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련화
손승휘 지음 / 황금책방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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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련화(旱蓮花), "마른 땅에 피어나는 연꽃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트로이 전사들이 흘린 피에서 자라난다는 전설을 가진 꽃. 팍팍한 땅을 뚫고 나와 핏방울같이 작고 빨간 꽃을 맺는 이 꽃의 꽃말은, 애국"이라고 한단다.

 

왜 제목을 한련화라 했을까 궁금했다. 왜 유관순이란 이름대신 한련화라는 꽃으로 대신했을지 진심으로 궁금했었는데 그 꽃말과 뜻을 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본의 탄압에 맞서 그 어린 나이로 그녀는 아우내 장터에서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과연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목숨을 내걸고 총칼 앞에서 우리는 과연 유관순처럼 할 수 있을까 말이다. 독립 만세를 외치다 부모님을 잃었고 그녀는 3년형을 선고 받았다.

 

일제의 눈에 비친 그녀는 폭도였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 그녀가 대한민국 독립에 일조한 독립투사로 남아있다. 19살이란 나이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끝없이 대한 독립을 외쳤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서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가 이토록 기억에 남는 것은 학생 신분에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만세 행렬의 앞에 서서 대중을 이끌었다는 그 용감함에 있을 것이다.

 

무서웠을 것이다. 사람인데 아직 어린 학생인데 왜 무섭지 않았겠는가? 일제가 투옥된 독립투사들에게 어떤 고문고 형벌을 가했는지는 모두가 알 것이다. 똑바로 선채로 꼼짝도 할 수 없는 벽장같은 곳에 갇혀있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감옥에서조차 대한 독립을 외쳤다고 한다.

 

위인전에서 이순신만큼이나 자주 보았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 어떤 책도 유관순이란 인물을 이토록 극적으로 그려낸 책은 없는 것 같다. 만약 그녀가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잠잠히 지냈다면 살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히 죽음도 불사하는 삶을 택했다.

 

모두가 할 수 있었지만 쉽게 할 수 없었던 일을 그녀가 해냈기에 우리는 그녀의 삶을 "마른 땅에 피어나는 연꽃"이라 표현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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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입니다 - 노무현 대통령 미공개 사진에세이
정철 글, 장철영 사진 / 바다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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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사상 유래없는 일이였다. 전직 대통령의 투신 자살 말이다. 퇴임후 고향 봉하마을에서 촌부로 살아가는 그 모습이 흥미롭고 새로웠다.

 

그분의 정치 스캔들을 두고서 외국 언론은 말했다. 故 전 노무현 대통령이 재벌에게서 돈을 받았다면 이정도로 타격을 입지 않았을 것이라고. 그가 평소 신념처럼 여겼던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기에 스스로가 견딜수 없었을 거라고...

 

차떼기로 돈을 받아도 그냥 넘어가는 세상이고, 전과가 있어도 그냥 넘어가는 세상이다. 왜 사람들이 그분을 "노무현"이라 쓰고 "바보"라 읽는지 알 것 같다. 누군가는 그가 너무 일찍 나왔다고 했다. 기득권이 판을 치는 세상에 너무 힘없이 쓰러져 갔다고 말했다.

 

우리는 그날을 잊지 않았다. 그분이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여 서거하던 날.... 많은 의문과 많은 탄식을 남기고 그분은 봉하마을을 찾는 그 어떤 사람들에게도 모습을 보일 수 없게 되었다.

 

이 책은 그분의 이야기가 담긴 미공개 사진 에세이다. 사진 속 故 전 노무현 대통령은 참 소박하다. 그리고 친근하다. 이제껏 그 어떤 대통령에게서도 볼 수 없었던 사람 냄새가 난다. 하지만 생전 그분의 이런 점은 고스란히 정치적으로 악용되었다. 국회의원에게서도 느낄 수 없었던 사람다움을 감히 대통령에게서 느겼는데 말이다.

 

 

책속의 사진에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그 사실들에서 또한번 그분의 성품을 느끼게 된다. 청남대를 개방했고, 북악산에도 시민들이 등산하게 했다. 그리고 한가지 흥미로웠던 사실은 대통령이 청와대를 산책하면 청와대 직원들은 보이지 않게 숨어야 했단다. 그런데 이것도 바꿔서 오히려 직원들과 인사를 했다고 한다.

 

 

산행을 가서도 맨바닥에 그냥 앉아 경호원과 수행원들을 놀라게 하고, 눌린 머리가 걱정되어 모자를 벗지 말았으면 하는 수행원들의 생각에도 당연하게 모자를 벗고 국민 앞에 두손 모아 인사를 하는 분이 바로 故 전 노무현 대통령이다.

 

 

하지만 이 모습마저도 일부 정치계 사람들은 욕했다. 자신들의 기득권이 사라지고, 자신들의 알량한 권위가 사라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권력이 누구에게서 나왔는지를 진정 잊어 버린 인간들임에 틀림없다.

 

국군 통수권자로서 당당히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며, 대화로 타협의 장을 마련하고자 했던 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가장 높은 곳에 계셨지만 누구보다 겸손한 자세로 맡은바 직분을 다하셨던 그분의 모습을 볼 수 없다. 그것이 참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분의 서거 후 수많은 사람들이 땡볕에도 질서정연하고 숙연한 자세로 추모의 길에 섰던 것들을 보면 우리는 그분을 그렇게 떠나보내게 했던 것에 죄스러움을 느껴을 것이고, 진심으로 미안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득권에 굴하지 않고 그 권(權)을 국민에게 돌리려 했지만 결국엔 기득권에 밀려 쓰러져 가신 그분의 진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살면서 전직 대통령이 이토록 그리울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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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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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일간지에서 그가 집을 떠나 고향 논산으로 향하는 길을 동행취재한 기사를 읽었다. 연어가 먼 바다를 헤엄쳐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듯 그는 그렇게 논산의 집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박범신 작가가 논산으로 돌아오기 전과 그 이후 2011년 겨울을 지난 올해 최근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논산일기 2011 겨울"이라는 부제에 어울리게 이 책은 작가의 소소한 일상과 그속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담고 있다. 그리고 과거의 추억이 함께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논산의 연무읍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마치고, 청소년기를 강경에서 보냈단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강경으로 이사를 갔다고 하니 작가는 진정 논산 사람이 아닌가 싶다. 어릴적 부유함 넘쳐 흐르는 논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빈곤을 경험했다는 작가의 이야기는 특별할 것 없는 우리네 아버지, 어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간혹 가족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작가의 아내 이야기는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데 그의 방랑자같은 삶을 눈물을 훔치면서도 막지 않았던 아내의 모습이 한편으로 대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멀쩡한 집을 놔두고 고향 논산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을때도 아내는 그의 이불 보따리를 쌌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작품들의 그런 아내의 이해와 배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논산 이곳 저곳의 풍경들을 간간히 담아내고 있는 이 책을 읽다보면 마치 논산과 작가 박범신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의 소설에서 보여준 사회고발적인 내용들이 담긴 책이 아니다. 오히려 초로의 작가가 그의 일상들을 적어낸 지극히 개인적인 고백이자 독백같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잔잔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의 이야기와 그 작품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흔히들 박범신 작가를 논산을 가장 잘 표현한 작가라고 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이 책을 읽다보면 알게 되는 것 같다.

 

책의 곳곳에 담긴 논산 이야기와 그가 책에서 표현한 그의 이야기는 그가 논산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다. 그곳에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든 아니든지 간에 누구라도 추억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박범신 작가의 글 속에 나오는 논산과 예전의 모습은 보통의 평범한 우리네 모습같기도 한 점이 많기에 이 책 속의 글들이 와닿는 느낌이다.

 

그렇기에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는 말은 아마도 그의 논산 이야기와 작품이 아직은 끝나지 않았음을 우리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읽은 이 책은 마치 작가 박범신이 그동안 살아온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보는 듯한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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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아리 장편소설
전아리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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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으로 시작된 그날의 밤 앤이 우리 모두의 삶을 바꾸어 버렸다. 학창시절 만인의 연인같은 인물이 있기마련이다. 남학생이든 여학생든지간에 뛰어난 외모로 주변을 압도하면서 마치 자신이 스타라도 된 듯 인기를 당연히 생각하는 그런 아이 말이다.

 

이런 아이가 간혹 성격이 좋거나 조금 겸손하면 일은 크게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기로 인해 안하무인이 된 경우엔 일이 달라진다. 이 책에 나오는 "앤" 역시 그렇다. 졸업한 선배들까지 아르바이트해서 명품백을 사올정도로 소문이 자자한 그녀는 책속의 등장인물들에게 단연 화제다.

 

애인을 줄여 "앤"이라 부르기 시작한 그녀를 기완이란 녀석이 좋아하게 되고, 재문의 계획 아래 기완은 앤에게 고백을 하지만 비참하리만큼 처절하게 차이고 만다. 이에 친구들은 그녀를 약간의 굴욕감을 주자고 약속하며 앤이 데리고 다니는 봉다리라는 여학생으로 재문은 또다른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렇게 시작된 장난같은 비밀의 화원에서의 하룻밤으로 앤이 죽게 되고, 그날밤이 나(해영), 기완, 진철, 재문, 유성과 봉다리(주홍)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게 된다.

 

앤의 죽음에 대한 모든 책임을 뜻하지 않게 기완이 떠맡게 되고 나머지 친구들은 녀석이 출소했을시 먹고 살 대비를 해주기로 약속한다. 모두는 그날의 일에 대해서 함구하기로 약속한다. 그날부터 모두는 서로의 알리바이가 된 공동 운명체가 된다.

 

하지만 그 사건이후 기완은 예전의 순수함이 사라진 타락과 협박으로 친구들에게 그날의 일을 빌미삼아 돈을 요구한다.

 

경찰이 된 진철, 배달업을 하는 유성, 투자회사에 들어간 재문, 게임 업체에서 일하는 해성, 연기자가 된 주홍이다. 어찌됐든 모두에게는 자신들이 지켜야할 것들이 있고, 잃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예전의 우정은 이미 사라지고, 그들 중 누군가에 의해서 기완이 죽고, 그뒤로도 누군가의 폭로와 협박이 있을 것이 두려워 이미 그들은 서로의 적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그사이 연기자가 된 주홍은 해성와 은밀한 연인관계를 유지한다.

 

그날 이후 해성는 주홍을 지켜주기로 다짐하면서 어리숙하고 순진한 그녀가 세상에 속지 않도록 지금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면서 그녀를 돌봐왔다. 지금 그녀의 성공은 바로 해성 자신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비밀의 화원에서 앤의 죽음에 관여했던 모든 이들의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을 각각의 사건들이 긴밀한 관련성을 보이면서 전개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자신들이 서로의 절친한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냥 어울렸을 뿐인지도 모른다.

 

탐욕에 눈이 멀어 서로가 서로를 갉아 먹듯 해치우는 모습에서 그들은 이미 죄책감마저 사라져 버린 후다. 과연 누가 누구를 죽였는지, 왜 무엇때문에 그랬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지고 있다.

 

결국 그날의 장난은 그들의 인생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아 제 자신을 파멸과 타락의 길로 접어들게 했으며, 생각지도 못했던 두 사람의 반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고 있기에 충분하다.

 

잘난 사람은 제 잘난 맛에 누가 자신보다 더 잘날 수 있음을 알지 못한다. 또한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방심과 방종이 자신을 파멸시키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이 글속의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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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고 싶은 여자 1
임선영 지음 / 골든북미디어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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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가집 외동딸로 태어나 술도가를 이어간다는 이야기만 놓고보면 전통과 대를 이어가는 대찬 여성이 생각난다. 하지만 이야기를 읽다보면서 느낀 이미지는 답답하고 멍청해서 속 터지게 만드는 여자다.

 

종가집 외동딸이라는 위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자신이 원치도 않는 사람이 자신을 망치도록 하는데도 그냥 그대로 흘러가느냐 말이다.

 

송재현이라는 남자가 고의로 정선에게 음료수에 약을 타서 하룻밤을 보내도록 한다. 그리고 정선은 임신을 하게되고 송재현과 결혼을 하게 된다. 그뒤부터 지정선의 고통은 시작된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게다가 여기에 더해서 작은아버지 지성호라는 인물 역시도 그녀의 삶에 고통을 가중시키는 인물이다.

 

두 사람으로 인해서 경제적, 정신적, 육체적인 타격을 받으면서도 그녀는 원망할 줄도 모른다. 도대체가 말이 되느냐 말이다. 자신이 무슨 부처도 아니고 참을게 따로 있지 잘못된 일을 계속하는데도 계속해서 참고 이해하고 용서한다는 것이 과연 옳기만 하는 자세인가 말이다.

 

무조건 참고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이 대단한게 아닌데 말이다. 오히려 계속해서 잘못된 행동을 하는 두 남자를 어떻게 해서든지 정신을 차리게 하든지, 아니면 더이상의 원조를 끊든지 말이다.

 

내가 제일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이 바로 이런 점들이다. 작가의 글 중에서 "미워하지 않을 것이다. 증오도 하지 않을 것이다. 그 시대의 그 집안에서 가장 고독한 외동딸로 태어난 것도 끝내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라고 적혀 있는데 참 대~단한 열려에 효녀 나셨다. 이게 뭔 자랑이라고.

 

무조건적인 희생이 미덕인 시대는 갔다. 요즘은 종가집도 전통은 지키되 지금의 변화에 함께 호흡하려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만이 조선시대적 사고 발상을 가지고 순진하다 못해 멍청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뭐 대단한 일이라고 그점을 미덕인것처럼 말하는지 모르겠다.

 

무려 2권에 걸쳐서 이런 이야기를 적어내고 있는 작가가 대단할 뿐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글을 쓰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대에 역행하는 아무 감흥도 없는 이런 답답한 글은 좀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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