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 : 전세계 엄마들의 사생활
피터 멘젤, 페이스 달뤼시오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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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을 알기 전 난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을 먼저 읽었다. 사람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에 관심이 많다. 그리고 관심보다 더 큰 호기심을 느낀다. 그렇기에 다른이의 삶을 구경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기회를 잡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는 바로 그러한 궁금증을 해결해 준 책이였다. 단순히 세계 각국의 가족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일차원적인 호기심을 넘어서서 그 나라 평균 수준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그들의 삶과 문화, 사회 등을 이해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을 통해서 세계의 가정과 가족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았다면 이제는 "전세계 엄마들의 사생활"이 나온다. 나 역시도 엄마이기에 무엇보다도 궁금한 내용들이 아닐 수 없다. 피터 멘젤은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에서 보여준 노력을 이 책에서도 역시 보여준다.

 

총 22개국의 엄마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이 책은 저자가 『우리 집을 공개합니다』를 제작할 당시 느꼈던 사회 속에서의 여성의 지위와 존재감, 나아간 그 모습을 솔직하게 담아내면서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로서의 삶까지도 독자들에게 보여준다.

 

 

세계 전부의 엄마들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이 정도만으로도 대단하다 싶을 정도로 22명의 각각에 대한 이야기는 충만하다. 그 나라만의 특유한 문화이거나 그 가정만의 분위기로 인해서 엄마이자 여자로 살아가는 삶을 지극히 솔직한 어조로 보여 준다.

 

일본 엄마 사요 우키타의 이야기는 "남편들은 집에서는 일을 하나도 하지 않아요"라는 말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일본도 한국 남자와 비슷한가 보다. 아니면 전세계적으로 남자니깐, 그리고 여자여서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모습들이 있는데 바로 집안일과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현재의 나이와 결혼 당시의 나이, 심지어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게 된 동기나 월소득, 현재 읽고 있는 책과 같은 정말로 사생활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가 간단한 프로필 형식으로 나온다. 나라마다 질문의 내용이 조금씩 차이가 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나이, 소득, 자녀에 대한 질문과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이다. 이 부분을 읽고 있으면 이 분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꿈과 희망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밀착 취재 형식으로 엄마로서 살아가는 보통의 일상을 담아 내고 있다는 점에 그 나라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대내외적 위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게 한다. 우리가 막연히 어떨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때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하는데 한국 엄마나 외국의 엄마나 결코 엄마라는 존재가 만만치 않으며, 한순간도 편할 수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각국의 엄마들에 대한 인터뷰와 취재가 끝나면 각 나라의 여성에 대한 보고가 나온다. 그 글을 읽어보면 엄마들이 했던 이야기가 개인적인 하소연이거나 푸념에만 그칠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엄마들이 이야기했던 내용들이 그 보고에 간략하지만 그대로 들어나 있기 때문이다.

 

 

전편에 이어서 각국의 다양한 문화가 단 한장의 사진으로 표현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결혼, 빨래, 일, 교육, 육아, 빗질하는 법, 음식, 물, 친구에 대한 한컷의 사진과 그에 대한 간략한 소개만으로도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가 느껴지는 듯하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가 높아지고,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남녀 평등이 실현되었다고들 하지만 자세히 읽어보면 엄마로서 자신의 삶을 희생하는 것은 여전하며, 여자이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겪는 불평등은 남있다는(어쩌면 여전히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것을 알게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딱히 어느나라의 엄마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 것도 결국 엄마는 어쩔 수 없는 엄마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가정 내에서 엄마로서 해야 할 일들은 존재하며, 사회적에서도 엄마로서 또는 여자로서 해야 할 일들은 은근히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코 아빠를 비난하고 사회를 비난하자는 의미에서 이 책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다만 여성들이라고 해서 언제까지나 과거의 역할에만 매달려 있어야 한다는 사고를 버리고 엄마들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로의 변화에 대한 바람을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고자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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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코, 연애하다 노리코 3부작
다나베 세이코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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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노리코, 연애하다』는『『아주 사적인 시간』,『딸기를 으깨며』와 함께「노리코 3부작」중 첫 번째 작품이라고 한다. 솔직히 나머지 두 작품은 읽어 보질 않아서 뭐라고 말할 순 없지만 솔직히 이 책은 뭐라고 말해야 할지 난감하기 그지없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샤랄라~~ 좋은 말만 쓸수도 없다는게 이 책에 대한 내 솔직한 감상평이다. 제목을 보면 20~30대 여성들에게 먹힐만하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면 '이게 과연 연애인가?' 싶다. 여주인공 노리코는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거의 모든 것을 디자인한다. 그리고 간간히 자신의 개인전을 열기도 하는 화가이기도 하다.

 

엄청난 수입을 버는 위치는 아닐지라도 나름대로 그쪽 업계에서는 인지도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31살의 노리코는 연애에는 젬병이다. 그리고 남자보는 눈도 참 없다. 또한 결정적으로 이 여자 간통녀나 다름없다.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더니 노리코는 그저 감정적으로 끌리거나 몸이 동하거나 하면 속수무책으로 빠져든다. 여자 친구 미미가 헤어진 남자친구를 골탕먹일 작정으로 가짜 임신 소동을 벌일 때 따라갔다가 우연히 만난 나카야 고라는 젊고 자신만만하다 못해 잘난척하기 좋아하고 남을 무시하는 발언도 서슴없이 하는 부잣집 도련님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받는다. 둘은 은근히 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노리코에게는 오랜 세월 짝사랑하는 남자 고로가 있지만 자연스럽다 못해 본능에 가까운 행동도 서슴없이 보이는 고와 같은 행동을 절대 고로에게는 하지 못한다. 자신의 마음을 손톱만큼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고로가 노리코를 여자로 보는 것 같지가 않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노리코는 고와 연애를 하면서 고의 별장 이웃에 있는 별장 주인 남자와도 연애를 한다. 근데 그 남자는 알고보니 바람둥이 유부남이다. 정작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 고로는 어이없게도 미미에게 빼앗기고 유부남에게 빠지고, 성격 파탄같은 고에게 맞기까지 하고... 이 여자 참 매력없다. 게다가 지조도 없고, 가벼워 보이기까지 하다.

 

그러다 갑자기 고와 화해하는 부분에서는 이 여자 생각이 있나 없나 싶다. 출판사와 저자에겐 진심으로 미안하지만 정말 이해 안되는 작품이다. 멍청하고 염치없고 줏대없는 노리코는 아무리 좋게 봐주려고 해도 답답하고 미련하기 그지없는 인물이기에 좋아할 수가 없다.

 

연애소설이라는데 연애의 달달함은 느껴 볼 수 없고, 매력없는 남자들에 더 바보같은 여주인공의 연애 같지도 않은 연애 이야기가 참 황당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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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야기 - 독서중독을 일으키는 진짜 벌레들의 유쾌한 반란
스티븐 영 지음, 우스이 유우지 엮음, 장윤선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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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자가진단 유혹에 빠져들게 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흔히들 책을 많이 읽거나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벌레(bookworm)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나 역시도 책 정말 좋아한다. 약간의 활자중독 증세까지 있다 싶을 정도로 책을 끼고 산다. 밥 먹을때 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잠깐 기다리거나 심지어 TV 볼때도 난 책을 본다. 글자를 읽고 있을때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니 실로 정상은 아닌지 싶다.

 

나와 같은 비정상적인(?) 증상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획기적이면서 한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내가 도대체 왜 이토록 책에 매달리는지 책을 읽으면서 남들과는 독특한 행동을 하는지를 몰랐다면 이 책은 그 어떤 정신과 의사보다 명확한 진단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다. 물론 처방전도 나온다.

 

 

광학적 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책벌레의 존재를 2001년 3월 루마니아의 마리우스 슈나이더라는 전기기술자가 우연히 철야를 하던중 작동하는 기계 한대에서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발견한 것이다.

 

"알파벳 Q의 꼬리 같은 곳에 벌레가 있었습니다.(p.13)"

 

그렇게 발견된 책벌레의 존재로 인해서 그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의 독서 유형과 책과 관련된 행동들이 점점 설명되었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거나 연구된 자료들을 통해서 다양한 책벌레가 존재한다는 사실까지 밝혀 낸 것이다.

 

 

위의 그림에서처럼 책벌레에는 크게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로 나뉘는데 이 두가지의 분류에서도 상당한 하위단계로 분류되면 두 분류는 심지어 서로 상호호환의 모습을 보이거나 두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형태도 존재한다.

 

또한 각각의 벌레는 의태가 가능하다. 천적이나 구제와 박멸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도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시선과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으로 나타날때도 있다.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에 따른 각각의 책벌레들에 대한 특징과 그 책벌레들이 인간들에게 유발하는 행동패턴과 그러한 증상은 완화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자세히 나온다. 저자는 확실히 책벌레를 하나의 실존적인 개체로 인정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결코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설마와 엉뚱한 소리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책에서는 각각의 책벌레를 소개할때 그 모습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각 책벌레의 특징이 모습에 잘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말하자면 결코 귀여운 녀석들은 아니라는 사실.

 

책벌레는 절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책벌레가 멸종되거나 개체수가 극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생활환경이나 번식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책의 감소, 책에게 보내는 인간의 따뜻한 시건의 감소, 환경오염(환경호르몬에 의해 책벌레가 약해져가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등은 모두 인간이 일으킨 현상이다(p.44)"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저자는 책벌레의 멸종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초, 중, 고급편에 걸쳐서 책벌레 사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초급편에서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 중 어느 책벌레를 사육할지를 결정하는 것에서 부터 그것을 증식하기 위해서 TV를 끄고 가족이나 친구를 책으로 모으게 하여 매일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책벌레가 서실할 것 같은 책을 모두 한 권씩 읽기 작업을 지속하는 고급편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에서 그 책에 애정어린 시선과 지속적인 읽기를 거듭한다면 사라져 가는 책벌레를 증식할 것이며, 이러한 활동을 주변에 전파한다면 책벌레 사육자의 증식 또한 돕게 될 것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권장하고자 책벌레라는 존재를 전면에 내새워서 책읽기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증상을 자가진단하는 동시에 앞으로 한편으로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내가 어떤 책벌레에 감염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그 재미가 자신이 책을 읽는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벌레는 책을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길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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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여자 스토리콜렉터 10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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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알려졌던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이란 책이 처음이였다. 당시 여러 사람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많은 기대를 해서인지 아쉽게만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였다.

 

그런 가운데 저자의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인《사랑받지 못한 여자》가 출간되었다. 워낙에 전작으로 인해서 인기를 끈 작가인지라 나역시도 궁금함에 읽어 보았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확실히 미숙하다.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여러가지의 미숙함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 피아 키르히호프 형사와 반장인 보덴슈타인이 처음으로 파트너가 되어서 사건을 해결하게 되는데 맨처음 시작되는 사건은 확실히 흥미롭다.

 

'대쪽 같은 성품으로 인기를 모으던 하르덴바흐 부장검사가 자살'과 '미모의 젊은 여성이 전망대에서 뛰어내려 사망'이라는 두 가지의 전혀 다른 사건이 순차적으로 발생하면서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의 치명적인 문제점이 시간이 흐르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난다. 첫째 등장인물이 너무 많이 나온다. 미스터리 추리극이라는 장르에서 오히려 긴장감을 떨어뜨리고 범인을 추리하는데 있어서 스릴을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둘째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너무 복잡하다. 도대체가 등장인물 전체가 서로 서로 관련없는 사람이 없다. 하르덴바흐 부장검사와 이자벨, 이자벨과 남편 케르스트너, 캄프만과 카프만 부인, 야고다, 야고다 부인, 되링, 되링의 부인... 그외에 부수적으로 나오는 사람들 모두 하르덴바흐와 이자벨의 죽음에 관련되어 있어서 저자는 무슨 트릭과 인물관계를 그렇게 복잡하게 섞어 놓았는지 욕심이 지나치다 싶어진다.

 

셋째 이건 가장 큰 문제점인데 마지막이 너무 허무하다. 자세히 보면 저자의 책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상당히 사회적인 문제들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자극적인 것이 사실이다. 이야기가 전개될 수록 "도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질렀나 궁금해지지만 극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갈수록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너무나 뻔한 결론이 나온다.

 

뭔가 특별한 이유나 깜짝 놀라만한 반전을 기대하고 있었던 나에게 범인은 너무 평범하고 그 범행 동기 또한 김빠지게 할 정도로 뻔한 스토리이다.

 

용두사미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전형적인 작가임에 틀림없다. 책소개를 보면 사건이 흥미롭게 다가오기에 읽고 싶어진다. 하지만 읽다보면 실망 가득이다. 그게 넬레 노이하우스의 작품을 선택하는데 있어서 앞으로 주저하게 만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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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 김조광수 감독의 영화와 성 소수자 인권운동
김조광수.김도혜 지음 / 알마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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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시티를 보면서 많은 여성들이 4명의 여자 주인공들의 삶을 흥미롭게 지켜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도 부러웠던 것은 바로 게이친구다. 게이를 비하하자는 말이 아니다.

 

캐리에겐 여자친구 3명과는 또다른 멋진 게이친구가 있었다. 여자친구와는 교감할 수 없는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또다른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부러웠다. 미국 드라마 속에서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오는데 게이라는 존재도 하나의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그만큼 그 나라에서는 게이라는 존재가 더이상 쉬쉬할만한 사항이 아닌듯 하다. 물론 아직까지 사회적으로 게이라는 존재가 보통의 남녀와 같이 똑같은 대접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어디에서나 무리와 다른 개체는 경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대부분은 비주류, 소수의 약자 대접을 받으니까 말이다.

 

외국도 이럴진데 우리나라는 과연 어떨까? 사회적으로 의식수준이 상당히 개방되었다고는 하니 여전히 그부분에 대해서는 지극히 보수적이다. 몇 년전 한 연예인이 커밍아웃을 한 뒤로 공중파에서는 거의 볼 수 없게 되었다.

 

비단 연예인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 중에서도 자신이 게이인 경우가 있을텐데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생각에 자신의 성정체성에 혼란을 겪거나 고통받으면서도 누구에게 속 시원히 털어 놓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고 당당히 외치는 한 남자가 있다. 영화제작자이자 영화 감독인 김조광수 감독이 바로 주인공이다. 당당히 결혼식까지 올리겠다는 그의 모습은 언젠가 나도 보았다. 사회에서 약자로 비주류로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책은 게이라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삶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성 소수자 운동을 하는 그의 인생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이 책에서는 그러한 자신의 철학들이 모두 담겨져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게이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된 책읽기가 김조광수라는 한 인간에 대한 이해로 이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가 게이라서 행복하다는 말에 이끌려 이 책을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단순히 호기심만으로 치부해 버리기엔 그가 행하는 행동들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게이라고 해서 사람이 아닌 것이 아니듯 그저 남자와 여자라는 단순히 테우리를 벗어난다고 해서 그가 사회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방식이 다르듯 김조광수 감독 역시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간다고 생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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