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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너의 365일
유이하 지음, 김지연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평점 :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IMG_233-409-1.jpg)
지극히 평범해 보이는 열일곱 소년 소야. 교내에선 문제아도 모범생도 아니다.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지도 그렇다고 하위권도 아닌 평범하디 평범한 소야의 일상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바로 그에게 도착한 일명 블랙 레터. 시간이 점차 지날수록 일상에서 자신이 볼 수 있는 색깔이 점점 줄어들다 결국 온세상이 무채색으로 변해버리는 무채병에 자신이 걸렸다는 사실을 통보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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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돌아 오던 소야가 우편함에서 발견한 블랙 레터. 일단 가족들은 모르게 한다. 그리고 학교에서도 어렸을 때부터 친구인 가케루와 리카에게도 비밀이다. 무채병을 현재로썬 치료제가 없다. 불치병인 셈이다. 게다가 보통은 발병 후 1년 즈음 자연사하듯 죽음을 맞이한다. 이에 소야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리 알려 그들이 슬퍼하는 가운데 세상을 떠나기 보단 일상을 보내고 싶은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교내의 우등반에서 공부를 하는, 전교 1등을 하는 히나라는 여학생이 자신의 반에 전학을 오게 되고 우연히 블랙 레터의 존재를 들키게 된다. 그러면서 시작된 1년 동안의 시한부 연애.
너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히나는 왜 자신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일까?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이 속상하고 억울해서 괜히 히나에게 억하심정으로 화를 내듯 제안한 교제에 히나는 아무런 반대없이 수락했다. '너는 왜 그랬을까?' 소야의 머릿속엔 그 생각이 떠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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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히나와 연인이 되고 하루하루 데이트를 하면서 소야는 점점 진짜로 히나를 좋아하게 된다. 그러면서 1년 후 혼자 남게 될 히나에게 그 마음을 고백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잔인한 일이 아닐까하는 마음에 쉽사리 고백마저 하지 못하는데...
참 기묘한 소재다. 일상에서 색깔이 사라진다니... 온통 무채색으로 보이는 세상은 어떤 느낌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데 소야에겐 붉은 계열의 색이 사라진다. 흥미롭게도 가장 마지막에 남는 색은 가장 먼저 사라진 색깔과 대비를 이루는 것으로 소야에겐 푸른 계열의 색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셈이다.
분홍빛의 벚꽃이 날라는 날 처음 만난 히나와 소야. 빨간색이 잘 어울릴것 같지만 그 색이 보이지 않는 소야를 위해 푸른 계열을 입는 히나의 마음이 참 예쁘면서도 아련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히나를 제외하곤 아무도 소야의 상황을 모르니 어찌됐든 소야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지만 점차 사라져가는 색채에 곤란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색깔을 구별할 수 없게 되니 말이다.
어쩌면 끝이 정해진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이미 최루성 로맨스로 눈물은 당연 예약처럼 보이지만 작품의 반전은 말미에 이르면서 절정을 이룬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어렴풋이 짐작을 하게 된 히나와 소야의 첫만남과 그들의 오랜 관계, 그리고 두 사람의 예정된 결말과 함께 어쩌면 별도로 진행되고 있을 히나의 이야기까지.
가슴 먹먹해지는 이야기는 슬프면서도 아름답게 마무리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에 남겨질 친구와 가족들을 생각하면 슬픔이 더 크게 와닿는 로맨스 소설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