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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저도시 타코야키 - 김청귤 연작소설집
김청귤 지음 / 래빗홀 / 2023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403/pimg_7217471563808255.jpg)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예측 가운데 디스토피아적 전망이라고 하면 지금처럼 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빙하가 녹게 되고 결국 바다로 흘러간 빙하(녹은 물들)가 해수면을 상승시켜 해수면이 낮은 지역부터 서서히 바닷속에 잠긴 후 끝낸 지구 전체가 바닷 속으로 가라앉을 것이라는 것이다. 한때 지구 재난을 그린 영화를 보면 이런 예측을 담은 내용 중 상징적인 모습이 바로 자유의 여신상이 잠기는 모습이였다.
그렇다면 정말 그런 시대가 인류 멸망 전에 도래한다면 인간은 그속에서 어떻게 살 것인가? 이번에 만나 본 김청귤 작가의 신작 소설집『해저도시 타코야키』는 총 6편의 단편을 통해서, 미래의 지구 특히 해수면 상승으로 지구에서 육지가 점점 사라져가는 모습 속 인류의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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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작품 속주인공은 모두 다르지만 그들이 사는 지구의 모습이나 인간의 생존 상황을 보면 점차 상황이 심각해짐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단편소설이 아닌 연작소설임을 알 수 있게 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서 마치 동식물의 진화처럼 변화되는 환경에 적응한 인간도 있지만 결국엔 도태되거나 생존 과정에서 죽고 마는 존재도 있는데 가장 먼저 나오는 「불가사리」라는 작품에서는 점차 해수면의 증가로 육지가 줄어들자 바이러스가 퍼지게 되고 그 과정에서 인류는 상남기 위해 유전자 조작이나 다른 동식물과 유전작을 결합한 새로운 인간을 만들어내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위적으로 조작된 유전자는 변이를 통해 점차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가운데 결국 불가사리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바다와 함께 춤을」에서는 결국 바다에 모든 것이 잠긴 후 인간은 배위에서 생활을 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진화의 중간단계처럼 바닷속에서 오랫동안 숨을 참을 수 있는 인류가 존재하고 이들은 가라앉은 도시 속에서 쓸만한 물건들을 찾아와 일종의 물물교환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데 그 와중에도 계급이 존재해서 아주 작은 배에서 생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크루즈에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이 크루즈에서 사는 사람들은 해저도시에 들어가고 싶어 귀중한 물품들을 구하려는 모습이 지구가 멸망해도 인류는 변하지 않는 존재들인가 싶어 씁쓸해진다. 게다가 그런 물건들을 구하기 위해 돌고래를 이용하기 위해 학대하는 인간과 그런 돌고래를 구하려는 인간의 대립은 참 인간에 대한 잔인함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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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는 아예 수중 생활에 적응하며 마치 인어처럼 물속에서 생활이 가능한 존재가 출현하고 배에서 생활하는 인간(수인:水人)이 존재하는 가운데 생존을 위한 목적이 아닌 놀이와 유희를 위해 바다 동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가진 수인의 능력을 이용해 자신들의 탐욕을 해결하고자 하는 인간의 잔혹함에 참혹함을 느끼게 하는 이야기였다.
「해저도시 배달부」는 돔으로 이뤄진 해저도시에서 생활하는 인간들이 식량 자원을 얻기 위해 애쓰지만 쉽지 않은 가운데 다른 해저도시와의 물자 내지는 인간을 교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수인 배달부를 둘러싼 탐욕을 그리고 있는데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필요한 존재이나 그 누구도 이들의 능력을 존중하고 수인 배달부에 고마워하지 않는 모습이 그려진다. 그리고 이런 해저도시의 이야기를 좀더 담아낸 「해저도시 타코야키」는 인간들이 사는 해저도시의 돔을 청소하는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또다른 누군가의 생존이 보장되는 아이러니함을 느낄 수 있는데 앞선 이야기와 함께 이어 보면 좋을것 같다.
이상의 이야기만 보면 과연 인류에겐 희망이란 없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영화처럼 일말의 기대감도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치 영화 <월E>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느 곳에 새싹이 자라듯 「산호 트리」에서는 바닷 속 신인류가 살아남은 가운데 다시금 세상이 이전처럼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리고 있어서 마냥 불행만이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책을 덮는 순간 씁쓸하고 참담했던 마음을 조금이나 덜 수 있게 하는 작품이였다.
더 늦기 전에라고 말하기엔 이미 늦었다는 관측이 많은 지금의 지구 상황을 보면 이런 세상이 오겠다는 생각과 함께 시간이 흐르면서 인류의 생태환경도 참 많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싶어 지극히 판타지적인 그리고 SF적인 이야기지만 그 어떤 이야기보다 현실감이 느껴지면서 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놀라운 작품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