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하일지 지음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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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책소개에 적힌 "오늘,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손님이 찾아온다!"는 이말에 이끌렸던게 사실이다. 단 한문장이지만 분명히 상당한 파급력을 지녔기에 과연 그 손님의 정체는 무엇인가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하일지라는 생소한 작가의 작품을 선택했던 것이다. 표지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잘 만든 표지라는 생각이 든다.

 

저녁 녘에 모자를 쓴 한 남자가 마을에 나타난다. 허도는 폐결핵이 심해서 늘상 그 시간때면 고용나무 아래 앉아 동구 밖을 바라보며 고욤나무 밑 흙 속에 있는 지렁이를 캐먹는다.(솔직히 이 부분에선 '윽'하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지렁이를 왜 캐먹지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허도 앞에 낯선 손님 하나가 나타난다. 핏기 없이 하얀 얼굴을 한 허도는 해골이 드러날 만큼 앙상하게 여윈 남자의 모습에 허도는 순간 흠칫해진다. 그리고 허도에게 묻는다.

 

“안녕하세요? 여기가 하원입니까?”

'슈'라는 이름의 외국인은 허순(허도의 누나)을 찾아 온 것이다. 그리고 허도, 슈, 누나 허순, 누나의 무용반 학생들과 함께 그날 밤을 보내게 되는데 이 책은 그들이 함께 보낸 하룻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함께 술을 마시고, 슈에게 개고기를 양고기라 속이고 함께 먹고 계산을 하게 하고, 다시 석촌호로 가서 헤엄치는 등의 이야기가 차례대로 나온다.

 

손님과 대비되는 그 주변인물들이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서 인간의 심성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슈가 하원을 찾은 이유가 소개되면서 한편으로는 그가 안타깝기도 하고 그가 좀더 대접받지 못해 안쓰럽기도 한 그런 부분이 있다.

 

솔직히 이 책을 선택하게 된 '오늘,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 손님이 찾아온다!'라는 문구는 조금 과정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듯 하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느낌은 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굼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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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 4285km,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자 희망의 기록이다
셰릴 스트레이드 지음, 우진하 옮김 / 나무의철학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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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마다 모 기관에서 개최하는 국토 종단을 보면 참 대단하다 싶어진다. 그리고 간혹 보통 사람들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길을 걸어 간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들도 있다. 길을 걷는데에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 기억으로 내가 가장 오래 그리고 많이 걸어 본 것은 학창시절 수련회 가서 8km를 걸은 것이 전부이다.

 

그런데 여기 40km도 아니고 400km도 아닌 무려 4285km를 걸었다는 여성이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대략 400km라고 하는데 서울과 부산을 5번 왕복한 셈이다. 상상조차 안된다. 차로 왕복해서 어질한데 그 엄청난 거리를 오롯이 걸었다니 말이다. 책 표지에 보이는 신발이 그녀의 기나긴 여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버지로부터의 학대, 가난, 가족의 흩어짐, 남편과의 이별... 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힘든 일을 그녀 혼자 모두 겪었던게 아닐까 싶어질 정도이다. 솔직히 그런 우울한 상황에서도 극단적인 생각을 하지 않고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홀로 걸을 생각을 했다는 점에서 먼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생의 밑바닥에 놓인 그녀임에도 그녀는 절망하지 않고 스스로 뭔가를 해보고자 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녀와 같은 상황에 놓이기도 쉽지 않겠지만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것이 더 어럽다고 생각하기에 그녀의 4285km의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 걷기는 인간 승리로 여겨질 정도이다. 솔직히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처음 들어 보았기에 그것이 얼마나 대단한가 궁금하기도 해서 찾아 보니 그 앞에 붙는 말이 '극한의 도보 여행'이란다.

 

미서부의 태평양 연안 쪽의 긴 등산로로서 남쪽의 멕시코와 접한 캘리포니아 주 부터 오레곤 주를 거쳐 북쪽의 캐나다와 접한 워싱톤 주 까지 이어지는 4,285 km 길이의 등산로서 최고 4009m 높이까지 오르며 25개의 국유림과 7개의 국립공원을 지나가는 실로 엄청난 길이다.

 

감히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그 길을 그녀는 실제로 걸었다. 온갖 자연 환경과 그 길 자체에서 오는 압박감을 이겨내며 걸었을 그녀의 모습이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다. 그녀가 이 길에 처음 올랐을때 그리고 길의 마지막에서 그녀가 느꼈을 두 감정의 변화가 읽는 사람에게도 선사할 것이다.

 

그녀의 길을 함께 걷는 것을 통해서 독자도 그 감정들을 경험할 수 있기에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자아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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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를 위한 밤 데이브 거니 시리즈 2
존 버든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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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8, 우연히』의 후속작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 책을 읽어 보질 못해서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설정과 기대되는 책이라는 의미에서 이 책 역시 상당히 의미있게 다가온다. 특히 북 트레일러를 본 입장이기에 더욱 사건의 진실이 궁금했다.

 

결혼식 도중 끔찍하게 살해된 신부, 사라져버린 정원사…
200여 명의 하객과 현장 CCTV! 그러나 어디에도 단서는 없다!

과연 신부를 죽인 사람은 누구인지, 무엇 때문에 가장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 살인을 저질렀을지, 사라져버린 정원사는 과연 어떤 의미인지까지 정말 모든게 의문 투성이였기에 이 책을 읽는 내내 그 비밀을 풀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집중했다.

 

개인적인 생각이라면 『658, 우연히』를 먼저 읽었다면 좀더 좋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한다. ‘658 살인사건’을 맡았던 데이브 거니에게 이번 책에서 일어나 사건이 의뢰되기 때문이다. 뭔가 전작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작에서 사건 해결에 공헌했던 거니는 현역에서 은퇴해서 매들린과 평화로운 시골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런데 그런 거니에게 어느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보통 스릴러 영화를 보면 꼭 은퇴한 수사관, 경찰, 탐정 등에게 현역에 있는 사람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그것에 대한 조언을 듣거나 아니면 아예 문제 해결을 부탁하기 위해서 조용히 살고 있는 은퇴자에게 연락해서 다시 사건 속으로 끌어 들이는 경우가 있는 이 책 역시도 동료였던 잭이 거니에게 전화를 걸면서 그렇게 다시 거니는 사건속으로 들어 온다.

 

200여 명의 하객이 참석한 결혼식에서 신부가 목이 잘려 살해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CCTV도 무용지물일 만큼 사건은 미궁속으로 빠져 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들린은 거니가 다시 살인 사건에 매달리는 것이 못마땅하고 실제로 그런 거니의 움직임은 두 사람의 위기에 빠지게 한다.

 

마치 퍼즐 조각을 잔뜩 들고는 있지만 막상 맞추려고 하니 어디에 놓아야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것처럼 거니는 난관에 봉착한다. 그리고 신부의 어머니와 함께 주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하다가 중요한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큰 사건임을 알게 되고 그것을 밝혀 가는 이야기가 긴장감을 자아내고 하고 사건의 진실이 밝혀질수록 반전이 있었던 책이다.

 

책을 완독하니 왠지 전작인『658, 우연히』를 꼭 한번 읽어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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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왕국
이승현 지음 / 원고지와만년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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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pomace fly / small fruit fly / vinegar fly]
파리목 초파리과 곤충을 총칭하는 말이다. 거의 세계 전 지역에서 발견되며 종류에 따라 사는 곳이 굉장히 다양하다. 갖춘탈바꿈을 통해 자라며 한 세대가 짧은 것이 특징이다. 모건의 돌연변이 연구로 유명한 노랑초파리는 유전학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실험 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출처] 두산백과

 

제목만 보면 아이들 책이거나 아니면 곤충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은 엄연히 어른용이다. 그것도 '웃기고, 슬프고, 무석보, 기이하며 그리운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에서 만난다.'는 이야기를 책 소개로 담고 있는 책이다.

 

총 6편의 단편소설과 저자의 장편소설「안녕, 마징가」의 외전이 4편 실려 있는 이 책은 제목의 초파리 왕국이 가장 먼저 나온다. 사장과 편집자이면서 영업자인 이충엽이 유일한 직원인 2인 출판사 샴샴출판사에 다니는 주인공 이충엽이 사장과 함께 술자리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수박껍질에 달려든 초파리들을 보면서 자신의 처지를 비유하는 것으로 초파리에게 영혼이 있는가에 대한 지극히 독특한 발상의 이야기이다.

 

 「안녕, 마징가」를 읽어 보질 못해서 이책에 담긴 외전만으로는 이 책에 대한 모든 평가를 할수는 없지만 이 책에서처럼 그 책도 조금 독특하면서도 개성있는 글이지 않을까 살짝 추측은 하게 되는 것 같다. 작고 두껍지 않은 책이지만 제목과 표지에서 볼 수 있듯이 신선한 느낌이 든다.

 

각 이야기가 40~50페이지 분량 정도의 단편들이 모여져 있기에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안녕, 마징가」를 읽어 본 사람들이 있다면 외전이 함께 실려 있어서 더 의미있는 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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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고 또 잘나셨구나
윤제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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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로맨스 소설만 본다고 생각될 정도로 많은 권수의 로맨스 소설을 읽었을때가 있었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비슷한 구성과 스토리 진행에 점차 로맨스 소설을 그만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 읽게 되는데 이 책은 그중에서도 두번 이상을 읽은 책이다. 솔직히 표지가 로맨스 소설에는 어울리지 않는 이미지이기도 하지만 내용은 재미있었던 것 같다.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는 한국병원의 병원장이 의료사고로 한 여자를 죽게 만들고, 아내를 잃은 슬픔에 그의 남편까지 자살하게 된다. 병원측으로 보면 다행히도 부부는 고아여서 그 의료사고는 자연스레 무마되고 만다. 하지만 그 일로 괴로웠던 병원장은 그 부부 사이에 있었던 한살배기 아이(선아)를 데려와 키우기로 결심한다. 죄책감과 책임감에 데려 온 아이이지만 여자 아이의 재롱에 온 가족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 병원장 부부가 학회에서 돌아오다 교통사고로 모두 죽게 되고, 집에는 선아와 병원장의 아들인 강우만 남게 된다. 그렇게 비극적인 운면으로 오빠와 여동생이 된 두 사람이다. 8살 차이나는 강우는 선아에게 세상 그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친절하고 자상한 멋진 오빠다. 그런 오빠가 사실은 자신을 마음에 두고 이루어져서는 안될 사람이라는 생각으로 괴로워 했다는 사실도 뒤늦게 깨닫는 선아다.

 

남남에서 부모의 죽음으로 남매가 되었다가 다시 연인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사건들이 재미있게 진행되며, 그 사이에 선아는 모르지만 강우가 보여준 선아에 대한 마음들이 읽는 이로 하여금 기분좋게 한다. 병원 사람들에겐 사무적이다 못해 폭군 네로로 불리지만 자신의 연인에게 든든한 버팀목인 동시에 자상하고 멋진 우주 최강 강우다.

 

사랑하는 여자의 아픔에 그 누구보다 아파하고, 그녀를 위해서 외조도 열심히인 멋진 남자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져서 재밌게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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