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감독이다
에비사와 야스히사 지음, 오경화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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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야구를 보기시작했는지 나도 잘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나는 내가 응원하는 팀의 선수들의 개인 응원가를 외우고, 경기 내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이제는 어린 아이에게까지 야구의 재미를 주입시키는 한국 프로 야구의 팬이다.

 

한국 프로 야구가 출범한지 30년이 넘은 지금 어제를 기준으로 2012 프로 야구 전반기가 끝이 났으며, 내일은 바로 올스타전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야구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높아져서 역대 최소경기 400만 관중을 돌파하기도 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기까지 많은 진통을 앓기도 했었고, 현재는 10구단 창단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산재해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야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미국 리그와 일본 리그에 비해서 그 수준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일본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이 책 <나는 감독이다>에서 보여지는 일본 프로 야구의 실상은 단순히 소설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얼마 전 우리에게도 크게 문제가 되었던 경기 조작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선수와 감독, 구단 사이에서의 벌어지는 문제, 팀의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는 트레이드, 나아가 야구의 실전에서 뛰지 않지만 야구 운영에 상관있는 프런트에 대한 이야기까지 실로 야구의 야구에 의한, 야구를 위한 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저자는 마치 프로 야구 경기전 장내 방송처럼 책의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조직은 전부 허구라고 못 박고 시작한다. 그럼에도 왠지 허구를 내세운 현실의 표현같기만 하다.

 

"최고의 구단 자이언츠에서 쫓겨난 히로오카 타츠로가 리그 만년 꼴찌팀 엔젤스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한다."는 다소 뻔한 구성에 망설여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언제 봐도 꼴지를 변화시키는 사람의 이야기는 흥미롭고 동시에 감동적이기까지 하다는 사실을 생각해 볼 때 역시 재밌다.

 

구를 모르는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충분히 야구라는 신천지를 알게 해줄 책이며,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우리나라 프로 야구의 현주소와 전혀 다르지 않은 일본의 야구 이야기를 통해서 야구가 더욱 재밌고 좋아질 책일 것이다.

 

그렇기에 허구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야구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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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일찍 나를 알았더라면 - 나에게 쓰는 마음의 편지
휴 프레이더 지음, 오현수 옮김 / 큰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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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칼릴 지브란’이라 불린다는 저자의 글은 솔직히 이 책이 처음이다. 조금 독특하다. 그 이유는 나에게 쓰는 편지라는 부제에 어울리는 구성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주 많은 테마를 필두로 해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던 다양한 주제들이 거의 모두 나온다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한 주제들에 대해 짧지만 명쾌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온전히 독자 스스로가 그것을 해결하도록 시간을 준다.

 

 

각각의 테마에는 유명인의 명언이 함께 적혀 있다. 그것들을 하나 하나 읽어가는 것 또한 이 책의 재미를 부가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매일 수많은 질문을 갖는다. 하지만 그것들을 차마 물어볼 수가 없다. 적당한 사람이 있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물어봐도 되는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과 함께 망설임이 먼저 들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의문들에 대해서 간단명료한 답을 전해준다. 그리고 그 답 이후에 독자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내지는 다짐들을 적어 볼 수 있도록 '오늘 나에게 쓰는 마음의 편지…'라는 형식으로 페이지를 마무리하고 있다.

 

한 페이지에 한가지 주제에 대해서 마치 삶의 철학을 전하듯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기에 독자들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를 사랑하고 나 자신을 먼저 알고 그런 나를 치유할때 내 삶이 보다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작은 사이즈로 만들어진 책이기에 휴대하면서 차분하게 읽어 가며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평안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그날이 일생을 통해서 가장 좋은 날이라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겨두어라."라고 말한 에머슨의 말처럼 오늘을 사랑하고 오늘을 살아가는 모습을 배우게 될 것이며, 오늘 하루를 내 삶의 가장 좋은 날로 만는 방법을 알아갈 것이다. 조금만 더 일찍 나를 알았더라면 내가 더욱 행복해졌을 일들을 지금이라도 알아간다면 이제는 늦었음을 후회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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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식탁 위의 책들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종이 위의 음식들
정은지 지음 / 앨리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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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소개하는 책이 최근 많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주제로 묶고, 나눈 책에 대한 이야기는 그 책을 읽은 사람과 아직 읽어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감흥을 불러 일으킨다. 내가 읽은 책이 나올 경우엔 그 책을 읽은 감상을 함께 공유하거나 비교하기도 하고, 아직 읽어 보지 못한 책일 경우엔 넓은 세상보다 더 많은 새로운 책 한권을 소개받은 느낌이라 또 행복해진다. 

 

이 책 역시도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참 묘하다. '푸드 포르노'라는 아주 오묘하고 다소 민망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푸드 포르노'는 1990년 후반 즈음 생긴 말이다. 섹스 대신 음식이 욕망의 대상이 되어, 성기 대신 침샘과 위장을 자극하는 글이나 사진이나 영상을 말한다.(p.8)

 

참 생소한 말이다. 하지만 내가 책을 통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어떤 포만감을 느꼈던 것을 생각해보면 결코 엉뚱하거나 있을 수 없는 일도 아닌 것 같다. 자신이 푸드 포르노 중독자라고 당당히 밝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총 25권의 맛있고, 때로는 의미심장한 음식이야기를 하고 있다.  

 

 

저자는 단순한 음식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책을 읽을때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쳤던 음식들을 들고 나와서 그 음식이 책에서 의미하는 것을 다각면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책속에서 하나의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았던 그 음식이 이 책속에서는 당당히 주연자리를 꿰차고 있으니 말이다.

 

 

빨간머리 앤에서 앤이 목사님 부부를 위해서 케이크를 굽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데 앤이 자부하던 그 케이크는 맛이 진짜 이상해서 알고 보니 마닐라가 빈 바닐라 병에 담아 둔 진통제를 바닐라로 착각하고 케이크에 넣은 것이였다. 우리가 아는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그리고 우리는 빨간머리 앤의 수많은 에피소드의 하나로 여기서 끝이 난다.

 

하지만 저자는 그 바닐라에 집중한다. 그리고 바닐라의 역사 세계로 전파된 유래, 합성 바닐라의 역사와 상업화까지 소개한다. 그냥 재미로 읽고 말았던 이야기가 더 큰 세계로 나아가는 순간이다. 그리고 바닐라 대신 들어간 진통제의 성분과 효능까지 이야기하면서 이야기에 재미를 더한다.

 

 

또한 책속에 소개된 음식이 때로는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 정치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라임피클이 나오는 작은 아씨들에서는 라임피클이 상상이외의 대접을 받았던 사회적 풍도들이 나온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라임피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알기 위해서 저자가 들인 공이다. 참으로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여러 사이트를 뒤져서 저자는 그 정체를 밝혀내니 말이다. 이 대목에서 그녀를 진정한 푸드 포르노 중독자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외에도 다양하게 나오는 음식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떤 맛일지,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게 되고, 그 음식을 둘러싼 주인공들의 심리와 사회 전반적인 상황들이 연상되기까지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가 말하듯 단순히 푸드 포르노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책과 책속의 등장인물들에 대해서 음식이라는 매개체로 접근하려고 한 새로운 시도로 여겨진다. 

 

새로운 시도인만큼 흥미롭고 원작들은 과연 어떤 내용으로 전개되고 어떻게 결말지어질지 궁금해진다. 아울러 저자가 말한 음식들이 원작들에서는 어떻게 묘사되고 있을지 읽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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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지 마라 그 아픈 상처에
허허당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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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그 자체로 위로가 되는 책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상처받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상처가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서 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타인과의 마찰에서 오는 경우도 있을 테다. 이렇듯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고 살아가지만 정작 그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지나가 버린 일들에 머물러 있으면서 계속해서 그 상처들을 곱씹으며 아픔을 배가 시키는 사람들에게 허허당 스님은 "그 아픈 상처에 머물리 마라'고 말씀하신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그동안 허허당 스님이 그린 그림과 적어 둔 글들을 모아서 탄생된 이 책 한권에는 스님의 사색과 깨달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짤막한 시처럼 쓰여진 글을 읽고 있노라면 스님이 우리에게 말하고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고, 그로 인해서 아픔 마음이 조금은 따스해지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한 개인의 마음을 치유하고 그의 성찰을 돕는 이야기에서부터 대중을 향한 목소리까지 그 내용은 다양하다. 잔잔하지만 그속에는 의미가 존재한다.

 

그저 한권 읽고 제쳐두는 것이 아니라 살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과 잊지 말아야할 것들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생각하게 하는 책이기에 곁에 두면 좋을 책인 듯 하다. 스스로를 옭아매는 고통과 번뇌에서 벗어나 마음을 자유롭게 하고, 그로 인해서 평안을 얻도록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고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를 마음속으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간단하지만 진리인 벗어나기를 이야기하고 계시는 허허당 스님의 말씀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스님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림과 글을 통해서 독자들도 잠시나마 고통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와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희망의 빛

 

세상이 아무리 힘들고 외로워도

지금 그대가 살아 있다는 것은

세상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희망의 빛이

당신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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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보내는 상자 - 믿고, 사랑하고, 내려놓을 줄 알았던 엄마의 이야기
메리 로우 퀸란 지음, 정향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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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분의 유품을 정리한다. 그러다 어떤 상자 총 10개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박스를 뒤집자 그속에서 무수한 쪽지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 상자는 평소 어머니가 언급한 적이 있는 현재에서 무려 20여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어머니의 쪽지가 가득 담긴 갓 박스 였다.

 

메모지, 영수증, 포스트잇 등 다양한 종이에 적힌 내용들은 어머니가 하느님에게 보내는 쪽지들이였다.

 

 

첫번째로 발견한 쪽지는 1986년 8월 7일에 적은 것이다. 다른 쪽지들이 급하게 갈겨쓴 것이라면 이것은 타자기로 깔끔하게 적은 쪽지다.

 

세상 모든 어머니는 공통된 마음을 간직한 것 같다. 자식 걱정, 남편 걱정...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같은 거 말이다. 살아가다가 느끼는 고민과 걱정들을 마치 하느님에게 소원을 빌듯이 그렇게 하나 하나 적어내려간 것이 바로 갓 박스에 담긴 쪽지들이다.

 

갓 박스에 담긴 쪽지들에서는 어머니가 가족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알게 해준다. 어머니가 아버지와 결혼해서 자신들을 낳고 그렇게 살다가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가기 전까지의 거의 모든 기록이 담겨져 있는 이 쪽지들은 어머니와 가족들의 일생을 기록한 것 같다.

 

어머니는 하느님에게 바라고 또 소원하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인다. 얽매이지 않고 매달리지 않는다. 그분의 뜻을 따르는 것이다. 소박한 듯 하지만 세상 그 어떤 어머니라도 바랄 수 있는 것들을 소원하고 있는 쪽지를 함께 읽다보면 나의 어머니는 과연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바라는지를 알게 되는 것도 같다.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한번쯤 종교를 떠나 하느님에게 그 사람의 안부와 평안을 기도해 봤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에서는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고, 그 사람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그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고, 그들이 현재 내곁에 존재함을 감사하게 생각케하는 그런 책인 것 같다. 내 어머니가 만약 나와 우리 가족들을 위해서 이러한 갓 박스를 남겨 두었다면 그것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지고, 함께 할 순 없지만 그분의 사랑을 영원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소중한 유산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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