그 시대 먹고 살기 힘들었던 부모들이 사라진 아이들에 대해서 슬퍼하기 보다는 오히려 속시원해 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면서도 억지스럽게 다가오지 않는다.

 

또한 장화와 홍련의 이야기에서 왜 두 자매의 아버지는 자매를 시집 보내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둘의 생모가 죽으면서 유언으로 둘을 좋은 곳에 시집 보내 달라고 했음에도 아버지는 과년한 딸들을 끼고 산다. 그것에 대해서 일부 학자들은 배좌수(아버지)가 두 딸에게 성적 학대를 가했을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있을 정도로 확실히 배좌수의 행동은 그 시대의 풍습(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시집을 보내야 함에도 배좌수는 상당한 나이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두 딸을 계속 데리고 있는 것이다.)에 비례해서도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결국 계모가 자신의 아들을 시켜서 둘을 죽이는데 그것을 명한 아버지 배좌수는 그 이후 사또가 장화와 홍련의 원한을 풀어 주는 과정에서도 아버지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양반 남자 중심의 가부장제도가 뿌리 깊이 박혀 있는 것으로서 그 모든 원인이 계모에게도 돌아간 것이다.

 

그외에도 해와 달 된 오누이 이야기를 통해서 현대 부모들의 한 단면을 보는 듯한 과도한 자식 사랑을 읽을 수 있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지나쳐 그것이 자식을 망치는 길임을 모르는 부모들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과거 첩과 기생이라는 특수한 신분에 놓인 여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녀들이 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모습이나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행한 일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그리고 첩의 자식이였던 홍길동의 이야기를 통해서 당시 사회에서 서얼차별과 함께 길동이 진짜 호부호형하고 싶었던 진짜 욕망을 거론한다. 첩의 자식은 관직에 나아갈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설령 가능하다 할지라도 지극히 제한적이였다. 그것은 한정된 관직을 적자인 양반들이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서얼들에 대한 관직 진출을 제한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길동이 호부호형한다는 것은 적자로서의 진짜 양반과 똑같은 입신양명을 바랬음이다.

 

그밖에도 과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흔히 효자에 대해서 나랏님이 칭찬하고 그 기념비를 세웠던 것 처럼 과부가 열녀가 되면 열녀비를 세워졌는데 과연 그 과부는 진짜 스스로가 원해서 열녀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 주된 의문인 동시에 그속에는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만들어진 열녀가 있었음을 이야기한다. 열녀비를 하사받은 가문에서 들으면 천인공노할 노릇이지만 그 근거에 상당한 일리가 있음이 이 책의 매력이다. 터무니 없는 주장을 하지도 않으면 근거없이 섣불리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극히 당연하게 생각했던 충과 효, 그리고 정절에 대한 이야기에 가려진 모두가 숨기고자 했던 진실을 밝혀내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직설적인 표현과 논리적인 접근 역시도 행복해 보였던 가족과 가정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담이라는 말에서 뭔가 오싹하고 무서운 이야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겠지만 무섭다기 보다는 기이할 기(奇)의 이야기(담 : 談)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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