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후감상문

  표지에 떡하니 놓여진 고등어가 상당히 인상적인 표지입니다. 독후감상문은 너무나 유명하고 잘 알려져 있지만 이렇게 <식후감상문>이라는 글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먹고 마시는 그 행위 속에서 행복했던 추억을 들려준다고 하니 과연 어떤 음식에 어떤 행복의 추억이 연결되어 있을지 읽어보고 싶습니다.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우리 역사문화사전

우리 역사문화사전 ㅣ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시리즈
민병덕 지음 / 노마드 / 2020년 4월

그동안 노마드에서 출간된 출간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교양 시리즈’를 여러 권 만나보았다. 그리고 소감을 말하지만 소장해서 두고두고 보기 정말 좋은 책이라는 것이다. 타이틀처럼 잘난 척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교양적인 측면에서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후 새로운 도서가 출간될 때마다 눈여겨 보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

이번에 만나 보게 될 내용은 제목에도 나와 있듯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이야기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한국사 시간에 단편적으로, 때로는 집중적으로 다뤘던 내용이기에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는 또는 어렴풋이 들어 본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내용들이 제법 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렇기에 전체적인 흐름으로 역사를 파악하는 것도 좋지만 이 책처럼 우리 역사 속의 문화라는 하나의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서 책을 만나보는 것도 역사를 보다 재미있게 접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나름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이 책은 여러 카테고리로 나눠서 우리의 문화를 소개하는데 지금도 존재하는 것들이나 과거와는 그 역할이 다소 차이가 있거나 여전히 존재하는 문화이나 내용은 분명한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은데 한 예로 현재 서울이라고 하면 지나친 인구 밀집으로 인해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서울이 어떤 동경의 장소라기 보다는 두려움의 공간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일종의 통금시간이 있었기 때문인데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이 부분을 지키지 못해서 잡혀가 곤혹을 치르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무당이라고 다소 격하해서 통칭하는 무속인이 조선시대에는 국가 공무원 신분이기도 했단다.

특히나 조선시대라고 하면 성리학이 주를 이루던 시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무속신앙을 주도하는 무녀를 인정했을 정도였고 심지어 무세라는 세금을 거두기까지도 했다고 하니 신기하다. 또 요즘 가짜 뉴스의 등장으로 팩트체크라는 말을 함께 듣게 되는데 조선시대에는 가짜 뉴스에 속하는 유언비어를 퍼트리는 사람을 처벌했다고 하며 삼심제도도 있었다고 한다.

흥미로웠던 내용 중 아기가 있는 집에서 분명 들어보았을 짝짜궁, 도리도리, 죔죔 등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사실 이 것이 조선시대 왕족들의 육아법으로 단동 10훈을 활용한 것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이 단동 10훈과 관련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나 역시도 아이에게 했던 이 말들에 실제로는 엄청난 의미들이 담겨 있어서 놀랐다.

이건 정말 몰랐던 내용이고 한번도 이렇게 큰 뜻이 있을거란 생각조차 못했기 때문이다. 책에는 이와 비슷한 경우도 제법 많다. 물론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알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했던 내용도 많았는데 문화적인 측면에서 다룬 내용이라 그동안 만나 본 시리즈의 다른 도서들과는 또다른 묘미가 있지 않았나 싶다.

교양도 물론이거니와 읽고 알아가는 재미도 있기 때문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광기와 성

광기와 성 - 사이코패스의 심리와 고백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지음, 홍문우 옮김 / 파람북 / 2020년 4월

최근 발생하는 성범죄를 보면 너무 잔혹하고 끔찍해서 무서워진다. 특히나 그 대상이 어느 특정인을 타깃으로 한 경우도 있지만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경우도 있고 또 너무나 대범해지고 가해자나 피해자의 연령대도 점점 더 낮아진다는 것이다.

흔히들 더이상 안전지대는 없다고들 하는데 정말 이 말이 딱이라는 생각도 들어서 더 무섭다. 단순히 사이코패스와 같은 사회부적응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범하게 우리들의 생활권 속에서 살아가는 범죄자들이 있음에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범죄심리학에 관련한 프로그램이나 도서에도 관심이 간다. 분석한다고 범죄가 아예 없지는 않을테지만 도대체 왜 그러나 싶은 궁금증도 있고 그속에서 혹시라도 예방할 수 있는 팁을 얻을 수 있다면 그건 또 그대로 도움이 될거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럴 즈음 만난 『광기와 성』. 이 책은 현대의 저서 같지만 사실 무려 1886년에 독일의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박사가 출간한 도서이다. 리하르트 박사는 실제로 성과 성문제에 대한 과학적 연구와 이와 관련된 문제를 가졌던 환자들을 현장에서 치료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토록 오래 전 출간된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 도서가 여전히 인정받는 것은 성에 관련해서 현재에도 문제가 되는 그리고 관련 이슈들이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책에서는 정말 성과 관련한 나올 수 있는, 거론될 수 있는, 들어 봤음직한, 그리고 생소한 단어가 모두 거론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놀라운 점은 그저 단순한 저서의 일환이 아니라 여러 성과 관련된 연구와 환자들에 대한 실제 사례들이 수록되어 있다는 것이다.

정말 많은 이들에 대한 연구 자료가 포함되어 있구나 싶어서 놀라웠다. 그저 범죄적 접근만이 아니라 보통의 남자와 여자가 겪는 성문제(성범죄의 차원이 아니라)도 다루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책의 제목에 '광기'라는 단어가 있어서 다소 부정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편견을 갖고 책을 접하기 보다는 성과 관련한 정신의학적 접근으로 다가간다며 좀더 읽기가 편할 것이다.

무수한 사례들을 담고 있는 점도 그와 관련한 사진, 삽화 등의 이미지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놀랍고 관련 문헌의 양만 봐도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의 말미에는 이와 관련한 내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이 부분을 보고 관련 사례를 바로 찾아볼 수도 있다.

시대만 다를 뿐 성과 관련한 문제는 늘상 존재했다고 볼 수 있는 인간의 본능으로 치부하기엔 범죄의 수준이라 옹호할 생각도 없지만 이미 존재하는 성과 관련된 범죄 사례를 분석함으로써 현재 발생하는 성범죄와 성적인 문제들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랑받을 권리

사랑받을 권리 - 이유 없이 상처받지 않는 삶
일레인 N. 아론 지음, 고빛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4월

최근 주목받는 키워드가 있다면 단연코 자존감이다. 이건 자존심과는 다르다. 단순히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거나 우월하게 느끼는 감정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소중히 생각하는 감정인 것이다.

일레인 N. 아론이 쓴 『사랑받을 권리』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겸손함을 넘어 자기비하, 또는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무려 10년이 넘는 연구와 분석을 통해서 우리가 왜 이토록 스스로를 깎아 내리고 나를 못난이로 구분짓고 있는가에 대해서 이야기함과 동시에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들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를 알려준다.

책의 첫 내용을 보면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해볼 수 있고 또 자신의 진짜 모습이 아닌 부정적 이미지로 판단하게 만드는 6가지의 방해물을 알려주는데 이 부분을 보고 있으면 소위 제 잘난 맛에 사는 사람도 참 보기가 불편하지만 겸손을 넘어 지나치게 자신을 낮추는 사람 또한 좋아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득 나는 어느 정도의 범주에 속하는 사람인가 싶어진다. 가급적이면 겸손하려고 하는데 어쩌면 그게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싶었던 것은 여섯 가지의 방해물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의 연구를 통해서 우리가 스스로 충분히 사랑받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스스로를 낮추거나 축소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괜찮은 사람이 될 수 있음에 대한 방법도 제시하고 있는데 어쩌면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나 자신에 대한 솔직한 평가나 아니면 마주하기가 불편해 모른척하고 옆으로 비켜두었던 현실들과 제대로 직시함으로써 우리가 어떻게 하면 어떤 일의 실패나 관계의 잘못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내 탓으로만 수용하지 않고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니탓내탓으로 명확하게 구분짓고 책임소재를 확실하게 하자는 말이 아니다. 오롯이 나에게 집중해 나의 자존감을 갉아먹는 행위들, 내외부 요인들을 제거해 스스로를 먼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어쩌면 진짜 사랑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의 기본 자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였다.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 - 전 세계의 박물관 소장품에서 선정한 유물로 읽는 문명 이야기 ㅣ 손바닥 박물관 1
버지니아 L. 캠벨 지음, 김지선 옮김 / 성안북스 / 2020년 3월

『위대하고 찬란한 고대 로마』는 손바닥 박물관 시리즈의 첫 번째 도서이다. 그리고 타이틀에 걸맞게 정말 전세계의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들 중에서 로마 역사와 관련한 유물들만으로 따로 모아서 시대순으로 정리해 보여주고 있다.

비록 한 곳의 박물관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여기저기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을 한 권을 책을 통해서 마치 고대 로마 유물을 전시한 전시회를 관람하듯 만나볼 수 있는 멋진 기획의 도서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시대순으로 로마의 탄생부터 공화국과 제국을 거쳐 멸망에 이르기까지의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다는 점도 좋다. 비록 각 시대 순 안에서는 유물이 시대순으로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지는 않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학습용으로나 아니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겐 유익할것 같다.

먼저 로마의 흥망성쇄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아내는데 로마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카피톨리네 암늑대의 브론즈 상'이 나온다. 유물은 박물관 같은 실내에 소장할 수 있는 물품도 있지만 봉분과 같이 외부에 있는 유적지, 그리고 그속에서 나온 유물 등도 잘 정리되어 있다.

각 유물의 이름, 출처와 소장 위치(박물관 이름), 제작 시기, 외형(크기 등) 등이 먼저 소개되고 이후 그 유물 자체에 대한 설명이 나오는데 일종의 용도나 의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문양 등에 대한 설명도 해준다.

보통 한 페이지에 하나의 유물이 소개되기 때문에 실물 크기에 비하면 작을수도 있지만 올컬러판의 이미지로 본다는 점과 비교적 작은 크기는 아니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당시의 사람들에 비교할 때 우리는 미래의 시대를 사는 사람들이다. 그런 우리가 이 시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에 대한 제대로된 정보를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유물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저 추측하던 것들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고 판단내릴 수 있는 것 역시 이런 유물들이 발견되었고 지금도 발굴 중에 있기에 가능하다.

유물 중에서 파손되어 복원된 경우도 있지만 비교적 상당히 상태가 좋아보이는, 그래서 어떻게 이토록 오랜 세월동안 잘 보존되었을까 싶은 경우도 있어서 유물을 보는 자체도 상당히 흥미로운 책으로 소장가치도 상당히 높고 교육적으로도 유익할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출간될 시리즈 중 우리나라의 유물을 소개한 책도 꼭 포함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