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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10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이승훈 외 지음 / 마카롱 / 2023년 4월
평점 :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IMG_233-442-1.jpg)
무려 2300여 편의 작품들 중에서 장르불문으로 오로지 스토리에만 중점을 두고 뽑은 다섯 편의 작품이 수록된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3』이다. 그래서인지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는게 사실이다. 특히나 장르에 제한을 두고 뽑은 작품들이 아니여서 그런지 처음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어떤 장르다 하는 의식없이 스토리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좋았던것 같다.
그렇게 뽑인 이승훈, 김단한, 고반하, 함서경, 강솟뿔 다섯 작가의 작품을 보면 먼저 「야구규칙서 8장 ‘심판원에 대한 일반 지시’」는 야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흔히 야구는 심판놀음이라는 말이 나올정도로 최근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을 둘러싼 논란이 많은 가운데 AI로 교체를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AI 심판을 소재로 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https://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IMG_233-442-2.jpg)
AI 심판을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은 공정함, 그리고 인간이기에 나올 수 있는 오심을 넘어선 정확한 판정을 원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과연 정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나 기대가 그대로 실현될까? 그 와중에 생겨나는 문제는 없을까? 작품은 이런 생각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AI 심판이지만 야구를 누구보다 진심으로 대한다는 설정이 참 흥미롭게 다가온다.
김단한 작가의 「울다」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해녀 순향이 바다의 생물이 멸종해버린 가운데 별로 내키진 않지만 최초의 수중 로봇이면서 AI 인어공주인 울다와 교감하는 이야기를 그리는데 마지막 해녀인 순향과 최초의 수중 로봇인 울다의 만남을 통해서 순향의 인생사가 그려지고 또 서로가 교감하는 대목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고반하 작가의 「인간다운 여름」은 과연 인간과 로봇(휴머노이드) 사이에 우정을 넘어선 연애 감정 나아가 사랑이 가능한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데 이는 단순히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넘어서는 이야기이기도 해서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생각해 볼만한 주제로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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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서경 작가의 「too much love will kill you」는 좀비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생각한 사람이 사실은 완치된 것과 동시에 치료자이기도 한데 이쯤되면 재앙에 빠진 인류를 구하기 위해 뭔가 할 것 같지만 작품 속 남자는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의외의 활동을 하고 또 이 치료자를 둘러싼 의외의 전개가 벌어진다는 점에서 작품의 다소 식상할 수도 있는 소재에 독특한 전개를 보이면서 재미를 선사한다.
강솟뿔 작가의 「여보, 계(Hey, chicken!)」는 제목 자체가 마치 언어유희를 떠올리게 하는데 자신을 속이고 떠나버린 여자친구(심지어 다른 남자와 결혼까지 함)가 남긴 강아지를 키우던 남자가 처음에는 이 강아지가 죽으면 자신도 죽겠다고 결심했고 그런 순간이 왔을 때 죽으려고 하던 중 우연히 길에서 파는 병아리를 집으로 들이게 된다.
이후 병아리들이 죽으면서 자신도 이제 죽겠다고 생각하던 때에 모두 죽었다고 생각했던 병아리들 중에서 한 마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병아리에게 여보 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이 여보 계를 통해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된 후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독특한 소재, 다소 식상할 수 있는 소재, 일상적인 소재가 있을수도 있지만 이후 펼쳐지는 스토리는 예상 외의 흥미로운 이야기라를 점이 이 작품의 가장 큰 반전 매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