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포차 심심 사건 네오픽션 ON시리즈 10
홍선주 지음 / 네오픽션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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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포차 심심 사건』에서는 제목에 동음이의어가 반복된다. 이래서 우리가 한자를 공부해야 한다 싶은 것이 우리말의 상당부분이 한자어로 되어 있다보니 우리말만으로는 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가 힘들수도 있는데 이는 문해력과도 확실히 직결되는 문제라 생각된다. 이 책에서는 바로 '심심'이라는 단어가 두 번 반복되는데 자세히 보면 한자가 다르다. 

 

먼저 앞서 나오는 '심심'은 '審心'으로 마음을 살핀다는 의미이며, 뒤에 나오는 '심심'은 '諶尋'는 진짜를 찾는다는 말이다. 같은 단어가 이토록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보니 과연 이 심심포차의 정체는 무엇인가 싶어지며 더욱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고 과연 이곳에서는 어떤 사건의 감춰진 진실을 찾아낼지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자음과모음에서 선보이는 〈on〉 시리즈의 열 번째 작품이기도 한 『심심포차 심심 사건』은 2020년 《계간 미스터리》 신인상을 수상한 바 있는 홍선주 작가님의 신작으로 음식과 사연을 가진 사람, 그리고 사건의 해결이라는 단순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들로 버무러진 맛깔난 한 접시 음식과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든다. 

 

추리/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욱 좋아할만한 소재이기도 한데 출출한 새벽 시간에 오픈하는 심심포차, 포차가 열리면 이곳에선 사건 해결을 위한 시작도 함께 하는 셈이다.

 

프리랜스 프로그래머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찬휘는 어릴 적 남다른 외양으로 주변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부모로부터도 그래서 버림받았을거란 고통 속에 살았는데 어느 날 새벽 귀가 중 불길한 느낌을 감지한 그 앞에 심심포차가 보인다. 찬휘는 다행이다와 살았다는 감정이 교차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 심심포차의 정체는 뭘까? 일단 주인장의 이력이 독특하다. 전직 검사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서 프로로 불리는 주인장의 전직과 관련해서 멀리해야 할것 같은 인물들이 주로 찾으니 이게 무슨 해괴한 풍경인지...

 

이런 공간에서 펼쳐지는, 찾아 온 손님들이 자신이 맡았던 사건의 이야기를 펼쳐보이고 그 사람을 통해 나오는 이야기를 통해 심심포차 속에서는 자연스레 추리와 사건 풀이가 이어지는 것이다.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결을 달리하는, 그러나 충분히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하고 독자 역시 마치 그 이야기 장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도 들어 더욱 몰입하게 되는 작품이 『심심포차 심심 사건』의 가장 큰 매력으로 장르소설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추리 소설 추천작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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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인 1
제인도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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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동창인 유찬과 이준. 둘은 유찬이 대리운전을 계기로 만나게 된다. 그리고 현재 이준이 한 기업의 사장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충격적이게도 전날 함께 마셨던 이준이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죽은 채 발견된다. 

 

이준의 집에서 술을 마시고 난 다음 날 발생한 살인사건이라는 점에서 졸지에 유찬은 이준을 죽인 살인자가 되고 이 일로 인해 그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억울하지만 모든 정황이 유찬에겐 불리했고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면 기소유예로 풀려났다고 해야할지...

 

결국 살인자라는 오명을 씻지 못한 채 직장에서 해고된 후 취업조차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던 중 주변의 도움으로 한 IT 기업의 사장을 위한 수행 기사가 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참 묘하다. 아무리 친한 형의 소개라지만 그래도 한 기업의 사장의 수행 비서를 이렇게 뽑을 수 있나 싶은데 아니나 다를까 이곳에서도 악연은 이어진다. 

 

 

2년 전 자신을 연루되었던 이준의 살인사건에서 자신을 살인자로 확신했던 동창 중 한 명인 윤조가 자신이 모실 이한경 사장과 연인 사이였던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좁다곤 하지만 이렇게 가깝게 연결지어질 수 있을까. 한편으로 이제 유찬을 둘러싼 2년 사이의 일들 속에서 유일한 연결고리가 오히려 윤조가 되어버린 상황이라는 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모두가 등을 돌리다시피할 때 유찬에게 도움이 되었던 준혁 역시 자신이 모시게 될 사장과는 형제라니 이건 뭔가 친한 형의 도움이 아닌 오히려 그 형이라는 사람은 일종의 브로커처럼 유찬을 또다시 이들 무리에 데려온거 아닌가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보면 모두가 한 다리 건너 하나씩 연결되어 있고 친인척 내지는 연인, 그리고 동창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 결코 평범할 수 없기 때문인데 그러던 와중에 그에게 또다시 기회(일지 아니면 더 큰 덫을 위한 미끼일지...)가 찾아오고 유찬의 상황이 점점 좋아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은 물론 주변인물들까지 위험한 상황에 처하고 있음을 머지않아 깨닫게 된다. 

 

게다가 다시금 이준이 회장으로 있던 회사가 이야기 속에 등장하면서 지난 2년 동안 유찬에게 일어났던 일련의 만남과 살인사건, 취업과 또다른 기회를 보면서 결국 유찬은 거대한 장기판의 차도 포도 아닌 그저 졸의 역할을 쓰기 위한 계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유찬은 설상가상으로 점점 더 심각해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갈 수 있을지 그 결말은 책을 통해 확인하면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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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
안상현 지음 / 빅피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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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살면서 힘든 순간,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할 때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 바로 『눈부시게 빛나는 날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어』이다. 물론 평소에도 읽으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많지 않은 글자들이지만 담담히 써내려가는 이야기 속에는 마치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해주는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괜히 책의 띄지에 '20만 독자가 믿고 읽는 작가 안상현의 완전한 위로'라는 문구가 있는게 아닌것 같다. 대체적으로 공감과 위로의 말이 나오지만 때로는 조금은 냉철한 조언을 담고 있기도 하다. 그런 경우는 아마도 너무 좌절감, 우울, 그리고 자기비하 속에 머물러 있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과 그런 감정들을 과감히 벗어버리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책에 담긴 글들은 전체적으로 문자 그대로는 무엇인가를 어떻게 하라는 식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 같지만 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고 누구보다 상대를 위하는 마음이 묻어나며 이는 반대로 스스로를 향한 자기 위안의 시간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본다. 
 


살면서 상처받지 않을 수 없고 때로는 왜 이렇게 나에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나 싶은 순간들이 있을수도 있지만 항상 그런 일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때로는 용기있고 강단있게 그런 기분과 마음에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야 하겠고 또 때로는 불안 속에서도 과감하게 한 발 내딛어야 하는 때도 있다. 

 

그러다 힘든 순간,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지만 그런 진심어린 위로와 힘을 어디서 받아야하나 싶은 순간 살포시 이 책을 꺼내 읽어보자. 책장 구석구석에 자리한 진심어린 그리고 따뜻한 위로의 말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잠시나마 그속에서 위안을 얻게될 것이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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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천지혜 지음 / 상상출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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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계의 거장이라 불리는 천지혜 작가님이 쓴 감성 에세이라니... 사랑 이야기를 주된 테마로 쓰는 작가님이 전하는 사랑에 대한 단상이라고 하면 얼마나 기대가 되겠는가.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를 읽어봐야 할 이유 중 하나이다. 

 

웹툰과 드라마로 유명했던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의 작가님이기도 한 천지혜 작가님이 말하는 사랑이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또 사랑에 대한 다양한 문장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을까?

 


많은 기대를 안고 펼쳐본 책 속에는 감성적인 글귀만큼이나 감성사진이 많아 참 좋다.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글과 풍경에 더욱 몰입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랑을 하니 그속에 담긴 사랑도 다양할 것이다.

 

단순히 사랑이라고 했을 때 떠올리게 되는 연인 사이의 사랑은 물론 가족간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 나의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은 물론 가장 중요할지도 모를 나에 대한 사랑인 자기애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에 담긴 사랑이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형태의 사랑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양성만큼이나 그것이 표현되고 맞이하게 되는 결말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우리가 절대 포기해서는 안되는 것이 사랑이라고.

 

그러니 단순히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사랑은 연인 사이의 사랑이 아닌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인류애까지 포함할 수 있는 사랑. 밖으로 드러난 모습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 보일 수는 있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이란 포괄적이면서도 훨씬 넓은 의미의 사랑이다. 

 

잔잔하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문장들 속에는 그런 작가님의 마음이 잘 담겨져 있는것 같아 짧은 문장들임에도 불구하고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다양한 사랑의 관계 속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 때로는 사랑에 상처받고 고통받은 사람들조차 치유와 위로로서 사랑을 포기해선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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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듣는 소년
루스 오제키 지음, 정해영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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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존재의 죽음은 남겨진 이에게 큰 상실을 넘어 상처를 안겨준다. 가까운 존재일수록 그 상처 속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은 법. 그렇기에 재즈 뮤지션이였던 아빠가 죽고 이제 열네 살이 된 베니에게 일어나는 기묘한 일들은 어쩌면 베니가 아빠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충격의 일환일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베니에게 온갖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은 아빠의 죽음 이후다. 이렇게 말하면 왠지 유령의 존재가 말을 걸어오는 걸까 싶겠지만 아빠도 있지만 온갖 사물들도 있다. 게다가 이 목소리는 우호적인 경우도 있지만 그 정반대인 경우도 있어 이를 걸러 들을 수 없는 입장에서는 꽤나 난처한 상황이다. 목소리라고 하지만 일종의 감정과 느낌이 소리로 들린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빠의 죽음 이후 베니가 온갖 목소리를 듣는다면 엄마 애너벨은 저장강박증이 심해졌다. 모자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필요해보이지만 그렇지 못한것 같아 한편으로는 안타깝게도 느껴진다. 특히나 베니의 입장은 당장 목소리들이 들리니 일상 생활이 곤란하지 않을까? 

 

결국 베니가 온갖 소리들을 피해 도망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서관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이제는 책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게 시작되는 소년과 책의 대화, 책은 흥미롭게도 베니와 책의 시선에서 교차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엄마가 온갖 물건들을 버리지 못해 그 속에 갇혀버린 삶을 사는 것처럼 베니는 온갖 소리에 갇혀 그 소리로 인해 일상이 파괴되고 학교에서는 졸지에 문제아가 되어버린 후 정적 그 자체인 공공도서관으로 도망치는 모습은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현실 속 유일한 도피처가 아닐까 싶다. 그런 공간이라도 있어서 다행이다 싶기까지 한.

 


그렇게 찾아 온 무한한 정적의 공간에서 그동안 베니가 도서관 밖에서 들었던 온갖 사물들의 다양한(비아냥비명, 공격, 도발 등) 목소리와는 차원이 다른 책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서, 또 자신이 지금까지 만나지 못했던 다양한 삶을 사는 존재들과 교류하게 되면서 점차 자신 안에 존재했던 상처와 상실의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동시에 자신조차 잊고 살았던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아가게 된다. 

 

뭔가 큰 울림을 주는 책이다. 온갖 목소리가 자신에게 들리지만 정작 자신의 목소리를 잊은 채 살아가던 소년, 그 목소리들을 피해 무한한 정적의 공간에 들어 온 후 진정한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간다니...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가는 소년의 이야기는 마치 인생에서 겪게 되는 커다란 상실의 순간 우리가 어떻게 그 위기를 이겨내야 하는지를 베니의 상황과 베니의 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만들어주는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루스 오제키는 선불교의 승려라는 조금은 특별한 이력을 가졌는데 그래서인지 책의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도 이런 영향이 반영된게 아닐까 싶다. 자기 안에 존재하는 문제들을 외부의 요인이 아닌 누군가와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가 깨닫고 또 나아가 그 문제의 해결책 역시 그 대화 속에서 스스로 찾아가며 한단계 성장해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무려 8년에 걸쳐서 집필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지난 2022년여성문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 이 작품은 어떤 면에서는 작가의 자전적인 경험이 상당부분 반영되어 있을거란 생각에 작품이 더욱 의미있게 다가왔던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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