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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 이야기 - 독서중독을 일으키는 진짜 벌레들의 유쾌한 반란
스티븐 영 지음, 우스이 유우지 엮음, 장윤선 옮김 / 퍼플카우콘텐츠그룹 / 2012년 7월
평점 :
품절
읽는 내내 자가진단 유혹에 빠져들게 하는 흥미로운 책이다. 흔히들 책을 많이 읽거나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책벌레(bookworm)라는 별명을 지어준다. 나 역시도 책 정말 좋아한다. 약간의 활자중독 증세까지 있다 싶을 정도로 책을 끼고 산다. 밥 먹을때 보기도 하고 누군가를 잠깐 기다리거나 심지어 TV 볼때도 난 책을 본다. 글자를 읽고 있을때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니 실로 정상은 아닌지 싶다.
나와 같은 비정상적인(?) 증상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획기적이면서 한편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내가 도대체 왜 이토록 책에 매달리는지 책을 읽으면서 남들과는 독특한 행동을 하는지를 몰랐다면 이 책은 그 어떤 정신과 의사보다 명확한 진단으로 여러분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것이다. 물론 처방전도 나온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20120723133840643061.jpg)
광학적 현미경으로 볼 수 없었던 책벌레의 존재를 2001년 3월 루마니아의 마리우스 슈나이더라는 전기기술자가 우연히 철야를 하던중 작동하는 기계 한대에서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발견한 것이다.
"알파벳 Q의 꼬리 같은 곳에 벌레가 있었습니다.(p.13)"
그렇게 발견된 책벌레의 존재로 인해서 그동안 설명되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의 독서 유형과 책과 관련된 행동들이 점점 설명되었고,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거나 연구된 자료들을 통해서 다양한 책벌레가 존재한다는 사실까지 밝혀 낸 것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20120723133839475695.jpg)
위의 그림에서처럼 책벌레에는 크게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로 나뉘는데 이 두가지의 분류에서도 상당한 하위단계로 분류되면 두 분류는 심지어 서로 상호호환의 모습을 보이거나 두가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형태도 존재한다.
또한 각각의 벌레는 의태가 가능하다. 천적이나 구제와 박멸 등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도 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시선과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으로 나타날때도 있다.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에 따른 각각의 책벌레들에 대한 특징과 그 책벌레들이 인간들에게 유발하는 행동패턴과 그러한 증상은 완화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자세히 나온다. 저자는 확실히 책벌레를 하나의 실존적인 개체로 인정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도 상당히 진지한 자세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결코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 설마와 엉뚱한 소리라는 말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g/a/gazahbs/20120723133841612277.jpg)
책에서는 각각의 책벌레를 소개할때 그 모습을 함께 소개하고 있는데 각 책벌레의 특징이 모습에 잘 반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말하자면 결코 귀여운 녀석들은 아니라는 사실.
책벌레는 절대 인간을 해치지 않는다. 그럼에도 최근 책벌레가 멸종되거나 개체수가 극히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생활환경이나 번식활동을 방해하는 것"이 인간이라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책의 감소, 책에게 보내는 인간의 따뜻한 시건의 감소, 환경오염(환경호르몬에 의해 책벌레가 약해져가는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등은 모두 인간이 일으킨 현상이다(p.44)"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저자는 책벌레의 멸종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초, 중, 고급편에 걸쳐서 책벌레 사육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초급편에서 읽기벌레(reading insect)와 쓰기벌레(Writing insect) 중 어느 책벌레를 사육할지를 결정하는 것에서 부터 그것을 증식하기 위해서 TV를 끄고 가족이나 친구를 책으로 모으게 하여 매일 한 시간에서 두 시간 정도 책벌레가 서실할 것 같은 책을 모두 한 권씩 읽기 작업을 지속하는 고급편에 이르기까지 그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에서 그 책에 애정어린 시선과 지속적인 읽기를 거듭한다면 사라져 가는 책벌레를 증식할 것이며, 이러한 활동을 주변에 전파한다면 책벌레 사육자의 증식 또한 돕게 될 것이다.
책을 사랑하고 책읽기를 권장하고자 책벌레라는 존재를 전면에 내새워서 책읽기의 다양한 활동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책을 읽는 내내 자신의 증상을 자가진단하는 동시에 앞으로 한편으로는 그러한 자신의 모습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내가 어떤 책벌레에 감염되었는지를 알아가는 그 재미가 자신이 책을 읽는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벌레는 책을 사랑하는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