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다이제스트100

세계사 다이제스트 100 ㅣ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6
김희보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2월

역사와 세계사를 다룬 책을 즐겨보는 편이다. 이 분야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새로운 이야기들을 발견하게 되는 기분인데 이는 시간이 거듭될수록 뭔가 새로운 자료가 발견된다든가 아니면 연구 중이였던 부분에 세상에 밝혀지는 경우도 종종 있고 또 한편으로는 기존의 확정되다시피했던 역사적 사실에 대해 반론이 제기되기도 하면서 다양한 접근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즘은 세계사를 단순히 시간의 흐름순으로 일괄적으로 나열한 책보다는 어떤 주제에 따른 특정화된 이야기를 다운 경우도 많아서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관심사와 맞물려 있는 내용을 선택해서 읽을 수 있게 되기도 했다.

이번에 만나 본 『세계사 다이제스트100』는 가람기획에서 출간된 다이제스트 시리즈의 6번째 도서인데 찾아보니 무려 10년 전에 처음 도서가 출간된 이후 10년만에 개정판이 출간된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처음 책을 봤을 땐 표지의 그림을 보고선 요즘 인기있는 학습만화처럼 일러스트가 가미된 책인가 싶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사진 이미지와 삽화 같은 이미지를 다량으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말이다.

인류가 등장한 시대부터 공산주의의 몰락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멋진 기회. 사실 그 방대한 분량을 한 권으로 정리하는게 쉽지 않을터. 결국 이 책은 그 전체 역사 속에서 인상적인, 그리고 의미있는 사건들을 위주로 시대의 흐름순으로 담아냈다고 보면 좋을것 같다.

그러니 책을 보면 자세히는 몰라는 익숙한 내용은 분명 있을 것이다. 보편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이야기이기도 할테니 우리가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음직한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는 반대로 이야기하면 많은 역사 속에서도 꼭 알아야 할 내용들을 다시금 읽어볼 수 있다는 점도 의미있기 때문에 세계사를 한 권의 책으로 그리고 전체 내용을 모두 다 읽기에 부담스럽다면 중요 사건들을 위주로 읽고 싶은 분들이라면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여기에 책의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는 부록에는 인류사에서 최초로 발견되거나 발명된 역사 순간을 연표로 잘 정리해두고 있는데 이 부분을 읽는 묘미도 있다. 우리가 지금은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 종이라든가 활자, 미터법, 전화, 자동차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들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눈

시장,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눈 - 시장경제를 알면 보이는 것들 ㅣ 아우름 43
김재수 지음 / 샘터사 / 2020년 2월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이다.하지만 완전히 그렇다라고 한다면 또 확신할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정부 주도에 의한 공적 제공이라는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긴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부분은 다른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선택하고 있는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일종의 복지, 균형발전과도 무관하지 않을텐데 그래도 많은 부분에서는 시장의 논리에 맡기도 있는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샘터에서 출간된 아루름 43번째 시리즈 『시장, 세상을 균형 있게 보는 눈』은 바로 이 시장경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인디애나 펴듀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이다. 이후 그가 연구한 분야를 보면 경제학이 그저 이론적인 학문에서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나아가 세상을 보다 이롭게 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법으로써 작용하길 바라나는 경제학자의 간절한 마음이 담겨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 같다.

경제학에서 다양한 개념들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변해왔다. 하지만 어느 하나의 개념이 온전히 한 시대를 완전히 장악했다고 하기엔 필연적으로 문제점이 따라왔고 그로 인해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학 이론이 등장하기도 했으며 지금에 와서는 분야나 제공되는 서비스 등에 따라 시장의 자율경제에 맡기는 것, 아니면 공적 제공을 위한 것이 동시에 적용되고 있는 시점인데 책에서는 이런 부분들을 중심으로 과연 시장이 어떤 흐름으로 나아갈 때 소위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사회의 균형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완벽한 균형은 이루어질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든다. 시장에 맡겼을 때 나타나는 에너지 고갈, 독과점, 지나친 경쟁, 그로 인한 빈부 격차, 그리고 다양한 기회 비용으로 인한 문제들이 존재하니 말이다.

또한 임금을 받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바라 본 시장 경제의 평가라든가 내수를 넘어 해외 무역에 관련한 시장 경제의 관점까지 폭넓게 들여다보는 점은 인상적이다.

결국 정부 주도의 성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 경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어떻게 발생했고 이를 방치할 수 없다는 점은 모두가 공감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해소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하기에 책은 그런 전반적인 흐름에서 관심 분야가 아니라면 마냥 즐겁다고는 할 순 없지만 분명 흥미로운 주제와 내용임에는 틀림없는것 같다.

그림 쏙 세계사

그림 쏙 세계사 - 인류 탄생부터 소련 해체까지 역사를 바꾼 300장면을 만나다
릴리스 지음 / 지식서재 / 2020년 2월

지금 우리는 역사의 한 장면을 사진 더나아가 동영상으로 쉽게 만난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이 존재하지 않았던 시절 역사를 기록하는 방법은 구전, 그리고 기록, 그림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그림은 의외로 많은 것을 담아낸 경우가 많다.

단순히 미적인 목적을 위한, 화가의 창작물로써의 존재도 있었지만 선사시대 이전부터 이후 고전과 중세, 근대 이후에도 그림은 그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 국제외교, 문화 등을 고스란히 담아내어 역사 해석에 귀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그림 쏙 세계사』이 바로 그런 책이다. 세계사를 그림과 접목해서 보다 재미있고 쉽게 그러나 절대 가볍거나 부족하지 않게 써내려가고 있는데 표지만 봐도 알겠지만 상당히 공을 드린, 그리고 두께에서 알 수 있듯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자한 노력이 엿보인다.

세계사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좋아할 것이고 세계사를 읽고 싶으나 뭔가 한 권으로 만나기엔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분들에겐 추천하고 싶다. 왜냐하면 책에서 세계사를 서술하고 있는 어투는 전문가적인 견해를 유지하나 그림이나 유물과 유적 사진, 역사의 한 장면을 담아낸 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이해도를 돕기 때문에 지루할 틈이 없고 이 이미지를 보는 재미도 있어서 책의 가독성이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

책에는 무려 300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장면 하나하나는 저자가 그냥 예뻐서, 개인적인 감상을 위해 선택한 것이 아니다. 그 장면 하나가 바로 역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누구일까? 중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쳤던 선생님으로 블로그  '릴리스의 명화살롱' 통해서 네이버 미술 파워 블로거에 선정된 바 있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블로그의 누적 방문자 수가 무려 500만을 넘었다니 놀라운데 이런 경력 이외에도 다양한 기관을 통해 강의를 하고 매거진에 칼럼을 기고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여전히 미술과 역사를 혼합한 콘텐츠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이 책은 그 일환이자 저자가 그동안 보여 온 활동의 축약서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그러니 내용면에서는 믿고 볼 수 있는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그리고 양질의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 이상의 멋진 교양서라고 생각한다.

위의 두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의 대관식과 달 착륙 사진. 아마도 세계사 책에서 많이 본 이미지일 것이다. 이는 프랑스 역사 속 중요한 장면이자 유럽 전체의 역사 이후 세계사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림 하나만 가지고도 엄청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며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션>이라는 영화 <인터스텔라>라는 영화가 더이상 SF 영화 속 이야기로만 머물것 같지 않다는 것을 생각을 하면 이 그림은 인류의 우주 탐사와 관련해서 엄청난 쾌거라고 할 수 있는 실로 위대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이런 이미지-회화, 조각, 사진, 지도, 도표, 연대표 등-가 무려 300점이 있기 때문에 이 이미지를 보는 것 자체도 충분히 매력적이며 그 그림과 관련한 세계사를 만나볼 수 있는 멋진 구성의 책인 것이다.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니체와 고흐

니체와 고흐 :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 전통과 도덕적 가치를 허문 망치 든 철학자의 말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공공인문학포럼 엮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스타북스 / 2020년 2월

『니체와 고흐』라니... 도대체 이 조합은 무엇?! 도무지 어울리지 않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게다가 분야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을 한데 묶어 만나는 책. 과연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을지 너무나 궁금했다.

무엇보다도 책 표지에서 볼 수 있는 ‘누구나 한 번쯤 니체처럼 생각하고 고흐처럼 꿈꾼다’라는 문구와 함께 ‘따뜻한 위로가 필요할 때’ 읽으면 좋다니 이 책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더욱 기대되었던 것이다.

의외의 조합이라 어쩌면 더욱 궁금했던 두 사람의 이야기. 특히나 니체의 경우에는 이전의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과는 확연히 다르게 최근 아들러와 함께 인기있는 철학자로서 개인적으로 느낌으로는 상당히 냉소적인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감성의 극치라고 할 수 있는 예술가인 고흐(또는 고흐의 그림)와 어떤 조화를 이뤄낼까하는 기대감이 컸던것 같다.

책을 보면 고흐의 그림 한 점과 니체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이 책을 통해서 니체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모두 10가지. 아름다움, 삶, 신, 지혜, 인간, 존재, 세상, 사색, 예술가 등이다.

어느 것 하나 간단하지 않아보이는 주제인데 막상 읽어보면 니체는 지금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그의 이야기는 상당히 공감이 간다. 아마도 이런 점이 시대를 막론하고 니체가 인기있는 이유일 것이다.

지금 만나는 그 어떤 시사패널, 시사평론가 보다 더 촌철살인 같은 그러나 그 글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삶에 대해 냉소적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삶에 대해 그 누구보다 관심있고 또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낸 글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뜬구름 잡는 느낌이 없는 이야기다.

여기에 너무나 멋진 고흐의 그림. 사실 고흐하면 해바라기, 자화상, 그리고 그의 아틀리에가 있던 아를과 그 아를의 여러 풍경을 담아낸 그림이 함께 떠오르는데 책에는 그런 기대감을 만족시켜 줄 그림들이 차 많이 실려 있다.

특히 아를은 물론이거니와 파리와 파리 근교 등도 담아내고 있고 정물화도 있거니와 고흐의 대표적인 작품(해바라기, 자화상 등)은 물론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그림들도 많아서 참 좋았던것 같다.

해당 그림들에 대한 정보는 제목, 그림의 제작년도와 배경, 제작방법, 현재 소장하고 있는 장소가 소개된다. 그러니 책을 보다가 관심이 있는 그림의 경우에는 소장 장소를 보고 같은 장소는 한데 묶어서 그곳으로의 여행을 가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직접 관람을 해서 해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고흐는 살아생전 참 불우했던 환경 속에서 살았지만 그림에 대한 열정만큼은 남부럽지 않았다. 그 열정이 지금에 와서 전세계인들의 사랑으로 보답을 받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은 생각도 들었고 니체의 말은 화려한 미사여구보다 괜한 감성적인 충고보다 오히려 솔직함으로 냉철하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것 같아 의미있게 느껴졌기에 니체와 고흐, 어울리지 않을것 같지만 의외로 잘 어울렸던것 같고 이후 이런 콜라보 작품을 더 만나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들었던것 같다.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ㅣ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이라는 제목을 보면 뭔가 상당히 냉소적으로 느껴진다. 게다가 살짝 스릴러풍으로도 느껴지고 표지도 그런 분위기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의 진짜 장르는 인문학. 게다가 이 책의 저자는 시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장의사다.

장의사라는 직업이 사실 낯설다. 우리나라의 경우 보통 누군가가 죽으면 병원에서 죽는 경우가 많다. 지병으로 병원에서 투병하다 죽거나 아니면 급하게 구급차에 실려가서 죽으면 시체보관실에 보관되어 있다가 장례를 치르고 매장하거나 아니면 화장을 하는것이 보통인데 이 전과정을 장례업체에서 대행한다.

그러다보니 장의사라는 직업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런데 미드나 외국 영화를 보면 우리나라의 장례 절차와는 달리 장례식에서 고인을 생전 모습처럼 꾸며서 관에 눕혀 놓고 조문을 받고 장지로 이동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래서 종종 장의사가 시체를 관리(?)하는 모습도 나오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일을 하는 여자 장의사가 들려주는 죽음에 대한 고찰이라고 해야겠다. 삶이 있으면 동전의 양면처럼 필연적으로 죽음 또한 따라온다.

이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죽음에는 귀천이 없다. 한번 태어난 생은 언제든 죽기 마련이다. 현재의 의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말이다. 그렇기에 저자 케이틀린 도티가 말하는 장의사로서의 늘상 죽음과 마주하면서 느끼게 된 점이라든가 이로 인해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 삶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우면서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내용이라 한편으로는 상당히 신선했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할 적당한 때라고 하면 과연 있을까 싶지만, 어쩌면 우리는 한번쯤 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그렇기에 그 순간이 되기 전까지 삶을 더 잘 살아야 함을 역설적으로 느끼게 도리지도 모른다.

20대라는 상당히 젊은 나이에 장례업을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저자가 마주하는 숱한 죽음들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하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마주하면 할수록 저자는 자신들의 가족만큼은 자신이 장의사로서 생의 마무리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한다.

아마도 스스로가 이 일을 하고 있기에 다른 이에게는 맡기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말이 참 묘하다. 그리고 아무런 준비없는 죽음이 얼마나 공포스러운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예전에 웰 다잉에 대해 다룬 책을 봐서인지 예사롭지 않다.

너무 죽음을 생각해서는 문제가 되겠지만 생의 마지막의 순간 덜 후회하기 위해서라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채 생을 마감하는 공포에 직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죽음과 맞닿아 있는 또다른 직업인인 저자의 이야기에 더욱 눈길이 갔던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